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어서와, 우리의 동아리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11.1

학교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 그것을 해결해주는 밴드 동아리가 있다.

 
2. 학교폭력, 해결
작성일 : 18-11-02 19:22     조회 : 95     추천 : 0     분량 : 434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난 지금 보건실에 앉아있다. 보건 선생님은 회의 때문인지 어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건실을 비우셨다. 그런데 어떻게 있느냐, 동아리 선배 두 명이 보건실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거 무단침입 아닌가요?”

  “선생이 오기 전에 나가면 장땡이지.”

  포스터 선배가 반창고랑 붕대, 소독약을 들고 와서 여선배의 부탁 때문에 내 몸에 난 상처들을 가려주고 있다. 여선배는 내가 녹음한 내용을 자신의 이어폰을 꽂아 무표정하게 듣고 있었다. 이쪽은 신경도 쓰고 있지 않는 것 같아 포스터 선배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 선배는 원래 좀 그런가요?”

  “뭐가?”

  “약간, 행동파라고 해야 하나…….”

  “조금은 그럴지도 몰라. 그런데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작정 움직이는 애는 아니니까 걱정 마.”

  “진짜요?”

  “그럼. 그렇지 않은 애였으면 너한테 그런 부탁을 했을 때 내가 말렸겠지.”

  “하긴, 그건 그럴 것 같네요.”

  “작아도 확실한 생각이니까 괜찮을 거야.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애를 패고 다니는 걔네들이나 뇌에 주름이 없어서 정상적인 사고 판단이 안 되는 새끼들보단 나아.”

  포스터 선배의 조금은 공격적인 말투에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는데 뒤에서 여선배가 “그거 칭찬이냐.”라고 말하며 다가와 내게 핸드폰을 건넸다. 포스터 선배는 이 묘한 긴장감을 한 번에 무너트릴 정도로 맑게 웃으면서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좋아. 이제 도서실에 가자.”

  뜬금없는 장소가 언급되어서 내가 “거긴 왜 가나요?”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여선배가 설명을 덧붙였다.

  “네 핸드폰을 쓰는 것 보단 낫겠지.”

  그리고 꺼내드는 USB. 나는 선배의 의중을 단박에 이해했고 선배는 알았으면 따라오라는 식으로 먼저 보건실을 나갔다.

 

  “자, 핸드폰 줘.”

  도서실에 도착해서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 선배는 USB를 본체에 꽂으며 다른 손으로 내 핸드폰을 요구했다. 그 요구에 따라 핸드폰을 줬는데 갑자기 멋대로 내 SNS에 들어가기에 황급히 제지했다.

  “왜 멋대로 남의…….”

  “우리 동아리를 친구추가 해야 할 거 아냐.”

  “그런 게 있어요?”

  “어. 그리고 이제부터 내가 생각하는 걸 말해둘 참인데 설명충은 싫냐.”

  “싫지도 않고 좋지도 않아요.”

  “그럼 됐어. 우선 내가 친추한 동아리에 이 녹음 파일을 보내. 그 후에 그 녹음 파일을 이 USB에 옮겨. 그 다음에 난 이 USB를 방송부에 있는 내 친구한테 건넬 거고 마지막으로 이 목소리들의 주인공을 찾아 갈 거야. 따라올 거면 따라와도 돼.”

  “아, 아니. 제가 방송부까진 이해하겠는데 걔네는 왜 찾아가요?”

  “방송부는 일종의 보험이야. 확실히 처리하려면 그 새끼들을 상대로 직접적으로 행동을 해야지.”

  “걔네 되게 악질인 건 아세요?”

  “넌 쟤랑 내가 얼마나 악질인지 모르잖아.”

  선배가 포스터 선배를 손가락질로 가리키자 그는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봤다.

  “아무튼 네가 이제 할 일은 단 하나야.”

  “뭔데요?”

  선배가 핸드폰을 내게 던져주며 대답했다.

  “그 새끼들을 내가 말하는 장소로 끌어들일 것.”

 

  현재 내가 있는 장소는 쓰이지 않는 고물들을 마구잡이로 넣어둔 일종의 창고. 여선배가 지목한 장소다. 도서관에서 나온 후에 애들에게 일부러 마음에도 없는 시비를 걸어서 말싸움을 일으켰다. 여태껏 자신의 아래에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갑자기 짖어대니 당황한 건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미끼를 물었고, 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방과 후에 이 장소로 나오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즉석에서 때리지 않고 진짜로 방과 후에 오다니, 무슨 영화도 아니고……. 그리고 지금 내게 있어 제일 큰 문제는 이곳 어디에도 선배 둘이 안 보인다는 거다.

