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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3. 달빛 산책
작성일 : 18-11-05 18:33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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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진짜?”

 

 이 가게의 주인이 주현이라는 재찬의 말에 선준이 정말 놀라서 묻자 지운도 웃었다.

 

 “응.”

 

 주현은 쑥스러운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살짝 미소 지었다. 살짝 붉어진 볼이 은은한 주황빛 조명에 더욱 발그스레해 보였다.

 

 “정말 멋지다.”

 

 “이것도 다 주현이가 만들어준 안주.”

 

 재찬의 말에 테이블에 올려진 음식을 다시 쳐다보았다.

 

 빨간 토마토 위로 하얀 모짜렐라 치즈, 그 위로 쓱 뿌린 발사믹 소스가 색감을 더한 카프리제와 크래커 위에 색색의 다진 채소와 참치를 섞은 참치 샐러드를 올린 카나페가 흰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선준은 왠지 음식들이 정갈한 주현을 닮은 것 같아 혼자 속으로 웃었다.

 

 “안주가 좋아서 술이 절로 들어가겠는데.”

 

 “선준아. 몸이 안 좋으면 술은 마시지 않아도 돼.”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오랜만에 만났는데 한잔 정도는 괜찮아.”

 

 선준은 자신을 걱정하는 지운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잔을 들었다. 접대가 아닌 즐거운 술자리를 갖는 것은 대학 졸업 이후 간만이었다. 더군다나 자신과 주현, 지운, 재찬 이렇게 넷이서 술을 마시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의사의 말을 가볍게 넘기고 잔에 술을 따르는 선준이었다.

 

 “정말 반갑다. 친구들아.”

 

 “그래. 잘 왔다. 양선준.”

 

 선준은 마주한 와인잔을 부딪치고 입으로 가져갔다. 쓴 알코올이 혀에 닿기 전에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래서 이제 부모님 딸기 농사 도와드리려고?”

 

 “응. 그래야지.”

 

 지운의 물음에 선준이 와인잔을 내려놓고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고 보니 지운이랑 재찬이는 뭐 해?”

 

 “참 빨리도 물어본다. 난 경찰이 됐고, 재찬이는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해.”

 

 지운은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공무원 시험을 볼 거라고 했었는데 한 번에 된 모양이었다. 그러고도 남을 만큼 근성 있고 우직한 지운이었다.

 

 “재찬이도 지운이 따라서 경찰 시험 봤어? 고등학교 때 같이 가겠다고 노래를 불렀잖아.”

 

 “지운이 따라서 시험 봤는데 떨어졌어. 1년 재수하고 부모님이 원하는 과로 가서 지금은 병원에서 근무 중이지.”

 

 선준의 묻자 재찬이 히히- 웃으며 말했다.

 

 “성격이 서글서글해서 환자분들이 좋아하겠다.”

 

 “당연하지. 손주 사위 삼고 싶다고 감자도 가져다주시고, 고구마도 가져다주시고. 또...”

 

 지금까지 받았던 것들을 손가락으로 세며 말하는 재찬이었다.

 

 “완전 연예인이네.”

 

 선준의 말에 재찬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주현을 봤다.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는 주현이가 많지. 주현이 보려고 여기까지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으니까.”

 

 “아니야...”

 

 재찬의 칭찬에 부끄러운 듯 주현이 말꼬리를 늘이며 앞에 있는 맥주잔을 만지작거렸다. 순간 주현의 가늘고 긴 손가락에 있는 반지가 선준의 눈에 들어왔다.

 

 ‘무슨 반지일까?’

 

 선준은 반지에 대해 물을까 하다가 괜히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아 생각을 접고 술을 마셨다. 하지만 찝찝함을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며 한잔 두잔 마셨더니 제법 술기운이 돌았다. 찬 바람을 쐬고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주황 점과 흰색 연기. 앞서 나온 지운이 가게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선준이 천천히 지운에게로 걸어갔다.

 

 “지운이 너 담배 피웠어?”

