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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2. 진서연 (1)
작성일 : 18-11-11 23:50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4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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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서연.

 나이는 스물 넷.

 상립 대학교 정치외교학과 3학년 휴학 중.

 성적 우수 장학금에 2회 발탁.

 아버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교통사고로 사망.

 이후 편모가정에서 자라 왔으며, 어머니는 2년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졌으며, 사실상 본인이 가장인 상태. 이번이 세 번째 휴학인데, 이전에 휴학한 것도 모두 경제적인 이유.

 조사를 통해 서연에 대해 알아낸 정보는 그다지 유쾌한 것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메모장에 묵묵히 적었다.

 

 기록을 끝낸 나는 앞서 구남훈이 말해줬던 정보를 훑었다.

 2년 전, 보도방을 통해 노래방 도우미를 하던 진서연은 구남훈과 서울 모 노래방에서 첫 만남. 이후 몇 번의 만남을 거쳐 남훈과 서연은 애인 관계가 됨. 남훈은 서연에게 보도방을 그만둘 것을 요구했고, 대신 어머니 치료비 및 생활비로 매달 500만 원 가량 돈을 송금. 이후 서연은 보도방을 그만둠. 그러나 최근 남훈 조직의 자금 사정이 나빠져 세달 가량 돈을 송금하지 못하자, 서연은 학교에 휴학을 신청. 휴학 후 보름 뒤 남훈과의 연락도 두절.

 

 이 진서연은 과연 어떤 여자일까. 진서연과 관계가 있는 키워드를 몇 가지 떠올려봤다. 강한 책임감. 어머니에 대한 사랑. 고학력자 여성. 강한 생활력.

 화이트보드에 붙여진 진서연의 사진을 쳐다봤다. 사진 속의 진서연은 스물 넷의 여느 대학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스물 넷. 태순보다도 한 살이 어린 나이였다. 나는 다시 한 번 진서연에 대해 생각해봤지만, 여전히 그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

 

 

 

 허름한 외관과는 달리,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화려한 조명이 깔린 방 안에 젊은 여자 넷이 있었다. 화장을 하고 있는 여자,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 여자, 누군가와 전화하며 싸우고 있는 여자, 도시락을 먹고 있는 여자. 나는 핸드폰을 켜서 남훈이 보내준 사진을 다시 확인했다.

 

 저 여자로군. 구석에 있는 통화하는 여자에게 다가가 머리를 숙였다. 최미래. 나이 스물일곱에 부산 출신. 2년 전 서연과 같이 일했던 동료였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던 최미래는 나를 보더니, 인상을 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미래의 통화는 1분 정도 더 이어졌다. 나는 그 동안 서연의 어머니에게 인터뷰를 간 태순에게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점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태순은 자신만 믿으라는 바로 답장을 보냈지만, 영 미덥지 않아서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통화를 끝낸 미래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 시선에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여자인가. 기억이 날 듯 말듯하면서도, 이 최미래가 누군지 끝내 생각나진 않았다. 나는 헛기침을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최미래 씨 맞으시죠? 낮에 연락드린 오준월입니다.”

 

 “혹시 영진빌라?”

 

 나는 다시 한 번 여자의 얼굴을 쳐다봤다. 드디어 기억이 났다. 남훈에게 붙잡혔을 때, 이동주가 불렀던 여자가 바로 이 여자, 최미래였다.

 

 

 

  ▣

 

 

 

 “좋은 일로 본 건 아니지만 두 번째 보는 거라 그런지 반갑긴 하네요?”

 

 최미래는 전혀 반갑지 않다는 표정으로 그런 말을 했다. 그렇게 대놓고 비꼬면서 말할 필요까지야 있나. 이쪽도 구남훈이 보내서 온 건데 말이다.

 

 “구 사장이 추천해서 왔는데, 설마 그때 빌라에서 뵌 분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도 그 깡패 아저씨가 구남훈이었는지 몰랐네요. 오래 전에 본 사람이라. 서연이 스폰이었던걸 알았으면 그날 먼저 보내달라고 말했을 텐데 말이야.”

 

 최미래의 말을 들어도, 남훈과 최미래가 무슨 관계인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뭔가 복잡한 관계가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거두절미하고 용건을 꺼냈다.

 

 “진서연 씨에 대해 물어보러 왔습니다.”

 

 최미래는 그 이름이 나올 거라는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팔장을 꼈다.

 

 “서연이에 대해서 왜 궁금한데요?”

 

 “서연 씨가 최근에 실종이 돼서요.”

 

 “실종? 서연이가 실종됐어요? 나는 걔가 와꾸가 되니까 좀 더 돈 많이 주는 곳으로 옮긴 줄 알았는데.... 뭐 어쨌든 실종된 게 무슨 상관이에요? 아, 그러고보니 아저씨도 무슨 흥신소인가 한다고 했었지.”

 

 최미래가 혼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요? 뭐가 궁금한데 그 깡패 아저씨가 보낸 거예요?”

 

 “우선 미래 씨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여기서 일 했는지 알려주세요.”

 

 최미래가 짧은 머리를 귀뒤로 넘겼다.

 

 “일은 재작년부터 시작했고요. 그만둔 지는 한 달? 보름 쯤 됐나?”

 

 “...네?”

 

 예상치 못한 답변에 어이없는 소리를 내며 최미래에게 되물었다. 최미래는 한국말도 못 알아 듣냐는 식으로 나를 쳐다봤다.

 

 “재작년에 시작해서 한 달 전쯤에 그만뒀다고요.”

 

 나는 최미래에게 들은 말을 메모장에 일단 적었다.

 

 “제가 듣기로는 일 년 정도 전에 서연 씨가 그만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일 년 전? 아. 아아. 혹시 그 깡패 아저씨한테 들은 거예요?”

