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현대물
아이템 강림 : 악령의 단검
작가 : 시니수
작품등록일 : 2018.11.7

어느날 하늘에서 빛의 비가 내린다.
그 후 알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아이템들이 세상에 나타난다.
아이템들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는데...

 
프롤로그
작성일 : 18-11-07 23:48     조회 : 359     추천 : 0     분량 : 715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방안을 울린다.

 

 “음...”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며 천민우는 전화기를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아침 6시.

 

 “젠장...”

 

 한쪽 구석에 폰을 던져버리고 다시 눈을 감는 천민우.

 얼마 지나지 않아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가 그를 깨운다.

 

 “여보세요...”

 -지금 일어났니?

 

 잠이 덜 깬 목소리에 상대방이 질책하듯 말했다.

 

 “조금 전에 일어났어요.”

 -설마 또 밤새 소설이나 만화 본거야?

 “아니에요...”

 

 양심에 찔린 천민우는 말꼬리를 흐렸다.

 

 -알았다. 7시에 데리러 갈 테니 준비하고 있어.

 “네. 아버지.”

 

 초췌한 모습의 천민우.

 

 ‘거짓말 한건 아니에요. 밤새 게임을 한 거지 소설이나 만화를 본건 아니니까.’

 

 그는 애써 자기변명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컴퓨터 책상위에는 종이컵에 담배꽁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바닥은 수많은 쓰레기가 뒤덮고 있었다.

 천민우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으... 귀찮아. 갔다 와서 치워야지.’

 

 그는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를 발로 살짝 밀어내고 욕실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노숙자가 같은 자신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오랜만에 외출인데 면도는 해야겠지...’

 

 얼굴을 가득 덮고 있던 덥수룩한 수염을 깎으니 그나마 사람 같아 보였다.

 지저분한 머리를 물과 드라이로 간단히 마무리한 천민우는 옷을 대충 갈아입고 컴퓨터 책상에 앉았다.

 모니터에는 게임 캐릭터가 열심히 자동사냥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디보자. 득템 좀 했나?”

 

 그는 잔뜩 기대에 찬 모습으로 캐릭터의 인벤창을 열었다.

 

 “역시...”

 

 밤새 캐릭터가 열심히 자동사냥을 했지만 획득한 것은 없었다.

 실망한 천민우는 인벤창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다녀 올 동안 득템 좀 부탁해.”

 

 게임 캐릭터에 가볍게 인사를 한 그는 거실로 나왔다.

 거실은 다른 가구 없이 오직 투명한 진열장만이 가득했고 그곳에는 각양각색의 아이템 피규어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피규어와 진열장은 먼지 한 톨 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돼지우리 같은 침실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천민우는 진열되어 있는 피규어를 한번 훑어보고 힘없는 목소리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당분간 너희들을 못 보겠구나... 금방 다녀올 테니까 나 없는 동안 잘 있어. 너희들이 많이 그리울 거야!”

 

 그는 진열장을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때마침 전화기가 울렸다.

 

 “여보세요.”

 - 밑이다. 내려오너라.

 “네.”

 

 천민우는 외투를 걸쳐 입고 준비했던 여행용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에는 고급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오랜만이네. 어서 타.”

 

 운전석에 앉아있던 남자가 그를 보며 뒷좌석에 타라는 고갯짓을 했다.

 트렁크에 여행용 가방을 실은 천민우는 뒷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옷을 말끔히 차려입은 미중년이 앉아 있었다.

 

 “어서 타거라.”

 “네. 아버지.”

 

 천민우가 아버지 옆에 조심히 앉았다.

 운전석의 남자가 뒤로 몸을 돌린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어. 형도 잘 지냈어?”

 “그럼. 요즘 행복해 죽겠다.”

 

 천민우가 보조석에 있는 여자에게 눈길을 돌렸다.

 

 “누나가 잘 해주나봐!”

 

 여자는 운전석에 있는 남자에게 눈길을 주며 가벼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남자 또한 여자에게 눈길을 주며 빙그레 웃어 보인다.

 그러고는 천민우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소곤소곤 속삭였다.

 

 “진...짜... 죽겠어. 넌 결혼 하지마!”

 “큭.”

 

 천민우는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입을 틀어막고 킥킥댔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여성이 눈을 흘긴다.

 

 “당신 뭐라고 했어?”

 

 당황하며 손사래 치는 남성.

 

 “내가 뭐... 아무 말도 안했어.”

 “뭐라고 한 거 같은데?”

 “안 했다닌까...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래. 민우야 말 좀 해줘.”

 

 아웅다웅하는 둘의 모습에 천민우는 다시 웃음이 터졌다.

 

 “큭큭큭. 누나. 별말 안 했어. 그냥 죽겠다는 말밖에... 크크크.”

