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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탄생(2)
작성일 : 18-11-06 16:43     조회 : 315     추천 : 4     분량 : 5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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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분 소개를 안 드렸네! 다들 TV에서 많이 보셨죠? 요즘 떠오르는 화제의 주인공! 유민영 씨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

 

 남승호의 소개를 받은 유민영은 주목받는 것이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유민영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로 핫한 신인 여배우였다. 테이블 끝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어서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는데, 남승호 덕분에 정체가 밝혀져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어머? 진짜? 나는 매일 드라마 챙겨 보면서 알아보지도 못했네! 어머머! 실물이 더 예뻐요!”

 

 “뭐야! 정말 유민영씨야? 잠깐, 내 핸드폰! 사진 한 장 찍어줄 수 있나요? 민영씨?”

 

 누구인지 몰랐을 때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서, 정체를 알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유민영을 알아보고 친근하게 대했다.

 

 유명한 사람이긴 한가 보다.

 

 그러나 현도민은 이름을 들어봐도 누구인지 처음 보는 그녀였다.

 

 “유민영? 그게 누군데?”

 

 훈훈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현도민의 말.

 

 자신을 모른다는 소리에도 유민영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테이블을 응시했다. 남승호는 현도민의 반응에 당황스러워 눈치를 살피다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아하하… 그, 그 있잖아! 요즘 드라마에서 재벌 집 딸 역할로 아주 사이다를 팍팍 날려주고 있는… 인터넷에서도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몰라?”

 

 “아, 드라마? 배우? 연예인이었어? 그런 사람이 왜 이 자리에 있는 건데.”

 

 남승호의 설명에 유민영이 뭐 하는 사람인지 대충 파악한 현도민은, 자신과 관련 없는 사람이 왜 이곳에 있는지 의아해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자리는 자신의 부회장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 된 자리인데, 일반 연예인이 참석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였다.

 

 계속 쏘아대는 현도민의 눈빛에 남승호가 진땀을 흘리며 변명하듯 말했다.

 

 “내가… 모셔 왔지! 다 아는 얼굴만 있으면 분위기가 칙칙 하잖아! 그래서 요즘 제일로 핫한 여배우님을 초청했지! 그보다 유민영씨께서 널 한 번 뵙고 싶다고 말하기에…….”

 

 “유민영씨가? 나를 왜?”

 

 “현재 유민영씨가 맡은 배역이 재벌 집 딸이거든. 너도 어찌 보면 재벌 집…….”

 

 술술 말을 하던 남승호가 갑자기 현도민의 눈치를 살폈다.

 

 혹시 말실수를 한 게 아닐까.

 

 현도민은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은 채로 계속 해보라는 듯이 고개를 까닥였다.

 

 “너도 재벌… 재벌 집 아들이잖아? 내가 너랑 친분이 있다고 말하니까, 유민영씨가 실제 재벌을 한 번 만나보면 자신의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해서 나도 모르게… 잘못한건 아니지?”

 

 남승호의 변명이 끝나자마자 현도민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안절부절 못하고 냉수를 연달아 들이키는 남승호의 모습이 보였다. 본인이 생각해도 잘못한건 아는 모양이었다.

 

 현도민이 시선을 유민영에게로 돌렸다.

 

 여전히 테이블만 응시하고 있는 그녀. 현도민이 말을 걸었다.

 

 “유명 배우셨구나. 죄송해요. 제가 TV속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는지라… 아무튼 만나서 반가워요.”

 

 그러나 못 들은 건지,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건지. 유민영은 반응이 없었다. 그럼에도 현도민은 말을 이어갔다.

 

 “드라마에서 재벌 집 딸 역할이라… 뭐,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배역이겠네요. 근데 드라마랑 현실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 실제 재벌을 보아도 연기를 하는데 큰 도움은 안 될 거예요. 아시잖아요. 드라마는 그저 드라마일 뿐이란 걸. 세상에 드라마 같은 재벌이 어디 있나요. 하하.”

 

 유민영이 듣고 있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지 현도민은 끝까지 할 말을 다했다.

