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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위험한 투자가
작가 : 새라새
작품등록일 : 2018.11.7

기적의 투자가라고 불리운 여자의 모든 것을 건 사랑의 한판승!

알코올 중독자로 생을 마감한 루비가 신의 손을 가진 투자가로 돌아왔다.
12년 전으로 회귀한 루비는 증시의 폭락과 화려한 부활을 꿰뚫고 있다.
그녀는 금융가에서 '미래를 아는 소녀'라 불리며 베일에 싸인 어둠의 여왕이 되었다.
어느덧 사랑하는 K와 재회한 루비.
그를 낭떠러지로 떠밀었던 비참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10화. 롱아일랜드 캐피털(2)
작성일 : 18-11-09 15:36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5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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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에머랄드빛 바다가 훤히 보이는 롱아일랜드 캐피털의 전망 좋은 서재는 정확히 3등분으로 나뉘었다.

 주식매매부서와 파생상품부서, 그리고 실물투자 부서가 그것이었다.

 주식매매 부서의 책상 두 개는 나와 진이, 그리고 파생상품부서는 아서와 제이슨이 차지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실물투자 부서는 매컬로우 교수와 골든리트리버 종의 상냥한 개 몰리의 차지였다.

 

 아침에 전략회의에서 모두들 한바탕 입씨름을 한 후 하루 일과는 예상 외로 퍽 단순해졌다.

 매컬로우 교수는 나와 아서를 무대 위에 끌어다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게 했다.

 나는 주식시장이 버블이 터지면서 세계적인 대폭락이 올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에 아서는 FRB(연방은행)가 있는 한 대공황 시대처럼 금융시장이 연달아 붕괴하는 현상은 있을 수가 없다며 나의 주장을 반박했다.

 매컬로우 교수는 내 주장의 근거를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한편으로 아서에게는 나의 예측이 틀렸다면 입증할 자료를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

 

 나에게는 아서나 매컬로우 교수만큼 해박한 지식이 없었지만 내 주장은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에 근거했기 때문에 상당히 구체적인 사례를 들 수 있었다.

 나의 주장은 일관성이 있었고 논쟁이 길어질수록 더욱더 정교해졌다.

 

 "어휴, 당신 얘기를 듣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서 다 보고온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니까요."

 

 아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의 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매컬로우 교수는 이번에는 진과 제이슨을 돌아보며 앞으로 투자 시나리오를 어떻게 짤 것인지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진은 주식투자에 대해, 그리고 제이슨은 파생상품 투자에 대하여 교과서적인 매매전략을 내놓았다.

 그들은 이미 나의 전망에 동조하여 시장이 대폭락할 경우 크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진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를, 그리고 제이슨은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옵션거래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매컬로우 교수가 그들에게 목표 수익률을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진은 50%를, 제이슨은 100%를 목표로 내놓았다.

 매컬로우 교수는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아서의 의견을 물었다. 아서는 연간 수익률과 분기별, 월별 수익률을 나눠야 하지만 만일 그들의 예상이 맞다면 수익률은 300%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컬로우 교수는 나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저는 1000%의 수익률을 원해요."

 

 나는 무모하게 보일 것이 두려웠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

 

 "제 목표를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어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매컬로우 교수는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그가 우리들을 둘러보며 선언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이것으로 롱아일랜드 캐피털의 전략이 완성되었다. 매컬로우 교수는 흔들림없는 얼굴로 우리에게 할 일을 지시했다.

 진과 제이슨은 지금 말했던 매매전략을 문서화하고 바로 실행하라고.

 그리고 전략 시나리오의 챔피온 루비와 도전자 아서는 내일 아침 회의에서 타이틀매치 2차전을 벌일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지 못하는 아서와 우리들을 놔둔 채 매컬로우 교수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녀오겠다며 휑하니 나가버렸다.

 

 제이슨이 가장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더니 옵션 가격을 체크하고 매컬로우 교수가 시킨 대로 부지런히 매매 전략을 문서화하기 시작했다.

 아서는 그 옆을 서성이며 안절부절 못하는 채 구시렁거리기만 했다.

 진과 나 역시 자리로 돌아왔다.

 파생상품과 달리 우리는 투자할 종목을 선정해야했다.

 나는 일단 대형 투자은행을 비롯한 금융주들을 뽑아서 공매도 리스트에 올렸다.

