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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위험한 투자가
작가 : 새라새
작품등록일 : 2018.11.7

기적의 투자가라고 불리운 여자의 모든 것을 건 사랑의 한판승!

알코올 중독자로 생을 마감한 루비가 신의 손을 가진 투자가로 돌아왔다.
12년 전으로 회귀한 루비는 증시의 폭락과 화려한 부활을 꿰뚫고 있다.
그녀는 금융가에서 '미래를 아는 소녀'라 불리며 베일에 싸인 어둠의 여왕이 되었다.
어느덧 사랑하는 K와 재회한 루비.
그를 낭떠러지로 떠밀었던 비참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15화. JP광고그룹의 뮤즈(2)
작성일 : 18-11-09 15:51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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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월요일이 되자 나는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부장 그레이엄이 나를 호출했기 때문이다.

 

 나는 임원들이 사용하는 최고층에서 내 사무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호화로운 접견실에 먼저 와 있던 부사장 킨케이드가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루비 양, 뭔가 좋은 소식이 있나요? 여자들은 반짝반짝 예뻐진다 싶으면 곧 결혼 날짜를 알려오던데.”

 

 나는 웃으며 킨케이드의 관심을 가로막았다.

 

 “부사장님이야말로 신수가 훤해 보이세요. 주말에 라운딩이 잘 되셨어요?”

 

 “라운딩이야 지부장님 전문이죠. 나한테는 한국이 잘 맞나 봐요. 거리 구경을 하다가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많이 보았답니다. 여기 오기 전에 기대했던 것 이상이에요.”

 

 사진작가이기도 한 킨케이드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러나 지부장실에서 나온 그레이엄은 뚱하고 심각한 표정이었다.

 지부장 그레이엄이 결심한 듯 말을 꺼냈다.

 

 “현지 파트너의 헤드(head)이자 전략담당 부사장 영입은 매우 중요한 문제요.”

 

 지부장과 2차전을 대비하며 긴장하는 내게 킨케이드가 호의적인 미소를 보냈다.

 

 “나는 지난주에 만났던 젊은 친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았는데, 썩 괜찮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물론 지부장님 의견도 들어보고 파트너 후보를 몇 사람 더 만나봐야겠지만.”

 

 지부장 그레이엄이 말했다.

 

 “내 생각에는··· 누가 오든 1년 정도는 유예기간을 두는 게 좋겠다는 거요. 우리가 기대한 대로 일을 잘 해내는지 그렇지 않고 형편없는 친군지, 평가한 후 재계약을 하는 거지요.”

 

 지부장의 의견은 당연한 것이라서 반박의 여지가 없었다.

 평가 기준이 모호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향후 논의할 문제였다.

 

 “그리고··· 연봉보다는 스톡옵션 위주로 계약을 하는 게 어떨까 하오.”

 

 나는 속으로 실소를 삼켰다.

 본인들은 신생 광고회사치고는 다소 과하다 싶을 만큼의 연봉을 요구한 주제에, K에게는 그만한 대우를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달리 보면 그레이엄이 원하는 한국의 거물급 스타 광고인들이라면 내켜하지 않을 조건이기에 경쟁자를 물리칠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그건 다른 후보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할 기준이네요.”

 

 나는 웃으며 잘라 말했다. 그레이엄의 얼굴에 낭패한 기색이 스쳤다.

 

 “그러면 지부장님이 원하시는 후보자 몇 명을 더 만나보지요. 헤드헌터에게 연락은 하셨겠지요?”

 

 “음··· 그건···”

 

 그레이엄의 말을 킨케이드가 가로막고 나섰다.

 

 “루비 양 지적이 타당해요. 다만 내 생각에는 유예기간을 1년으로 잡는 것은 좀 긴 것 같네요. 만약에 우리가 사람을 잘못 보았다면, 손발이 하나도 안 맞는 사람과 시작 단계의 중요한 1년을 허비할 수는 없으니까요."

 

 킨케이드가 팔짱을 끼고 이맛살을 찌푸리며 뭔가 생각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유예기간을 6개월 정도 두면 어떨까요? 처음 3개월이 지나고 중간평가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6개월 후에 채용을 확정하는 겁니다.”

