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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해방자
작가 : 보리
작품등록일 : 2018.11.12

뚜렷한 형태가 없는 귀신과 형태가 생긴 요괴, 그들이 저지르는 미스터리 사건, 그리고 그들을 막기위해 결성된 비밀조직 '구름'
'해방자'라는 칭호를 받은 자들은 큰 사건을 막기위해 아무도 모르게 위험을 무릅쓰고 망자들을 퇴치하고 다닌다.

 
프롤로그 5화
작성일 : 18-11-12 16:12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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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스님은 사색이 된 얼굴로 울음소리가 나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한 아이가 울고 있었고, 그 뒤에는 그림자가 다가가고 있었다. 스님은 구미호가 말릴 틈도 없이 달려갔다. 스님이 아이에게 가까워 진 순간 아이는 귀신이 되어 스님의 몸을 관통했다. 스님은 그때서야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마지막 힘을 다하여 귀신을 칼로 찔렀다. 귀신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어둠속으로 도망치려 하고 있을 때, 구미호는 스님의 품에서 부적을 꺼내와 부적을 붙였다. 귀신은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햇빛을 받아 타올라서 재가 되어 흩어졌다.

  “다시는 누구도 귀신에게 죽지 않게 하겠다고 결심했는데, 결국 내가 죽게 생겼구나.”

  스님은 웃으며 피를 토했다. 초점을 잃은 그의 눈동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괜찮아?”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군. 하지만 괜찮아, 이제 좀 쉴 수 있을 테니.”

  “네가 죽으면 이제 누가 귀신 잡으러 다녀?”

  “나의 후손들이, 그들이 죽으면 그들의 후손이. 계속 그렇게 이어질 거야.”

  스님은 숨을 헐떡이며 구미호를 바라보았다. 구미호의 표정은 평소처럼 평안해보이기만 할뿐 슬퍼보이진 않았다.

  “너는 상처하나 없구나.”

  “나야 뭐 튼튼하니까.”

  스님은 구미호를 어떻게 하지 못하고 끝나버리게 되어 슬퍼했지만 어쩌면 이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군.”

  “인간이 되는 방법 알려주겠다고 한거? 거짓말이잖아.”

  스님은 놀랐지만 움직일 힘이 없었기에 눈을 감았다.

  “이젠 내가 너보다 똑똑하거든.”

  구미호는 자신의 목에 걸린 목줄을 끊으며 말했다. 목줄은 순식간에 불에 탔지만 구미호는 아무런 상처도 나지 않았다.

  “왜 모른 척 하고 있었지?”

  “친우라는 건 원래 이런 사이 아냐?”

  고요한 숲길 사이로 웃음소리가 퍼져나갔다. 얼마안가 웃음소리가 멈추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단다. 사람들은 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느니 그대로 죽었다느니 하지만 그 후의 이야기는 누구도 몰라.”

  소년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그거 거짓말이죠?”

  “무슨 소리! 당연히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이지. 저기 책에도 그렇게 적혀져 있단다.”

  할아버지는 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소년은 아직도 미심쩍은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는데 누가 그런 이야기를 전해줬대요?”

  “그들의 후손이, 그들이 죽으면 후손들의 후손이. 그렇게 전해 내려왔지.”

  “그럼 할아버지도 귀신 많이 보셨어요?”

  “물론. 수도 없이 많이 봤지. 솔방울을 미친 듯이 모으는 귀신이라거나, 매일같이 같은 거리를 걸어 다니는 귀신이라거나.”

  소년은 방금보다 더 의심에 가득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봤다.

  “됐어요. 그냥 잘래요.”

  “진짠데 말이지.”

  소년이 일어서서 방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늦은 밤이었지만 밖은 여전히 밝았다. 소년은 할아버지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소년이 나가자 할아버지가 창밖을 보고 웃으며 말을 했다.

  “이야기 들으러 와줘서 고맙다. 너라면 필시 다시 찾아와 줄 것이라 생각했지. 오랜만에 즐거웠다.”

  방 안에는 껄껄대는 웃음소리와 함께 불이 꺼졌다.

 

  “여기서 뭐해요?”

  늦은 밤, 한 여자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담장 아래 앉아서 향이 타는 것을 보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담장 너머의 집은 매우 낡았기에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집인 것이 분명했다.

  “이쪽에 들른 김에 인사라도 드리려고.”

  “여기가 어딘데요?”

  “내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지내고 계셨던 집.”

  남자는 담배를 꺼내어 향에다가 담배를 가져다 대어 불을 붙인 뒤 입으로 가져갔다.

  “인사 끝났으면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어서 가요.”

  남자는 일어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래. 이야기도 끝났으니.”

  “무슨 이야기 하셨는데요?”

  “그냥 뭐, 옛날이야기.”

  남자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향이 천천히 연기를 내며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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