 

 여자는 팔짱을 끼고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남자는 여자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차에 시동을 켰다.

 

 “자... 출발합니다.”

 

 경쾌한 엔진소리와 함께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형이랑 누나는 결혼해도 여전하네.”

 

 여자가 남자에게서 눈길을 거두고 천민우를 향해 돌아앉았다.

 

 “너도 여전한 거 같은데? 씻고 나온 거니?”

 

 천민우는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했다.

 

 “어... 어. 당연하지!”

 “너 방금 당황했어. 역시 안 씻었구나. 박사님 그런 거 같죠?”

 

 여자가 천박사를 보며 동의를 구하듯 말했다.

 

 “음... 그런 것 같구나. 민우야. 멀리가야 하는데... 씻기는 했어야지.”

 “죄송해요. 간단히 씻기는 했어요.”

 

 당황하며 고개를 푹 숙이는 천민우.

 

 “너는 박사님 아들이 맞기는 하니? 박사님은 저렇게 멋지신데. 하물며 네 동생도 엄청 멋지게 하고 다니더라.”

 “그만해. 그래도 박사님 닮아서 인물 하나는 타고났잖아.”

 

 여자의 핀잔에 운전석의 남자가 그만하라는 듯 말을 끊었다.

 

 “내 말이... 저 인물에 조금만 꾸미고 다녀도 여자가 줄을 설 텐데. 맨날 이상한 장난감만 모으고 있으니. 보는 이 누나가 안타깝다.”

 

 여자는 한숨을 푹 쉬었다.

 

 “내가 뭘 모으든 관심 끄시고요. 그나저나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

 

 천민우가 쓴 웃음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천박사는 인쇄된 사진 한 장을 천민우에게 건넸다.

 사진에는 작은 섬이 찍혀있었다.

 

 “섬이네요.”

 “그래.”

 “이런 곳에서 유적이 발견됐다고요?

 

 온통 바위로 덮여 있는 작은 무인도.

 유적이 발견될만한 곳은 아니었다.

 

 “현재 한참 발굴 작업 중인데 아무래도 섬전체가 유적인거 같더구나.”

 “어떻게 발견 된 거예요?”

 “저번에 올라온 태풍 영향인지 절벽으로 된 곳 일부가 무너졌어. 그곳에 통로가 생긴 걸 낚시꾼이 발견해서 신고했다고 하더구나.”

 “섬전체가 유적이라면 생각보다 규모가 크겠네요.”

 

 천민우는 보고 있던 사진을 아버지에게 넘겼다.

 

 ‘돌섬 안에서 발견된 유적이라... 왠지 흥분되는걸. 그런 곳에서 발견되는 유물들은 어떤 것일까?’

 

 아이템 덕후 천민우. 그는 보게 될 유물을 생각하며 행복한 상상한 나래를 펼쳤다.

 

 ***

 

 천민우가 탄 차량은 한참 후 한 선착장에 도착했다.

 상쾌한 바다 바람이 일행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 바다냄새 좋다.”

 

 여자가 남자에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치. 여보~”

 “그래. 오랜만에 바다 보니까 좋다.”

 

 둘은 마주 보며 빙그레 웃었다.

 천민우는 그런 둘에게 살짝 다가와 말을 건넸다.

 

 “보기 좋네. 맨날 티격태격하는 것만 봤는데 이렇게 보니까 진짜 부부 같아.”

 “우리가 언제? 우린 언제나 이렇게 사이 좋아.”

 

 남자가 천민우를 쳐다보며 한쪽 눈을 살짝 감았다가 떴다.

 천민우는 가벼운 웃음으로 화답했다.

 여자가 고개를 삐죽 내밀어 천민우를 본다.

 “민우야. 천박사님은?”

 “배 때문에 통화하고 계셔.”

 “너 아까 보니까 계속 스마트폰 가지고 씨름하던데. 뭔 일 있어?”

 “아. 그거! 오늘 꼭 사고 싶었던 한정판 피규어가 나오는 날이라서 그거 때문에 계속 기다리느라. 헤헤.”

 “아... 그래...”

 

 천진난만하게 웃는 천민우에게 여자는 질렸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밀었던 고개를 집어넣는다.

 여자와 달리 남자는 궁금하다는 듯이 천민우를 바라보았다.

 

 “너도 참. 나이가 먹어도 여전하구나. 오늘은 뭘 샀는데?”

 “꼭두각시 장갑이라고 있어. 이번에 나온 거는 실물크기 장갑이라 꼭 가지고 싶었거든.”

 “혹시 인형사의 비밀에 나온?”

 “형도 아네. 맞아.”

 “나도 재밌게 봤어.”

 

 둘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여자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팔짱낀 남자의 팔을 더욱 꽉 잡았다.

