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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위험한 투자가
작가 : 새라새
작품등록일 : 2018.11.7

기적의 투자가라고 불리운 여자의 모든 것을 건 사랑의 한판승!

알코올 중독자로 생을 마감한 루비가 신의 손을 가진 투자가로 돌아왔다.
12년 전으로 회귀한 루비는 증시의 폭락과 화려한 부활을 꿰뚫고 있다.
그녀는 금융가에서 '미래를 아는 소녀'라 불리며 베일에 싸인 어둠의 여왕이 되었다.
어느덧 사랑하는 K와 재회한 루비.
그를 낭떠러지로 떠밀었던 비참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12화. JP광고그룹의 뮤즈
작성일 : 18-11-09 15:39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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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서울의 분위기는 훨씬 지난 후인 내 기억보다는 조용하고 소박했다.

 나는 화려한 빌딩이 늘어선 강남의 대로변에서 한 블럭 떨어진 주택가에 자리잡은 건물 한 채를 사들였다. 그곳을 외국계 광고 에이전시에 걸맞은 화려한 분위기로 탈바꿈 시킬수 있도록 유명한 건축사무소에 건물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의뢰했다.

 서울까지 굳이 따라와서 내가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을 지켜본 아서는 중심가의 상업용 빌딩을 매수하는 것에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나는 롱아일랜드 캐피털의 투자는 지금껏 벌려놓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동안 롱아일랜드 비치의 별장에 틀어박혀 보낸 세월이 자그마치 3년이었다.

 롱아일랜드 캐피털은 지금껏 벌어들인 막대한 자산을 투자의 정석대로 운용하기만 해도 상당한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었으니만큼 투자는 이제 내 관심 밖이었다.

 그동안 뉴욕 증권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펀드매니저로 성장한 제이슨과 진은 지난해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교회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저택에 신혼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그들은 붉고 흰 장미가 만발한 정원에서 화려한 예복을 입고 모두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진의 아버지인 앤디가 그 자리에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했음은 물론이다.

 결혼식 후에 진은 롱아일랜드 캐피털에 사표를 내고 소호 거리에 작은 옷가게를 냈다. 진이 디자인한 옷들은 허리우드 스타들이 평상시에 걸치고 다닐 것 같은 멋스럽지만 편하고 수수한 스타일이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최신 유행을 반영하는 그 옷들은 대학생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날개 돋은 듯 팔려나갔다.

 그레타는 진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급속도로 진과 친해졌다. 그녀들은 의기투합하여 손을 잡고 새로운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런칭을 준비하고 있었다.

 바람둥이 남편과의 지루한 이혼소송에서 마침내 승소하여 백만장자가 된 그레타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여 과감하게도 멕시코의 영세한 봉제공장들을 인수했다.

 진과 그레타의 새로운 브랜드는 런칭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27.

 아서와 나는 새로 매입한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현황을 보러 왔다가 점심을 먹은 후 인근의 공원에서 가벼운 산책을 하는 중이었다.

 단풍이 빨갛게 물든 낙엽들이 발길이 닿는 곳마다 수북이 쌓여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길가에 무성한 갈대들이 하얀 솜털을 나부끼고 있었다.

 요 며칠 사이 부쩍 쌀쌀해진 공기에 외투의 깃을 세운 채 나와 아서는 한참을 말없이 걸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이제 이곳의 일은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교수님도 제이슨도···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당신은 뉴욕으로 어서 돌아가야죠.”

 

 아서는 차일피일 귀국을 미루는 중이었다.

 JP광고 그룹 본사에서 파견한 임원들이 나를 무시할 거라는 둥, 서울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는 둥 갖은 핑계를 대면서 기어이 서울까지 나를 따라나선 여정이 한없이 길어지고 있었다.

 그의 감정을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받을 수 없는 마음이었다.

 아서가 쓸쓸한 기색이 도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재촉하지 않아도 돌아가긴 할 거에요. 가기 전에 서울의 맛집이랑 그 좋다는 제주도는 한번 가봐야 될 거 아니에요.”

 

 아서가 애써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내가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을 보여도 번번이 넉살좋게 넘어가는 통에 그동안 그를 제대로 뿌리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그를 단념시킬 수 있을지 나는 생각했다.

 

 “당신은 인생을 너무 재미없게 사는 것 같아요. 저 하늘을 좀 봐요. 한국의 가을하늘이 무척 아름답다더니 과연 사실이었네.”

 

 아서가 손을 뻗어 푸른 하늘에 바람결이 드러난 흰 구름을 가리켰다.

 푸른 하늘도, 흰 구름도, 바람에 날리는 하얀 갈대 무리의 솜털도 아름다웠다.

 그러나 내가 보고 싶은 것은 그것들이 아니었다.

 아서의 금발머리와 푸른 눈은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답고 다정했지만 나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이 곳은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니에요.”

 

 “당신은 서울에서 찾아야 할 사람이 있다고 했었죠? 대체 그 사람이 누군데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필사적인 건데요?”

 

 아서의 음성은 격한 감정을 가까스로 누르고 있었다.

 우리 둘 다 기피하고 있던 화제를 꺼낸 것으로 보아 지금껏 참고 있었지만 인내심이 바닥난 모양이었다.

 

 “나는 예전에 그 사람에게··· 엄청난 빚을 졌어요.”

 

 나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쳐다보았다. 햇빛에 눈이 부셨다.

 

 “목숨으로 갚아야 할 빚이라고 해도 좋아요. 그 빚을 다 갚아야만···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있을 거예요.”