 다음으로는 증시의 폭락 후에 가장 먼저 치고 올라올 유망주 고르기였다.

 나와 진은 애플의 주가동향에 주목했다.

 진은 처음에 모토로라와 블랙베리에도 분산투자를 주장했지만 나는 휴대폰 주식은 애플로 충분하니 차라리 패스트패션 쪽을 살펴보라고 진에게 조언했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일을 시작한 진은 곧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날 때부터 패션계에 몸담았던 사람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진은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놓은 ZARA의 브랜드 스토리를 홀린 듯이 쳐다보았다.

 그녀의 펜은 투자자 아카데미에서 쓰던 노트 위를 달리며 무의식적으로 시크한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일러스트를 그려대고 있었다.

 

 “멋진 디자인이에요, 진.”

 

 어깨 너머로 스케치를 훔쳐보며 내가 말을 걸자 진은 펄쩍 뛸 듯이 놀랐다.

 

 “미안해요.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작성하던 중에 잠시 딴생각을 했었나 봐요.”

 

 진은 머쓱해하며 펜을 놓았다.

 나는 진의 옆으로 가서 청색 볼펜 한 자루로 십여 장의 일러스트 펜화를 그려놓은 노트를 훌훌 넘겨보았다.

 

 “당신은 천재예요, 진.”

 

 진이 한숨을 쉬며 노트를 덮었다.

 

 “아빠는 이런 건 쓰레기라고 할 거예요.”

 

 진이 화면을 바꾸어 매년 큰 폭으로 기세좋게 상승하고 있는 ZARA의 매출성장 그래프를 띄우더니 오기가 난다는 듯 말했다.

 

 “뭐, 아빠에게 이걸 보여주고 싶긴 하네요. 전설적인 거장께서 구닥다리 패션쇼에 목을 매고 계시는 동안 매장을 늘리고 생산과정을 단순화한 패스트패션이 얼마나 눈부시게 성장을 거듭했는지 말이에요.”

 

 그녀의 말에 내가 웃는 동안 진은 나를 슬쩍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신비스러워 보여요··· 마음을 아주 먼 곳에 두고 온 사람 같아 보여요. 자신의 아름다움에는 도무지 무관심하고 초연해 보이네요. 당신에게 내가 만든 검은 드레스를 한번 입혀보고 싶어요. 재능 있는 디자이너를 만난다면··· 당신은 아마 엄청나게 매혹적인 뮤즈가 될 거예요.”

 

 나는 웃었다. 다시 디자이너의 뮤즈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진은 과연 앤디의 딸 다웠다.

 

 “진, 당신은 투자 외에 또 하고 싶은 일이 뭔가요?”

 

 “물론 제이슨과 결혼하여 아이들을 여러 명 갖고 싶은 거죠.”

 

 진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그리고······ 사실은 내 가게를 하나 갖고 싶어요. 아빠의 브랜드처럼 돈많은 귀부인들이나 입는 화려하고 비싼 드레스가 아니라··· 평범한 샐러리맨이나 대학생이 특별한 날에 입을 수 있는 드레스를 살 수 있는··· 누구나 휴가 떠나기 전에 기대에 넘쳐서 트렁크에 둘둘 말아넣을 새 옷을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그런 가게를요."

 

 진은 부잣집 딸답지 않게 성격이 소탈했지만 패션 센스는 훌륭했다.

 밋밋한 면 원피스에 간단한 스카프 한 장으로도 멋을 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난 비싼 옷을 가지고 서로 경쟁하면서 점점 더 불행해지는 돈 많은 여자들을 많이 봐왔어요. 내가 만드는 옷은 여자들이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 즐겁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지갑도 마음도 행복한 가격이어야겠죠. 돈은 못 벌지도 몰라요.”

 

 “진이 가게를 오픈하면 나도 옷을 사러 가야겠네요.”

 

 진과 나는 얼굴 가득히 환한 미소를 교환했다.

 칸막이 너머에서는 아서와 제이슨이 파생상품투자에 대해 열띤 토론 중이었다.

 제이슨은 미리 합의했던 대로 주문을 넣으려했고, 아서는 방금 전 경제 뉴스를 가리키며 상황이 또 변했으니 전략을 바꾸자고 설득하는 중이었다.

