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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무례한 황녀님
작가 : 라젯
작품등록일 : 2018.11.4

나이실리아 데 라빌리스는 괴물 왕국의 황녀이다. 모든 사람들이 괴물인 이곳에서, 그녀는 유일한 사람인 옆 나라 에비리아의 델리크스 데 베일란트 세아브렌 황자를 만나게 된다.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왕국에서 유일한 사람을 만나게 된 나이실리아 데 라빌리스는 그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어느날부터인지 황자델리크스 데 베일란트 세아브렌이 나이실리아 데 라빌리스 황녀를 피한다. 그리고는 소식이 끊겼다. 나이실리아 황녀는 델리크스 황자가 괴물에게 납치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황자를 구하기 위해 성의 괴물들을 물리치고 그를 찾아나선다.

 
무례한 황녀님
작성일 : 18-11-04 23:42     조회 : 469     추천 : 0     분량 : 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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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실리아 황녀님, 오늘 오후에 황궁 행사가 있으십니다. 지금 준비해드릴까요?"

 잠긴 듯한 쉰 목소리에 불쾌감을 느낀 나이실리아 황녀는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지금 준비해줘."

 울퉁불퉁한 사마귀가 여기저기 돋아나 흉측한 모양의 손이 나이실리아 황녀의 연분홍빛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실 같이 얇고 엉킴없는 머리카락은 아름다운 머리결과 어울리지 않는 푸석하고 흉측한 손길이 닿을 때 마다 보석처럼 빛이 났다.

 "머리 스타일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일자로 땋아서 올려줘."

 "네."

 '진주가 달린 장미 머리 장식으로 꾸며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거울로 비치는 어깨넘어의 흉측한 괴물의 목소리는 다시 듣고 싶지 않았다. 쇠를 긁어대는 듯한 탁한 목소리가 다시 떠올라 나이실리아 황녀는 기분이 나빠졌다. 하지만 그녀로써는 이런 생활은 이미 익숙하다. 태어날때부터 줄곧 겪어왔기 때문이다.

 "머리 스타일 어떠신가요?"

 괴물이 나이실리아의 어깨를 잡으며 고개를 들이대고 물었다. 평소에 징그러워서 자세히 보지 않았던 괴물의 얼굴이 거울에 비쳤다. 거울에 비치는 괴물의 얼굴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했다. 괴물이 고개를 뒤로 빼며 머리를 만졌다.

 "마음에 안드세요?"

 실망하는 기색을 내며 괴물이 시무룩해졌다. 나이실리아 황녀는 그런 괴물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마음에 들어."

 괴물은 그 말을 듣더니 기분이 좋은지 입을 헤 벌리고 웃었다.

 "다행이네요. 황녀님께서 표정을 찡그리셔서 마음에 안드신줄 알았어요."

 나이실리아 황녀는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꽃이 핀 듯한 생기있는 얼굴은 그늘에 가려진것 마냥 어둡고 찡그려져 있었다. 황녀는 괴물에게 말했다.

 "코르셋이 조금 세게 조여져서 숨막히는 바람에 얼굴이 찡그려졌나봐."

 "아, 그러시구나. 그럼 일어나보실래요? 제가 코르셋을 좀 풀어드릴게요. 이 정도면 되었나요?"

 "어. 이제 괜찮아. 고마워."

 "이제 드레스 입으러 가실게요."

 나이실리아 황녀와 괴물은 옷방으로 이동했다.그곳에는 갖가지 보석과 비단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고급스러운 남색의 드레스가 있었다. 입어보니 부드럽고 매끈한 비단의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거울을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남색 비단은 마치 밤하늘 같았고, 여기저기 올려진 진주와 다이아몬드 장식은 밤하늘을 수놓는 별같았다. 그리고 허리의 양쪽 부분에는 잘 수공된 금장식이 휘황찬란한 빛을 내며 장식되어있었다. 무엇보다 황녀의 연분홍색 머리카락과 남색의 드레스는 예상외로 너무나 잘 어울렸다. 거울을 보던 황녀도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란 기색이 보였다. 뒤에서 드레스의 비단끈을 메던 괴물이 황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했다.

 "어머나, 황녀님. 드레스가 정말 잘 어울리세요. 어쩜 이렇게 고우실까."

 칭찬을 들은 것은 좋았지만 칭찬을 해준 상대가 괴물이라는 점에서 황녀는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제가 차와 간식을 가져올테니 테라스에 앉아계세요."

