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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1. 광주국제파 (2)
작성일 : 18-11-04 20:33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4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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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퍽. 퍽. 퍽.

 

 둔탁한 소리가 끊임없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깡패 무리 중 동주를 때리는 소리였다. 동주를 때리는 남자는 무리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큰 남자였다. 남자는 동주의 뺨을 몇 차례 때리고, 동주가 바닥에 쓰러지자 사정없이 발로 걷어찼다.

 

 직접 동주 때리 남자 외에는 출입구와 창가 쪽에 각각 한명씩 서서 무자비한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지켜보고 있었다. 방 한 가운데에 눈매가 매서운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부하에게 동주에 대한 폭열을 명령한 뒤, 계속 핸드폰만 주시하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한참을 얻어 맞던 동주는 엉망이 된 얼굴로 자신을 구타하는 남자에게 빌었다. 그러나 남자는 감정이 없는 손길로 동주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동주의 배 위에 발을 올린 뒤, 몸무게 동주를 눌렀다. 동주의 비명이 계속 이어졌다. 숨이 막힌 동주는 켁켁 거리며 바닥을 기었다. 동주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나서야 남자는 발을 동주에게서 뗐다. 나는 지독한 광경에서 눈을 돌렸다. 옆에 앉아 있는 태순은 겁에 질린 얼굴로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

 

 

 

 1층에서 무리에 둘러싸인 나는 그들과의 투쟁을 포기했다. 그들은 나와 태순을 이끌로 빌라 위로 올라갔다. 옷도 다 입지 못한 동주와 여자는 3층 복도에서 마주쳤다. 우리는 그대로 동주의 집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눈매가 매서운 남자는 나와 태순 그리고 동주가 부른 여자를 바닥에 앉히고 무릎을 꿇게 했다.

 

 "알았어. 대호 씨. 말로 하자. 다 말할게."

 

 동주는 겁에 잔득 질려있었다. 대호라고 불린 남자는 그런 동주에게 아무런 감정도 내비치지 않았도. 아무것도 묻지도 않았다. 그는 턱짓으로 자신의 부하를 시켰다. 부하는 대호에게 무릎을 꿇고 빌고 있는 동주를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무자비한 폭력은 그때부터 시작했다.

 

 얻어 맞는 동안, 동주는 계속해서 대호에게 용서를 구했고, 협상을 시도했고, 질문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하나도 없었다. 마치 투명인간과 같았다. 동주는 이 방에서 그저 얻어맞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듯했다.

 

 “이동주 저렇게 맞다간 죽을 것 같은데.... 쟤네는 진짜 미친 것들 아니에요? 우, 우리는 괜찮을까요?”

 

 옆에 있던 태순이 나에게만 들릴 만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태순의 말을 못들은 체했다. 목격자인 우리가 괜찮을 리 없었다. 저 여자라면 모를까, 우리는 심지어 이동주의 편이었는데. 하지만 벌벌 떨고 있는 태순에게 차마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그때였다. 지옥 같은 이 집밖에서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태순의 고개는 현관으로 돌아갔다. 막연한 희망을 바라는 눈빛이었다.

 

 “오셨나보다. 아야. 싸게 문 열어드려라.”

 

 대호는 의자에 일어나 자신의 옷을 다듬었다. 대호의 명령에 부하 하나가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덩치가 큰 중년 남성이었다. 태순의 눈에서 생기가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누가봐도 들어온 저 남자는 대호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었다.

 

 나는 남자들의 눈치를 보며, 방금 들어온 남자의 모습을 관찰했다. 튀어나온 광대와 눈. 두툼한 입술. 이 매서운 이목구비가 볼에 있는 칼자국과 어울려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저 남자는 사진으로 봐서 누군지 알고 있었다. 우리 의뢰인인 이동주를 죽이려고 하는 광주 국제파의 두목. 구남훈.

 

 “성님. 오셨어야. 이동주 이 새끼 잡았어라.”

