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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외교관 박판서
작가 : So설이
작품등록일 : 2018.11.4

신탁에 선택 받아 파미에 대륙으러 건너간 날백수 휴학생!
집에 돌아갈 방법도 없고 신탁이 말하는대로 아르서스를 잡아줬다!
근데... 없어져야 할 게이트가 안 없어진다고?

마나가 흘러들어간 지구 사회는 난리나 났다!
어떻게든 해결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내가 드래곤까지 잡아다가 바쳐드렸으면 됐지.
이번에는 외교관까지 하라고?

 
용사와 인기스타가 다른 점(2)
작성일 : 18-11-05 11:41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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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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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나는 호텔 안에서 인터넷 기사를 확인했다. 내가 파미에 대륙에 갖다 온 날이면 내 이름만 검색해도 나오는 기사가 백 개가 넘었다.

  ‘박판서가 입었던 정장은 무엇?’

  ‘박판서가 게이트 앞에서 입은 옷, 날로 유행’

  ‘박판서가 입은 정장은 사실 명동에서 산 보세?’

  ‘박판서, 늙은 마법사의 무거운 짐 들어주지 않아.’

  ‘파미에 대륙에 장유유서라는 덕목은 없는가’

  ‘박판서, 이세계에서 돌아온 날 점심식사로 꼬리곰탕 먹어’

  등등.

  “······.”

  나는 노트북을 덮었다. 사람들은 내 행보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일개 백수에서 인기스타가 된 건 나름 성공한 인생이었으나 피곤할 때가 굉장히 많았다. 정체를 드러내고 다니면 여기저기서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올라가는 바람에 행동 하나를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이번엔 내가 포르페의 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슈였다. 아직 이곳 사람들이 마법에 대해 잘 모른다는 증거였다. 그 영감은 그만 한 가방을 다섯 개 짊어지고서도 백 미터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인데.

  “포르페, 오늘은 경찰서에 갈 거예요. 가서 사람들한테 추적 마법에 대해 가르쳐주시면 돼요. 교육 자료 챙겨 가시는 거 잊지 마시고. 스케줄은 나중에 비서라는 사람이 와서 알려줄 겁니다.”

  “자네는 나랑 같이 안 가나?”

  “나는 여기서 할 일이 따로 있으니까요.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비서한테 말씀하시거나 곤란한 일이 있으면 저한테 연락주세요. 비서한테 말하면 저한테 전화를 줄 겁니다.”

  “전화? 그게 뭔가?”

  “통신할 수 있는 기계에요. 파미에 대륙의 끝에서 끝으로 떨어져 있어도 그거 하나면 얘기를 나눌 수 있답니다.”

  “이카로스는 알면 알수록 신기하군.”

  나는 포르페에게 통역 마법을 걸어주었다. 통역 마법은 동시에 두 사람 이상에게 걸 수 없었다. 게다가 마법이라고는 해도 내가 아는 건 한국어밖에 없으니 포르페는 한국어만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방에서 룸서비스로 아침 식사를 했다. 호텔 식당까지 내려가면 밥을 먹기 힘들 정도로 기자들이며 사람들이 몰려들 테니까.

  약속한 시간에 비서가 찾아와 포르페를 데리고 갔다. 포르페는 아주 설레는 표정으로 비서를 뒤따라갔다. 혼자 하게 놔둬도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하긴, 인간들 중에서는 마법의 달인에 가장 근접한 현자인데 누굴 걱정하겠는가.

  나는 시계를 확인해보았다. 아직 정오가 지나지 않았다. 내일 미국에서 건너오는 외교관을 만날 때까진 딱히 스케줄이 없었다. 나는 폴리모프 마법으로 외형을 바꾸고 길거리로 나섰다.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내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보다는 가끔씩 이런 평화가 그리울 때가 있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폴리모프 마법은 원래 마나 소모가 굉장히 컸다. 빛의 화살을 수십 발 날리는 게 훨씬 더 쉬울 정도로. 가뜩이나 이 세계는 파미에 대륙처럼 마나 에너지가 풍부하지도 않았다. 폴리모프 마법을 세 시간 정도 유지하고 나면 하루 종일 기진맥진했다. 외형이 원래 모습과 달라지면 달라질수록 마나 소모는 훨씬 더 심했다. 그래서 오래 유지하고 싶으면 얼굴을 바꾸고 나서도 마스크나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게 좋았다.

  나는 택시를 타고 경기도 외곽에 있는 납골당으로 갔다. 그곳에 어머니 아버지는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마스크와 모자를 벗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의 아들 박판서가 나름 성공했습니다. 아직 내가 이러고 살고 있다는 게 믿기질 않아요. 저는 가끔 억울할 때가 있습니다. 아들이 되어서 이런 모습 보여주지도 못하고. 초등학생 때 공부하기 싫다고 징징대던 모습이나 기억하시겠지요. 아들 성공한 모습, 하늘에서 꼭 두 분이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빠? 판서 오빠야?”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왔다. 이제 스무 살이지만 언제 봐도 키 작은 꼬맹이, 사촌동생인 박이나였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이나의 입을 틀어막고 주위를 살폈다.

  “큰 목소리로 말하지 마. 그러다가 너도 여기저기에 사진 찍힌다.”

  “역시 맞지? 안 그래도 기자들이 어떻게 알고 집에 찾아온 적도 있어.”

  “그런 거 받아주지 마. 처음부터 거절 못하면 계속 찾아온다.”