 

 나는 대뜸 찬성을 표했다.

 

 “좋은 생각이시네요. 저도 찬성이에요."

 

 지부장은 우리의 제안에 대한 이해득실을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영민한 킨케이드 부사장은 이미 판단을 내린 후인 듯했다.

 

  "다른 이견이 없으시면 그렇게 진행하기로 해요.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제 관할이니까 계약서 초안은 제가 초안을 올릴게요. 괜찮죠?”

 

 지부장의 마음이 또 바뀌기 전에 나는 그 자리에서 못을 박았다.

 K를 위해 이 회사를 만들었다는 것을 꿈에도 모를 지부장으로써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나로써는 K가 부사장으로 확정될 기간이 짧을수록 좋았다.

 연봉 대신 스톡옵션을 주겠다는 제안도, K가 경영권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였다.

 

 나는 구두굽 소리를 또각또각 내며 뒤도 안돌아보고 접견실을 나갔다.

 내 등 뒤에서 엄청나게 찝찝한 기색인 지부장을 킨케이드 부사장이 다독이고 있었다.

 뭐, 어차피 소심한 사람은 소심한 성과를 내는 대신 큰 실패를 피해가는 법이다.

 

 35.

 나는 제주도에 있는 아서와 전화로 통화했다.

 그는 현지의 외국인 투자 전문 법무법인을 통해 제주도 별장의 매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가격 조정이 잘 되었는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그가 알아서 할 문제였기도 했고 아서는 일부러 어수룩한 척해서 그렇지 협상에 있어서는 나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아서는 들뜬 음성으로 이 참에 인테리어와 집수리도 지시해놓고 오겠다고 말했다.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여기 일도 잘 풀릴 것 같아요. 지부장이 K의 영입을 조건부로 승인을 했거든요. 몇 사람 더 만나봐야겠지만.’

 ‘그래요. 능구렁이 같은 늙은이가 훼방만 놔봐라. 당장 짐싸서 뉴욕으로 돌아갈 비행기 탈 각오를 해야 할 걸요.'

 '여기는 걱정 말고 제주도에서 당신이 그렇게 꿈에 그리던 휴가를 즐겨 봐요.’

 ‘당신이 나와 함께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당신이 다음에 우리 별장을 찾아오면 깜짝 놀랄만큼 멋지게 꾸며놓을게요. 기대해 봐요.’

 

 전화를 끊은 뒤 나는 아서가 별장을 매입하게 둔 일이 잘한 것인지 잠시 생각했다.

 몇 번이나 롱아일랜드 캐피털의 법인 명의로 별장을 매입할 것을 권유했음에도, 아서가 끝끝내 개인 자격으로 제주도 별장을 소유하기를 고집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한시바삐 한국을, 그리고 나를 떠나야 할 사람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쉰 뒤, 좀 더 낙관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아서는 아직 한창 호기심이 넘치는 젊은 나이인데다가 돈 많은 투자가이니 달리 흥미를 끌 만한 일이 생긴다면 시골구석의 별장 한 채 쯤은 곧 잊으리라. 나에 대한 감정도 앞으로 눈이 번쩍 뜨일만큼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난다면 곧 사라지겠지.

 

 나는 일어나서 사무실의 통유리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넓은 면적을 독차지한 지부장과 달리 내 사무실은 크지 않았지만 시야가 확 트인 데다가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위치였다. 나는 최고 임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 사무실에는 접견실이 따로 없었다. 바로 옆에는 아직 비어있는 임원용 사무실이 있었다.

 그곳은 앞으로 K가 사용할 곳이었다.

 그 사무실과 내 방은, 지난주 K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아담한 회의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붙어 있었다.

 

 그와 내가 이곳에 함께 머무를 시간이 얼마나 될까.

 3개월 후 중간평가를 거치고, 6개월 후 그가 정식 임원이 되면 나는 이곳을 떠나야 할까.

 그가 그레이엄을 몰아내고 지부장이 될 때까지 내가 여기 남아 있을 수는 없겠지. 또 한 번 그와 인연이 얽히는 것만은 피해야 할 터였다. 그러니 내가 그를 떠나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었다.