 

 구남훈은 수고했다는 뜻으로 눈매가 사나운 남자의 어깨를 툭툭 쳤다.

 

 “수고가 많아야. ...근데 대호야. 저것들은 뭐시냐?”

 

 대호라 불린 남자는 남훈이 가리키는 시선을 따라서 우리를 쳐다봤다. 그제야 우리가 기억났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자는 동주가 부른 마사지 뛰는 여자고요. 남자 둘은 동주가 돈으로 매수한 따까리라는데요잉.”

 

 “따까리?”

 

 “그 뭐다냐. 흥신소? 뭐 그쪽 애들 같은디. 동주가 밖에서 우리가 오나, 안 오나 감시하게 시킨 것 같은데요. 그래서 밖에서 만나 가지고 잡아왔어라.”

 

 남훈은 우리를 보고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근데 뭐다러 잡았냐? 적당히 타일러서 보내지 않고.”

 

 “저 눈빛 안 좋은 새끼가 겁 대가리가 없어 갖고. 말을 잘 안 들을 것 같아가지고요. 인쟈 우리가 어떤 사람이 봤으니까, 못 까불 것 같은데 보내부릴까요?”

 

 대호는 나를 가리키며 겁 대가리가 없는 새끼라고 말했다. 나를 향하는 대호의 눈빛에는 명백한 적의가 담겨져 있었다. 남훈은 한동안 나를 쳐다보더니,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선생. 뭐시다가 이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는디. 이쯤 되면 우리가 무슨 말 하고 있는지 대충 아시것죠잉?”

 

 남훈은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두꺼운 손의 무게감이 전해졌다.

 

 “모르겠습니다.”

 

 쿵. 옆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 옆에 있던 태순이 머리를 벽에 부딪쳐서 낸 소리였다. 겁에 잔득 질린 태순의 눈빛은 ‘이 인간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라고 묻고 있었다.

 

 “아따. 이 선생 말 잘 안 통하는 선생인가보네.”

 

 “지금 하고 있는 건 특수 폭행입니다. 납치 감금도 하고 있고요. 저희는 저 의뢰인을 지켜야 할 의무도 있고.”

 

 말을 마치자마자, 대호가 발로 내 볼을 찼다. 큰 진동과 고통이 몸속 깊숙이 들어왔다. 나는 뒤로 넘어질 것 같은 몸을 최대한 붙잡고 대호를 쳐다봤다. 대호의 뒤집혀진 눈은 당장이라도 나에게 달려들 모양이었다.

 

 “이 씨불롬이 뭐라 지껄였냐? 이거 완전 미친새끼였네. 성님 그냥 제가 조져부리겠습니다.”

 

 남훈이 대호의 앞에 손을 뻗었다.

 

 “선생. 배짱있어야. 좋네. 선생, 이름이 뭐요?”

 

 남훈은 흥미로운 장난감을 쳐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흥미로운 장난감.... 남훈은 아마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그 장난감을 가차없이 부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목을 가다듬었다.

 

 “준월입니다.”

 

 “준월 선생. 우리 이야기 좀 합시다. 준월 선생 눈에는 우리가 나쁜 놈으로 보이는 거 같은디 말이요. 당신이 지켜주려고 하는 저 동주 저놈. 뭐하는 놈인지 아쇼? 전과 3범 강간범. 그것도 피해자 중 한 명은 미성년자인디.”

 

 나는 동주를 쳐다봤다. 동주는 겁에 질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입니까?”

 

 동주는 뭔가 우물거리면서 뭔가를 말했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마지막에 ‘그년이 날 먼저 유혹했다고’라는 말만 빼고 말이다. 쓰레기 같은 자식. 동주는 그 뒤에도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을 이어나갔다. 남훈은 그런 동주를 향해 자신의 옆에 놓인 재떨이를 집어던졌다. 동주의 이빨이 재떨이에 맞고 벽으로 튕겨나갔다. 그제서야 방의 노이즈가 사라졌다.

