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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인간의 여우구슬
작가 : 남혜정
작품등록일 : 2018.11.5

12살, 다른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받던 혜연은 여우를 만나게 된다. 여우는 그런 혜연에게 자신이 앞으로 그녀가 불안하지 않을때까지 곁에 있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혜연이 유년시절, 학창시절을 거치면서 여우와 관한 모든 일이 틀어지기 시작하는데. '...여우는 누구였지?'

 
2. 나는 연시현이라고 한다.
작성일 : 18-11-06 19:45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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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갔다. 혜연은 어느새 14살이 되어 중학교를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그런 오늘은 중학교 입학식이었다.

 

 혜연의 방 문이 벌컥 열렸고, 혜연은 문 바로 앞에 서있는 수호에게 물었다.

 

 "수호야! 어때? 어울려?"

 

 교복을 다 차려입으니 나름 어엿한 중학생처럼보였다. 아직 얼굴에는 초등학생이라는 느낌은 남아있었지만 그녀는 교복을 꽤나 마음에 들어하는 듯했다.

 

 "응, 어울려."

 

 그녀에 맞추어 자신도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사실 갈아입었다, 기보다는 교복을 입은 것처럼 둔갑했다, 는 표현이 더 적절했지만 말이다.

 

 입학식부터 늦기는 싫었던 혜연은 서둘러 수호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어서 가자!"

 

 학교 정문에서부터 처음보는 선생님들이 신입생들을 강당으로 안내해주고 있었다. 사실 도시라고는 할수없는 촌인지라 새로 보는 학생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눈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이곳저곳에 있는 신입생들은 대부분 초등학교를 같이 보내온 아이들이었다.

 

 입학식이 시작되었고, 무대위에 교장선생님이 서서 연설을 시작했다.

 

 "20XX학년도 우리 하현중학교에 입학하게 된 신입생 여러분을 모두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아직 갓 초등학교를 졸업하여......"

 

 이어지는 연설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몸에 힘이 빠져 듣는둥 마는둥 했지만 몇몇은 열심히 듣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올해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하며, 연설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발표가 끝난 후, 학생들은 반 배정표를 받았고, 자신이 배정받은 반으로 흩어졌다. 혜연은 1학년 7반이었다.

 

 "수호야! 몇반이야?"

 

 수호가 자신이 받은 종이를 몇 번 만지작거리다가 혜연에게 웃으며 종이를 보여주었다. 수호 또한 7반이었다.

 

 혜연은 7반 문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곳곳에 아는 친구들이 보였다. 6학년 때에 친하게 지낸 기억이 있던 효원이, 5학년 끝무렵에 친해졌었던 서연이....

 

 친구들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사이, 수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백발에 백안을 가진 아이는 거의, 정확히 말하면 웬만해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그런 관심이 불편한 듯 아이들을 전체적으로 훑어보았다.

 

 수호는 몇 백년, 몇 천년을 살았을지 모를 구미호였기에 그의 눈에는 아이들이 마치 작은 토끼같은 생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은 독특하군.’

 

 평범하게 다른 아이들처럼 행동해야한다고 자신에게 되새기고 있을 즈음 그의 앞에 앉아있던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가 뒤를 돌았다. 무언가 평범하게 말을 걸기 위해 뒤를 돌아본 것이겠지만 그의 모습은 단연 눈에 띄었다.

 

 "안녀... 우와! 너 머리색 엄청 특이하구나!"

 

 인삿말을 끝맺지도 않은 채 아이는 그의 외형에 대한 감탄을 먼저 내뱉었다.

 

 "안녕, 역시 그렇지."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답했지만 지금 이 상황 속에서도 다른 아이들이 그를 신기하다는 듯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이 두드러지게 느껴졌다.

 

 '이대로면 곤란하겠군.'

 

 분명 선생님들이 보거나 다른 이들이 볼때마다 이런 시선을 계속해서 받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귀찮은 일이었다.

 

 수호는 손을 제 바지 주머니로 향하더니 주머니 안에서 무언가를 둥글게 둥글게 만져댔다. 무어라 입술만 조금씩 달싹이는 채로, 타인에게는 들리지 않을 크기로 작게 중얼거렸다. 그는 주머니에서 다시 손을 꺼내고 그에게 말을 걸었던 아이와 다시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그 때, 마법이라도 부린 것처럼 아이들이 그에게 보내던 시선들은 거두어졌다. 더이상 그의 외형에 관해 수군거리는 아이들도 없어졌다. 각자 자신들의 수다로 되돌아갔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혜연은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분명 수호가 무언가 도술을 부린 것이다,' 라고. 그녀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지만 눈이 마주치자 그는 싱긋 웃어보일 뿐이었다.

