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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연의 계약자
작가 : 경월
작품등록일 : 2018.11.4

 
2화
작성일 : 18-11-07 16:19     조회 : 300     추천 : 1     분량 : 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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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오후의 따스한 햇살이 도시를 밝게 비추었다.

 

  과일을 팔기 위해 큰 목소리로 주목을 끄는 상인이 보인다. 생계를 위해 꽃을 파는 소녀가 보인다. 아침부터 떠들썩한 모험가들의 길드가 보인다. 젊은 신랑과 신부의 앞길을 축복하기 바쁜 농민들의 결혼식이 보인다.

 

  빈민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화사함이 도시 전체를 물들이고 있었다.

 

  지금 도시는 행복에 잠겨 있었다,

 

  저벅... 저벅...

 

  그리고 화사한 도시 속에서 온 몸에 흉터가 가득한 사내가 걷고 있다.

 

  그것을 본 미소를 짓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 둘씩 식어갔다.

 

  과연 도시를 비추고 있는 것과 같은 빛을 받고 있는지 의심이 되는 사내는 옷이라 부를 수 없는 천 쪼가리들을 걸친 채 어딘가를 향해 걸아가고 있었다.

 

  사내가 걸어간 길 뒤에 사람들의 경악이 차례대로 따랐다.

 

  아무리 빈민이라 해도 도저히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행색에 사람들은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는 동시에 저마다 동정심과 혐오감을 품었다.

 

  그리고 실재로 그러한 감정들을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자들 또한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그 뜻을 다한 자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어? 뭐지?”

 

  “엄마, 언제 내 손 놨어?”

 

  “내가 언제 이렇게 커다란 돌을 주웠지?”

 

  앞으로 튀어 나가려던 소녀는 자신이 방금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잊어버렸고, 엄마의 손을 놓고 미소와 함께 자신에게 다가 오려했던 아이는 엄마가 손을 놓았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나에게 날아오던 돌은 원래 주인에게 다시금 돌아갔다.

 

  “......역시.” 

 

  다른 이들이 자신을 향해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하지 않았던 사내는 자신을 향해 움직이려던 자들을 내버려 둔 채 가던 길을 갔다.

 

  ‘.......’

 

  그렇지만 자신을 향해 계속해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시선에 사내는 거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가려는 곳을 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무조건 지나가야했기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사내는 어쩔 수 없이 시선을 유지한 채 목적지로 향했다.

 

  턱ㅡ

 

  이윽고 사내는 도시 외곽에 있는 골목 앞에 멈추어 섰고, 그곳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간판을 확인 한 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빈민가와는 조금 떨어져있는 장소, 이곳이 오늘 사내의 목적지이다.

 

  *

 

  오래되어 보이는 돌로 지어진 낡아빠진 작은 가게가 사내의 눈에 들어왔다.

 

  도심과는 상당히 먼 곳에 이런 낡아빠진 가게가 무려 몇 십년간 유지되어 오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마 자신을 포함해서 채 10명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딸랑ㅡ

 

  여전히 묘하게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는 방울이 결코 경쾌하지 않은 소리를 내며 방문자의 존재를 가게 주인에게 알렸다.

 

  이 소리만큼은 어째서인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지금 갑니다!”

 

  그때 온갖 무구며 잡화 같은 것들을 보관해 둔 커다란 방에서 누군가의 인영이 재빠르게 튀어나왔다.

 

  그는 진한 구리 빛 피부에 건장한 성인의 배꼽정도 밖에 오지 않는 작은 체구를 가진 이였다. 그리고 이 자와 같은 이들은.

 

  “어서 오십쇼! 이곳은......”

 

  “클라크, 오랜만이다.”

 

  흔히 드워프라고 불리었다.

 

  “...너였냐?”

 

  간만에 온 손님의 얼굴을 확인한 클라크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썩어가기 시작했다.

 

  익히 알려져 있는 드워프와는 다르게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닌 유통업에 종사하는 것과 함께 무뚝뚝하기로는 돌맹이 다음이라고 알려져 있는 드워프가 저렇게까지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그는 항상 신기할 따름이었다.