 

 “응? 응. 자주는 아니고 가끔. 넌?”

 

 곁에 다가온 선준을 보고 지운이 멋쩍게 웃으며 물었다.

 

 “지금은 끊었어.”

 

 “진짜? 나도 끊어야 하는데. 잘 안된다.”

 

 “쉽지 않지.”

 

 선준도 금연의 고통을 겪어봤기에 지운의 푸념에 웃으며 대답했다. 지운이 담배를 한 번 빨아들인 후 허공으로 하얀 연기를 뿜어냈다. 연기는 뿌옇게 흔적을 남기며 서서히 사방으로 퍼져갔다.

 

 “다들 하나도 안 변했네.”

 

 “너는 조금 변했어.”

 

 선준의 말에 지운이 담배를 개인용 재떨이에 비벼끄고 답했다.

 

 “그런가?”

 

 씁쓸한 미소가 대답하는 선준의 입가에 맺혔다.

 

 “주현이가 너 많이 보고 싶어 했어.”

 

 지운의 말에 선준의 심장이 쿵쿵 요란하게 뛰었고, 눈빛이 흔들렸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눈치가 빨랐던 지운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주현과 선준, 그 둘 사이를.

 

 “주현이가 저렇게 진심으로 웃는 거 오래간만이야. 아마도 네가 왔기 때문이겠지.”

 

 아직도 자신이 주현에게 그런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게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주현을 친구란 이름으로 적당한 거리에서 곁에 두고 싶었던 얕은 술수를 들킨 것 같아서 속이 편하지 않은 선준이었다.

 

 “둘이 여기서 뭐 해? 우리 2차 가자. 2차.”

 

 “이런.”

 

 술에 취한 재찬이 비틀거리며 나와서 2차를 외쳤고, 그 모습에 지운이 급히 재찬에게 가서 쓰러질 것 같은 재찬을 부축했다.

 

 “우리 재찬이 많이 취했네. 집으로 가자. 선준아, 주현아. 오늘은 그만 가야겠다. 다음에 또 보자.”

 

 선준은 여전히 사이가 좋은 두 사람의 모습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

 

 “우웅... 싫은데...”

 

 “집에 가서 나랑 마시자.”

 

 “그럴까? 좋아.”

 

 자신의 목에 매달리다시피 한 재찬을 부축해가는 지운이 점점 멀어졌고, 두 사람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주현과 자신 둘만 남았다는 걸 깨달은 선준이었다. 넷이 함께 있었을 때와는 다른 어색함이 몰려왔다.

 

 “재찬이가 원래 술이 약했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조금 아쉽다.”

 

 선준이 뒷머리를 매만지고 어색하게 웃으며 주현에게 말을 건넸다.

 

 “그럼 우리 집에 갈래?”

 

 망설임 없는 주현의 말에 놀라 고개를 돌려 주현을 보았다. 선준을 응시하고 있는 주현의 눈빛에도 애절함이 묻어났다. 대화 중 간간이 부딪쳤던 눈빛과는 달리 여러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럴까?”

 

 선준은 주현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거절할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았다.

 

 “잠깐만 기다려. 가게 문만 닫고 올게.”

 

 “응? 응. 그래.”

 

 선준의 대답을 들은 주현이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런 주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금 주현의 집에 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친구 사이니까 이상할 것도 없지. 하지만...’

 

 선준은 10년 전에 있었던 미수에 그친 그 일이 떠올랐다.

 

 ‘그때와 같은 일이 생기게 된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갈까?”

 

 “으헛. 어? 어. 가자.”

 

 생각에 잠겼던 선준은 옆에서 들린 주현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그 모습을 본 주현이 작게 웃었다. 주현이 먼저 앞서 걸었고, 선준은 자전거를 끌고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어느덧 나란히 걷는 발소리와 자전거 바퀴, 체인 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서울과는 다르게 밤하늘이 까맣고 높았다. 은은한 백색 달이 가로등처럼 밝게 두 사람을 비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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