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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해방자
작가 : 보리
작품등록일 : 2018.11.12

뚜렷한 형태가 없는 귀신과 형태가 생긴 요괴, 그들이 저지르는 미스터리 사건, 그리고 그들을 막기위해 결성된 비밀조직 '구름'
'해방자'라는 칭호를 받은 자들은 큰 사건을 막기위해 아무도 모르게 위험을 무릅쓰고 망자들을 퇴치하고 다닌다.

 
프롤로그 4화
작성일 : 18-11-12 16:12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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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은 방에 들어가려했지만 안은 너무 어두워서 할아버지가 모기향을 치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할아버지랑 같이 방을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방안이 어두워서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안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찾아내어 전등을 켰다.

  “자,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도깨비 만난 것까지 이야기까지 하셨어요.”

  “그래. 아마 이 이야기가 마지막일 것 같구나. 스님과 구미호는 쉬지 않고 곧장 백두대간으로 향했단다. 장장 열흘이 걸렸지.”

 

  스님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던 상황에 당황했다. 곳곳에는 짐승의 사체로 보이는 것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두 팔로도 감싸지 못할 정도의 굵은 나무들은 나뭇가지마냥 부러져있었다. 피 냄새와 시체 썩은 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 산 전체를 뒤덮은 듯 했다. 산에는 동물은커녕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직 바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어쩌면 구미호뿐만이 아닌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야할지도 모를 거라 생각하고 침을 삼켰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

  구미호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고만 있었다. 스님은 나무토막과 돌조각을 주워 산을 돌아다니는 동안 나무토막을 깎으며 칼의 모양을 만들었다.

  “뭐 만들어?”

  “이번 일은 전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너도 긴장하고 단단히 준비하고 있어라.”

  그들은 이틀 동안 산을 돌아다녔지만 피해만 점점 커져만 갈뿐 근원은 찾지 못하였다. 해가 지자 주변은 바람소리 한 점 들리지 않았고 하늘은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스님은 더 이상은 돌아다닐 수 없다고 판단하여 쉬려고 하던 찰나 먼 곳에서 맹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머지않아 사람의 비명소리도 함께 들려왔기에 스님과 구미호는 그곳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 산은 매우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맹수의 소리는 간간히 들렸기에 그 소리를 따라 움직였다. 얼마가지 않아 피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스님은 땅에 있는 굵은 나뭇가지를 집어 성냥으로 불을 붙이자 냄새의 근원지로 보이는 사람의 시체가 보였다. 죽은 지 얼마 안 되기라도 한 듯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스님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다가가려 했지만 어둠속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발걸음을 멈췄다. 향을 피우지 않아도 보일정도였지만 요괴는 아니었다. 스님이 횃불로 그 쪽을 향해 손을 뻗자 나무사이에서 그림자처럼 보이는 것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스님조차 처음 보는 귀신이었다. 그 귀신은 스님을 향해 점점 다가왔다. 스님이 한발자국 다가가자 그림자는 들개가 되어 빠르게 달려왔다. 스님은 품에서 나무칼을 꺼내어 막으려 했지만 들개는 스님이 아닌 구미호를 향해 뛰었다. 구미호는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고 있었기에 스님은 들고 있던 횃불을 놓고 구미호를 잡아당겼고 곧바로 칼로 들개를 찔렀다. 그 순간, 들개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뭐, 뭐야 저건?”

  구미호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았다. 스님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귀신이 되었으면서도 들개를 무서워하나?”

  “본능은 어쩔 수 없잖아.”

  스님은 끝이라고 생각했기에 칼을 품으로 집어넣으려 했지만 어둠속에서 그림자가 꿈틀 대는 것이 다시 보였기에 행동을 멈췄다. 어둠속에서 무언가의 형태가 다가오기 오고 있었다. 횃불이 약해지고 있었기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스님은 직감으로 그 형태를 알 수 있었다. 구미호였다. 스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있었다. 그러는 동안에 구미호의 형태를 한 귀신은 계속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 때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그 귀신의 손이 코앞까지 있었다. 그는 그대로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구미호가 그 귀신의 목덜미를 잡아 뒤로 내팽개쳤고, 그 귀신은 또 다시 사라졌다.

  “왜 내 모습을 하고 있었지?”

  스님은 숨을 헐떡거리며 이대로 가면 위험해 질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날이 밝을 때 까지 기다려야겠군.”

  “그 귀신이 기다려준대?”

  “잘 버텨 봐야지.”

 

  “종종 반격도 해보았지만 그 귀신은 계속 사라지기만 할뿐 타격이 없었지.”

  “그 귀신은 뭐에요?”

  “그슨대라는 요괴란다. 두려움이 커지면 커질수록 강해졌기에 무서워하는 걸로 변한단다.”

  소년은 창문을 바라봤다. 이미 밖은 어둠이 짙게 깔려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무서웠지만 할아버지는 계속 이야기를 하고 계셨기에 이야기를 끊지 않으려고 담담한척을 하였다.

  “긴 혈투였단다. 날이 밝아오면서 귀신도 지치기 시작했어. 스님과 구미호는 점점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었기에 귀신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었지. 하지만 동이 틀 무렵, 결국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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