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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서와, 우리의 동아리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11.1

학교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 그것을 해결해주는 밴드 동아리가 있다.

 
5.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작성일 : 18-11-05 21:04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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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이후로 딱히 이렇다 할 고민이 들어오지도, 생기지도 않아서 우린 동아리실에 모여 각자 할 일들을 했다. 나 같은 경우엔 만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평범하게 시간을 보냈고 서이호 선배는 책을 읽고 있다. 저번에 얼핏 봤던 제목으로 유추해보면 아마 공포소설이 아닐까 싶다. 이지민 선배는 그냥 잔다. 자고 있지 않을 경우엔 기타를 조금씩 연주하던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필통 안을 정리한다던가 하는 정도? 오늘도 그런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돌연 머릿속으로 하나의 질문이 스쳐 지나갔기에 선배들에게 질문했다.

  “그러고 보니까 그 포스터에 동아리 이름이 안 적혀 있던데 맞나요?”

  “맞아.”

  “밴드부라고 하면 되지 않아요?”

  “예전엔 그랬는데 말이지. 현재의 우린 공연 같은 것도 안 하니까 말이야. 그런 것들을 꿈꾸고 오는 애들한테 못 할 짓이지.”

  “고민해결부는 어때요?”

  “일단 촌스럽고 우리의 본업이 아니잖아. 고민을 해결해주는 건 어디까지나 밴드부를 이어나갈 애들을 모을 수단이야.”

  “아, 그래서 포스터에 고민 해결이랑 악기를 같이 넣은 거군요……. 잠깐만, 네? 그럼 저는요? 저는 악기 같은 거 하나도 못 다루는데요?”

  “가르쳐주면 되지. 난 기타랑 보컬, 쟨 베이스랑 드럼 담당이야. 한 쪽이 급한 일로 공석일 때 메울 수 있게 두 개씩 배워놨어.”

  “와... 나름 애정이 있나 봐요, 이 동아리에.”

  “뭐, 어느 정도는? 여긴 오면 편하니까 말이야.”

  “음. 그럼 왜 저한테 지금 안 가르쳐 주세요?”

  “너 포함에서 대충 셋 정도 모이면 한꺼번에 가르쳐 줄 거야. 그 쪽이 더 안 귀찮아.”

  확실한 답변들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호 선배 또한 그런 거라는 듯 같이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리고 다시 각자가 할 일로 시선을 돌리려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동아리실의 문 앞에 누군가가 와있단 소리다.

  문을 열고 우선 안으로 맞이했다. 예전이었다면 먼지 때문에 절대 안으로 안 들였겠지만 나라는 존재가 이곳에 정착하고 난 이후로 관리를 다시 시작했기에 지금은 나름 괜찮아졌다. 남는 의자에 상대를 앉히고 대화를 시작했다.

  “음……. 여긴 어쩐 일로?”

  “포스터를 보고 왔는데, 요.”

  나와 같은 1학년인 내 앞에 있는 남자애는 내가 자신과 동갑인 걸 눈치를 챘는지 반말을 하려다가 근처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두 선배 때문에 마지막에 존댓말을 붙였다. 포스터를 봤다는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뭔가 고민이라도 있어?”

  “그……, 조금 흔한 건데, 정말 흔해서 웃을지도 모르는 그런 건데…….”

  옆에서 지민 선배가 한숨을 쉬면서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그게 뭔데. 가벼워도 고민은 고민이야. 버퍼링이라도 걸린 것처럼 말하지 말고 빨리.”

  “아, 네…….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그 말을 듣고 이호 선배가 조용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줬다.

  “흔하긴 한데 가벼운 건 아니네.”

  이호 선배의 말에 당사자를 포함한 이 동아리실에 있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어찌 보면 대부분의 학생이 성적이나 대학이 의식되고 눈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그들의 안에 자리 잡고 있던 고민일 것이다. 문제는 늦게 의식되는 성적이나 대학이 이 고민보다 더 앞서 고민이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뭐,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아직 확실히 이걸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게 없는데 대학을 위해 적당하게 공부하는 걸 보면 뭐라고 할 자격이 없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나를 뒤덮으려 할 때, 지민 선배가 말을 시작하며 나를 생각의 늪에서 꺼내줬다.

  “네 이름은?”

  “박주윤이라고 해요.”

  “하루 일과 좀 말해봐.”

  “제 하루 일과요?”

  “그럼 여기서 너 말고 누가 있냐.”

  박주윤은 하긴 그건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하루를 우리에게 소개했다. 세세한 게 제외된, 적당히 드러나는 것들만 늘어놓았을 거다.

  “아침 6시 반 정도에 일어나서 7시 즈음에 버스를 타요. 그러면 대략 7시 40분 정도면 반에 도착을 하고 8시부터 수업 시작이죠. 그 후부턴 모두 알다시피 학교의 시간표대로 생활해요. 그렇게 학교 일을 다 끝마치고 집에 오면 5시 정도? 6시가 학원이여서 바로 다시 짐 싸서 나가요. 학원 공부를 다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대략 12시가 다 되어있는 시간이죠. 씻은 다음에 숙제가 있으면 숙제를 하거나 그냥 자요.”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의 하루 일과라 듣는 중에 하품이 나올 뻔했다. 집-학교-학원-집의 무한 루트를 살고 있는 평범한 삶이다. 지민 선배는 평범한 삶이 아니리라 생각한 걸까? 아니, 그럴 리가 없지. 보통의 사람은 평범하지 않은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그러니 보통의 사람인 박주윤도 평범한 학생의 삶을 선택한 거다. 나도 아는 그것을 선배가 몰랐을 확률은 적다……. 그럼 대체 왜지? 다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갈 때 쯤 계속해서 아무런 말도 없이 고민하던 지민 선배가 입을 열었다.

  “대충은 알 것 같긴 해.”

  그 말에 박주윤은 기쁜 건지 함박웃음을 피우며 선배에게 대답했다.

  “정말인가요?! 와, 너무 기뻐요! 그러면 그게 뭔가요?”

  “그게 뭔지는 방과 후에 가르쳐 줄게. 장소는 후문.”

  잔뜩 기분이 올라간 목소리를 단박에 잘라내며 선배가 이제는 익숙해진 그녀의 해결 방식을 제안했다. 하늘을 뚫을 것 같았던 목소리는 금방 침울해져 땅과 반갑게 인사를 하는 듯 했고 흐느적거리며 박주윤이 반으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선배에게 물었다.

  “또 방과 후시네요.”

  “좋잖아. 하교하면서 자신의 고민도 같이 쓸려 내려가는 거라고 생각하라 그래.”

  선배는 필통을 가방 안으로 넣으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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