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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혼자 이론마스터
작가 : 루리망고
작품등록일 : 2018.11.10

모두가 등한시하는 이론만 팠다.

기(氣)의 원리를 깨우쳤다.

2성 F등급 최약능력자의 탈을 쓰고 세상을 바꾼다.

 
003 <문제점을 해결하다>
작성일 : 18-11-13 05:45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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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3 <문제점을 해결하다>

 

 처음 신체검사 때 이후 나는 일주일 간 제대로 된 훈련도 받지 못한 채 주구장창 검사만 받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분명 내가 가지고 있던 기력량 자체는 2성 F급에 불과한데 특수능력을 쓸 수 있었고.

 그런데 기의 압축수준, 즉 기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는 거의 4성에 근접한데다가.

 또한 보통 하나만 있어야하는 특수능력인데 별의 별 것을 다 써댔으니 그들로선 골 때릴 수밖에.

 

 검사관들이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도대체 무슨 능력이나고 물을 때면 나는 항상 똑같이 대답하곤 했다.

 

 “무슨 능력을 보고 싶습니까.”

 

 맨 처음에는 당연 어처구니없어 했다.

 그러나 이전에 이미 한 번 보았다시피, 내 능력을 다른 검사관 앞에서도 딱 선보여 주자 재밌는 표정이 돼 주고는 했다.

 

 처음에 보여주었던 건 화염능력이었다.

 그런 다음에.

 나는 입 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앵무새처럼 아까 했던 말을 반복해보았다.

 

 “무슨 능력이 보고 싶습니까.”

 “정말로 다른 능력도 가능하다고?”

 “복합계나 보조계 능력은 안 됩니다. 원리가 간단한 자연계 능력이라면 몰라도.”

 “……일렉트로키네시스. 번개능력을 써보게.”

 

 일렉트로키네시스.

 일명 번개능력.

 번개라 하면 의미가 한정될 수 있으니, 전기 자체를 다루는 능력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히 속성을 부여하면 끝나겠군.’

 

 오른손에 새하얀 기를 모아 구체로 만들었다.

 이어서 그것을 얇고 길게 펴서 날카로운 창으로 했다.

 마지막으로 기(氣)스핀을 조정해서 스핀코드를 조정했다.

 

 ‘속성은 번개. 방향은 오로지 일직선을 향해서.’

 

 그렇게 오른손을 휘둘렀다.

 

 콰앙―!

 

 순간 빛의 선이 그어지면서 섬광이 일었다.

 내가 던졌던 번개의 창은 그대로 일직선으로 날아가 과녁의 정중앙에 정확하게 박혔다.

 주변에선 고밀도의 번개가 지나간 공기 타는 냄새가 났다.

 아마 산소가 분해되고 재결합되면서 나는 오존 냄새일 것이다.

 

 약간 상쾌하고도 코를 찌르는 시큼한 냄새를 온몸으로 느끼며 나는 뒤를 돌아보고 나직이 말했다.

 

 “다음은, 무슨 능력이 보고 싶습니까?”

 

 

 

 x x x

 

 

 

 일주일간 계속 됐던 검사관들의 고심 끝에 일단 2성 능력자들과 같이 훈련을 받게 되었다.

 알맞은 선택이었던 게 비록 내가 별의 별 능력을 다 써대는 녀석이기는 했어도 내 처참한 신체능력이 어디 가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전투력이라는 건 개인의 기력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반수 이상이 결정이 나는 법.

 그래서 기력량이 적었던 나는 세밀한 컨트롤을 이용해 기의 낭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낭비를 줄이고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다른 능력자들과 모의 전투를 하고 능력자제재기관 소속 헌터에게 싸움의 기술을 배웠다.

 한 번 배운 건 혼자서도 꾸준히 연습했으며 익숙해지면 스스로 응용에 들어가기도 했다.

 생활관에서는 내 능력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렇게 선천적으로 기력량이 아주 부족하다는 걸 어느 정도 극복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력량이 2성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생활관에서 다들 잡담을 나누고 티비를 보며 시간을 죽이고 있을 때였다.

 그럴 때면 나는 고독히 종이에다 오늘 얻은 데이터를 기록하고 식을 빼곡히 적어나가면서 하루를 보내곤 했다.

