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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마3+1
작가 : 찐따왕과해오름달
작품등록일 : 201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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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살인마', 그를 추종하는 자, 그에게 부모를 잃은 자. 세 여성 살인마가 서로 쫒고 쫒기는 '추격전'을 벌이며 그녀들에게 관심을 가진 탐정이 그녀들의 이야기를 파헤친다. "우린 살인마다."

 
027. 규서 - 방심
작성일 : 18-11-08 19:38     조회 : 303     추천 : 1     분량 : 4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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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서 ↔

 

 뚜르르 - 뚜르르 -

 

  - 여보세요?

 

  어라, 밖인가. 김현아 자퇴한 거로 아는데, 이 시간에 나갈 일이 있나. 아, 사미화 조사 하라고 시킨 거 때문인가. 어쨌든 멀리 간 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어, 김현아 어디냐?

 

  - 나? 집에 가는 길. 언니는 어딘데?

 

  “나도 집에 가는 길이다.”

 

  - 응?

 

  “니네 집 가는 길”

 

  그때 사미화가 보내준 신상정보에 싹 다 있었으니까. 집 주소든, 전화번호든 뭐든.

 

  - 아, 금방 갈게!

 

  “어딘데?”

 

  - 집에 먹을 게 떨어져서 사러 나왔어, 금방 가. 조금만 기다려!

 

  뚝.

 

  그래, 뭐 금방 오겠지. 여기 언덕만 올라가면 김현아 집인데. 얘는 무슨... 이런데 살아? 겨울에 길 얼면 미끄럼틀 타기 딱 좋겠네. 이 경사를 걔는 맨날 올라가는 거야? 어쩐지 다리 근육이 장난 아니더라.

 

  저번에 김현아 죽이려고 했을 때 실감했어. 저 발에 턱 맞으면 바로 기절이라고.

 

  “계세요? 할머니 -”

 

  할머니랑 같이 산다고 했었지? 아, 설마 거동이 불편하신건가? 김현아, 빨리 와라. 이제 날씨 싸늘해져서 춥다고 -

 

  “많이 기다렸어요? 헤헤, 미안해요.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그만!”

 

  “에휴, 됐다. 문이나 얼른 열어라. 춥다.”

 

  저 봐, 또 세상 멍청하게 웃잖아. 그렇게 웃지 말라니깐 자꾸 그러네. 윽, 이게 무슨 냄새야? 배설물? 아니, 아 토 나올 것 같아.

 

  “김현아 이게 무슨 냄-”

 

  “아이, 할머니! 나올 때 기저귀 갈아드렸잖아요 - 금방 또 일 보셨네!”

 

  아... 그렇구나. 근데 할머니는 말씀을 못하시나? 웅얼거리시기는 하는데 도통 뭔말인지 모르겠네.

 

  “김현아, 할머니께서 나한테 뭐라 하시는 것 같은데. 뭐라고 하시냐?”

 

  “앉으래요! 밖에 추운데 서 있게 해서 미안했다고. 할머닌 거동이 불편하시거든요. 그래서 문 못 열어주세요.”

 

  “아, 응.”

 

  치매? 치맨가. 아니, 치매는 아닌가? 눈빛은 흐리멍덩한데... 잘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 이게 아니지. 사미화 얘기하려고 온 건데. 분명 그 년이 얼없살을 숨겨주고 있는 거니깐.

 

  어떻게 잡아다 족칠까. 감히, 날. 속인 주제에 얼없살을 숨겨주기까지. 참 대단해.

 

  “김현아 정리 대충 끝났으면 와서 앉아봐. 내가 작전을 하나 짜왔거든.”

 

  “작전이요?”

 

  “응, 그 토끼몰이 작전. 그냥 아예 사미화를 죽여 버리려고.”

 

  그세 또 초코바 물고 왔네. 참나. 웃겨.

 

  “근데 할머니가 들어도 상관없나?”

 

  “네, 할머닌 아무것도 몰라요!”

 

  너무 해맑아서 무섭다야. 그래서 너만 잘 성공해주면 사미화는 독 안에 든 쥐나 마찬가지란 말씀이지 -

 

  “내가 사미화를 불러 낼 거야. 그리고 내가 기습적으로 사미화 몸에 휘발유를 뿌리면 네가 숨어 있다가 튀어나와서 사미화 몸에 불을 붙여. 자, 여기.”

 

  딸깍, 딸깍, 치익.

