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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지막 축제
작가 : 럼럼
작품등록일 : 2018.11.2

귀신을 보는 유란과 귀신들의 왕

'…나는 당신의 것을 가볍게 손에 쥐었으나 당신이 내게 준 것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당신의 것들은 어느 하나 가벼운 게 없었다. 하나같이 무거웠다. 무겁다 못해 넘쳐났다. 넘치다 못해 흘러내렸다.'

 
프롤로그
작성일 : 18-11-02 23:44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6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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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물을 빚어낸 신들의 신, 천존.

 

 그는 자신의 네 아들 중 막내였던 아소를 가장 탐탁지 않아 했다.

 

 ‘동서남북 그 네 개의 땅을 지배하는 자, 너에게 내 자리를 물려주겠다.’

 

 그리하여 정복욕에 눈이 먼 네 아들을 보며 지루하던 영겁의 시간에 재미를 좀 보자 했으나, 첫째 둘째 셋째와는 달리 가장 나중에 빚어낸 아들의 하는 짓거리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한 대를 맞으면 두 대로 갚아주는 형들과는 달리 뺏으면 뺏는 대로 내어주고, 때리면 때리는 대로 당하는 게 아소였다.

 

 ‘저리 물러빠져서야, 어찌!'

 

 동쪽의 귀(鬼)들을 정복하고 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것이 신기할 지경이었다.

 

 천존은 고민했다. 제가 아소를 빚을 때 혹여 빠트린 것이 있나 생각해보아도 그것은 아니었다. 네 아들 모두 지혜와 어리석음을, 악함과 선함을 공평하게 나누어 주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너무 어려서 그런 것인가.’

 

 아직 아소에게는 천존이 심어 두었던 잔혹성이 머리를 들진 않았으나 그것이 이유가 되진 못했다. 그러기에 위로 세 아들은 떡잎부터 남달랐기 때문이다.

 

 아소만 할 때부터 같은 귀들에 대한 폭력성은 물론이요, 단 칼에 베는 냉정함까지 겸비했으니 천존의 입가에 미소가 걷힐 날이 없었다. 한데.

 

 이그, 쯧쯧쯧. 천존이 혀를 끌끌 차 냈다.

 

 ‘싸울 마음이 없다면 만들어주는 수밖에.’

 

 오랜 시간 고민을 마친 천존은 네 아들을 위해 자신이 빚어낸 것 중 가장 귀하게 여기던 것을 내걸었다.

 

 천존 가라사대ㅡ.

 

 ‘네 것들에게 하나의 인간 아이를 내려주겠다. 그 인간을 반려로 맞이하는 자, 그 어떤 형제들 보다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천존이 정한 인간을 반려로 삼는다면 강력한 힘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곧 네 개의 세상을 지배하는 데에 아주 유리하다는 소리가 된다.

 

 세 아들이 꼴깍 입맛을 다셨다. 이왕 태어난 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자라면 응당 그 기회를 받아주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나. 하하하, 아들들의 우렁찬 웃음소리에 하계가 들썩였다.

 

 천존 또한 다가올 즐거움을 생각하니 비죽비죽 웃음이 샜다.

 

 웃지 않는 것은 아소뿐이었다.

 

 그 후 형제들은 욕심이 얼굴 가득 삐져나왔다. 아직 누가 신부인지도 모르면서 그들은 심심하면 인계로 내려가 그곳을 돌아보았다.

 

 그것은 아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유가 달랐다.

 

 일단은 천존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형제들과 같은 행동을 한 것이고, 그리하여 내려간 인계가 예상외로 너무나 밝고 아름다워서 마음을 빼앗겨버린 것이다.

 

 제가 다스리는 동쪽은 해가 뜨지 않아 늘 밤뿐이었다.

 

 하지만 인계는 해가 뜨기도 하고 지기도 했다. 빛과 어둠이 모두 스쳐가는 아주 신기하고 신비한 곳.

 

 인계로 오면 아소는 커다란 숲속에 누워 반짝반짝 빛이 나는 하늘을 감상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인계로 내려온 아소가 숲에 등을 깔고 누워 빛이 가득한 하늘을 보고 있는데, 글쎄 같이 왔던 흰나비가 누워있던 아소의 콧대 위로 내려앉는 게 아닌가.