 

 처음에는 이들도 내게 관심을 가지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는 했다.

 아마 능력검사 때 내 모습을 본 몇 명이 소문을 낸 모양이었다.

 

 귀찮기는 했지만 내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가져주는 건 그리 싫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귀찮은 파리가 꼬이는 건 질색이었다.

 

 “……그래서 결국 기(氣)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에 우리가 ‘초자연현상’이라고 부르던 것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중략) ……한국의 무당이나 일본의 음양사 혹은 서양의 마녀와 같은 것도 어찌 보면 전부 기(氣)능력자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다가, 그러면 결국 기의 발현이라는 것은 모종의 돌연변이로 취급할 수 있으며……”

 

 내 말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다만 좀 많이 길고 소리의 완곡 없이 지루했을 뿐이다.

 어쨌거나 저렇게 친절히 몇 번 설명을 해주고 나니 한 3주쯤 지났을 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게 되었다.

 사실 듣고 질려서 전부 떨어져나가라고 한 말이었기에 오히려 작전대로였다.

 

 남은 일주일은 봉착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저녁 9시.

 1시간 뒤면 점호 방송이 울릴 시간이다.

 공동생활관에다 점호라니, 이게 군대인지 헌터 훈련소인지 다를 게 뭐냐 싶었다.

 나는 바람이라도 쐬면서 생각이라도 할 겸 생활관 밖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아무도 없던 운동장.

 주로 여기서 직접 치고 박고 싸우면서 전투하는 법을 익혔다.

 

 모래가 날리는 건 싫어, 근처 나무가 으슥한 곳으로 갔다.

 그리고 적당한 나무둥치를 찾아 등을 기대어 앉았다.

 

 그동안 어느 정도 전투법은 익혔다.

 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많이 진전이 됐다.

 다만 여전히 기력량이 2성 F등급에 불과하다는 건 해결되지 않았다.

 

 ‘이젠 기를 다루는 속도도 어느 정도 빨라졌어. 한 달 전에 선보인 번개의 창 정도는 이제 5초도 안 되어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한 번 던지고 나면 온몸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게 된다는 건 똑같았다.

 위력을 줄이면 여러 번 쏠 수 있게 되지만 그래서는 의미가 없었다.

 

 ‘타협하는 것에 의미는 없어.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연구자의 자세다.’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만했다.

 

 인류의 역사는 불가능의 역사였다.

 정확히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기 위한 역사였다.

 수렵에서 시작한 구석기 시대의 인간은 신석기 시대에 들어서면서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그 무기는 좀 더 안전한 사냥과 효율적인 사냥을 가능케 해주었지만, 여전히 위험한 수렵생활을 하면서 살았다는 거엔 다를 바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떠올렸다.

 왜 수렵 생활을 해야만 하는 거지?

 

 그래서 누군가가 농사를 시작했고 인간은 농경시대로 한 단계 약진할 수 있었다.

 이후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진화를 이루었다.

 어떻게 하면 농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재배하기에 더 좋은 작물인가.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그래봤자 농사짓는 삶이었다.

 

 ‘그때 산업혁명이 일어났지.’

 

 영국의 누군가가 석탄을 사용해보기로 마음먹은 것 덕분이었다.

 그렇다.

 항상 새로운 역동은 외부에서 시작된다. 석탄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함수의 중요 변수로 편입하게 되면서 세상이 바뀐 것이다.

 

 ‘내 쥐꼬리만 한 기력량을 어떻게 할 생각이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 해.’

 

 영국인들은 어떻게 석탄을 사용할 생각을 하게 됐을까?

 산업혁명이 일어날 즈음에 운 좋게도 딱 발견된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세상에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우리가 인식하기에 우연인 것은 있어도, 그 우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이전부터 세상은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항상 결과가 있기 전에 원인이 있고 그건 인과율이라 불리는 세상의 법칙이다.

 

 ‘갑자기 발견한 게 아니라, 이미 예전부터 준비가 돼있던 것…’

 

 그들도 산업혁명 때 석탄을 발견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예전부터 익히 보았던 게 분명하다.

 이전부터 있었으나, 다만 이제부터 제대로 사용해보자고 마음먹었던 거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몰랐을 뿐이다.

