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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조선총독부
작가 : 비밀광복군
작품등록일 : 2018.11.13

부모에 의해 서로 정혼한 사실을 아는 광복군 특수요원 난영과
정혼사실을 모르는 고등문관출신의 총독부 경무국 직원 민수의
사랑과 삶

 
4.
작성일 : 18-11-13 11:42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3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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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건물 전체를 날리지는 못할지라도 총독부 청사의 가장 상징적인 상층 중앙부와 맨 위층 정도는 날려버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폭약을 어디서 구합니까?’

 이미 폭약은 준비되었다.

 진해 항구의 갱도 건설현장에서 또 다른 요원이 빼돌린 것이었다.

 그것을 부산에서 운반할 요원들이 필요했다.

 하나가 운반하고

 하나는 대기한다.

 만약을 대비해서

 모두가 그런 작전엔 익숙했다.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위험했다.

 이때 난영이 나섰다.

 ‘제가 하겠습니다.’

 다른 요원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다만 현식만은 알고 있었다.

 왜 그녀가 나섰는지.

 왜 그녀가 나서야만 하는지.

 

 서울역으로 향하는 열차 안.

 당시의 백성들은 가난했다.

 행색도 초라했지만 불결한 위생상태만은 봐주기가 힘들었다.

 더욱 더 민수를 힘들게 한 것은 코를 찌르는 악취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를 힘들게 한 것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 무례한 행태였다.

 웃통을 아주 걸치지 않은 남자들.

 맞은편 의자에 걸친 발.

 특히 불결한 신발에 발 냄새가 지독했다.

 남자들은 거의 100%라고 할 만큼 줄담배들을 피워댔다.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여자들은 아무대고 걸터앉아 수다를 떨어댔다.

 커다란 짐 보따리들을 몇 개씩 짊어진 승객들이 통로를 막는 것은 예사였다.

 승무원들과의 실갱이는 끝도 없었지만 누구 하나 승무원의 지시에 응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한 승객들 사이로 양장을 잘 빼입은 민수가 단연 돋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주변의 승객들의 짐을 받쳐주기도 하고 자리를 터주기도 하며 혹은 지나가는 어른들에게 목례를 하며 자신의 자리에 앉은 그는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문명국의 매너와 예의가 온 몸에 밴 사람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말 그대로 젠틀맨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민수의 눈에도 단연 돋보이는 여인이 발견되었다.

 열차의 좌석은 4인이 마주앉는 구조였다.

 민수의 대각선에 앉은 여인이었다.

 그녀가 복도에 자리를 했다.

 당연히 민수는 난영을 알 리가 없었다.

 그들이 헤어진 건 민수 나이 네 살 때였다.

 더구나 그는 그들의 정혼을 알지 못했다.

 정혼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반면 난영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한 눈에 알아봤다.

 그토록 그리던 그를 몰라 볼 리가 없었다.

 당연히 그의 좌석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좌석 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언제 어디서고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다만 고개를 들지 못했을 뿐이었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다스릴 수가 없었다.

 빨개지는 얼굴이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다시 빨개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개를 창으로 돌렸다.

 하지만 민수의 좌석이 창이었다.

 대각선이었지만 자칫 그가 오해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복도 건너 창으로 고개를 돌렸다.

 민수의 눈에도 그녀는 한 눈에 들어왔다.

 흰 저고리에 검정치마.

 그걸 유행이라 부르는지는 몰라도 거의 100%가 그 유행을 따라하고 있었다.

 매우 허름하고 평범한 복장이었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감출 수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러한 수수함과 검소함

 그리고 평범함이 더욱 그녀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민수는 자연스레 목례를 해보았다.

 하지만 이는 당시의 문화에 결코 자연스런 일이 아니었다.

 민수의 예의 바른 행동이 남녀 구분이 뚜렷하던 당시에는 결코 예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예의에 어긋나는 짓을 싫어할 여자는 없었다.

 잘생기고 매너 좋은 누가 봐도 배운 듯한 그가 관심을 표하는데 싫어할 여인이 어디 있는가?

 하지만 그녀는 모르는 척 창 밖을 보았다.

 당연히 그러면서도 남몰래 민수를 훔쳐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 다시 모른 척 고개를 창으로 돌리지만 그녀의 관심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런 난영의 모습이 민수의 눈에는 더욱 예쁘게만 보였다.

 열차가 천천히 출발했다.

 민수에게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저 신기했다.

 마치 열차를 처음 타 본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모든 게 관찰대상이었다.

