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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4. 후회로 가득한
작성일 : 18-11-07 20:15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3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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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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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걷는 밤의 시골길은 두 사람을 10년 전으로 데리고 갔고, 그 시절이 떠올라 아련한 기분이 들었다.

 

 “다 왔어.”

 

 다섯 정거장을 지났을 즈음 주현이 한 빌라건물 앞에 멈춰섰다. 선준이 쓱- 고개를 올려 건물을 보았다. 짓은 지 얼마 안 된 신축 빌라였고, 뒤쪽으로 한 개가 더 있었다.

 

 “이사했어?”

 

 “응. 3년 전에.”

 

 “그랬구나...”

 

 “저기 뒤에 있는 빌라에는 재찬이랑 지운이가 살아.”

 

 “정말?”

 

 주현이 뒤에 있는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선준은 정말 주현이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아니 주현뿐 아니라 모두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일에 치여 부모님도 주변 사람도 신경 쓰지 못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미친 듯이 일에만 전념했었다. 실적도 좋았고, 나름 성취감과 보람도 느꼈다.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었고, 그래서 연애도 뒷전이었다. 사귀었던 여자친구도 있었지만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물론 그녀에게 많은 애정을 주지 못했던 선준의 잘못이 가장 컸었다.

 

 “응. 들어가자.”

 

 선준이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보며 걷다 보니 어느덧 주현의 현관문 앞이었다.

 

 “응? 응.”

 

 주현이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고, 선준이 그를 따라 들어가자 조금은 훤한 거실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 타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 들어간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생각보다 더한 어색함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거기 앉아도 돼.”

 

 선준이 가만히 서서 주뼛거리자 주현이 눈짓으로 소파를 가리켰다. 선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럽게 소파에 앉았다. 방을 쭉 둘러보았다. 책상과 책장. 소파 겸 침대와 작은 탁자. 창을 가린 하얀 블라인드와 벽에 걸린 시계. 정말 필요한 것만 있는 주현의 방을 보자 기숙사 방이 떠올랐다.

 

 “방이 예전 기숙사 방과 비슷해. 레스토랑도 그렇고.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게 널 닮았어.”

 

 “그런가? 자. 술은 더 안 마시는 게 좋으니까.”

 

 주현이 웃으며 대답을 하고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내 선준에게 건네려 했다.

 

 “나 괜찮아. 맥주 줘.”

 

 “정말? 알았어.”

 

 선준의 말에 주현이 생수 대신 맥주를 꺼내 선준에게 건넸다. 선준이 맥주를 건네받아 고리를 잡고 당겼다. 명쾌한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렸고, 거품이 살짝 위로 흘렀다.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입을 가져갔고, 보리 쓴맛이 혀에 닿았다. 주현이도 맥주캔을 따서 맥주를 마셨고, 두 사람이 내는 맥주가 목을 넘어가는 소리만 거실을 메웠다.

 

 선준은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지운과 재찬에 대한 것을 묻기로 했다.

 

 “지운이랑 재찬이는 함께 사는 거야?”

 

 “응.”

 

 ‘동거하는구나. 그래서 아까 함께 갔던 거군.’

 

 지운과 재찬, 두 사람은 선준이 전학 오기 전부터 사귀었으니까 10년이 지나도록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양쪽 집에서도 알아?”

 

 맥주캔을 소파 테이블에 내려놓은 선준이 물었다.

 

 “지운이네 어머니께서는 알고 계시고, 재찬이네 부모님께서는 눈치채고 계시는데 재찬이에게 이야기하지 않으시나 봐.”

 

 “여러 가지로 참 대단하네. 두 사람.”

 

 진심이 우러나온 말이 선준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그렇지...”

 

 말을 흐린 주현이 조용히 맥주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넌 애인 없어?”

 

 분위기를 전환하려 건넨 선준의 질문에 당혹스러웠는지 주현의 표정이 굳었다.

 

 “응? 나?”

 

 “응. 주현이 넌 없어?”

 

 “...없어.”

 

 선준은 애인이 없다는 주현의 말에 조금은 안심했다.

 

 ‘하지만 반지는?’

 

 선준은 주현에게 그 반지는 뭐냐고 묻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반지를 보았다. 선준의 시선을 느낀 건지 주현이 반지가 끼워진 손을 슬쩍 뒤로 두었다.

 

 ‘사귀었던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군...’

 

 왠지 모를 울적함에 선준이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선준이 넌 사귀는 사람 없어?”

 

 반대로 선준에게 물어오는 주현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 눈빛에 선준의 가슴이 술렁였다.

 

 ‘음... 사실대로 말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거짓말을 해야 하나?’

 

 선준은 잠깐 고민을 하다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 주현에게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있었는데 여기로 오기 전에 헤어졌어.”

 

 “...그랬구나...”

 

 선준의 대답을 들은 주현의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주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감정을 잘 숨기지를 못했다.

 

 “주현아. 너 아직도 나 좋아해?”

 

 선준의 물음에 주현의 검은 눈동자가 요란하게 일렁였다. 주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건 술기운이 아니었다. 역시 주현은 아직도 선준을 좋아하고 있었다. 선준은 그 사실을 알게 되자 기쁜 나머지 넘치는 자신감과 우월감에 빠졌고, 술기운을 핑계로 천천히 주현에게 다가갔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주현의 피부가 예쁜 붉은빛으로 물들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저기 선준아...”

 

 선준을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하고 시선을 옆으로 돌린 주현이 달싹거리는 붉은 입술로 날 불렀다. 하지만 선준은 거기서 멈추지 못하고 조금 더 주현에게 얼굴을 기울였고, 입술이 닿을 거리가 되었다.

 

 “지금 키스하면 그때처럼 후회하게 될 거야.”

 

 젖은 목소리로 작게 읊조리는 주현의 말에 누군가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정신이 든 선준이었다. 순식간에 선준은 주현에게서 얼굴을 떼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정...말 미안. 나도 취했나 봐. 그만 돌아가야겠다.”

 

 선준이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웃고 목덜미를 문지르며 변명했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응. 그래...”

 

 주현은 젖은 눈빛을 애써 감추려는 듯 어색하게 웃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서둘러 현관으로 나간 선준이 신발을 신었다.

 

 “다음에 또 보자.”

 

 미안함에 선준은 주현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인사를 건넸다.

 

 “응. 조심해서 가.”

 

 주현의 배웅에 현관문을 닫고 발걸음을 옮겼다. 한층 더 차가워진 바람에 정신이 확 깼다.

 

 ‘내가 미쳤지.’

 

 선준이 머리를 헝클이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하지만 혼란스러웠다.

 

 주현은 확실히 아직 선준을 좋아했다. 선준도 그런 주현을 좋아했다. 그렇지만 설명하지 못할 뭔가가 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10년이 지났지만 그때와 달라진 게 없었다. 마음만으로는 안되는 게 있었다. 아마도 그게 두 사람 사이인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선준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까와는 달리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자전거 체인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동그란 달 주변이 흐릿하게 변해있었다. 내일은 비가 내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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