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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5. 운명의 장난?
작성일 : 18-11-09 14:13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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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 진짜 불편해.”

 

 샤워를 마친 선준이 욕실 문틀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게 고개를 숙이고 엉거주춤 밖으로 나왔다. 성장기를 지난 것 같은데도 계속 자라는 키에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닌 선준이었다.

 

 “이사 가면 높게 만들어줄게.”

 

 “이사?”

 

 엄마의 말에 머리에 수건을 쓰고 나온 선준이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하고 수건을 목에 두르고 엄마를 보며 물었다.

 

 “아버지가 딸기 농사를 지으시겠대.”

 

 “응? 딸기 농사요?”

 

 선준의 엄마는 남의 이야기를 하듯 대수롭지 않게 귀농을 하겠다는 말을 했다. 청천벽력같은 엄마의 말에 선준이 큰소리를 질렀다.

 

 “아이고. 깜짝이야. 응. 이미 그쪽에다 모든 준비를 다 해놓으셨어.”

 

 건조대에 널어놓았던 빨래를 걷어 차곡차곡 개키던 선준의 엄마가 고집이 센 선준 아빠의 결정에 체념한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학교는요?”

 

 선준이 헐레벌떡 바닥에 놓아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엄마에게 가까이 가서 물었다.

 

 “그 동네에 기숙학교가 있는데 그리로 갈 거야.”

 

 “엄마. 전 안 가면 안 돼요? 다들 서울에서 있으려고 하는데 왜 시골로 가려는 거예요?”

 

 “휴... 말릴 수 있으면 벌써 말렸겠지.”

 

 “아 진짜. 이게 뭐야? 안 갈래. 안 갈래.”

 

 선준이 바닥에 누워 발을 동동 구르며 칭얼거렸다. 빨래를 다 갠 엄마가 소파에서 일어나 커다란 덩치로 바둥거리는 아들을 힐끗 보았다.

 

 “그래 봤자 결국에는 가야 해. 아버지 성격 알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이거 들고 들어가.”

 

 고개를 저은 엄마가 선준에게 고이 접힌 선준의 옷을 건넸다.

 

 “너무해. 삐뚤어질 테다.”

 

 벌떡 일어난 선준이 입술을 삐죽이며 옷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안 통할걸.”

 

 자신에게는 한 마디 상의도 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귀촌 결정에 울컥한 선준은 뒤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말을 흘려들었다.

 

 선준은 다음 날부터 시위하며 단식했지만 선준의 아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한번 결심한 아빠는 순식간에 서울 생활을 정리했고, 선준은 어쩔 수 없이 연고도 없는 타지로 이사해야 했다.

 

 ***

 

 “참. 주현아. 그거 들었어? 내일 서울에서 전학 온다더라.”

 

 샤워를 마친 재찬이 방으로 들어와 세면도구를 정리하고 자신의 침대에 앉으며 자신과 대각선 책상에 앉은 주현에게 말을 건넸다. 잘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에 기운이 빠져있던 주현에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다.

 

 ‘대부분 학생이 가고 싶어 하는 서울인데 거기서 이런 시골로 오다니. 그것도 고등학교 3학년인데.’

 

 “서울에서? 왜 하필 이런 시골로 올까? 사고 친 거 아니야?”

 

 재찬의 위층 침대에 누워 있던 지운이 고개를 쑥 내밀어 아래를 보고 재찬에게 물었다.

 

 “나도 모르지. 참. 지운아. 너 내일 쪽지시험 공부했어?”

 

 “아직. 너 오면 같이 하려고 기다렸지.”

 

 “역시.”

 

 지운의 말에 재찬이 빙그레 웃으며 책을 가지고 지운의 침대로 올라갔다.

 

 “더 빨리 푸는 사람한테 뽀뽀해주기.”

 

 “좋아.”

 

 누가 보면 놀랄만한 광경이었지만 재찬과 지운이 자주 하는 공부법이었다. 두 사람이 이미 단순한 친구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깊은 사이라는 것을 주현은 알고 있었다.