 그가 회사에서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낸다면 내가 가진 주식을 그에게 위임하여 힘을 실어 주는 것으로 내 역할은 충분할 것이다.

 

 나는 정신을 집중하여 K의 계약서 초안을 직접 작성하기 시작했다.

 JP광고그룹의 현지 파트너이자 전략 담당 부사장의 기본 급여는 근속연수에 따른 일반 사원의 호봉체계와 동일하게 적용하되 10%의 스톡옵션을 받게 된다. 그리고 6개월 후 정식 파트너로서 계약을 확정할시 임원의 급여 체계를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회사의 소유권은 지부장 그레이엄의 스톡옵션이 20%, 부사장 킨케이드와 내가 각각 10%, 롱아일랜드 캐피털이 가진 20%를 제외하고 JP광고그룹 본사가 보유한 주식 40%로 나뉘어져 있었다.

 만약에 계약이 성사된다면 JP광고그룹 본사가 보유한 주식 40%중에서 10%를 K가 보유하게 된다.

 앞으로 내가 가진 주식과 롱아일랜드 캐피털이 보유한 주식의 의사결정권을 K에게 위임한다면 그는 지부장 그레이엄을 발아래에 둘 수도 있을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작성한 계약서 초안이 임원회의에서 승인되었다.

 소심한 지부장은 성과를 증명하기 이전의 부사장에게 평사원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한 박봉의 급여 수준이 썩 마음에 드는 듯했다.

 부사장급이 10%의 스톡옵션을 보유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무리가 없었기 때문에 멍청한 지부장은 내가 작성한 계약서의 맹점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 조건으로 서울의 스타 광고인을 초빙하기란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K는 돈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게다가 어차피 평사원인 그로써는 손해 볼 것도 없는 조건이었으므로 개의치 않을 것이었다.

 털이 숭숭한 지부장의 굵은 손가락이 사인을 하는 것을 쳐다보며,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36.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오랜만에 일찍 퇴근하기로 했다.

 나는 임원이었기 때문에 정기 임원 회의와 사전에 공지된 일정에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 근무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사내 메신저로 지부장의 비서에게 퇴근을 알린 후 나는 사무실을 나왔다.

 

 레지던스에 도착한 나는 데스크의 직원에게 사흘 후 체크아웃할 예정임을 알렸다.

 나는 VIP였으므로, 곧 사무실에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상담할 직원이 나왔다.

 검은테 안경을 쓴 고지식한 인상의 남자 매니저는 지내는 동안 어떤 점이 불편했냐는 형식적인 질문을 던졌다.

 

 아서라면 대뜸 음식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았겠지만, 나는 아무런 불편 없이 편안히 지냈노라고 말했다. 내가 이곳에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아서와 지나치게 자주 마주친다는 것이었으므로.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더 궁금한 것이 있느냐는 그의 질문에, 나는 레지던스보다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단기 임대 숙소에 대해 물었다.

 이 근처로 출퇴근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능하면 아파트 보다는 조용한 단독주택이 좋겠다고.

 곰곰이 생각하던 남자 매니저는 교외에 새로 조성된 타운하우스를 추천했다. 경관도 좋고 고급 자재를 사용한 건물도 훌륭하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서 분양이 좀처럼 되지 않자 건설사가 일부 세대를 직접 임대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시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자동차로 걸리는 시간은 30분 이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레지던스 직원이 직접 건설사의 임대 담당 부서에 연락하여 다음날 미팅 약속을 잡아주었다.

 그에게 감사를 표한 후 나는 레지던스의 객실로 올라왔다.

 

 아서가 제주도에서 돌아오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할 것이었다.

 지금처럼 그와 계속해서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마주할 수는 없었다. 그를 어서 뉴욕으로 떠나보내고, 나는 나대로 이곳에서 혼자만의 일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남자 없는 삶.

 이곳에 온 목적을 이룬 후, 나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레지던스 최고층의 창밖으로 흐르는 한강을 내려다보며, 나는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하여 두려움과 일말의 기대가 섞인 설렘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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