 

 “뭐… 연기는 그냥 감독님이 써주신 대본대로 하면 될 거 같은데, 왜 굳이 저를 보러…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저는 내일 아침 볼 일이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처음 보는 그녀가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증도 풀렸고, 현도민은 더 이상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현도민이 나가려고 하자, 모두가 일어나 현도민에게 인사를 했다.

 

 다음에 또 보자는 형식적인 대화를 주고받고,

 

 나가려는 그 때, 가만히 앉아 있던 유민영이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맞아요. 드라마랑 현실은 다르죠. 연기를 하면서 현실에서의 재벌은 어떨까, 환상을 품었는데. 확인해 보니까 특별한 건 없어 보이네요. 드라마에서는 재벌에 대해 걸어 다니는 별처럼 찬란하게 표현해 내던데, 막상 실제 재벌을 보니 그건 아닌가 봐요.”

 

 유민영의 말에 나가려던 현도민의 발걸음이 멈췄다. 모두의 시선이 유민영에게로 쏠렸다. 현도민은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테이블에 앉아 유민영에게 물었다.

 

 “무슨… 뜻이죠?”

 

 “들은 그대로에요. 겉은 우리랑 똑같은데, 왜 저 사람은 재벌일까… 별거 아닌 거 같은데, 제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네요.”

 

 “하하. 저도 같은 사람인데 당연히 똑같죠. 뭐가 다르겠어요?”

 

 “다들 있잖아요. 재벌에 대해 가지는 환상. 회장의 아들로 태어나면, 날 때부터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서 산다는 것을. 근데 현도민씨를 보니까 특별해 보이는 건 하나도 없는데 저와는 다른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괜히 화가 나려고 해요.”

 

 현도민은 기가 찼다. 술기운에 내뱉는 말이라고 보기엔 또박또박 제대로 말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현도민 보다 더욱 불안해하는 건 남승호였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닐까.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남승호의 걱정과 달리, 현도민은 점점 흥미가 생겨 유민영의 장단에 한 번 맞춰주기로 했다.

 

 “맞아요. 잘 알고 계시네요! 유민영씨 말이 맞죠. 똑같은 사람인데, 뭐가 더 특별하겠어요. 저도 같은 사람입니다.”

 

 “그쵸? 정말 웃겨요. 특별한 게 있다면 모를까… 같은 세상에서 태어났는데 누구는 회장의 아들로 태어나고, 누구는… 아, 저희 부모님이 싫다는 건 아니에요. 부모님이 낳아주신 이 얼굴 덕분에 배우라도 할 수 있게 됐으니까.”

 

 여유롭게 듣던 현도민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버렸다. 남승호도 굳은 표정의 현도민을 발견하고는 급히 상황을 마무리 시키려 했지만, 유민영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왕이면 저도 회장의 딸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럼 현도민씨처럼 젊은 나이에 대기업의 부회장도 되고, 더 나아가 대기업까지 물러 받을 수 있으니… 회장의 아들로 태어난 기분이 어떠세요? 저는 완전 날아갈 것만 같은데.”

 

 결국 유민영이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현도민과의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알고 한 소리는 아닌 것 같지만, 현도민에게 타격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현도민은 애써 차분하게 유민영의 말에 대답해주었다.

 

 “회장의 아들로 태어난 기분이요? 하하… 돌이킬 수만 있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군요.”

 

 “뭐라고요? 대한민국에서 그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디 있어요?”

 

 “민영씨는 제가 회장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쉽게 부회장 자리에 올랐을 거라 생각하고 있나요?”

 

 “왜요? 아니에요?”

 

 “오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저는 제가 가진 능력으로 여기까지 올라 온 겁니다.”

 

 유민영은 현도민의 말에 납득이 가지 않았다. 회장의 아들이라는 사람이 특별한 능력이 뭐가 필요할까. 회장의 아들로 태어난 것 자체가 그녀에게는 특별한 능력으로만 보였다.

 

 “능력이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웃겠어요! 현도민씨처럼 회장의 아들로 태어나야지만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에요. 요즘 능력만 가지고 되겠어요?”

