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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1. 운명(1)
작성일 : 18-11-03 08:24     조회 : 339     추천 : 4     분량 : 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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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운명

 생명의 탄생은 위대하다.

 축복받아 마땅할 일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아무도 원치않은 탄생

 환영받지 못한 생명.

 

 신재혁이 그러하다.

 

 **

 “산모님! 진정하세요! 아기가 곧 태어납니다!”

 

 “아니에요! 태어나게 하면 안돼요! 죽여 달라고요! 이건 제 아기가 아니라고요!”

 

 어느 한 산부인과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 중이다. 과정을 지켜보던 산모의 가족들은 기뻐하기보단 안타까움에 고개를 돌리고 만다. 산모의 남편이라도 곁에 있었다면 한결 상황이 나아졌을까.

 

 그러나

 

 주변을 둘러봐도 산모의 남편, 태어날 아기의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산모님… 아기를 한 번 안아보시겠어요? 산모님의 아기랍니다.”

 

 “저리 치우라고요! 누가 내 아기라는 말씀이세요? 제 아기가 아니라고요! 너는 왜 태어 난거야! 왜! 다시 죽어! 죽으라고!”

 

 태어나자마자 죽으라는 소리를 들은 이가 또 있을까.

 

 죽으라는 소리와 함께 태어난 생명.

 

 신재혁이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봤을 때 들었던 말은 ‘죽어’였다.

 

 다행히 이때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지만, 신재혁이 살면서 겪었던 아픈 기억들은 이보다 더 무수히도 많았다.

 

 신재혁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없었다.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마저 왜인지 자신을 싫어했다.

 

 이유는 알지 못했다.

 

 아니.

 

 그때는 자신이 미움을 받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할 나이였다. 말뜻을 이해 할 수 없던 아주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가 하는 말에 그저 꺄르르 웃어댔다.

 

 차가운 눈초리와 비수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 때는 그저 그렇게 낯선 세상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도 모든 게 재밌기만 했다.

 

 그러나 점점 커가면서 어느 순간 자신은 버림을 받았다는 걸 깨달았다. 어머니께서 시도 때도 없이 말씀하신, 그만 사라져 주는 게 어떠냐는 물음의 뜻을 드디어 알게 된 것이었다.

 

 무엇 때문에 사라져 달라고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원하시니까 정말로 사라져 드릴까.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의 말을 잘 따르는 순진한 아이였기 때문에 어머니가 원하시는 대로 사라져 드릴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고작 중학생이었던 신재혁은 어머니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 어머니의 곁이 아니라면 갈 데가 없었다. 낯선 세상에서 어머니의 보금자리는 너무나 거대해보였다. 본인이 잘하면 어머니의 마음도 변하지 않을까. 노력해 보았지만 어머니의 미움은 계속되었다.

 

 결국 사는 동안 어머니와의 대화는 꿈도 꾸지 못했고, 없는 사람 행세를 하며 집에 있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참으로 외로운 시간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기라도 하면 한결 후련해지겠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본인이 저지른 잘못은 여태껏 하나도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한 게 있을까 하여 머리를 짜내며 회상해 보아도 어머니께서 싫어하실 만한 잘못을 한 기억은 역시나 없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리도 싫어하시는 걸까.

 

 신재혁은 그저 어머니가 탄생시킨 순수한 생명체 일뿐이었다.

 

 어머니가 낳아주셔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는 것뿐인데, 정작 창조주인 어머니는 자신의 결과물이 마음이 들지 않은 듯 외면하며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내 존재는 어머니가 원해서 낳으신 거 아닌가.

 

 멋대로 낳아 놓고, 왜 자신을 싫어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깊게 생각해 봤자 어머니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 같아 일찍이 생각을 접어 두었다.

 

 하기야,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못생긴 얼굴과 짧은 팔다리. 트러블이 가득한 피부는 누가 봐도 싫어할 게 분명했다.

 

 혹시,

 

 자신이 낳은 아들이 외모적으로 실패작이라는 사실에 싫어하는 건 아닐까.

 

 본인이 봤을 때에도 구역질이 나는 얼굴인데, 이 모습을 지켜보며 아버지 없이 홀로 키워야 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내심 알 것도 같았다.

 

 그러나 이 얼굴 또한 어머니의 유전자를 일부 받아 만들어진 몸뚱어리 일뿐. 따지고 보면 이런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오히려 이렇게 추한 모습으로 낳았다고 화를 낼 사람은 신재혁이었다.

 

 어머니에게 반론하고 싶었지만, 신재혁은 쉽사리 어머니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 매일매일 느껴야하는 어머니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주눅이 들고 자신감을 잃어갔다.

 

 “이 정도면 난 최선을 다해 널 키웠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에게 자유를 좀 주겠니? 더 이상 널 보며 살 순 없을 것 같구나. 앞으로 너 알아서 살든지 죽든지 알아서 하렴.”

 

 수년간 말씀이 없으셨던 어머니께서 어느 날 신재혁에게 한마디의 말만 남겨 놓은 채 집을 떠나셨다. 신재혁이 무슨 족쇄라도 됐던 모양인지. 자유를 달라는 말의 뜻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이것 하나만은 명확했다.

 

 마침내 신재혁은 완전한 버림을 받았다는 것을.

 

 이제 막 20살이 된 성인이었지만, 신재혁은 아직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치지 못했다. 학교에서는 불필요한 교과서만 알려줄 뿐이었다. 이제는 졸업을 해서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학교만 갔다 오면 되는 단순한 생활패턴이 무너져 버리니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게 되었다.