 

  “와아 이거 지포라이터네? 비싸보이는데요?”

 

  “몰라 비싼 건지는. 오다가 웬 놈팽이한테서 뺏을 거니까. 사미화도 자기 몸이 불타는데 가만히 있을 리는 없잖아? 사미화가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 얼없살이 날 죽이로 올거야. 그렇지? 킥킥.”

 

  “근데, 진짜 죽여요?”

 

  쯧쯧, 역시 똘똘해봐야 고등학생 수준이지.

 

  “야, 사미화가 죽인다고 죽겠냐! 주변에 달고 다니는 애들이 몇 명인데. 그러니까 니가 필요한 거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한다. 이게 포인트지”

 

  그러다 뭐, 진짜 죽으면 그거대로 오케이! 어차피 기분 나쁜 년인데. 얼없살이야 계속 추적하다보면 찾을 수 있겠지 뭐.

 

  “알겠어요! 헤헤, 우리 다 끝내면 고기 먹으러가요!”

 

  얘도 제정신이 아니야. 사람 불태우는 이야기 하는데 고기 먹자는 이야기가 나오나? 그 년이 보통 년이 아니라서 분명 혼자 오지는 않을 텐데. 그래도, 나잖아. 이규서. 누가 날 이겨?

 

 

 ---------------------------

 

 

  “여보세요? 사미화, 얼없살에 대해 물을 게 있는데 좀 만나자.”

 

  -네. 그럼 문자로 장소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자꾸 반말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흥이다.”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어. 단지 네가 오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르지. 킥킥킥. 아아 - 사람이 불에 타오르는 형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불꽃놀이 같을까? 아니, 비극의 여주인공 같을지도 몰라. 고통에 비명을 질러대니까. 흐하하!!

 

  또각. 또각. 또각.

 

  사미화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오기는 했는데 사미화도 생각보다 일찍 왔다. 발자국 소리는 하나. 다른 인기척도 없는 것 같다. 사미화 따까리들은 다른 곳에서 대기 중인가?

 

  <도착했냐?>

 

  우웅

 

  <네! 도착!>

 

  좋아. 하여간 사미화도 간 큰 년일세. 날 혼자 만날 생각을 다하고. 기특해, 특별히 칭찬해줄게. 오늘만큼은 특별히. 네년이 숨 쉬는 마지막이니까.

 

  “이규서양, 나 이렇게 한가로운 사람 아니에요. 다음부터는 전화로 하죠. 이번만 특별히 온 거에요. 그래서 얼없살에 대해 물을 게 뭐죠?”

 

  아, 더럽게 말 많네. 나도 한가로운 사람 아니야, 아줌마. 너 때문에 내가 돌지도 않는 머리를 억지로 돌리면서 짜낸 작전을 실행 중이라고. 그니까, 넌 닥치고 가만히 움직여주기만 하면 돼. 널 죽음의 길로 조용히 안내해줄게. 사미화.

 

  “얼없살이 정말 여신님짱이 맞아? 김현아가 맞냐고.”

 

  “맞다니까요. 근데 요즘 도통 연락이 없던데. 그렇다고 여신님짱이 죽은 것 같지도 않고. 죽이려던 거 아니었나요?”

 

  그랬지, 근데 아닌 것 같아서. 아무리 생각해도 김현아가 내 양부모를 죽인 것 같지는 않단 말이야. 그래서 넌 뭔가 알고 있지? 알고 있잖아. 얼없살에 대해서 뭘 숨기고 있지?

 

  “숨기는 거 다 말해. 말하라고!! 내가 순순히 네 밑으로 들어가니까, 내가 주인 말 잘 듣는 개처럼 보이냐? 속이려는 생각 집어치워. 지금 네 목 비틀어버리기 전에.”

 

  또각. 또각.

 

  그래, 조금만 더 와. 조금만 더 - !!

 

  “숨기는 거라뇨, 이규서양. 저는 -”

 

  촤악- 뚝... 뚝...

 

  “이규서양, 이게 뭐하는 짓이죠?”

 

  킥킥. 딱 물에 빠진 생쥐 꼴이네. 볼만한데?

 

  “뭐하는 짓이긴, 너 엿 먹으라고 하는 짓이다. 자, 지금이야!!!”

 

  ....뭐야? 왜 안 나와? 도착했다고 문자했었잖아?

 

  “지금이라고!”