  “쫑알쫑알 잘도 지껄이더니 갑자기 왜 입을 싹 닫았을까?”

  거의 주동자의 위치에 있는 애가 내게 말을 걸었다. 꿀 먹은 벙어리마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는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녀석의 손이 휙 날아와 내 멱살을 낚아챘다.

  “아까 교실에서처럼 지랄해봐, 씨발놈아. 뒤지기 전에.”

  으르렁거리는 짐승같이 독기를 잔뜩 품은 채 그는 내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이대로 선배들에게 낚여서 이번 학교생활을 마감하는 건가 싶었던 순간에 돌연 창고의 문틈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나도, 멱살을 잡고 있던 애도, 주위에 있던 애들도 다 같이 빛의 근원지로 시선을 옮겼다. 얼마 후에 창고의 문이 열리더니 안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뚫어져라 바라보고 나서야 가끔 교실에 배치된 텔레비전으로 본 방송부장이란 것을 알아냈다.

  “정말 네 말대로 특종이네.”

  “그래, 잘만 건지면 학교 신문이 아니라 지역 신문에도 올릴 수 있어.”

  “그 이상까지 갈지도 모르지.”

  그리고 연이어 등장하는 두 선배. 나랑 다른 애들 전부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여선배가 이쪽으로 빠르게 다가오더니 주머니에서 큰 가위를 꺼내들어 내 멱살을 잡고 있는 주동자의 손을 향해 내리쳤다. 주동자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멱살을 풀고 뒷걸음질을 살짝 쳤다.

  “뭐하는 짓거리야?!”

  “쓰레기 버리려고 하는데 왜.”

  “뭔 미친 소리지……?”

  “네가 쓰레기라는 소리지.”

  포스터 선배와 방송부 쪽에서 가끔 마주친 얼굴들이 주위에 있던 애들을 전부 둘러싸고 있었다. 어느새 당사자인 나마저 제외당한 채 여선배와 주동자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여선배가 눈짓을 한 번 하니까 포스터 선배가 다른 방송부 부원에게 자신이 맡고 있던 애를 넘기고 달려와 주동자를 눕혀버렸고, 연이어 여선배가 다가와 가위를 벌려 주동자에 목에 가져다 댔다. 사냥꾼에게 목이 잡힌 짐승처럼 주동자는 울부짖듯이 말했다.

  “이, 이거 범죄인 거 알아?! 신고할 거야!!”

  “네가 한 건 범죄 아니냐? 그리고 미안한데 증거는 이쪽이 더 많아. 무엇보다 너네한테 피해 받은 애가 저기 버젓이 서있고. 그리고 결정적인 이거.”

  여선배는 자신의 것으로 보이는 핸드폰을 꺼내들어 내가 녹음해왔던 것을 틀었다. 아마 자신들이 만든 동아리방이니 자신도 친구 추가가 되어있거나 들락날락할 수 있나 보다. 녹음 파일을 들은 주동자는 동공에 지진을 일으켰지만 이내 끝까지 저항했다.

  “하, 하지만 네가 한 이 짓은 살인미수야, 너도 같이 가려고?!”

  “일단 선배인데 선배 호칭 정도는 껴주지? 그리고 우리 쪽엔 아까 찍은 사진 파일도 있어. 그에 비해 나는 너의 목에 가윗날을 들이댔을 뿐 상처 하나 안 냈지. 지금 보니 자국도 없네? 그에 비해 저 애의 몸뚱이엔 너네한테 맞은 흔적들이 있고 방금 들은 녹음 파일까지 존재해. 경찰이 누굴 믿을지는 지나가는 강아지도 알 것 같은데.”

  막힘이 없어 보이는 선배의 논리에 주동자는 잔뜩 노려볼 뿐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선배와 주동자 간의 눈싸움만 몇 분, 카메라를 들고 있던 방송부장이 하품을 할 때 쯤, 주동자가 자포자기를 한 것 같은 말투로 선배에게 물었다.

  “……뭘 원해.”

  “뭐 딱히 많은 건 아니고, 일단 괴롭히는 짓은 그만해야겠지.”

  “미리 말하지만 다른 애들을 괴롭히는 것도 안 돼.”

  그를 누르고 있던 포스터 선배가 덧붙이자 주동자는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이 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를 괴롭히던 패거리들은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돌아갔다. 그들이 교문 밖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나는 입을 열 수 있었다.