 

  “반응이 너무 하군.”

 

  사내의 말을 들은 클라크가 웃음을 터트리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미친놈. 물건을 사러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팔러오는 것도 아닌 사람을 반가워하는 장사치가 있으면 한 번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 안 그러냐? 라스.”

 

  ‘라스’라 불린 사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지 않나?”

 

  질린다는 표정을 짓던 클라크가 대꾸했다.

 

  “차라리 손해를 보는 게 낳지. 지금이 무슨 화폐가 없던 원시시대도 아니고 물물교환이 뭐냐 물물교환이? 내가 돈 벌려고 이러지 설마 너랑 물건 교환하려고 장사하는 줄 아냐? 그나저나 너 꼴은 왜 그래?”

 

  “시끄럽고 이거나 확인해 봐.”

 

  잔소리 아닌 잔소리에 라스가 재빨리 말을 돌리고는 어디에선가 튀어나온 붉은 병을 앞에 있던 탁자에 놓았다.

 

  툭ㅡ

 

  “참나, 이번에는 어떤 걸...... 어?”

 

  무심한 표정을 짓던 클라크가 자신의 탖가 위로 올라온 작은 병을 보고서는 눈이 휘둥그렇게 변하고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라스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라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인상을 쓴 채 말했다.

 

  “훔친 거 아니니까 의심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어차피 이게 어디서 난 물건이든 간에 너는 신경도 안 쓰지 않나?”

 

  “그렇긴 하지만 어떻게 이런 물건을......”

 

  그래도 드워프는 드워프인지 클라크가 방금 전부터 유난히 포션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본 라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얘기가 길어지는 건 서로 귀찮으니까 빨리 끝내지. 그래서?”

 

  재미없다는 듯 자신의 말을 사정없이 끊어버린 라스를 본 클라크가 퉁명스럽게 말 했다.

 

  “10골드. 이 이상은 안 돼.”

 

  10골드, 생각했던 것 보다 높은 금액에 사내는 흠칫 놀랐다.

 

  ‘10골드면 생각보다 높군.’

 

  “그래서 팔 거야, 네가 쓸 거야?”

 

  여전히 손에서 포션을 놓지 않고 있는 클라크의 재촉을 들은 라스는 망설일 것도 없었다는 듯이 제안을 수락했다.

 

  “그 가격에 팔도록 하지.”

 

  이번에 놀란 사람은 클라크였다.

 

  “뭐? 판다고? 네가 물건을 판다고??”

 

  참고로 말하자면 클라크는 라스와 수년간 거래하였지만 이렇게 물건을 판매하겠다고 한 적은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눈앞에 있는 사내는 항상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모를 물건들을 이곳으로 가져와 음식과 교환하거나 이곳에서 파는 잡다한 물건들과 교환해 갈 뿐이지 단 한 번도 돈을 받고 물건을 판매한 없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이번에 10골드라 말한 이유도 그 정도 값어치를 하는 물건들과 교환하자는 것이었지 절대 다른 뜻은 없었다.

 

  “그래, 이제 딱히 필요한 건 없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클라크에게 라스는 무언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 내었다.

 

  “그래서 돈은 언제 줄 수 있지?”

 

  “어, 어? 당장이라도 줄 수 있지. 기다려봐.”

 

  장사치는 장사치인지 돈 얘기가 나오자마자 정신을 차린 클라크가 재빨리 어딘가로 달려가서 아담한 사이즈의 주머니를 가져왔다.

 

 “여기 10골드다.”

 

  클라크가 내미는 돈 주머니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허름한 옷 속에 대충 집어넣은 라스가 클라크에게 말했다.

 

  “그럼 나중에 보지.”

 

  “이런 거래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이 녀석아.”

 

  “알았어.”

 

  딸랑ㅡ

 

  라스가 나가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클라크가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언가를 떠올렸다.

 

  “근데 저 녀석이 그런 거금을 어디에 쓸려는 거지?”

 

 

 *

 

  딸랑ㅡ!

