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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서와, 우리의 동아리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11.1

학교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 그것을 해결해주는 밴드 동아리가 있다.

 
6.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해결
작성일 : 18-11-06 19:17     조회 : 317     추천 : 0     분량 : 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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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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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박주윤과 함께 후문에 있다. 원래대로라면 두 선배도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무슨 일인지 도통 나타나질 않아 서이호 선배에게 문자를 보내봤더니 잠시 둘이서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기다리기 시작한지 대략 10분. 기다리기 지루한지 옆에 있던 박주윤이 내게 말을 걸었다. 선배들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까 동아리실에서 보단 좀 더 편한 말투였다.

  “그 둘은 사귀는 걸까?”

  편한 말투로 던진 그의 질문은 조금 무거운 질문이었다.

  왜 무거운 질문이냐고? 내가 그 선배들 중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호감의 경계를 넘지 않았다는 것 즈음은 나도 알 수 있다. 내가 무거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 둘이 사귀건 어쩌건 간에 그건 내가 신경을 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이 친하게 있다는 이유로 바로 연애를 떠올리는 것도 실례이고 말이다. 뭐……. 어쨌든 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옆에 있는 동급생한테 와르르 쏟아내는 건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난 간단하게 대답했다.

  “글쎄? 난 모르겠는데.”

  자신보다 그 둘을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 모른다고 하니 대충은 납득한 것 같다. “흐음.”이라는 목소리를 낼 것만 같은 표정으로 혼자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지루한 기다림이 이어졌고 전화라도 걸 생각을 하며 핸드폰을 꺼냈을 때 저 멀리서 이호 선배가 손을 흔들며 걸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많이 기다렸지?”

  “아뇨. 대충 20분 정도 기다렸는데요, 뭐.”

  “그 정도면 많지 않아?”

  “머릿속으로 게임 한 판 시뮬레이션하면 돼요.”

  우리끼리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지민 선배는 고민의 당사자 앞으로 갔다. 당사자는 잔뜩 기대에 부푼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녀는 그런 그를 무표정에 가까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알려줄게. 우선 너의 문제점은 너무 평범하단 거야.”

  “그게 왜요?”

  “학교와 학원, 집을 뺑뺑이 하는 평범한 학생의 일상. 근데 문제는 그렇기에 더더욱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는 거야. 학교에선 학교 공부, 학원에선 학원 공부를 하는데 숙제, 추가적인 시험공부 등등이 집이나 다른 곳에 있을 시간으로 넘어오잖아. 참고서와 교과서에 둘러싸여만 있으니까 당연히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지, 그것들만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깐.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잖아. 그래서 내 결론은 네가 학원을 그만두란 소리야.”

  사형선고라도 받은 표정을 짓는 박주윤을 지민 선배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있어 어찌 보면 사형선고일 수도 있다. 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다른 애들과 비슷하게 학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학원을 그만두라니, 밑바닥으로 추락하라는 뜻으로 들릴지도 모른다.

  “네 표정을 보니까 굉장히 안타깝네. 아까 전에 기대에 가득 차서 네온사인마냥 빛나던 눈이랑 함박웃음은 증발했어. 뭐, 아무튼……. 네 말은 잘 알겠어. 불안하다는 거잖아, 한마디로. 그렇지?”

  박주윤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한 눈치 채지 못 할 정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불안해. 다른 애들은 학원에 가는데 너만 안 가니까? 그만두고 나서 학원에 있을 시간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부모님이 반대하실 것 같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평범하지 않잖아요. 이 나이에 있는 보통의 애들이랑은 좀 다르고…….”

  “안 평범한 게 어때서?”

  “……네?”

  “원래 사람은 다 달라. 주위 어른들이 평범해지는 게 제일 어렵다고 그러지 않아?”

  “네, 보통 그러시죠.”

  “어려운 걸 왜 해. 이미 넌 하고 싶은 것을 못 찾아서 충분히 어렵잖아. 거기에 왜 이상하면서도 어려운 걸 더하려고 그래. 네가 뭘 선택하더라도 그건 평범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저 사는 길이 다를 뿐인 거야. 알아듣겠어? 아, 물론 범죄는 빼고.”

  박주윤은 선배의 말을 전부 듣는 내내 뒤통수를 얻어맞고 있기라도 하는 것 같은 태도였다. 물론 안 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뭐랄까……. 일종의 깨달음이었다.

  “그래도 아직 어려울 수도 있겠지. 네가 만약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뭔가 만족스러운 변화가 있거나 시도가 있었다면 부실로 찾아와.”

  “네……? 왜 찾아 가요?”

  “우리 동아리는 고민을 만족스럽게 해결해주면 강제 가입이거든.”

  “그런 소리는 안 적혀 있었는데요?”

  “돋보기로 봐야 보여.”

  내가 가방에서 돋보기를 꺼내 보여주자 박주윤은 한 순간 멍한 표정을 짓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은 오늘 내가 본 그의 웃음 중 제일 환한 웃음이었다. 무언가 목적이 달성되어서 웃는 게 아니라 정말 재밌어서 웃는 그런 웃음이었다.

  “하아, 재밌는 사람들이네요. 알았어요, 선배.”

  “그래.”

  지민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가도 돼.”라고 대답했다. 그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후문을 통해 하굣길을 내달렸다. 그가 오늘 걷는 하굣길은 여태까지의 하굣길과 조금은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참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선배가 나를 불렀다.

  “야.”

  “네?”

  “어떻게 생각해?”

  “뭘요?”

  “내가 방금 지껄인 말.”

  “음…… 글쎄요. 대중적으로 말하는 성공을 한 소수의 사례만을 가르쳐주며 순진한 학생을 낚는 사람들보단 괜찮지 않을까요?”

  이호 선배가 옆에서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내게 물었다.

  “성공이 있다는 건 실패도 있다는 거니깐……. 애초에 인생에 성공이란 게 있을까?”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해요.”

  대략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에 해는 밝게 떠있었다. 늦봄이고 이제 곧 초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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