 열차가 부산을 빠져나오자 그는 비로소 창에 기대 눈을 감고 서울로의 귀향을 음미해 보았다.

 얼마만의 귀국인가?

 지난날을 회고하고 싶진 않았다.

 대신 그에게는 찬란하게 펼쳐질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錦衣還鄕 금의환향’

 자신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단어는 없으리라 확신했다.

 

 검열을 하러 지나다니는 승무원들이 또 다시 승객들과 실갱이를 시작했다.

 승무원 역시 친절과는 거리 멀었지만 이는 승객들의 비협조에 어찌 보면 당연하기까지 했다.

 민수의 눈에는 그저 낯선 광경이었다.

 색다른 모습들이었다.

 자신이 살던 동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예의와 배려를 생명으로 여기는 일본인에게

 이런 무례한 그리고 몰상식한 광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두에 대한 모욕이었다.

 아직 조선인들은 멀었다.

 이들은 개화가 덜 돼도 한참 덜 됐다.

 그렇다고 민수가 화가 나거나 얼굴을 찡그린 것은 아니다.

 그에게 조선은 동화될 수 없는 나라 아니 민족이었다.

 자신 같은 신문명을 받아들이고 신지식으로 똘똘 뭉친 개화인이 조선인이라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다.

 아니 자신이 조선인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않으려 했다.

 민수의 머릿속이 이리저리 바쁜 와중에

 민수의 열차 맨 뒷 칸에서는 청년 하나가 가방을 든 채 쫓기고 있었다.

 필사적이었다.

 가방은 무거웠다.

 통로는 막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이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듯 통로를 막은 사람들이 그를 도와준 것도 아니다.

 그들은 청년이 누군지 몰랐다.

 관심도 없었다.

 당연히 그는 난영의 동료였다.

 1지대 요원이었다.

 통로를 막고 있는 짐 같은 것은 날아올랐다.

 승객들 따위는 그의 진행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그를 쫓는 순사들 역시 필사적이긴 마찬가지였다.

 통로를 막은 사람들이 특별히 순사를 도와주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그를 막은 것도 아니었다.

 순사들에 쫓기고 승객들에 막히고

 많은 장애물을 뚫고 단숨에 몇 칸을 지나쳐온 청년이

 드디어 민수의 열차 칸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부지런히 주변을 살폈다.

 그 순간에도 순사들은 그를 쫓고 있었다.

 아주 부지런히

 객차 안으로 들어온 청년의 눈은 민수와 잠시 마주쳤다.

 민수의 눈엔 이것도 신기한 광경이었다.

 누가 봐도 들기에 벅찬 가방을 들고 다급히 뛰어 들어온 청년이 계속 헐떡였다.

 그는 민수의 시선을 곧 외면했다.

 그러고는 곧 그의 시선이 난영을 향했다.

 주변을 살피며 열심히 살폈다.

 특히 그를 쫓는 순사들을 확인하느라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더니 난영에게 다가와 슬그머니 가방을 내려놓았다.

 이 때 열차 문이 열리고 그를 쫓던 순사들이 들어왔다.

 그들을 발견한 청년은 맞은편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맞은편에서도 순사들이 들이닥쳤다.

 청년은 저항했다.

 그의 저항은 처절한 것이었다.

 곤봉에 맞아 뼈가 부러졌다.

 부러지는 소리가 열차 안을 울렸다.

 그래도 저항은 계속됐다.

 드디어 머리가 터져나갔다.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여자들은 그를 대신해 비명을 질러주었다.

 저항은 처절했지만 순사 네명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그는 헐떡였다.

 반면 순사들은 곤봉으로 무장했다.

 결국 청년은 경찰들에 제압됐다.

 열차 안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민수 역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칠 수 없었다.

 딱 한 명만이 예외였다.

 바로 난영이었다.

 그녀는 애써 그 장면을 외면했다.

 보려하지 않았다.

 열차 안이 아수라장이 되는 순간까지도

 엄청난 비명이 열차를 흔들며

 뼈 부러지는 소리

 머리 터져나가는 소리가 모두의 마음을 쥐어뜯는 와중에도

 그녀는 그저 정면만 응시하고 있었다.

 자신의 일은 아니라는 듯

 자신만은 아무 관련도 없다는 듯

 민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민수의 눈에는 이 모든 사건들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첫 귀국일.

 국내의 첫 열차.

 처음 만난 사람들.

 조국의 현실은 참으로 드라마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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