  “대단하네요, 선배. 마치 탐정 같아요!”

  “탐정들이 들으면 화내겠다.”

  “시끄러. 그리고 애초에 멋대로 아무런 말이나 한 거야.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마.”

  “그런데 쟤네들이 또 안 그럴까요? 정말로?”

  “그건 걱정 마, 여기에 사진 자료가 있는데 뇌가 있다면 다신 안 그러겠지.”

  내 작은 의문에 대한 방송부장의 대꾸를 끝으로 대화가 잠시 끊겼다. 어색한 침묵에 난 헛기침을 하고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감사해요. 이렇게까지 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뭔 소리야. 앞으로 네가 개고생을 해줘야 하는데.”

  “네. 잠깐만요, 네?”

  순식간에 뒤바뀐 내 긍정과 의문에 오히려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여선배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포스터 보고 왔다면서. 포스터 밑에 고민을 만족스럽게 해결해주면 동아리 강제 가입이라고 적어뒀을 텐데?”

  “그런 건…… 안 보이던데요?”

  포스터 선배에게 시선을 돌리자 선배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돋보기로 봤을 때 한 눈에 보이도록 적어놨어.”

  약 2초 후, 내 비명에 가까운 외침과 포스터 선배의 웃음이 학교의 구석구석을 채웠다. 오랜만에 목을 세게 써서 그런지 헛기침을 하고 있는데 포스터 선배가 내 등을 두들기며 말을 건넸다.

  “이제 같은 동아리니까 이름부터 말해줄게. 난 서이호.”

  “난 이지민. 내일 동아리실에 오면 우선 청소부터 해줘.”

  사람의 시력이 왜 좋아야하는지 깨달으며 난 동아리가 강제로 정해졌다. 다음 날부터 돋보기를 가지고 다니자고 생각하면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27. 에필로그 (완) 2019 / 5 / 29 290 0 920   
31 26. 졸업/종업식-3 2019 / 5 / 29 291 0 3721   
30 25. 졸업/종업식-2 2018 / 12 / 28 306 0 3587   
29 24. 졸업/종업식-1 2018 / 12 / 24 298 0 571   
28 23. 열등감, 해결 2018 / 12 / 21 310 0 3370   
27 22. 열등감 2018 / 12 / 18 296 0 3881   
26 21. 평등한 관계의 친구, 해결 2018 / 12 / 14 319 0 3537   
25 20. 평등한 관계의 친구 2018 / 12 / 11 313 0 3344   
24 19. 삶을 이어나갈 힘이 없어, 해결? 2018 / 12 / 8 323 0 3164   
23 18. 삶을 이어나갈 힘이 없어 2018 / 12 / 5 313 0 2752   
22 17.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해… 2018 / 12 / 3 322 0 3253   
21 16.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2018 / 11 / 30 317 0 3013   
20 15. 진로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 해결 2018 / 11 / 28 319 0 4234   
19 14. 진로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 2018 / 11 / 26 314 0 3727   
18 XX. 김상문의 고민 2018 / 11 / 23 322 0 2945   
17 XX. 박주윤의 고민 2018 / 11 / 21 311 0 2970   
16 XX. 김연진의 고민 2018 / 11 / 19 319 0 2912   
15 XX. 이지민의 고민 2018 / 11 / 17 310 0 5063   
14 XX. 서이호의 고민 2018 / 11 / 15 301 0 3293   
13 13. 친구의 커밍아웃, 해결? 2018 / 11 / 13 317 0 4126   
12 12. 친구의 커밍아웃 2018 / 11 / 12 313 0 3714   
11 11. 친구의 종교 강요, 해결 2018 / 11 / 11 313 0 3465   
10 10. 친구의 종교 강요 2018 / 11 / 10 316 0 3591   
9 9. 그 외 고민들 2018 / 11 / 9 313 0 5172   
8 8. 가정폭력, 해결 2018 / 11 / 8 311 0 5387   
7 7. 가정폭력 2018 / 11 / 7 333 0 3493   
6 6.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해결 2018 / 11 / 6 327 0 2724   
5 5.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2018 / 11 / 5 306 0 2747   
4 4. 학생들 간의 신체적 스킨십, 해결? 2018 / 11 / 4 307 0 3424   
3 3. 학생들 간의 신체적 스킨십 2018 / 11 / 3 311 0 3669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nonsense love
쑤우
고양이 전쟁
쑤우
살인은 살인일
쑤우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