 

 “진짜 아는 것도 병이네. 교수님이랑 다 얘기 끝난 거잖아요. 왜 그렇게 수시로 마음이 바뀌어요?”

 “이런 투자를 어떻게 한방에··· 형, 난 도무지 조마조마해서 주문을 못 넣겠어요.”

 

 아서는 안절부절하며 사무실 안에서 원을 그리며 빙빙 걸어 다녔다.

 

 “정신 사나우니 좀 가만히 있어요. 이런 새가슴을 다 보았나, 원. 펀드매니저들은 다들 남의 돈으로 막 지른다고 들었는데.”

 

 “뭐야, 이거 남의 돈 아니라고요! 이익배당도 받기로 했으니 이게 다 내 돈이라고요, 피같은 내 쌩돈!”

 

 펄쩍 뛰던 아서는 마지못해 제이슨의 결정에 따랐다.

 제이슨은 우리가 세운 계획대로 흔들림 없이 우직하게 주문을 넣었다.

 투자자 아카데미의 강사였던 아서가 실은 진이나 제이슨보다 나이가 어렸다는 것이 우스웠다.

 대학생처럼 캐쥬얼하게 맨투맨 티셔츠를 입은 아서는 그동안 강사 노릇을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철이 없어보였다.

 

 덩치 큰 개 몰리와 산책을 나갔던 매컬로우 교수가 돌아왔다.

 

 “여어, 점심시간이 다 됐군. 왜 다들 얼굴을 찌푸리고 있나? 내가 좋아하는 방법은 말이지, 오후에 가벼운 명상을 하는 거야. 그러면 좋은 생각이 많이 난다네.”

 

 아서가 인상을 썼다.

 

 “교수님, 저는 이런 식으로는 생전 처음 일 해봐요. 솔직히 불안해 죽겠다고요.”

 

 “점심은 어떻게 하죠?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라면 내가 만들어줄 수도 있는데.”

 제이슨이 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는 제이슨에게 샌드위치를 얻어먹으려고 앞 다투어 손을 들었다.

 아늑한 주방에 편안히 둘러앉아 하나씩 건네받은 갓 만든 샌드위치는 맛이 최고였다.

 

 “진, 당신은 복도 많아요.”

 

 제이슨이 만든 치즈와 야채가 듬뿍 든 샌드위치를 물어뜯으며 아서가 말했다.

 제이슨의 옆구리에 찰싹 달라붙어 샌드위치를 먹는 진은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였다.

 

 “부러워만 하지 말고 용기를 내 봐요. 용감한 자가 미인을 갖는 거야.”

 

 아서와 나를 유심히 번갈아보던 진이 말했다.

 샌드위치를 우물거리던 아서의 얼굴이 갑자기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켁켁거리며 황급히 일어나더니 자기가 직접 영국식 차를 끓여주겠다며 쿡탑 쪽으로 가버렸다.

 

 “우리 선생님은 여태껏 죽어라 일만 하느라 연애 한번 안 해봤나봐.”

 “잘생겼지, 성격 좋지, 케임브리지 나온 펀드매니저라니, 능력 있고 학벌 좋지, 대체 뭐가 문제야.”

 “저런 남자는 남들이 채가기 전에 빨리 잡아야 하는데. 안 그래요, 루비 양?”

 

 나는 진과 제이슨이 시시덕거리는 것을 멀거니 보았다.

 싱크대 앞에서 그릇을 덜그덕 거리며 허둥대는 아서는 내가 보기에는 영판 어린애 같아보였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진과 제이슨은 매사에 의욕이 넘쳐보였다. 투자는 저들에게 맡겨두어도 될 것 같았다. 나는 산책을 다녀오겠노라 말하고는 혼자서 자리를 떴다.

 

 고운 금빛 백사장에 파도가 밀려들어 하얀 포말이 부서졌다.

 큼직한 괭이갈매기들이 몇 마리 해안선을 걸어 다니고 있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한 습기와 소금 냄새를 품고 있었다.

 저 바다 건너 아득히 먼 곳에 K가 있을 것이다.

 그의 숨결을 따라 내 심장은 쉬지 않고 그를 향해 고동치고 있었다.

 다시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해도 좋았다.

 그저 옆에서 그를 지켜볼수 있다면, 그의 행복한 미소를 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리라.

 바닷가를 거닐며 나는 서울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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