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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2.잠룡물용(潛龍勿用) (2)
작성일 : 18-11-12 21:15     조회 : 104     추천 : 0     분량 : 4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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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문에 안심한 조수였으나 앞서 정찰차 보낸 병사가 전한 소식에 큰 고심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정말이냐.”

  “그렇습니다. 적들이 무수성으로 가는 길목에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수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수천은 되어보였습니다.”

  정찰병이 전한 소식에 아연실색하는 부하들을 보며 조수는 지휘관으로서 어찌 이 상황을 타파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작전이 간파되다니.”

  “아무래도 저들 중에 머리가 좋은 군사(軍師)가 있는 모양이군.”

  “어쩌지요, 장군?”

  “차라리 길을 좀 돌아가면 어떨까요? 사실 무수성 근방은 평야이기도 하니 길을 돌아간다면 무수성에 도착할 수 있지 않을지…….”

  “그 경우 배후를 공격당할 수 있다. 그리고 오히려 길을 돌아가다가 시간을 지체하여 새로이 적들로 하여금 정비할 시간을 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저 쓸데없이 시간과 체력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야.”

  조수의 지적에 부하장수들은 동의하면서 어찌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조수는 잠시 망설인 끝에 결론을 내렸다.

  “어쩔 수 없지. 전투준비를 하라.”

  “예? 자, 장군.”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맞부딪치는 게 나을 수 있다. 우리 군의 사기는 충전되어 있으니 한 번 해볼만 할 것이야. 어차피 겨뤄야 한다면 차라리 이 기회에 저들을 격파하여 우리 군의 사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겠지. 또한 저들의 사기를 저하시켜서 무수성 공략을 순조롭게 만들 수 있다.”

  “차라리 물러나서 지원을 청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랬다간 오히려 우리 군의 사기만 저하될 게야. 사기는 높을 때 활용해야 하는 법이다. 게다가 지금 우리 군은 무려 5천에 달한다. 이 정도 병력을 가지고 작전이 한 번 간파되었다고 물러나는 건 적들의 사기만 올려주는 꼴이 될 것이야.”

  허리춤에 찬 칼을 뽑으며 조수는 전군에 명령을 내렸다.

  “전군, 전투준비! 대열을 갖추고 나아가라!”

  “““예!”””

  부하들은 대답과 함께 각자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서 군을 정비하여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시작은 어중이떠중이 유랑민에서 시작했으나 이렇게 무장을 하여 대열을 갖춰 진군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수는 결코 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 높은 사기가 더해져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붙었다.

  그렇게 진군한 조순의 군대는 드디어 무수성으로 향하는 길목에 진을 치고 있는 계림의 병사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목책과 커다란 방패를 세워 방어태세를 마친 그들은 얕볼 만한 적들이 아님을 몸서 주장하고 있었다.

  만만한 싸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적다운 적이 지금 앞에 있음을 깨달은 조수이나 그렇다고 물러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제1군 진격!”

  가장 선봉에 선 병사 1천명이 대열을 맞추어 적들을 향해 나아갔다. 방패와 장창을 앞세워 진군하는 조수의 병사들과 방어준비를 마치고 적들을 기다리는 계림의 병사들 사이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응?”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계림군 진영에서 날아오는 화살들을 막아가며 병사들이 진군하는 모습을 보던 중 한 부하장수가 이상하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곤 코를 허공에 대고 킁킁 거리기 시작했다.

  “왜 그러느냐?”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마치……기름? 아니, 뭔가 머리카락을 태우는 것 같은? 어쨌든 그런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뭐라?”

  부하의 말에 그제서야 주변을 살피던 조수의 눈에 이상함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바로 땅. 분명 최근에 비가 온 일이 없음에도 땅이 묘하게 질척이고 끈적여 보인 것이다. 게다가 이상하게 땅의 색깔이 거무스름하기도 했다.

  이상함을 자각한 조수는 불길한 예감에 전군을 뒤로 물리고자 명을 내리려 했다. 허나 때는 늦었다. 그의 불길한 예감은 맞았으나 이를 알아차린 시기가 너무 늦은 것이다.

  어디서 날아온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날아온 불화살이 땅에 꽂히는 순간, 펑! 소리와 함께 땅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뒤이어 날아온 여러 개의 불화살 역시 땅에 떨어지면서 폭발음과 함께 사방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거무스름한 색깔의 땅을 타고 번지기 시작하는 불길은 이내 그 땅 위에 서있던 병사들까지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아아아!”