  “안 그래도 우리 아빠는 완전히 신난 것 같은데. 텔레비전에 나온다고.”

  “······.”

  역시 나의 큰아버지. 내가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에 나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하고는 하셨지.

  “바쁘신 분이 이러고 있어도 돼? 얼마 전에 콜라 CF도 찍었더라?”

  안 그래도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광고 내용을 말하자면 북극곰과 반달곰이 있는데 콜라를 통해 그들을 이어주는 외교관이 되는······. 영상을 찍을 때 감독 말고는 다들 고개를 돌려 킥킥 웃고는 했다. 돈은 많이 받았지만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의 TOP 10에 올라 있었다.

  “그냥 부모님한테 인사만 드리러 온 거야. 다시 서울로 가봐야 돼. 넌 여기 어쩐 일이야?”

  “친구들이랑 여기까지 놀러왔다가 생각나서 들렀지. 작은 엄마가 나한테 좀 잘해줬어? 근데 나 마법 쓰는 거 한 번만 보여주면 안 돼?”

  “안 돼. 방심하다가 변신한 거 풀린단 말이야. 한 번 풀리면 다시 하기도 힘들어.”

  “에이, 그러지 말고 한 번 보여주지? 밖에서 친구들 기다리고 있는데 걔네한테 전화해?”

  “······.”

  저 깜찍한 얼굴로 태연하게 협박을 하다니. 부모님 돌아가시고 날 거두어줬던 큰아버지의 은혜만 아니었더라도 당장 머리를 쥐어박아 꽁꽁 묶어놓았을 텐데.

  “이번만 봐줘. 나 바쁜 거 알지?”

  그때 타이밍 좋게 전화가 왔다. 포르페와 같이 있는 비서에게 온 전화였다.

  “이거 보이지? 나 진짜 힘들다? 마법은 다음에 꼭 보여줄게. 그리고 친구들이랑 놀 때 이거 써.”

  나는 이나에게 용돈을 얼마 챙겨줬다. 이나는 한 번 거절하지도 않고 용돈을 받아 자기 지갑에 쏙 넣었다. 설마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접근한 건 아니겠지?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좀 해야 하지 않겠니?

  나는 생긋생긋 웃는 이나를 앞에 두고 일단 전화를 받았다.

  “나 포르페일세.”

  “네. 박판서입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신기해서 한 번 써봤네. 진짜 되는가 해서. 여기 방구석에 숨어서 몰래 말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

  날 도와주려는 사람은 하나도 없군.

  “아니니까 교육 열심히 하시죠. 경찰서에 한 번 들를게요. 저녁은 같이 먹읍시다.”

  “아니, 저녁은 비서인 이제하 씨랑 먹겠네. 나랑 아주 죽이 잘 맞는 친구야. 여기 근처에 대게라는 음식이 아주 맛있다던데.”

  “···그러세요, 그럼.”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걸 자랑하고 싶었나? 질서고 균형이고 잘난 듯이 날 가르쳐놓고는 자기가 제일 신났군. 다음에 회의할 때는 꼭 데리고 오지 말아야겠다.

  “오빠, 지금 바로 가는 거야? 내 친구들 소개시켜줄게. 인사만 해.”

  나는 이나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너는 이 오빠 말을 콧구멍으로 들은 거니? 용돈까지 줬으니까 그냥 얌전히 집에 가렴.”

  우리는 납골당 밖까지만 같이 나가기로 했다. 멀리 떨어진 벤치에서 여자애들이 모여 앉아 웃고 떠드는 게 보였다.

  “쟤네가 나 친구들이야. 다음에 꼭 마법 보여줘야 돼? 그럼 나 간다. 다음에 꼭 봐.”

  이나는 나에게 인사를 하며 친구들에게 달려갔다.

  “야, 앞에 보고 가. 그러다 넘어져. 어어? 야! 그것 봐!”

  이나가 살짝 튀어나온 벽돌에 발이 걸려 넘어지려고 했다. 바로 앞에는 잔디를 밟지 말라는 경고문을 붙인 팻말이 박혀 있었다. 자칫하다가는 얼굴을 박아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나는 재빨리 손을 뻗었다. 바람이 불어 이나의 허리를 감싸서 균형을 잡아주었다. 바람을 불게 하는 것까지야 쉽게 하지만 방향을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나가 두 발을 안전하게 딛고 나서야 마법을 풀 수 있었다. 나는 다급한 발걸음으로 이나에게 다가갔다.

  “야, 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내가 좀 정신이 없어서. 고마워, 오빠. 근데··· 어?”

  이나가 놀란 표정으로 내 얼굴을 가리켰다. 내 얼굴이 갑자기 잘생겨 보여서 그럴 것이다.

  “······.”

  그럴 리가 없지.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만 봐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눈앞에서 마법이 벌어지는 현장에 입이 떡 벌어졌고 내 얼굴을 보고 더 놀랐다. 이상한 낌새를 벌써부터 눈치 챈 사람들은 휴대폰부터 들어 카메라로 날 겨냥했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저기 봐, 박판서야!”

  “이나야, 인사는 나중에 하자. 큰아버지한테 안부 전해드려라.”

  나는 헤이스트 마법을 걸고 뛰기 시작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날 알아봐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서 인사라도 하겠지만 납골당에서만큼은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다.

  나는 어느 세계에서든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용사는 마왕을 잡기 위해 죽어라 뛴다면, 인기스타는 카메라 앵글에 잡히지 않기 위해 죽어라 뛰어야 했다.

 

 
작가의 말
 

 작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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