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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2. 금의환향?
작성일 : 18-11-03 16:25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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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커다란 캐리어를 제 옆에 세운 선준은 제 앞에 있는 샛노란 페인트가 칠해진 대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 집 대문 색이 원래 이랬나? 아무렴 어때. 이제 계속 볼 텐데.”

 

 선준이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대문 열쇠 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열쇠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철컹. 끼이익-. 특유의 무거운 쇳소리를 내며 대문이 열렸다.

 

 “엄마. 아빠. 나 왔어요.”

 

 마당으로 발을 디딘 선준이 큰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엄마. 아빠.”

 

 다른 열쇠로 현관문을 열고 캐리어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다시 한번 부모님을 불렀지만 집 안은 조용한 적막만 흘렀다.

 

 “하우스 가셨나?”

 

 선준이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와 배낭을 벗어 소파에 던져놓고 선풍기를 켰다.

 

 “너무 덥고 목말라. 물. 물.”

 

 밀려드는 갈증을 달래려 주방으로 간 선준이 냉장고 문을 열었다. 은색 스테인리스 물병을 꺼내 잔에 따라 벌컥벌컥 마시고 잔을 싱크대에 내려놓았다.

 

 “하... 이제 살 것 같다.”

 

 갈증이 해소된 선준은 냉장고 문을 닫았고, 그제야 냉장고 문에 붙은 메모지를 발견했다.

 

 [선준아. 엄마랑 아빠 딸기 따고 올게. 오면 딸기 먹고 쉬고 있어. -엄마-]

 

 메모를 읽은 선준이 입을 닦으며 식탁을 보았다. 식탁 위에 탐스럽게 놓인 새빨간 딸기 바구니가 눈에 들어왔다. 식탁 의자에 앉아 가장 통통한 딸기를 집어 입으로 넣었다. 베어 물자 달콤한 과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선준은 휴대전화가 아닌 전화기를 아직도 쓰고 있음에 신기했지만 일단 울리는 전화기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혹시 선준...이니?]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듯 낯선 목소리에 선준은 입안 가득 넣어 씹고 있던 딸기를 꿀꺽 삼켜버렸다.

 

 “주현이?”

 

 [응... 오래간만이네. 집에는 언제 왔어?]

 

 부드럽고 차분한 주현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이 전과 비슷했지만 어딘가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선준이 기억하는 목소리는 10년 전 주현의 목소리였다.

 

 “지...지금 막 도착했어. 넌... 넌 여기 계속 있었어?”

 

 선준은 주현에게 안부를 묻는 것이 조금 어색했다.

 

 [아. 아니. 난 잠깐 다른 지역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왔어. 지운이랑 재찬이는 계속 이곳에 있었고.]

 

 “둘이 아직 만나?”

 

 지운과 재찬의 이야기를 전하는 주현의 말에 선준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응? ...응.]

 

 뭔가 미묘한 주현의 대답에 선준은 괜히 물어봤다는 걸 깨달았다.

 

 [저기 선준아. 애들이랑 다 같이 한번 볼래? 너 왔다고 다들 좋아할 텐데...]

 

 “그래.”

 

 주현의 물음에 선준이 바로 흔쾌히 대답했다. 주현이 물어보지 않았다면 자신이 먼저 만나자고 말하려던 선준이었다.

 

 [그럼 8시에 학교 가는 길에 있는 girasole라는 가게에서 만나.]

 

 “어? 그 가게 아까 버스 타고 오면서 봤는데. 그래 알았어. 이따 보자.”

 

 [응. 이따 보자.]

 

 “응...”

 

 선준은 통화가 끊긴 수화기를 살며시 내려놓았다. 눈앞에 환하게 웃던 주현의 얼굴이 그려졌다. 그리고 잔뜩 상처를 받은 듯한 주현의 마지막 모습도 함께 떠올랐다.

 

 ‘...근데 주현인 아무렇지 않은 건가?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아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고민하던 선준이 소파에 털썩 소리가 나게 앉아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안녕. 주현아. 잘 지냈어? 흠... 조금 가벼운가? 오래간만이야. 주현아.”

 

 선준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혼잣말로 인사를 되뇌었다.

 

 “뭐 하는 짓인지?”

 

 스스로 생각해도 웃기는 상황에 헛웃음이 나는 선준이었다. 다리를 뻗어 소파에 누워 천장을 보았다. 자꾸 아른거리는 주현의 얼굴에 선준이 두 눈을 감았다.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마당에 있는 감나무에 붙은 매미의 날갯짓 소리가 요란하게 귓가를 어지럽혔다.