 

 "혜연아 우리 같은반이네?"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것은 그녀가 예전에 3학년 때에 함께 지내던 친구였다.

 

 "아, 서수연!"

 

 "오랜만이야. 아까보니까 저 흰머리 친구랑 아는 사이야?"

 

 "흰머리 친구... 아, 수호? 신수호라고, 좀 복잡하게 얽힌 사이야."

 

 자신의 이름이 여러번 언급되자 그는 혜연의 쪽을 돌아보았고, 그와 대화를 나누던 친구에게 뭐라고 말을 전하는가 싶더니 둘은 자리엣 일어나 혜연과 수연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안녕. 방금 수호라고 이야기 들었어. 난 서수연이라고 해."

 

 "안녕, 서수연. 이곳에는 이름이 고운 아이들이 많아보이네."

 

 다른 사람들이 듣기에는 어색한 말투, 한 몇십년, 백 몇년은 거슬러올라가야 친히 들을 법한 말투는 여전했다. 그의 반응으로 보아서는 그 나름대로 열심히 현대 언어와 잘 조절하는 중이었지만 아직은 어색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야! 서수연 너도 있냐."

 

 수호의 뒤에서 불쑥 나타난 남자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꽤나 그을린 피부를 가졌고, 이국적인 느낌을 지닌 아이였다.

 

 "엑, 너도 있냐..."

 

 수연은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둘이 아는 사이인고?"

 

 "엉. 얘랑, 나랑, 소꿉친구거든. 너도 처음보는 애네."

 

 남자아이는 혜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안녕. 나는 유혜연이야."

 

 "아, 분명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것같다. 뭐, 어쨌든, 나는 이윤호야."

 

 윤호는 첫인상부터 털털하고 상당히 외향적인 친구였다. 혜연은 이미 수연을 어느정도 잘 알고 있었지만 겉모습과는 다르게 수연도 윤호 못지 않게 털털한 아이였다. 딱 보아도 수연과 윤호는 아주 잘 맞는 친구들로 보였다. 혜연은 다른 새로 만난 친구들과도 잘 적응해 나가려 애썼고, 수호는 가까이에는 있었지만 먼 곳에서 그녀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중학교 1학년의 생활은 그녀에게 나쁘지 많은 않은 생활이었다.

 

 '중학교도 크게 다를 건 없나보다.'

 

 평탄한 시작, 평범한 생활, 친해진 친구들. 언제나 반복되지만 재미있는 일상이었다. 매점에 같이 가기도 하고, 이상한 장난도 쳐보고.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아이들이 발견하지 못할 장소들을 찾아내기도 하였다. 때로는 선생님들이 체육관 뒷편에서 학생들 몰래 가꾸던 텃밭을 발견한다거나. 몰래 알아내다가 하필이면 걸리면 안될 선생님께 걸려서 열심히 뛰어보기도 하였다. 시험기간에 공부하면서 안좋은 성적도 받아보고, 성적이 오르기도 하고. 교내 동아리에서 비즈 공예 실습을 한다던가, 학교 축제를 친구들이랑 마음껏 즐긴다던가.

 

 정말 다른 아이들과 다를게 없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고, 그때는 수호와 수연이와만 같은 반이 되었다. 변화는 2학년 2학기에 찾아왔다.

 

 전학생이 온 것이었는데, 그 아이의 키는 170cm 즈음 되어보였고, 그보다 더 눈에 두드러졌던 것이 아이의 외형이었다. 이국적 생김새를 가졌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라, 수호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오묘한 분위기를 내는 호박색의 눈빛, 황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였다. 수호에 비하면 현실에 있을법한 색이었지만 그 아이 또한 아름다웠다. 마치 인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듯 뚜렷한 이목구비에 서양인처럼 조금 파인 눈. 눈가에는 퀭한 느낌을 주는 자주빛 그림자가 은은하게 돌고 있었다. 동양과 서양의 어딘가의 사이, 라는 느낌의 이질감보다는 그 조화의 아름다움이 훨씬 컸다. 선생님이 한참 아이를 소개할 때, 혜연은 시선을 돌려 수호를 찾았다. 수호는 다른 때보다 침착했다. 눈이 낮게 가라앉은 느낌으로 아이를 주시하고 있었다.