 

  기름 냄새 풍기는 먹잇감이 바로 앞에 있는데 대체 뭐하고 있는 거야? 김현아!!!

 

  “역시, 이빨을 주인에게 들이미는 군요. 잘 키워보려고 했는데, 실패네요. 처리해야겠어요, 이규서양.”

 

  아, 잘못 걸렸다. 김현아, 이 년이 설마... 사미화랑 손잡은 거야? 날 버리고? 이 개년들이!!!!

 

  “X발, 세상에 믿을 년 하나 없다더니. 정말이었네. 김현아랑 손잡았냐?”

 

  “후훗, 순순히 죽는 게 좋을 거예요. 여기서 도망치면 추해보이잖아요?”

 

  추해보이기는 개뿔. 누가 도망친데? 웃겨. 그리고 나 순순히 안 죽어. 처음부터 죽을 생각 같은 거 없었거든. 죽일 생각은 매일 있지만 말이야. 지금처럼.

 

  훙 -

 

  호오, 내 날라 차기를 피한다고? 빠르네. 김현아랑 비슷한가? 아니, 조금 더 빠를지도. 하여간 평범한 년이 없어. 어딜 가든 다 미친년뿐이야!! 히이, 나도 그렇긴 하지만.

 

  “당신은 날 이길 수 없어요.”

 

  “웃기고 있네! 지랄 마!!”

 

  붕 - 퍽, 퍽. 퍼억!

 

  아, 미친. 쳐 맞기만 하네. 아니, 내 주먹을 피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근데 저 년 발차기 존나 아파. 옆구리 터진 거 같은데?

 

  진짜 잘못 걸린 거 같은데? 저 몸이 어딜 봐서 이런 힘이 나올 것처럼 보여? 팔뚝은 한 대 치면 부러질 것 같이 생겨가지고는. 아 - 갈비뼈 나갔나. 진짜 아픈데. 도망. 그래, 도망쳐야 돼. 옷깃이라도 잡히는 날에는 뼈 마디마디가 박살이 날거야.

 

  저 살기어린 눈빛 봐. 저건 짐승이야. 사람이 아니라. 사미화, 네가 보통 년은 아니란 거 알고는 있었지만 싸움까지 미친년 수준이네. 불공평하네, 더러운 세상.

 

  “도망치는 건가요? 추해보인다고 했을 텐데요.”

 

  “어쩌라고, 미친년아. 추한 게 대수냐? 일단 살고 봐야지. 안 그래?”

 

  헉, 허억. 젠장, 저 년 달리기도 더럽게 빠르네. 스쿠터가 보인다. 키, 키, 아씨, 키 어디다 넣어놨더라.

 

  아, 겨우 찾았네. 씨.

 

  부릉, 부릉, 붕 - 부웅 - !!

 

  못 쫒아올거야. 분명 차타고 시동 거는 데까지 시간 걸릴 테니까. 아, 숨 쉴 때마다 아파. 진짜 갈비뼈 나갔나봐. 사미화, 이 개년이. 100배로 갚아줄 거니까, 기다려라. 잠깐 정비하고 돌아올 거니까.

 

  빵 - 빠앙- !

 

  아, 눈앞이 새하얗다. 눈이라도 내리는 걸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주 강한 빛이었다. 그 빛이 아른거린 뒤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코앞까지 다가온 트럭의 번호판이었다.

 

  쾅 - 끼익!!!

 

 

 

  ☆구미화☆

 

  치익

 

  -유조차와 충돌한 고급 스쿠터의 운전자는 이 모 양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평소 이규서 양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고급 스쿠터의 입수 과정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대형 유조차 사고로 인해 도로가 5시간 넘게 통제 되면서....

 

  -이 씨는 고급 스쿠터를 훔친 뒤....

 

  삐익

 

  -두목, 경찰에서 최종적으로 이규서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음, 알겠어. 그리고 종희는 아직 연락 없고?”

 

  -네, 전화도 계속 안 받습니다. 위치 추적을 해봤는데 위치가 좀 이상합니다. 산속에 있는데 계속 이동해요. 한 밤중에도요.

 

  “그건 또 뭔 개소리야. 아...일단 위치 추적 중단. 이규서 건부터 정리하자.”

 

  제기랄, 종희를 잃은 것 같습니다. 튀었든, 누가 잡아먹었든 말이죠.

 
작가의 말
 

 규서: 여긴 어딜까. 지옥?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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