 괴물은 나이실리아 황녀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가버렸다. 아까 읽던 책을 다시 피고 황녀는 하늘색의 아름다운 보석안으로 꼬불꼬불한 글자를 따라 읽어내려갔다. 책의 12번째 페이지를 막 넘겼을 때 하얀 대리석에 금을 박아놓은 방의 문이 열리고 괴물이 들어왔다. 괴물이 가져온 간식들이 보였다. 금 테투리가 둘린 접시에 올려진 간식들은 매우 호화로웠다. 갖가지 먹음직스러운 색깔의 마카롱이 초콜릿 시럽과 달달한 크림, 향기로운 허브잎 등으로 꾸며져있다. 동그랗고 예쁘게 구워진 머핀을 카라멜 시럽과 초콜릿 시럽이 따라 흐르고 체리, 딸기 같은 당도 높은 과일이 살포시 올려진 채 매우 달콤한 향기를 내고 있었다. 그 옆에서 커피 시럽과 화이트 초콜릿 시럽에 잘 코팅된채 식용 금가루가 올려져있는 케이크가 진귀한 보석처럼 반짝거리며 빛을 내고 있어 고급스러웠다. 벌써 입안에서 달달함이 퍼져가고 있는 것같았다. 배가 고파진 나이실리아는 다채로운 다홍색으로 빛나는 호수같은 홍차 한 모금으로 입을 축이고 마카롱 하나를 집어들었다. 초콜릿의 진한 색감에 폭신한 우유 크림, 그 폭신한 우유 크림에 콕콕 박혀있는 초콜릿 가루는 새가 날아가다가 떨어트린 깃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초콜릿 마카롱을 한 입 물자 입안에 진하고 깊은 초콜릿 향이 퍼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퍼져나가던 초콜릿 향은 연해졌다. 완전히 입에서 초콜릿의 향이 나지 않게 되자 혀의 여러 감각들이 어서 자신들을 만족시켜 달라며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또 한 입 마카롱을 베어물자 혀의 여러 감각들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손에서 마카롱이 사라지자 나이실리아 황녀는 머핀을 집어들었다. 진한 카라멜이 흐르는 겉부분은 깊은 맛을 원하는 미각을 충족 시키는데에는 어렵지 않았다. 어느새 머핀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이실리아는 커피 시럽으로 코팅된 케이크를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쌉쌀한 커피맛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한 입 더 베어물자 숨겨진 연유가 흘러나와 씁쓸한 커피의 맛을 진정시켜주었다. 마지막으로 홍차를 한 모금 더 마시고 나서야 호화로운 간식 시간이 끝이 났다. 그때 잊고있었던 괴물이 다가와 말했다.

 "곧 연회가 열립니다. 황녀님께서는 먼저 연회장에 가셔야 할것 같습니다만."

 "알겠어."

 나이실리아 황녀는 그렇게 멋진 봄의 풍경이 보이는 테라스를 뒤로 하고 연회장으로 갔다. 가는 복도마다 보이는 괴물들의 시선이 따가웠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이 사뿐사뿐 말을 내딛었다. 투명한 다이아몬드가 마름모 모양으로 세공된 구두가 기분 좋은 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점차 커져가는 괴물들의 목소리에 묻혀갔다.

 "오늘 황녀님은 정말 아름다우시군."

 "오늘만 아름다우신가, 평소에도 아름다우시지."

 "마치 밤과 사랑의 여신 같으시네요."

 "정말 여신이 아닐까요?"

 괴물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나이실리아는 기분이 나빠져갔다. 충분히 다들리는 거리임에도 자꾸 수군거리는 그들이 가식적으로 느껴졌다. 그만 수군대라는 말을 가까스로 삼켰다. 지금은 이 괴물들을 화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 황제와 황후라고 불리는 괴물들을 화나게 했다가 매우 혼이 난적이 있는데, 그 모습은 매우 흉측하고 징그러웠으며 나에게는 두려웠다. 어쩐지 괴물들을 화나게 할 때마다 그들의 표정이 더욱 흉측하고 징그러워졌다. 그후로 나는 왠만해서는 괴물들을 화나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불쾌한 감정을 품으며 연회장에 도착했다. 아까보다 더 많은 괴물들이 있었고, 괴물들의 대부분이 나이실리아 황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애써 시선을 피하며 자리에 앉았다. 얼마 후 황제와 황후라고 불리는 괴물들이 나이실리아 황녀의 왼쪽과 그 가운데에 앉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연회가 시작되었다. 수많은 괴물들 중에서 뭔가 이상한 괴물이 있었다. 다른 괴물들처럼 초록색이 아니었다. 다른 괴물들처럼 사마귀가 마구 나있지도 않았고, 피부가 울퉁불퉁하지도 않았다. 괴물이 아닌 인간이었다. 나이실리아 황녀와 같은 인간. 나이실리아 황녀는 그에게 다가갔다. 아무리 봐도 인간이었다. 그 쪽에서 먼저 나이실리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제국의 꽃을 뵙니다. 나이실리아 데 나빌리스 황녀님. 저는 에비리아 제국의 1황태자 델리크스 데 베일란트 세아브렌입니다. 나이실리아 데 나빌리스 황녀님을 뵈어서 영광입니다."

 괴물들과는 달리 부드럽고 따뜻한 음성에 나이실리아 황녀는 인사 치레도 하지 않은채 멍하니 있었다. 델리크스 황태자는 나이실리아 황녀가 이 세계에서 만난 첫번째 인간이자 마지막 인간이었다.

 
작가의 말
 

 글을 길게 쓰다보니 오타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이 소설은 조용하고 잔잔하며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을 들으시며 함께 읽는것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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