 

 그때, 내 다리를 보니 개미 한 마리가 이게 뭔가 싶어 열심히 오르고 있었다.

 엄지손톱보다 큰 걸로 보아 일반적인 개미는 아닌 듯했다.

 학명은 모르지만 보통 사람들이 괴물개미라고 부르던 놈이다.

 

 ‘원래 개미가 이렇게 크진 않았다고 하는데.’

 

 50년 전 기(氣)가 태동하면서 바뀐 건 인간만이 아니다.

 오히려 유전적 다양성이 인간보다 취약한 동식물들이 더욱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사실 몬스터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론도 있다.

 

 그 순간.

 엄청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망치로 머리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 그동안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거 아닌가?

 왜 지금까지 이걸 떠올리지 못했지?

 왜, 왜.

 

 “왜 나는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내 기(氣)라고만 생각했던 거지?”

 

 나는 그렇게 혼잣말하자마자 바로 양손을 바닥에 대었다.

 그리고 양손에 온몸의 기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이 세상은 50년 전에 바뀌었다.

 기가 만연하기 시작하면서 몬스터가 탄생했고, 인간은 능력자가 되었다.

 몬스터가 죽고 인간이 죽고, 동시에 다시 태어나면서 이를 반복한다.

 그들이 살아있는 것 자체만으로 알게 모르게 공기 중으로 기를 발산한다.

 그러면서 기는 세상에 쌓이고 더욱 축적되어간다.

 

 나는 양손에 모일 만치 모인 기를 조정해보았다.

 그러자, 내 양손에서 한기가 일며 바닥이 얼기 시작했다.

 

 뜬금없지만, 다시 물을 떠올려보자.

 물을 끓여서 수증기가 되면 공기 중으로 마구잡이로 퍼져나간다.

 하지만 온도를 낮춰 얼음으로 만들게 되면 남극에서 보는 파란 빙하와도 같이 아름다운 결정을 이루게 된다.

 

 즉, 물이 언다는 것은 곧 물이 한 지점으로 모여 뭉친다는 뜻이다.

 

 반대로.

 차크라 스핀을 전부 다 같은 방향으로 배열하게 되면, 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과 완전히 일치한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여기서 기의 온도가 낮아진다는 건―

 

 ―그 주변으로 기가 응축(Condensation)된다는 뜻이다!

 

 쩌적, 쩌저적.

 

 내가 이제 된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을 땐, 이미 내 주위는 하얗게 얼어있었다.

 

 마치 4월 봄에 눈이라도 온 듯한 광경이었다.

 

 내 양팔엔 수많은 새하얀 빛이 일렁이듯 맴돌고 있었다.

 그것은 기(氣)였다.

 이미 발현되고 난 후의 노란빛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하얀 도화지와도 같이.

 가능한 모든 미래를 품고 있는 순수한 어린이와도 같았다.

 그것은 마치 달밤에 뿌려놓은 흐붓한 은하수처럼 은은하게 밤을 비춰주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하나로 합쳐 하나의 거대한 구를 형성했다.

 오른손을 꽉 하고 쥐었다.

 내 머리통만한 구가 내 손에 눌리더니 순식간에 기다란 창으로 변했다.

 

 검은 티끌 하나 없던 순백의 창.

 

 그 주변에선 계속해서 한기가 일렁이고 있었다.

 

 ‘더 유지하다간 손이 얼어버리겠어.’

 

 손에 동상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재빠르게 스핀 코드를 조정했다.

 

 속성은 번개. 형태는 직진. 그리고 방향은…

 

 “…하늘!”

 

 나는 그렇게 말을 꺼내고 하늘을 향해 오른손을 힘차게 휘둘렀다.

 

 하늘이 반짝이는 동시에 새하얀 섬광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나무줄기처럼 길게 뻗어나갔다.

 그리고 이어서 조금 늦게 콰쾅! 하고 번개가 치는 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오른손을 보았다.

 그리 심하지는 않았으나, 약한 동상 때문에 손바닥이 새빨개져있었다.

 

 그때, 점호시간을 알리는 방송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고 생활관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리고 그날.

 점호를 불렀을 때 내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 분대는 기합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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