 

 그렇게 불 꺼진 방안에서 지내기를 수십 일.

 

 당연히 월세를 밀린 탓에 보다 못한 집주인이 결국 신재혁을 내쫒았다. 본인의 의지 없이 세상에 태어난 것처럼 강제로 밖에 내던져진 것이다. 가진 것도 없고 갈 데도 없는 신재혁은 집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럼 전… 어디로 가야하죠?”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네 어미한테 가서 밀린 월세나 달라고 해!”

 

 하지만 돌아오는 건 외면 뿐. 신재혁은 느꼈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세상에 있는 모두가 자신을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신재혁은 이해했고, 익숙했다.

 

 아니,

 

 이걸 익숙하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외로움을 계속 겪다 보면 이 또한 익숙해지는 걸까.

 

 어머니의 무관심과 세상이 나를 향한 무관심을 동일시해도 되는 걸까.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럴 거면.

 

 “난 왜 태어났지?”

 

 신재혁은 의문이 들었다.

 

 그저 남녀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태어난 것뿐인데. 태어난 것 자체가 큰 잘못이라도 되는 듯 세상은 등을 돌리고 있었다. 본인이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직접 선택한 삶도 아닌데, 왜 죄인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누군 좋아서 태어난 줄 아는가.

 

 자신의 존재를 원하지 않았던 어머니만큼 신재혁도 그런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기를 바랐던 것도 아니었다. 만약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행복한 가정 속에서 태어나기를 바랐을 거다.

 

 거슬러 올라가 돌이켜 보면, 이렇게 못난 얼굴과 볼품없는 몸으로 생명을 만들어 낸 건 모두 어머니. 본인이면서 모든 책임은 왜 자신에게 돌리고 있는 건지 의문이었다.

 

 기껏 낳은 아들이 못나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잘못 만들어낸 폐기물을 그냥 버리듯 낳고 도망가면 다인 걸까.

 

 “그냥 죽어 버릴까?”

 

 아무도 원치 않는 인생으로 살 바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죽어버릴까라는 생각도 했다. 자신의 죽음은 어머니, 단 한사람이라도 간절히 원했던 거니까. 애초에 이 세상에서 살아갈 운명이 아닐 뿐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놓이긴 했다.

 

 그러나 죽을 용기가 나지 않았고 억울했다.

 

 태어난 이유도 찾지 못하고 여기서 죽는다면 세상에 패한 기분이었다. 이깟 세상. 남들은 잘 살고 있는데 왜 본인만 이런 시련을 주는 건지. 불공평함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게 뭔데. 왜 불행은 나에게만 찾아오는 건데.

 

 주변을 둘러보니, 불행하다고 느낀 세상 속에서 남들은 잘 살고 있었다.

 

 “뭐가 다른 거지?”

 

 사람들은 분명 무(無)의 상태로 태어난다고 한다. 그저 똑같이 생명을 받아 숨을 쉴 뿐인데, 똑같은 조건으로 태어났음에도 저들은 본인보다 가지고 있는 게 더 많아보였다.

 

 유명 연예인들과 성공한 사업가. 불공평한 세상에서 어떻게 저 많은 걸 이룰 수 있는 거지.

 

 차별하는 거다. 분명 세상은 나를 차별하는 거다.

 

 외로움과 불행은 나에게만 존재하는 거다.

 

 마음의 문이 점점 닫혀만 가는데, 결정적인 사건은 신재혁이 면접을 봤을 때 벌어졌다.

 

 “신재혁씨는 특별히 높은 학력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력이 좋은 것도 아니라서…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해 봤을 때 무엇 하나 특출 난 게 없네요. 죄송하지만, 저희 회사와는 성격이 맞지 않아 보입니다.”

 

 남들과의 비교. 가진 거 없이 태어난 건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 세상은 그걸 비교하고 있었다.

 

 단지 남들과 다른 점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을 뿐인데.

 

 “내 잘못 아니야.”

 

 태어나자마자 버려졌고, 사라져 달라는 어머니 밑에서 평생을 자라왔으니.

 

 그 누구도 자신과 같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본인과 같이 불행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겠느냐. 이미 그 부모 밑에서 태어난 건 신재혁인데.

 

 수많은 생명 중 불운한 운명을 달고 태어난 건, 다른 이도 아닌 본인이었다. 왜 하필 자신이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납득 할 순 없지만, 이미 태어난 이상 돌이킬 순 없었다.

 

 시간은 어찌나 빨리 흐르는지, 나이는 어느덧 33살이 되어간다.

 

 이 나이를 먹기 까지 인생에 빛이 하나도 없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어머니의 말대로 일찍 죽는 쪽을 선택했을 텐데.

 

 미련이 남았는지, 눈이 감기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구렁텅이에 빠진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불공평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가 제일 중요했다. 최악과 최고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신재혁의 운명은 애초부터 살아갈 수 없는 운명이었다.

 

 돈이 많은 부모.

 

 지식이 많은 부모.

 

 뛰어난 기술이 있는 부모.

 

 하다못해 자식에 대한 애정이 많은 부모.

 

 만약 다른 부모의 밑에서 태어났다면 신재혁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운명은 주위 환경, 부모가 누구인지에 따라 쉽게 변화했다. 구렁텅이에 빠진 신재혁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다시 태어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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