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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위험한 투자가
작가 : 새라새
작품등록일 : 2018.11.7

기적의 투자가라고 불리운 여자의 모든 것을 건 사랑의 한판승!

알코올 중독자로 생을 마감한 루비가 신의 손을 가진 투자가로 돌아왔다.
12년 전으로 회귀한 루비는 증시의 폭락과 화려한 부활을 꿰뚫고 있다.
그녀는 금융가에서 '미래를 아는 소녀'라 불리며 베일에 싸인 어둠의 여왕이 되었다.
어느덧 사랑하는 K와 재회한 루비.
그를 낭떠러지로 떠밀었던 비참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11화. 기적의 투자가(1)
작성일 : 18-11-09 15:38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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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얼마동안 하락의 징조를 보이더니 그동안 치솟아 오른 가격의 거품이 꺼지면서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투기등급 주택대출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한 투자 회사 몇 군데가 하루아침에 파산을 선언했다.

 반면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던 롱아일랜드 캐피털은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였다.

 전 세계 금융회사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증시 폭락에 풀배팅한 우리 회사는 엄청난 투자 수익을 올렸다.

 

 나는 서울로 건너간 이후에 매입할 광고회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광고회사들은 대부분 재벌 기업의 인하우스 에이전시(In House Agency)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계열사를 줄줄이 거느린 재벌기업이 주축을 이룬 한국 경제의 특성상, 그룹 계열 광고회사에 물량을 몰아주어 광고비도 절약하고 외부 광고도 수주하는 일석이조를 취하는 구조였다.

 그렇지만 큰 불황을 겪으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제조업체보다는 광고나 홍보, 마케팅 에이전시들이다.

 앞으로 재벌기업들이 한바탕 크게 홍역을 치르고 몇 개의 광고회사들이 매물로 나올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였다. 모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올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를 사들이거나 또는 신생 광고회사를 아예 새로 차리는 것.

 두 가지 중 어떤 방법이 나을지 찬찬히 생각해보았다.

 대기업 광고 계열사를 인수하는 것이 출발은 더 순조로울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기존에 일하던 인력들의 반발이나 관성 때문에 K가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는데 칸막이 너머로 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가 그리 심각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그는 집요하게 물었다.

 

 “뭔데요? 말해 봐요. 이 오빠가 도움이 되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서가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자신감 넘치는 제스쳐를 취했다.

 호의가 넘치는 그에게 마냥 쌀쌀맞게 대할 수가 없었다. 나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광고대행사를 차리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난 한국인 혈통이에요. 서울로 가서 광고대행사를 차리는 게 내 꿈이에요.”

 

 아서는 휘익 휘파람을 불었다.

 

 “광고회사를? 이것 참 의외네요. 당신이 광고회사를 차려서 뭐하게요?”

 

 “그냥 내 꿈이에요. 뭐, 나라고 그러지 말란 법 있나요?”

 

 뽀로통한 얼굴로 쏘아붙이자 아서가 미안하다는 듯 손바닥을 쳐들어 보였다.

 

 “당연히 당신은 뭐든지 할 수 있죠. 그냥 미래를 아는데도 고민하는 게 신기해서 그랬어요.”

 

 “미래를 다 아는 게 아니에요. 적어도 내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죠.”

 

 나는 한숨을 쉬었다.

 

 “좋아요. ‘서울로 가서 광고회사를 차리고 싶다’ 이게 당신이 원하는 거죠? 그럼 나만 믿어 봐요. 반드시 그렇게 되게 해 줄테니.”

 

 아서가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제멋대로 자란 금발에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쓰고 있었지만 어느새 장난기가 싹 가시고 투자자 아카데미에서 만났던 유능한 펀드매니저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한국의 광고회사에 대해서 당신이 알고 있는 대로 말해 봐요. 그런 다음에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계획을 세워보죠.”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다니까요.”

 

 나는 우물거렸지만 아서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할 일이 없어서 심심하던 참이었어요. 투자 시나리오는 다 짜놨고 목표가에 도달하면 컴퓨터가 주문을 낼 테니 우리는 코스톨라니의 말마따나 잠을 자는 일만 남았죠.”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투자 전략 시나리오에서 아서가 나에게 두 손을 든 후, 우리는 주식매매와 파생금융상품, 실물 투자 전략을 완성했다. 대부분 컴퓨터에 의한 자동 주문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롱아일랜드 캐피털의 투자는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었다. 그러니 하루하루 뉴스에 휩쓸리며 의사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아서가 아예 내 책상 옆에 회전의자를 끌어다 놓고 등받이를 싸안고 말을 타는 것처럼 건들거리며 올라앉았다.

 한 집에 살면서 숙식을 같이하다시피 하며 지내다 보니 내가 하려는 일을 굳이 숨기는 것도 불가능해보였다.

 나는 아서에게 K에 관한 것만 빼고 내가 고민하던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예요. 아직까지는 세계적인 브랜드력을 가진 제품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다를 거예요. 한국의 광고회사가 활동할 분야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할 거예요.”

 

 아서는 눈을 빛내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롱아일랜드 캐피털이 지금처럼 돈을 긁어모으면 자본은 쉽게 마련이 되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할까가 문제네요. 한국에 있는 기존의 광고회사를 인수하면 되지 않을까요?”

 

 나는 망설였다.

 

 “난 사고가 유연한 새로운 조직을 원해요. 내가 직접 회사를 차리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경력도 전무해요.”

 

 “흠··· 그러면 글로벌 광고회사가 한국에 진출하게 하고 현지 법인을 당신이 맡는 건 어때요?”

 

 나는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그게 가능해요?”

 

 아서는 런던과 뉴욕의 금융시장에서 수년간 현역으로 활동했던 펀드매니저답게 매우 현실적인 지적을 해 주었다.