 

 “누가 온 것인가. 괜찮다, 어차피 우리는 평범한 인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까.”

 

 대충 말하며 다시 눈을 감으려 했으나 나비가 계속해서 아소의 얼굴 이곳저곳에 내려앉아 간지럼을 태웠다.

 

 아, 거 참. 아소가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으며 눈꺼풀을 닫을 때였다.

 

 “안돼! 그만 가, 아소!”

 

 “멍멍!”

 

 “아소!”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어린 목소리에 감은 눈이 번쩍 뜨였다. 놀라 몸을 일으키던 아소의 목 위로 눈이 시릴 듯 밝은 빛이 휘감겨져 있었다. 찰나 동안 번쩍이던 그것은 삽시간에 가라앉으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감히 누가 나의 이름을!’

 

 상황 파악도 못 하며 멍청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보니, 웬 여자아이 하나가 누런 개를 끌어안고 서서 저를 멀뚱히 쳐다보고 있다.

 

 아니, 잠깐만.

 

 “…….”

 

 “…….”

 

 저 아이가 지금 날 보고 있는 것인가.

 

 마음속으로 혼자 질문을 던지자 나비가 대답이라도 하듯 아소의 주변을 빙글빙글 날아다녔다. 아소는 침묵한 채 아이와 눈을 맞췄다.

 

 “…….”

 

 "…….”

 

 아이 또한 아까부터 가만히 선 채로 계속 아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눈만 마주치고 있는데, 말디 말간 눈망울을 보고 있을수록 이상한 기분이 등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것이다. 빛이 감겼던 목이 욱신거렸다.

 

 정말 내가 보이는 것인가. 그럴 리가. 당황한 듯 아소의 눈동자가 천재지변을 목격한 것 마냥 정신없이 떨렸다.

 

 “너는…”

 

 그리 말하며 검지로 아이를 가리키는데, 아뿔싸. 아이의 눈동자가 아소의 손짓을 따라 움직였다.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답은 하나였다. 아이는 뜬 눈인 것이다.

 

 인간들은 거의 모두라고 할 정도로 대다수가 아소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는 인계에 살거나 인계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었으니 볼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단, 아이와 같이 뜬 눈들만 빼고.

 

 “아. 골치 아프게 됐네.”

 

 설마 제가 말로만 듣던 그 뜬 눈을 만나게 될 줄이야. 아소가 짜증스럽게 머리를 헝클였다.

 

 뜬 눈을 만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인간 따위가 뭘 보던지 제 알 바가 아니었으나 방금 전 목에 감겨버린 주종의 표식이 더 심각한 문제였다.

 

 아이의 바로 앞으로 다가간 아소가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너, 인간 주제에 내 이름은 어떻게 안 것이냐.”

 

 “…이름? 나 네 이름 모르는데?”

 

 말 끝이 짧았다. 이런 대접은 처음 받아 보는 것이라, 눈썹을 구기던 아소가 표정을 갈무리했다.

 

 인간의 눈에는 저나 아이나 비슷한 모습이었으니 제 나이 또래쯤 되어 보여 그런 것일 테다.

 

 “방금 불렀지 않느냐, 아소라고.”

 

 “아, 그거.”

 

 얘야, 아소는 우리 멍멍.. 제가 안고 있는 개를 가리키던 아이의 말 끝이 완성되지 못하고 통째로 날아갔다.

 

 아이의 입에서 ‘아소’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또다시 목 위로 주종의 표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소가 재빨리 양손으로 목을 감싸며 상황 파악을 했다.

 

 그러니까 뜬 눈이던 아이가 저 짐승을 따라 우연히 내 앞으로 온 것이고, 하필 저 짐승의 이름이 내 이름과 같았다, 이렇게 된 것이군.

 

 정리하고 보니 헛웃음이 샜다. 우연이라기에 너무나 극적인 상황이었다. 부러 만들어 낸 듯,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부르지 말아라.”

 

 “뭘?”

 

 “이름 말이다.”

 

 네 짐승의. 아소가 턱 끝으로 개를 가리켰다.

 

 “아소?”

 

 또 한 번 아소의 목에 있던 표식이 짧게 발광했다가 가라앉는다.

 

 “…….”

 

 아소는 당장이라도 욕지기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이런 우매한 인간 같으니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되묻는 건 뭔데.