 

 “제가 방금 능력만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 온 거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뭘 모르는 소리 하시네! 당사자니까 모르시겠지. 그게 다 혈연에 의한 거라구요. 그 나이에 능력만 가지고 부회장 자리에 앉는 게 어디 쉬운 일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관리를 받아 온 탓에 못 느끼셨겠지만, 그게 다 부모님이 뒤에서 봐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구요. 회장의 아들이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태어났다면, 현도민씨가 과연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네. 유민영씨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는데도 지금 유명한 배우가 되었잖아요. 그거와 같은 거죠.”

 

 “그거랑은 차원이… 역시 가진 사람이 더 한다고, 세상을 너무 쉽게 보고 계시네요. 요즘 시대는 부모만 잘 만나면 되는 그런 세상이에요.”

 

 부모를 계속 들먹거리니, 현도민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화를 낼까 하다가, 이미지가 있어 참기로 했다.

 

 현도민은 회장의 아들, 현대철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잘 살고 있다는 말을 싫어했다.

 

 또한, 미래그룹에서 높은 직급을 달고 있는 이유가 모두 회장의 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싫어했다.

 

 현대철의 자녀는 총 5명.

 

 현도민을 제외한 4명의 딸들은 모두 미래그룹과 전혀 관계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래그룹에 절대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현대철이 막고 있었기 때문.

 

 그런데 어떻게 현도민은 부회장이 될 수 있었을까.

 

 유일한 아들이었기 때문에 편애를 하는 건 아니었다. 5명의 자녀들 중, 유일하게 현도민의 능력이 가장 뛰어났고, 그 능력을 바탕으로 미래그룹이 한걸음 더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녀라고 해서 미래그룹의 경영권을 내어주지는 않을 거라고 단정했던 현대철이 어쩔 수 없이 현도민에게만 경영권을 나누어 주게 된 것이다.

 

 본인의 아들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울 만도 했지만.

 

 어째서인지 현도민을 바라보는 현대철의 시선은 탐탁지 않아 보였고, 현도민 역시 그런 아버지를 증오하고 있었다.

 

 “부모를 잘 만나야 편한 세상이라… 그래서 제가 힘들게 살아왔군요.”

 

 “뭐라구요?”

 

 “이런, 늦었네요. 정말 저는 갑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의미 없는 대화가 계속 이어지던 중. 현도민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제야 사람들도 얼어있던 분위기 속에서 얼른 자리를 뜨기 위해 현도민에게 인사를 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남승호는 어물쩍 거리다가 현도민을 배웅해 주기 위해 입구에서 기다렸다. 유민영은 아직 할 말이 더 남았는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하지만 현도민이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대화는 여기서 끝내야 했다.

 

 “우리 성형외과 의사님이 무슨 연으로 대배우님을 불렀대?”

 

 현도민이 룸에서 빠져 나가기 전, 남승호에게 타박하듯 말했다.

 

 “아… 내 직업 알잖아. 상담하고 몇 번 만나고… 이러다 보니까 저절로 친분이 쌓이게 되는 거지.”

 

 일부로 밖에 나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소리가 들릴법한 둘만의 대화였지만, 유민영은 신경을 쓰고 않은지 처음 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하고 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유민영이 듣고 있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지 현도민은 마지막 말을 내뱉고선 룸 밖으로 빠져나갔다.

 

 “성형외과에서 의사랑 친분을 쌓는다라… 부모님이 낳아주신 얼굴 덕분이 아니라, 의사의 손길 덕분이었네요. 그래요. 그런 노력으로라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죠. 응원할게요.”

 

 “지, 지금 뭐라고…….”

 

 현도민의 말이 끝나고 반응하기에는 이미 늦은 타이밍이었다. 유민영이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현도민은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어… 민영씨, 나중에 봐요.”

 

 어색하게 남은 남승호는 매서운 유민영의 눈빛을 피하기 위해, 현도민이 나간 길을 따라 곧바로 뛰쳐나갔다. 적막만이 남은 자리에, 유민영은 분한지 잔을 있는 힘껏 움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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