 한참 얘기를 하는 그들에게 한 남자가 소리쳤다.

 

 “배 도착했습니다.”

 

 그 남자는 어서 오라는 손짓을 했다.

 일행은 그를 따라 작은 고깃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천박사는 일행보다 먼저 배에 올라 있었다.

 

 “어서들 타거라.”

 

 배에 올라탄 일행은 심한 비린내에 코를 막았다.

 

 “출발합니다.”

 

 비릿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행은 작은 무인도를 향해 달려간다.

 

 ***

 

 1시간 남짓 달린 배는 작은 섬에 도착했다.

 온통 바위로 뒤덮인 섬.

 사진에 봤던 그 무인도다.

 `

 배는 섬 주위를 빙 돌아 작은 절벽이 있는 곳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절벽 한 곳에 작은 배가 겨우 지나다닐만한 바다 동굴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곳으로 배는 서서히 들어갔다..

 동굴 입구를 얼마 정도 지나쳤을까?

 작은 입구와는 다르게 사방이 확 트인 넓은 공간이 다가왔다.

 

 일행을 태운 배는 몇몇의 배가 정박해 있는 곳에 멈춰 섰다.

 선장은 그곳에 일행을 내려주었고 한 사람이 천박사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천박사님 되시죠?”

 

 천박사는 가볍게 악수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네. 안녕하세요.”

 

 그 사람은 공손히 방향을 가리켰다.

 

 “이쪽입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안내자를 따라 안쪽으로 이동하자 사람 한명이 겨우 지나다닐만한 통로가 나왔다.

 그 통로는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져 있었고 그 끝에는 원형 돔이 그들을 맞이했다.

 

 “천박사님은 저를 따라오시죠. 다른 분들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안내자를 따라간 천박사를 뒤로하고 일행은 안으로 걸어간다.

 중앙에는 원형으로 솟아 있는 받침위에 석상이 하나 서 있었다.

 12마리의 뱀이 서로 엉켜 똬리를 트는 모습의 석상은 커다란 구슬을 받치고 있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구슬.

 

 천민우는 자신도 모르게 구슬에 손을 뻗는다.

 쩍 벌리고 있는 뱀의 아가리를 넘어 구슬에 손이 닿으려는 찰라.

 무언가 그의 손가락을 물었다.

 

 “악!”

 

 작은 비명을 지르며 천민우는 뻗었던 손을 거둬들였다.

 천민우가 지른 소리에 놀란 일행이 그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석... 석상이 물었어.”

 

 석상을 바라보는 일행들.

 그 자리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서있는 석상.

 한동안의 정적.

 

 찰싹.

 

 여자 일행이 천민우의 등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발굴중인 유물에 손을 대면 어떻게 해?”

 “어... 그게 아니고...”

 “너. 천박사님 얼굴에 먹칠하는 짓 하지 마.”

 “알았어.”

 

 힘없이 대답한 천민우는 자신의 손가락을 쳐다보았다.

 선명하게 찍힌 두 개의 이빨자국 위로 피가 방울지어 맺혀 있었다.

 석상을 쳐다보는 천민우.

 뱀 석상이 자신을 빤히 보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에 소름이 돋아 얼른 자리를 피했다.

 

 일행은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이동했다.

 작은 석굴이 있는 곳이었다.

 그 안에는 작은 아이 크기의 석상이 서있었다.

 쥐의 얼굴을 한 석상은 갑옷과 투구를 착용하고 한손에는 검을 다른 한손에는 작은 구슬을 들고 있었다.

 

 ‘쥐 석상이라.’

 

 천민우는 돔 안을 빙 둘러보았다.

 이곳과 같은 곳이 11개가 더 보였다.

 

 ‘십이지신상이네. 왕릉으로 보이진 않고. 뭘까?’

 

 자신이 알고 있는 유적 중에 이와 비슷한 곳은 없었다.

 

 ‘이거 고생 좀 하겠는데!’

 

 한동안 자료 속에 파묻혀 살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그였다.

 

 ***

 

 해가 수평선에 걸리기 시작하자 발굴단은 철수를 하기 시작했다.

 수평선위 떠있는 해가 하늘을 아름다운 붉은 물결로 수놓았다.

 그 모습을 천박사 일행은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천민우는 일행과 달리 그런 모습을 감상하고 있을 수 없었다.

 유적에서 빠져나온 시점부터 물렸던 손가락에서 통증이 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증은 유적과 멀어질수록 점점 심해졌고 육지에 다다랐을 때는 눈에 보일정도로 몸을 떨고 있었다.

 

 “민우야! 괜찮아?”

 

 남자 일행이 몸을 떠는 천민우를 보고 다가왔다.

 

 “괜찮아. 몸살이 조금 온 거 같아.”