 

 “아소를 아소라고 하지 뭐라고 해.”

 

 뒤이어 아이가 개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소, 먼저 돌아가있어.

 

 악의 없는 뻔뻔한 순수가 자꾸만 아소의 목에 있던 표식을 깨웠다. 동(東)의 주인이 한낱 인간 따위에게 묶이다니. 이 사실을 안다면 저를 향해 비아냥거릴 형제들이 생각나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 했다.

 

 아소는 목을 가리던 것을 포기하고 아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천천히 훑었다.

 

 “너는 지금 네가 어떤 대단한 짓을 벌였는지 모를 거다.”

 

 “무슨 말이야?”

 

 “내 세상에서는 인간에게 이름을 들키면 그 자에게 귀속된다. 방금 나를 보며 내 이름을 불렀으니 네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하아. 아소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너는 몇 살이지."

 

 "너랑 비슷할걸."

 

 아이가 키를 재는 듯 팔을 뻗어 제 정수리와 아소의 정수리 위를 번갈아 대어본다. 아소는 건조한 얼굴을 하며 두어 번 얼굴을 쓸어내렸다. 아, 이 어리디 어린 인간아. 지금 키 따위를 잴 때가 아니란 말이다.

 

 “불러 봐.”

 

 “뭘?”

 

 “아소.”

 

 “아소?”

 

 작은 입술이 달싹여짐과 동시에 아소의 목에 주종의 표식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짝거리는 그것을 보던 아이가 와ㅡ 하는 소리와 함께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거 뭐야? 예쁘다!”

 

 "예쁘다고."

 

 "응!"

 

 허. 아소가 숨을 토했다. 기가 찰 노릇이었다. 누군 지금 이것 때문에 머리가 아파 죽겠는데.

 

 “이것이 네가 방금 내게 한 짓이다. 아소는 내 이름이고. 그러니 네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올 때마다 이것이 모습을 드러내는 거지.”

 

 네가 내 주…인……이라는 표식이다. 아소는 ‘주인’이라는 단어를 말하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내가 너의 주인이라고?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나의 세상에는 있다.”

 

 “너의 세상?”

 

 “그래. 네가 이곳의 생을 마감해야만 오를 수 있는 나의 세상.”

 

 “너는 자꾸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해.”

 

 “당연하다. 인간이 아니니 인간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인간이 아니라고?”

 

 “그래.”

 

 “…….”

 

 아이가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인간이 아니라는 말에 방금까지 초롱초롱 빛나던 눈동자가 차갑게 내려앉고, 들키면 안 되는 것을 들킨 것 마냥 아소의 눈치를 살핀다.

 

 이 미세한 변화를 아소는 놓치지 않았다.

 

 “너는 네가 뜬 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

 

 “…….”

 

 대답 대신 침묵이 돌아왔다. 시선을 땅으로 떨어뜨리며 아소에게서 한 걸음 멀어진다. 대답은 충분했다.

 

 흥, 알고는 있나 보군. 아소는 아이에게 한 발 다가갔다. 이로써 한 가지 설명해야 하는 일이 줄어 다행이었다.

 

 “사람이 아니다, 나는. 인간들이 귀신이라 부르는 것이지.”

 

 “…….”

 

 “그렇다고 너를 해치지는 않는다.”

 

 그 소리에 아이가 고개를 쳐들었다. 정말? 그리 묻는 불신 가득한 얼굴이 어찌나 불안해 보이던지, 아소의 마음 한편을 자극했다.

 

 짧은 생에서 얼마나 많은 귀들을 목격했길래 이런 표정이 나오는 것일까.

 

 “정말이다. 나는 널 해치지 않아.”

 

 그제야 아이의 얼굴이 활짝 갰다.

 

 “하지만 너를 그냥 둘 수도 없다.”

 

 다시 아이의 얼굴에 그늘이 떠올랐다. 방금까지 밝았던 표정이 잽싸게 찡그려진다. 그 위로 붙어있던 동그란 눈동자가 초롱초롱 했다. 맑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물기가 서려서.

 

 갑작스러운 아이의 태도에 아소가 재빠르게 손을 내저었다. 아니, 아니다. 당황한 듯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너를 해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럼 나 어떻게 할 건데?”