  갑작스레 일어나 도저히 대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조수의 병사들은 우왕좌왕 불길을 피하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진격하란 명령을 받고 앞서 나가며 거무스름한 색의 땅을 벗어난 제1군의 병사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본군의 혼란에 놀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통제가 안 되는 상황에서 지휘관이 조수마저도 타고 있던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조수의 병사들이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동안 계림군은 목책과 방패를 살짝 옆으로 옮기어 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길을 타고 정예병들이 칼과 도끼로 무장하여 혼란에 빠진 조수의 제1군을 사냥하고자 돌격했다.

  적의 등장에 일단 싸우고자 하는 그들이었으나 이미 본군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아까까지 지니고 있던 높은 사기는 마치 연기와 같이 허상이 되었고, 그동안 쌓은 경험도, 지금의 무장도 전부 허사가 되었다.

  결국 싸움이라는 말도 무색할 정도의 학살이 펼쳐졌다. 비록 수적으로는 조수의 제1군이 많았지만 정신적 혼란에 빠진 그들은 계림의 정예병들에 의해 처참히 도륙되기 시작했다. 제1군을 도와야 할 본군은 이미 불이 붙어 퍼지는 땅위에서 불길에 집어삼켜 같이 타버리거나 펑펑 터지기도 하는 땅의 폭발에 휘말려 큰 부상을 입고 숨을 거두는 상황이었다.

  이런 지옥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계림의 지휘부는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계림군이 배치된 장소에서 살짝 떨어진 언덕 위에 설치된 지휘부에선 한 소녀가 여러 장수들과 하인들과 함께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공작의 깃털로 이뤄진 부채를 자신에게 부치는 소녀에게 한 장수가 예를 갖춰 감탄의 말을 늘어놓았다.

  “과연 대단하시옵니다. 가히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이 놀라고 땅이 진동할 위대한 책략이시옵니다. 그 먼 옛날 태공망이 살아돌아온다 할지라도 감탄하며 고개를 숙일 책략입니다. 보십쇼. 저 주제도 모르는 어리석은 도적 때가 무력히 사그라 드는 걸.”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끄럽다 생각이 들 정도로 아첨이 섞인 감탄사를 듣던 소녀는 하품을 크게 하더니 지루하다는 듯 말했다.

  “시시하군. 지겨워.”

  “아.”

  열심히 감탄사를 늘어놓던 장수가 당황하여 말을 멈추자 소녀의 곁에 서서 호위임무를 담당하는 한 청년이 심드러이 말을 꺼냈다.

  “그나저나 이걸로 얼마가 사라진 건지. 저기에 뿌린 염초랑 유황이 도대체 어느 정도 양이고, 또 어느 정도의 가격이 되는지…….”

  “그런 것까지 모두 하나의 즐거움으로 통합되지 않을까?”

  “벌어들이는 입장이 아닌 아씨야 그런 소리가 나오시겠죠.”

  무례하다 할 수 있는 청년의 대꾸에 소녀는 킥킥 웃으며 즐거워했다.

  “역시 재밌어.”

  “그거 감사합니다.”

  청년의 영혼 없는 대답 역시 재미있어 하는 소녀에게 장신의 여인이 걱정이 가득한 말을 꺼냈다.

  “승리야 기쁜 일이긴 하나 이 사실을 진경후(眞鏡侯)께서 아신다면 크게 경을 칠겁니다, 아씨. 여기 오는 거 솔직히 알리지도 않고 몰래 오신 거잖아요.”

  “후후후, 일단 한 가지 지적하자면 몰래 온 게 아니라 그냥 허락만 받지 않았을 뿐이야. 만일 아버지께 허락을 받으려 했다간 어차피 해주지도 않으실 터이고, 그렇게 되면 저들의 허접한 계략에 속아서 낭패를 봤을 수도 있잖아?”

  “참으로 그러하십니다.”

  “그렇지만 혼이 나는 건 저희들이니 하는 말입니다.”

  아까 잠시 놀라긴 했지만 장수는 열심히 아첨을 이어나갔고, 장신의 여인은 곤란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장수의 아첨을 무시하면서 여인의 반응을 재미있어 하는 소녀는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꺼냈다.

  “아버지께는 내가 잘 말씀드려 보지.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성 안에만 있다간 이런 재밌는 구경을 놓친단 말이야.”

  조수의 병사들이 처참히 도륙되고 불타는 장면을 지켜보며 소녀는 말했다.

  소녀의 이름은 박인하. 중경유수이자 왕실의 종친인 진경후 박경의 외동딸로, 올해 15살밖에 안 된 어린 아이다. 그러나 조숙하다는 단어로 부족한 지혜를 지닌 그녀는 남들과는 다른 심성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그 지혜와 심성은 바로 지금 이 상황에서도 여유로이 웃을 수 있게 만들었다.

  “정말이지 재밌어. 하지만 시시해. 무언가 자극적인 일은 없으려나?”

  “그거 진짜 무서운 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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