 

 아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혹시···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예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 사람과 함께 할 수가 없어요. 광고회사는 그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만든 것이에요.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에게 회사를 넘겨주고 나면 나는 곧장 이곳을 떠날 거예요.”

 

 아서의 얼굴에 기대와 불안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알았어요. 난 당신의 회사가 제대로 세팅되어 스타트하는 것만 보고 갈게요. 언젠가 당신이 뉴욕으로 돌아오면··· 우리, 그 때부터 다시 시작해요.”

 

 뉴욕으로 돌아가더라도 그와의 사이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에게 투자를 가르쳐주고 롱아일랜드 캐피털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아서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곳을 떠난다 해도 나는 뉴욕으로도 돌아가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저 내가 그의 눈에서 멀어지면서 마음에서도 멀어지길 바랄 뿐이었다.

 

 27.

 새로운 광고 회사는 글로벌 광고대행사 JP그룹의 한국 법인으로 포장되어 설립되었다.

 나의 직함은 JP광고그룹 한국 지부의 재정 및 투자 담당 부사장이었다.

 JP그룹 본사에서는 한국 지부에 경영을 총괄할 지부장과 제작 담당 부사장 그리고 직원 서너 명을 파견하였다.

 지부장 그레이엄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의 노회한 신사였다.

 JP그룹에서 오래 일했고 글로벌 광고의 미디어 채널 이용에도 경험이 많았다.

 경력이 풍부하지만 별 볼일 없는 사람이 그렇듯이 아는 것은 많지만 크게 야심이 없는 인물이었다. 야심을 가질 만한 능력이 없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각국에 인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K가 글로벌 광고를 진행한다면 뒷배가 되어줄 수 있는 인물이었다.

 제작 담당 부사장인 킨케이드는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가 타입이었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은 40대가 넘었음에도 청년처럼 밝은 총기가 남아 있었다.

 그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독특한 향수 광고로 크게 히트를 친 적이 있는 실력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다. 아무것도 없는 서울 지사에 자원한 것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통유리와 대리석, 그리고 원목을 마음껏 사용하여 화려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마친 사무실에서 나는 JP그룹 임원들과 앞으로의 회사 경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나는 그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득을 시도했다.

 위기의 시대에 새롭게 부상하는 것은 젊은이들이며, 한국에서의 사업도 노회한 인물들의 영업력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했다.

 한국에서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여 쉽게 승부하려던 지부장 그레이엄은 난색을 표했다.

 

 "한국에서 광고주를 확보하려면 확실한 클라이언트를 갖고 있는 스타 광고인을 영입해야 해요.

 우리는 직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를 구하는 겁니다. 한국의 광고주들을 줄줄이 달고 올 파트너 말이오."

 

 나는 싸늘한 얼굴로 그레이엄의 말에 반박했다.

 

 "거물급을 영입하는 것에는 두 가지 단점이 있어요.

 한 가지는 우리 입맛에 맞는 거물급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또 다른 한 가지는 한국에서 광고 영업은 대기업과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이예요. 한국의 광고주들은 표면적으로는 스타 기획자에게 설득된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그들이 대기업 계열사이기 때문에 선택한 경우가 태반이에요."

 

 나는 이어서 말했다.

 

 "광고 시장은 급속히 글로벌화되고 있어요. 한국도 그 물결에 곧 합류할 겁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아직 실적이 없어요. 거물급을 영입한다 해도 광고주들이 과연 그 사람 하나를 보고 모험을 할까요?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확고하게 보장되는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세련되고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브 뿐이예요."

 

 제작 담당 부사장 킨케이드는 내 의견에 긍정적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지 파트너는 거물급보다는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갖춘 젊고 참신한 인재가 낫겠군요. 앞으로 우리와 손발을 맞춰 나가기에도 그게 나을 거예요."

 

 나는 지부장 그레이엄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거물급의 영입은 엄청난 돈이 들 것이지만 그들의 성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롱아일랜드 캐피털은 JP그룹 본사에 그들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었다. 계속해서 의견이 충돌하면 투자를 철회할 수도 있었다. 즉, 그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회사의 경영권은 내 손아귀에 있었다.

 

 그레이엄이 마지못해 내 의견에 동조한 후, 우리는 여러 곳의 헤드헌팅 업체를 만났다.

 나의 속셈은 확고했다.

 K를 제작담당 부사장과 동등한 위치의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앉힐 생각이었다.

 JP그룹 출신 임원들은 국내 영업이나 제작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K의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가 되면 K는 회사의 경영 전반을 장악하고 JP그룹의 임원들은 하수인으로 부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헤드헌터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회사는 젊고 유능하며 혁신적인 인재를 원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경력의 길고 짧음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젊을수록 더욱 과감한 결단력과 감각적인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지부장 그레이엄은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풍운아로 알려진 아서와 내 나이가 고작 이십대 초중반에 불과했기 때문에 대놓고 내 말에 반박하지도 못했다.

 그리하여 나는 스카우트 대상자 명단에 K의 프로필이 올라올 때까지 헤드헌터들의 피를 말리다시피 들볶으며 퇴짜를 놓는 일을 거듭했다.

 

 여러모로 알아본 결과 K는 다니는 회사에서 성과를 인정받으며 착실하게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유혹해 보았지만 그는 이직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 헤드헌팅 업체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경력이 10년도 안된 서른 세 살의 젊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CEO 후보에 올리는 것에 대하여 지부장 그레이엄뿐 아니라 제작 담당 부사장 킨케이드 마저도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장 잘 나가는 헤드헌팅 업체를 골라 거액의 수수료를 제시하며, 무조건 인터뷰를 성사시킬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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