 

 “……나는 인간과 엮이고 싶지 않다. 너 또한 인간이 아닌 나와 엮이고 싶지는 않겠지.”

 

 "응, 싫어."

 

 즉각 대답이 떨어졌다. 않겠지 하고 물었는데 싫어는 뭐람. 당연한 대답이었음에도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해서 너의 기억을 가져갈 것이다. 혹시나 네가 나를 부르거나 주인으로써 뭔가 명령을 할 수도 있는 일이기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었다. 아소는 귀들이 살던 하계의 동쪽을 다스리는 왕이었으니, 이런 저와 인간이던 아이가 얽혀봐야 무슨 좋은 꼴을 볼 수 있겠나 싶었다.

 

 “그런 거라면 걱정 안 해도 돼. 너 안 부르고, 너한테 뭐 안 시킬게.”

 

 “내가 너의 뭘 믿고.”

 

 “…….”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아이가 어깨를 움츠렸다. 인간이란 원래 이리도 마음이 나약한 존재인가. 하, 짧게 숨을 토해낸 아소가 말을 고쳤다.

 

 “…그러니까, 이건 만일을 위한 것이다.”

 

 “…….”

 

 “너도 싫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와 얽히는 것이.”

 

 “그렇지만 기억을 뺏기는 것도 싫은데..”

 

 “너는 그저 지금만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그니까, 나는 그거 싫어. 지금만 기억하지 못한다니, 그런 거 이상할 것 같아.”

 

 아소가 허리를 굽혀 저보다 살짝 키가 작던 아이와 시선을 맞췄다.

 

 “나는 그냥 귀가 아니다. 인계에 사는 놈들과는 확연히 다르지.”

 

 “많이 세?”

 

 여기에서 내가 볼 수 있는 애들보다 더 세? 아이가 아소의 눈치를 살피며 묻는다.

 

 너무 뻔하고 당연한 대답을 앞둔 질문이었다.

 

 “인계의 놈들은 나의 옷 깃 하나 스칠 수 없다.”

 

 “…….”

 

 “기억을 가져가는 것은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너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

 

 “내 세상으로 돌아가면 너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오겠다. 관계만 끊어진다면, 오늘의 기억을 돌려 달라거든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돌려주지.”

 

 “……알았어.”

 

 긴 설득 끝에야 겨우 허락이 떨어졌다.

 

 이것이 나의 주인이 내리는 처음이자 마지막 허락이길. 아소는 아이의 머리 위로 손을 뻗었다.

 

 “눈을 감아라.”

 

 “…근데 있잖아, 아파?”

 

 기억 뺏기는 거. 아이가 고개를 들며 묻는다.

 

 뻗어있던 손의 양쪽으로 잔뜩 겁을 먹고 있던 눈동자 때문에 아소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아까부터 아이의 동그란 눈이 자꾸만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다.

 

 "아프냐고?"

 

 "응."

 

 “금방이야.”

 

 귀의 힘이 인간에게 닿는 것인데,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지. 다만 얼른 끝내줄게. 그렇게 생각하던 아소가 손끝으로 귀기를 풀었다. 동시에 아이의 몸이 바닥으로 까무러진다.

 

 아소는 재빨리 팔을 뻗어 아이를 받아냈다. 힘이 든 것인지, 정신을 잃어가던 작은 몸이 자꾸만 숨을 헐떡였다. 꿈뻑거리는 커다란 눈 끝에는 눈물이 가득이었다.

 

 아소가 겉옷을 벗어 그 위에 아이를 눕혔다.

 

 "귀들이 너의 눈과 귀를 홀리기 전에 도망갈 수 있게 해 줄게."

 

 "……."

 

 "그러니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 이름."

 

 입김을 불자 아소의 입을 타고 푸른 연기가 흘러나온다. 그것은 곧 아이의 콧속으로 스며들었다.

 

 이어지는 고통에 일그러진 아이의 뺨 위로 눈물방울이 미끄러져 내렸다. 아소는 가만히 아이의 눈이 닫혀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뜬 눈이라 평범하진 못 하겠지만 흉내는 내며 살아."

 

 하얀 얼굴에 난 눈물길을 보던 아소가 소매 끝자락으로 아이의 뺨을 꾹꾹 눌렀다.

 

 “그러기 위해 나 정도의 귀는 모르는 편이 낫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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