 

  클라크의 가게와는 달리 경쾌하게 울리는 방울이 길드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누군가가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정보길드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흠칫

 

  입구 방향에 앉아있던 중년의 여성이 여느 때와 같이 손님을 안내하려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드는 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여성은 믿을 수 없는 무언가를 본 듯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시선을 느낀 사내는 얼굴을 찡그렸다.

 

  ‘미숙해......’

 

  비록 저자는 자신이 감정을 완벽하게 숨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을 흩어본 그 시선에는 분명 불쾌함이 담겨 있었다.

 

 “......환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은 일순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분명 미숙하였지만 그 정도의 사리분별도 하지 못했다면 이자는 단 한순간도 이 길드에 속해있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시선을 받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던 라스는 그녀의 무례함을 굳이 따지지 않았다.

 

  그저 목소리의 고저 없이 자신의 목적을 말할 뿐이었다.

 

  “빈센트를 만나러 왔다.”

 

  “예?”

 

  물론 나의 목적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에는 틀림없는 고저가 생겨났지만 말이다.

 

  나는 얼빠진 대답을 한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빈센트다.”

 

  피식.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는 듯 그녀는 실소를 숨기지 못했다. 역시 그 웃음에는 무시의 감정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이 반응 또한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최소한 이곳에서 빈센트라는 이름을 부르는 것은 객기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빈센트.

 

  이 도시에 정보길드라는 생소한 개념의 길드를 설립하고, 이를 단 십년 만에 대륙 3대 길드 중 하나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사내.

 

  그는 널리고 널린 빈민 따위가 존칭도 쓰지 않고 부를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거기다가 설령 고위 귀족이 나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해도 빈센트라는 자는 만나고 싶다 해서 바로 만날 수 있을 만큼 한가한 사내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자의 반응은 매우 현실적인 반응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

 

  ‘미칠 거면 곱게 미칠 것이지... 어디서 행패야?’

 

  길드 홀에서 업무를 보던 그녀는 눈앞에 있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빈민을 웃는 얼굴로 바라보며 생각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위병을 불러 이자를 쫒아내고 싶었지만 길드의 규정상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떠올린 그녀는 속으로 혀를 차며 저자를 설득시켜 이곳에서 내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죄송합니다. 현재 길드장님께서는 이곳에......”

 

  하지만 그런 그녀의 계획은 곧바로 무너졌다.

 

  “라... 아니, 카인이다.”

 

  “예?”

 

  갑자기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한 사내를 바라본 그녀는 무심코 되물었다.

 

  “빈센트에게 ‘카인’이 만나러 왔다고 하면 된다.”

 

  “손님, 죄송하지만......”

 

  “지금당장.”

 

  어째서인지 당당한 사내의 태도에 중년의 여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앞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내를 쳐다보았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순간 다른 길드에서 보낸 방해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근처에서 자신들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없다는 것을 떠올린 그녀는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출하였다.

 

  그녀가 비록 이곳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길드라는 특성상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특권의식을 가진 까다로운 귀족들을 대접해왔다. 그런 그녀조차 이런 기가 차는 상황은 난생 처음이었다.

 

  빈민들의 평균보다 못한 행색을 한 자가 대륙 3대 길드라고 불리는 아세르카 길드에 당당히 들와서는 아세르카 길드의 마스터를 마치 자신의 친구라도 되는 듯 친근하게 부르며, 자신의 이름을 전해 달라 하고 있다.

 

  이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륙 3대 길드중 하나인 정보길드, 아세르카 길드를 감히 빈민 따위가 무시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평소에 자신이 속한 길드에 커다란 자긍심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이 상황을 더욱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곳이 어딘 줄 알고 감히 빈민 따위가 우습게 봐?’

 

  이런 상황에서까지 예의를 차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그녀는 이제까지 간신히 붙잡고 있던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을 잠시 놔버리고는 눈앞에 있는 사내를 불쾌하다는 듯이 째려보며 말을 꺼냈다.

 

  “지금 당장 이곳에서......”

 

  하지만 그녀는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음? 이게 누구야. 네가 여긴 웬일이냐?”

 

  왜냐하면 그녀의 뒤쪽에 있는 집무실에서 한 명의 사내가 반색하며 자신의 방에서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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