 

 “그런 범죄자새끼가, 우리 밑에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사정사정 하길래 일을 시켜줬더니, 돈을 빼돌리고 튀어부렀어야? 그것도 50억이나. 참 거기시기 하죠잉? 선생은 어떻게 생각한디요? 누가 더 나쁜 놈인지 나는 도통 모르겠는디.”

 

 남훈은 나를 비웃듯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선생. 내가 슨생처럼 남자답고 배짱 두득한 사람만 보면 옛날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참 좋드라고. 근디. 상황파악 몬하고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 못하고 덤비는 새끼는 대가리가 그냥 나쁜 거지. 아야. 그냐 안 그냐?”

 

 “맞습니다. 성님.”

 

 옆에 있는 대호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내가 남자다운 걸 좋아해서 방금 전에 선생이 나한테 무례는 잊을라 그러는디. 근데 지금 한번더 대가리 나쁜 짓하면 그땐 내가 선생을 죽여부려도 괜찮은겠죠잉? 나는 남자다운 것은 좋아도, 대가리 나쁜 것들은 참 용서를 못 해서야. 이 정도 말했으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할지 알았는가요?”

 

 말을 마친 남훈은 두꺼운 손으로 내 볼을 잡아당겼다. 나는 남훈을 쳐다봤다. 인자함과 역린의 사이에 있는 표정이었다. 나는 눈을 깔고 동주를 쳐다봤다. 빠진 앞니 사이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나는 다시 남훈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인쟈 말이 좀 통하네. 됐디야. 어이 아가씨. 아가씨도 방금 한말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 그짝 옆에 있는 친구도.”

 

 태순의 옆에 있는 여자도, 태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앞으로 여기서 일어날 일은 신경 끄기로 합의 봐부렸으니까, 앞으로 서로 마주치지 말고 삽시다. 아야. 이 양반들 모셔줘야 쓰겄다.”

 

 남훈이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대호에게 말했다. 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에게 일어나라는 턱짓을 보냈다. 내가 저린 다리를 참고 일어서자, 대호가 그 앞에 다가서서 자그마하게 속삭였다.

 

 “이 씨불롬아. 밖에서 마주치면 아주 죽여 불랑께. 알아서 몸 사려라잉?”

 

 나는 조용히 대호를 쳐다봤다. 대호는 그런 내 시선이 맘에 안들었는지, 더욱 나를 매섭게 쳐다봤다.

 

 “뭐다냐. 빨리 손님 안보내고. 그래야 우리가 작업하지.”

 

 뒤에서 남훈이 소리치고 나서야, 대호는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와 동시에 출입구 쪽에 있던 남자가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아야. 일어서라. 성님이 집 가고 입 닫고 살란다.”

 

 우리는 조용히 건물을 나섰다. 건물을 나서자, 고요한 어둠이 이어졌다. 발길질 하는 소리도, 욕설도, 동주의 비명소리도 모두 사라진 것이었다. 방금 전까지 우리 앞에 펼쳐졌던 끔직한 장면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빌라를 나서자마자 여자는 힐을 벗고 손으로 집었다. 그리고는 맨발로 어디론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우, 우리도 도망가요."

 

 말과는 반대로, 태순은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아직 이십대 중반인 태순에겐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나는 빌라에 나서자마자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던 생각을 접었다. 이런 일에 말려들기에는 태순은 아직 너무나도 어렸다. 달빛이 어둠 속의 우리를 계속 비췄다.

 
작가의 말
 

 아버지가 광주 사람이고, 삼촌, 사촌들도 전부 광주 사람인데 정작 저는 전라도에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라도 말씨가 귀에는 익숙한데, 막상 쓰려고 하니까 짧은 대사임에도, 잘 나오지가 않더라고요.

 차라리 군생활을 했던 경상도 쪽 말씨가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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