 

 집 위치만 말해도 그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 정도로 작은 동네였다. 아이들이 많이 없었고, 워낙 오래전부터 함께 지내왔기에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누구보다도 컸었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이상하거나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단지 자신보다 더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조금 부러운 주현이었다.

 

 주현이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시 수학 문제를 쳐다보았다. 이어폰을 타고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가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어떤 아이가 올까?’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지만 주현도 전학생이 궁금하긴 했다.

 

 ‘적응하려면 힘들 텐데... 굳이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려나?’

 

 주현은 얼굴도 모르는 전학생을 걱정하다가 고개를 휙휙 젓고 문제 풀이에 집중했다.

 

 ***

 

 “와. 엄청 커.”

 

 주현은 학생들의 소란스러움에 책에서 고개를 들어 교탁을 보았다.

 

 담임 교사 뒤로 따라 들어오는 커다란 학생에게 눈이 갔다. 키는 190cm 정도로 보였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짙은 눈썹과 짧은 머리 모양이 풍기는 분위기가 또래와는 사뭇 다른 남성적이었다. 또 넓은 어깨와 긴 다리가 교복으로 감추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신체적 비율이 좋았다. 인기가 제법 많았을 타입이었다.

 

 “서울에서 전학 온 양선준이다. 자기소개하렴.”

 

 “네. 안녕. 난 양선준이야. 잘 부탁해.”

 

 담임 교사의 말에 선준의 굳은 입술이 열리고 굵은 목소리가 흘러나와 귓가에 닿았다. 빈자리가 있나 교실을 한번 쭉 훑은 담임이 주현과 눈이 마주쳤다.

 

 “저기 주현이 옆이 비어있네. 저쪽에 앉으렴.”

 

 “네.”

 

 선준이 담임 교사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 점점 주현 쪽으로 걸어갔다. 다가오는 선준의 걸음에 주현의 심장이 서서히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왜 이러는 거야?’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기분에 주현은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았다. 선준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지만 차마 쳐다볼 수가 없는 주현이었다. 딱히 선준도 주현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말을 걸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다행인 건가?’

 

 주현의 마음속에서 서운한 감정이 생길 때쯤 선준의 낮은 속삭임이 들렸다.

 

 “안녕. 난 양선준이야. 잘 부탁해.”

 

 선준이 주현을 보고 씩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오른쪽 볼에 보조개가 패었다. 선준의 미소에 주현의 심장이 쿵-하고 떨어졌고, 그의 한 마디에 목부터 얼굴까지 열이 피어올랐다.

 

 “...응...”

 

 주현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에 어쩔 줄 몰랐고,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추지를 않았다.

 

 “근데 너 기숙사 살아?”

 

 “응.”

 

 “그럼 우리 같은 방인 건가?”

 

 “응?”

 

 선준의 말에 주현이 놀란 눈으로 선준을 보며 되물었다.

 

 “미리 기숙사 룸메이트 알아봤거든. 근데 반도 같네. 친하게 지내라는 하늘의 뜻인가 봐. 큭큭.”

 

 뭐가 그리 재밌는지 선준이 반달 눈을 하고 키득거렸다. 순간 주현은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선준의 개구쟁이 같은 미소가 천진난만하고 예뻤다. 예쁘다는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였다.

 

 “이따 저녁에 짐 가지고 들어갈 거야. 다른 룸메이트도 좋은 애들이면 좋겠다.”

 

 “좋은 애들이야.”

 

 “그래? 그 애들이랑 친해?”

 

 “응. 초등학교 때부터 동창이야.”

 

 “오~! 그럼 좋은 애들이겠네.”

 

 턱을 괴고 주현을 바라보던 선준이 씩 웃으며 말했다. 단순히 친밀감 있는 미소였지만 주현은 다시 가슴속부터 뜨거워지는 것 같아 고개를 숙여버렸다.

 

 “수업 시작한다.”

 

 앞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교사가 들어왔고, 선준과의 대화는 끊어졌지만 손만 뻗어도 닿을 옆에서 느껴지는 선준의 모든 것이 주현을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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