 

 “글로벌 브랜드를 광고하려면 글로벌 대행사가 필요한 법이죠. 지금도 WPP같은 광고회사는 전 세계에 자회사를 두고 있어요. 서울에 현지법인을 내는 것도 아마 검토 중일걸요. 우리가 투자를 한다면 당신은 당연히 경영에 참여할 수 있죠.”

 

 “투자는 제가 하는 거예요. 우리 회사는 자산운용사잖아요.”

 

 “루비, 생각해봐요.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개인 자격으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신뢰감이 떨어지고 수상쩍어 보이죠. 우리 회사 롱아일랜드 캐피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어디로 보나 나아요.”

 

 나의 망설임을 눈치 챘는지 아서가 큰소리를 쳤다.

 

 “나에게 맡겨봐요. 안 그래도 난 앞으로 기업의 인수합병 분야로 진출해볼까 하던 참이었어요. 투자는 내 적성에 안 맞아요. 당신처럼 예지력이 없으면 위험이 너무 크죠. 게다가 내가 장담하는데, 매컬로우 교수님은 우리가 함께 일을 벌인다면 무조건 밀어줄 거예요. 그러고 보니 피시앤칩스 자산운용사라고 이름을 짓지 않은 게 다행이네요.”

 

 그날 저녁, 대학의 강의를 마치고 귀가한 매컬로우 교수는 아서가 예상한대로 롱아일랜드 캐피털을 내세워서 서울의 광고회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찬성해주었다. 필요하면 직접 나서서 도와주겠다고도 했지만 그렇게까지 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 나는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개인적인 투자로 한정하되, 회사 이름만 빌리겠다고 못을 박았다.

 

 그 다음부터는 순조로웠다. 아서는 물 흐르듯 일사천리로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그는 서울에 새로 진출할 만한 세계적인 광고회사들의 리스트를 뽑은 후, 의사를 타진할 담당자를 만날 방법을 단번에 찾아냈다.

 우리 회사는 신생 투자회사였지만 최근에 급부상하여 이름이 알려진 터였다. 게다가 저명한 철학자이자 구리 광산의 대주주이기도 한 매컬로우 교수의 명성은 암암리에 알려져 있었다. 아서는 몇 군데 회사와 컨택을 시도하더니 어렵지 않게 약속을 잡았다.

 

 “롱아일랜드 캐피털의 부사장인 내가 손수 나서서 함께 움직여 줄게요. 그동안 런던의 최고급 양복점에서 맞춘 새 수트를 입어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거든요.”

 

 후줄근한 후드티에 무릎이 나온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있던 아서가 으스대며 말하자 나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써야 했다.

 

 “그러려면 우선 명함부터 주문해야겠는걸요. 내 직함은 뭐라고 할까요?”

 

 “미래를 아는 소녀? 예언자 루비?”

 

 “그게 무슨 직함이에요! 그냥 이름만 새길래요.”

 

 언제부터 듣고 있었던 것인지 제이슨이 옆자리에서 고개를 들이밀고 맞장구를 쳤다.

 

 “직함 없이 이름만 있는게 더 신비스러워 보일수도 있겠네요.”

 

 진도 끼어들면서 눈을 반짝여 보였다.

 

 “루비, 내가 골라준 검정 드레스를 입고 가요.”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들 모두 나를 격려해주느라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느새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니··· 새삼 가슴이 뭉클해졌다.

 

 25.

 아서와 나는 뉴욕 소재의 글로벌 광고회사 세 군데를 컨택한 후 차례대로 방문하였다.

 푸른색 슈트를 차려입은 아서와 진이 골라준 검은 드레스에 외투를 걸친 나는 회사 명의로 리스한 고급 세단을 이용했다.

 아서와 나는 되도록 그럴듯해 보이도록 옷을 잘 차려입었으나 우리는 겨우 이십대 초중반의 젊은 나이 때문에 주의를 끌었다. 롱아일랜드 캐피털은 엄청난 투자 수익을 올리고 있었으므로 어디를 가나 우리는 환대를 받았다.

 세번째 회사와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서가 입을 열었다.

 

 "루비, 저 사람들이 말을 이리저리 빙빙 돌리며 궤변을 늘어놓았지만 듣자하니 요지는 하나예요. 즉, 서울에 자회사를 차려서 진출하면 좋을 것 같기는 하나 당장은 자기들 코가 석자란 거죠."

 

 "괜히 일을 복잡하게 만든 것 같네요. 서울 소재 광고회사 중에 사들일 만한 곳을 알아봐야겠어요."

 

 나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꾸만 마음이 조급해졌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저 사람들 속셈은 다 마찬가지예요. 손 안대고 코를 푸는 것, 그러니까 우리가 물주가 되어 리스크를 다 떠안아주면 기꺼이 총대를 메겠다는 거죠. 당신은 걱정 말고 서울의 로컬 광고회사들 상황을 알아봐요. 우리가 돈만 충분히 대겠다면 서울의 광고인들을 스카웃해서 현지법인을 차리는 건 누구라도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

 

 아서의 표정은 이성적이고 냉철했다. 내가 알던 그와는 다른 사람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가 나를 돌아보며 싱긋 웃었다.

 

 "그러니 이제 걱정은 접어두고 식사나 잘 챙겨먹어요. 패션모델이 될 것도 아니라면서 꼬챙이처럼 마르기만 하면 어떡해요."

 

 "고마워요."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는 그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듯 세심하게 신경을 써줄줄은 몰랐다.

 

 "나야 당신 덕분에 떼돈을 벌었는데요. 말 나온 김에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요."

 

 그는 개구쟁이처럼 어깨를 들썩하더니 롱아일랜드 캐피털을 그대로 지나쳐 해변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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