 

 최미래는 누군가를 비웃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 아저씨가 서연이한테 푹 빠져서 스폰해 줄 테니까 이 일 그만두라고 한 게 일 년 전쯤이긴 한데. 서연이 한 달 정도 쉬다가 다시 일 다녔어요.”

 

 “그러면 그 뒤로 쭉 일을 한 겁니까?”

 

 최미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렇죠. 솔직히 스폰 해준다고 한 달에 돈 몇 백 줄 테니까 일 그만둬라 하는 사람 많은데. 솔직히 우리가 그 돈 받고 살 수 있겠어요? 잘나가는 언니들은 하루 빡세게 뛰면 이삼백 우습게 찍는데. 뭐 그래도 스폰 있으면 안정적으로 용돈은 받을 수 있으니까, 알겠다고 하고 뒤에서 몰래 뛰는 거죠,”

 

 즉, 이 여자의 말은 서연이 남훈을 속이고 몰래 여기서 일을 했다는 뜻이었다. 나는 최미래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 남훈을 속이다가 걸리면 아무리 애인일지라도, 아니 애인이기에 더 큰 보복이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한달에 오백만원이면 어머니의 입원비나 대학 등록금은 물론이고, 생활비도 넉넉하게 쓸 수 있었다. 굳이 그런 모험을 할 필요가 없었다.

 

 "뭐. 그래도 보통은 졸부 사업가들한테 용돈을 타먹는데 서연이는 깡패한테 돈을 받고 몰래 일한 거니까 애가 배짱은 큰 거죠. 아니, 돈에 미친 거라고 해야 하나."

 

 최미래의 말에는 악의가 담겨있는 듯했다. 내가 만약 최미래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구남훈에게 전하면 어떻게 될까. 틀림없이 서연에게 분노할 것이다. 최미래는 이러한 것을 바라고 나에게 이런 사실을 말하는 것일까. 나는 최미래가 서연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런 거 저한테 말씀해주셔도 괜찮은 거예요?”

 

 “이런 거 듣고 싶어서 온 거잖아요. 하지 말까요?”

 

 최미래는 내 쪽을 향해 담배 연기를 뿜었다. 그녀는 나를 괜히 도발하고 있었다.

 

 “혹시 정확히 언제부터 서연 씨가 안 나왔는지 기억하고 있습니까?”

 

 “그건 좀 이따 매니저님한테 물어봐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러면 서연 씨에 대해 몇 가지 더 묻겠습니다. 서연 씨는 어떤 분이었나요?”

 

 “어떻고 자시고가 또 있나요. 그냥 밤일 여자지 뭐.”

 

 “그래도 뭔가 특이한 점 없었나요? 그 왜 서연 씨는 명문대 학생인 걸로 알고 있는데....”

 

 최미래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나를 비웃고 있는 것이었다.

 

 “이봐요. 여기에 4년제 나온 여자애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4년제 나와서 취업해봤자 얼마나 벌겠어요? 이 일 힘들죠. 몸을 팔아서 돈을 버는 거니까. 근데 그 마인드만 살짝 바꿀 수 있으면 또 이만한 일이 없어요. 눈 좀 감고 한번 같이 자주면 말도 안 되는 돈을 벌 수 있으니까. 그 마인드를 살짝 바꾸는 게 어려워서 대부분 떨어져 나가긴 하지만. 그냥 서비스직 일할 때 미소를 파는 것처럼 몸을 판다고 생각하면 되는 건데. ...말이 잠깐 셌네요. 어쨌든 서연이도 2년 넘게 일한 애니까, 어쨌거나 '마인드를 살짝 바꾼' 편에 속하는 애죠. 그외에 딱히 특징은 없었는데. 착하기도 했고, 씀씀이도 컸고."

 

 최미래는 담배를 재떨이에 문질러 불을 껐다.

 

 "씀씀이가 컸다뇨?"

 

 "맨날 명품백에 명품 코트만 두르고 다녔으니까요. 걔가 돈 안 쓰고 모으기만 했어도 1, 2억은 우습게 모았을 텐데. 몸에 매일 몇 천만원을 쓰고 다녔으니 많이는 못 모았을 거예요. 뭐 걔만 그런 건 아니고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 다 그래요. 쉽게 번 돈이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일이니까, 돈을 많이 쓰는 거죠."

 

 나는 최미래와 인터뷰 하기 전의 상상하던 진서연의 모습을 그려봤다. 불행한 가정 속에서 책임감 있게 버틴 대생생. 몸을 아픈 어미니의 입원비를 내기 위해 화류계에 진출한 불우한 대학생. 하지만 최미래의 말을 들으면 그저 많은 돈을 갖기 위해 화류계에 진출한 여성에 불과했다. 나는 최미래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실종되기 전에 서연씨한테 뭐 특별히 이상했던 점 없었습니까? 평소와는 달랐다던지."

 

 "뭐 딱히 없었는데요? .... 아, 아니다 이상한 거 하나 있었지."

 

 최미래는 내가 그게 무어냐고 묻기도 전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방을 나갔다. 뭐지? 내가 어안벙벙해 있자, 몇초 지나지 않아 최미래는 곧바로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손에 이상한 걸 쥐고선 말이다.

 

 "저한테 갑자기 같이 다니자고 이런 걸 주더라구요. 별로 친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애가 갑자기 미친건지 뭔지."

 

 최미래에 손에는 길거리에서 흔히 나눠주는 교회 팜플렛이 쥐어져 있었다. 저건 또 뭐지? 최미래가 나에게 장난을 치는 건가 하고 쳐다봤지만, 최미래의 표정은 진지했다. 나는 진서연에 대해서 더더욱 알 수 없게 됐다.

 

 
작가의 말
 

 으악 10분 뒤면 헬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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