 

 "자, 자기소개라도 해보는 건 어떻겠니?"

 

 담임 선생님께서 자기소개를 권유했으면 다른 아이들이라면 무언가 우물쭈물 무엇을 말할지 고민할 법도 한데, 그 아이는 조각상처럼 가만히 서서 반을 스윽 둘러보았다. 기묘한 정적이 흐르고 난 후, 아이는 입을 뗐다.

 

 "만나서 반갑다. 나는 연시현이라고 한다."

 

 허스키한 느낌의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목소리. 독특한 억양. 띄엄띄엄 들어가는 음의 세기. 다른 어딘가에서 겪은 적이 있는 느낌이었다. 순간 혜연의 뇌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혹시 수호와 비슷한 맥락의 아이라면. 그러나 잘 맞물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수호는 우연히 그녀를 산에서 발견하여 도와주겠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인간의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었지만 시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아이에게는 그럴 연유가 보이는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윽고 쉬는 시간이 되었고, 아이들의 관심은 시현에게로 쏠렸다. 반 아이들이 시현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질문 다발을 투척하는 동안 시현은 그 어느 질문에게도 대답하지 않거나, 또는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건성에 단답식으로 대답하고는 무심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들에게 썩 좋은 인상으로 남지는 않겠구나, 혼자 생각하던 혜연은 그가 수호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은 차마 수호에게 직접 다가간 그를 막아서고 관심을 보일 수는 없었기 때문에 정 궁금했던 아이들은 자신들끼리 이야기하는 척을 하면서 그가 무슨 연유로 다가갔는지에 대해 들어보려고 노력중이었다.

 

 수호의 책상 앞에 다가가 선 시현은 아무말도 않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수호는 그런 그에게 먼저 말 한마디조차 건네지 않은 채 서로 눈만 마주치고 있을 뿐이었다. 둘 사이의 미묘한 기류는 반 아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 때, 먼저 말을 꺼낸건 시현이었다. 무어라 말은 하였지만 아이들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한국어도, 그 다른 언어도 아니었다. 잘 모르는 아이들은 그들이 외국어로 대화한다고 생각하며 이상하게 볼 것이었다. 실제로 그들이 대화하는 언어의 풍새가 중국어와 유사했으므로, 시현이 중국에서 온 아이고, 수호는 중국에서 안면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지레짐작도 해보는 눈치였다. 시현은 마지막 말은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했다.

 

 "나가서 대화하지 않겠나."

 

 지켜보던 혜연은 그 상황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뱃속이 간지러울 지경이었지만 차마 따라가보지는 못했다. 수호가 그녀에게 따라오지는 말라는 듯 눈짓을 했으므로 예의를 지켜주는 것이 적당했다.

 

 '어차피 수호는 요괴니까. 뭐, 알아서 잘 하겠지.'

 

 그러다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을 때에, 수연이 그녀의 상상 속 세상에 들어왔다.

 

 "야, 전학 온 쟤랑 수호랑 아는 사이냐?"

 

 "내가 알겠니?"

 

 "에이, 너 수호에 관한 거면 다 알듯이 굴더니."

 

 "몰라. 쟤도 프라이버시라는 게 있겠지 뭐."

 

 말을 끝마치고는 혜연은 자려는 듯이 책상에 엎드렸다. 결국에는 무언가 생각을 하기 위함이었지만. 수호에게 사생활이라는 게 있었을까, 에 대한 것이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는 항상 혜연의 곁을 따라다녔다. 등굣길, 하굣길을 포함해서 집에서 공부할 때에도 같이 공부하곤 했다. 휴일도 같이 보내면서 남매처럼 지냈다. 사생활이라고는 딱히 없었다.

 

 '그러면 수호가 예전에 산에 있을 때에 알던 사인가?'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때, 수호와 시현이 다시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시현은 무언가 한 시름을 덜었다는 표정이었지만 수호는 달랐다. 무언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분명했다.

 
작가의 말
 

 무슨 일이 생겼을지 궁금합니다. 이번 회차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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