 

 하얗게 질린 얼굴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그 모습을 일행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육지에 내린 일행은 짐을 챙겨 선장의 집으로 향했다.

 발굴기간동안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민우야. 너는 여기서 쉬고 있어.”

 “네.”

 

 일행은 발굴단과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했고 천민우는 방에 누워 잠을 청했다.

 

 

 ***

 

 

 커다란 뱀이 이쪽을 보며 아가리를 벌린다.

 

 촤락.

 

 순식간에 그 놈이 몸을 휘감는다.

 붉은 안광을 내 뿜고 있는 놈과 눈이 마주치자 순식간에 굳어버리는 몸.

 

 스으윽.

 

 놈의 입속으로 머리부터 서서히 들어가고 있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다.

 어느새 놈에게 먹혀버렸다.

 

 온통 암흑.

 아무것도 보이지 그곳에 커다란 두 개의 안광이 보인다.

 

 “이리 오거라.”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천민우가 방문을 열고 나와 선장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을 뒤져 배키를 찾아 집을 나선다.

 동네 슈퍼마켓 앞에서 막걸리를 걸치고 있던 선장 옆으로 그가 지나간다.

 

 “자네. 아픈 것 같더니 괜찮아?”

 

 선장의 말에 대꾸 없이 지나가는 천민우.

 

 “누구야?”

 

 선장과 막걸리를 마시던 남자가 물어본다.

 

 “낚시꾼들이 찾는 거북이 섬 있잖아? 거기에 뭐가 발견됐나봐. 그래서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이야.”

 “뭐가 발견됐는데?”

 “나야 모르지. 다들 저녁 먹는다고 나갔는데 저 친구는 아프다고 누워있더니 괜찮아졌나 보네.”

 

 선장은 멀어져가는 천민우를 쳐다보며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켰다.

 

 선착장에 도착한 천민우는 고깃배에 올라 시동을 켠다.

 해는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지 오래.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바다를 작은 배가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거북이 섬에 도착한 그는 불빛 하나 없는 동굴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들어갔다.

 12마리 뱀 석상 앞에 선 천민우는 양손을 내밀었다.

 살아있는 듯이 꿈틀대던 석상이 일제히 달려들어 그의 양손에 이빨을 박아 넣었다.

 핏방울이 석상을 타고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피를 머금은 바닥에서 알 수 없는 도형으로 된 주술진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쿠궁.

 

 커다란 진동이 돔 안을 흔들었다.

 12마리 뱀 석상의 눈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와 십이지신상을 비추었다.

 

 쿵쿵쿵.

 

 십이지신상이 뱀 석상으로 다가와 작은 구슬을 뱀의 아가리에 집어넣었다.

 뱀은 작은 구슬을 삼키더니 하얀 빛을 사방으로 뿜어냈고 그 빛은 일제히 그들이 받치고 있던 커다란 구슬에 삼켜졌다.

 

 돔을 가득 채웠던 하얀 빛이 거둬졌다.

 돔 중앙에 있던 뱀 석상은 사라지고 그 곳에 커다란 용이 있었다.

 

 “용... 용이다. 헤헤헤헤.”

 

 초점 없는 눈으로 용을 쳐다보며 해맑게 웃는 천민우.

 천민우는 정신줄을 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커다란 용의 대가리가 그에게 다가왔다.

 

 “우리를 해방시켜준 인간이여. 소원을 말해 보거라.”

 “으헤헤. 소원 들어주는 용이네?”

 “인간이여. 소원이 무엇이냐.”

 

 용과 마주하는 천민우는 황홀했다.

 

 “헤헤헤. 내... 소원은... 내가 알고 있는 아이템이 세상에 존재했으면 좋겠어.”

 “네 소원은 이루어 주마.”

 

 쿠궁.

 

 다시 한 번 커다란 진동이 일어났다.

 

 “아이템이 뭐지?”

 “글쎄요. 그게 뭘까요?”

 “뭐 우리야 상관없지. 소원을 비는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거니까!”

 “환생해보면 알게 되겠지. 저게 어떤 소원이었는지.”

 “다들 성년이 되기까지 무탈하세요.”

 “자 그럼. 오랜만에 세상에 나가볼까.”

 

 작은 속삭임들이 돔 안을 가득 채우더니 곧 사라졌다.

 용이 밝은 빛을 뿜으며 솟아올랐다.

 

 “헤헤헤. 용이 승천한다.”

 

 그 모습을 천민우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빛의 기둥이 하늘로 솟구쳤다.

 하늘에 닿은 빛은 12개로 나뉘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 빛의 비가 되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작은 빛의 방울이 대지에 떨어져 부서지며 어두운 밤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 프롤로그 2018 / 11 / 7 360 0 715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