 

 ‘주현의 눈빛이 말하는 걸 애써 모른 척했던 것이 미안했던 걸까? 왜 자꾸 떠오르는 거지?’

 

 자문해도 속 시원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선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르륵 잠이 들었다.

 

 “선준아. 선준아.”

 

 엄마의 목소리에 가늘게 눈을 뜬 선준이 두어 번 눈꺼풀을 끔뻑거렸다. 몽롱한 기분에 꿈인가 싶어 다시 잠들려다가 눈을 번쩍 떴다.

 

 “엄마. 지금 몇 시예요?”

 

 “7시 반. 너무 곤히 자길래 안 깨웠어. 배고프지? 금방 저녁... 선준아. 어디 가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다니. 선준이 허겁지겁 일어나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자 엄마가 그에게 물었다.

 

 “엄마. 오늘 저녁은 밖에서 먹을게요. 애들 만나러 가거든요.”

 

 선준이 벗어두었던 얇은 점퍼를 입으며 대답했다.

 

 “친구들? 졸업하고 오랜만에 보는 건가?”

 

 “10년 만이요.”

 

 급한 마음에 운동화를 구겨 신는 선준이었다.

 

 “그래. 길이 어두우니까 조심해서 다녀오렴.”

 

 “네. 다녀오겠습니다.”

 

 선준은 당부하는 엄마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전거 안장에 앉아 페달을 밟았다. 약간은 서늘한 저녁 공기가 몸을 훑고 지나갔다.

 

 30분쯤 지났을까 [girasole] 간판이 걸린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아까 낮에 봤던 그 가게. 역시 주현이네 할아버지의 농가가 있던 자리였다. 주변에는 해바라기 가득했지만 밤에 보니 조금 쓸쓸해 보였다.

 

 선준이 자전거에서 내려 벽에 세워두고 문손잡이를 잡고 당겼다. 딸랑. 금속 종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선준은 간결한 인테리어의 가게를 둘러보다 벽에 걸린 분홍빛 그림과 마주했다. 커다란 캔버스를 가득 채운 분홍색 꽃잎이 바람에 움직이는 듯 하늘거렸다. 선준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치듯 떠올랐다.

 

 “역시 이건...”

 

 “오. 양선준. 여기야.”

 

 그림 앞에 멍하니 멈춰선 선준을 봤는지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있던 지운이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불렀다. 등지고 앉아있었던 재찬과 주현이 고개를 돌려 선준을 바라보았다. 선준은 주현과 시선이 마주쳤다.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세월이 주현이만 비켜 간 듯 여전히 하얗고 고운 얼굴이었다. 주현이 선준을 보고 작은 미소를 지었다.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던 것이 그의 미소로 싹 지워졌다.

 

 “와. 진짜 오랜만이다. 모두 잘 지냈어?”

 

 선준이 의자에 앉으며 조금 더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우린 잘 지냈지.”

 

 “양선준. 너 얼마나 열심히 일했길래 10년 동안 본가에 한 번도 안 왔냐?”

 

 더욱 성숙해진 분위기를 내는 지운이 대답했고, 곧이어 고등학교 시절과 많이 변하지 않은 듯한 재찬이 웃으며 그간의 일을 물었다.

 

 “일이 바빴어. 영업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다. 덕분에 여기가 고장 나서 더 이상은 못 하겠더라고. 그래서 돌아왔어.”

 

 선준이 농담하듯 큭큭- 웃고 간이 있는 부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자 지운과 재찬이 측은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선준의 말에 주현은 놀랐는지 원래도 하얀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심각해진 분위기가 가게 안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선준은 괜히 말했나 싶어 옆에 있는 지운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왜 이리 심각해? 죽을병은 아니야.”

 

 “진짜? 난 또 심각한 병인 줄 알고 걱정했네.”

 

 재찬이 가슴에 손을 얹고 휴-하고 숨을 내쉬었고, 그제야 주현도 표정을 풀었다.

 

 “근데 여기 주현이 할아버지 집 맞지? 언제 이런 가게가 됐어?”

 

 선준이 화제를 돌리려 너스레를 떨며 가게를 훑어보며 말했다.

 

 “이 가게 주현이가 하는 거야.”선준이 가게를 칭찬하자 재찬이 주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씩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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