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작가연재 > 무협물
마경선종
작가 : 천성민
작품등록일 : 2016.7.8
마경선종 더보기

작품바로가기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느닷없이 도래한 마교의 중원 침공!
그 첫 번째 목표 중원 도문의 조종. 무당파!
그런데…… 피해가 달랑 제자 하나?
무당파의 잊혀진 제자 진운. 마교에 납치당하다!?
정마를 넘나드는 진운의 기상천외한 행보! 그의 웃지 못할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제 4 화
작성일 : 16-07-08 09:24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784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二章 물러날 때를 아셔야지?

 

 

 

 진운이 신교에 들어온 지 사 년.

 갓 약관을 넘은 진운의 얼굴은 마치 삼십 대의 그것과 같았다.

 빼어난 용모가 변한 것은 아니다. 그저 눈빛이 살짝 흐려지고 얼굴에 주름이 많아진 것뿐이다.

 제 나이에 비해 나이 들어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혈기왕성한 나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영약을 처먹었으면 제대로 해야 할 거 아냐! 내공이나 키우라고 약 먹인 줄 알아?”

 날카로운 고함 소리와 함께 진운이 대충 침의(寢衣)만 걸친 채 후다닥 달려 나왔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밖으로 쫓겨난 진운은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쳤다.

 “왜 이러는 거요? 내 최선을 다해 노력했잖소, 부인. 그래도 안 되는 걸 어쩌겠소.”

 “에라이! 그걸 핑계라고 대냐!”

 신경질적인 외침과 함께 방 안에서 무언가 날아들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검은 물체를 진운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깡!

 진운의 머리에 부딪친 검은 물체가 금속성을 토해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청동으로 된 야호(夜壺)였다.

 황당한 표정으로 야호를 바라보던 진운이 방 안으로 고개를 돌렸다.

 조금 전까지 켜져 있던 등불이 꺼졌다. 진운이 나오면서 열렸던 문도 거칠게 닫혔다.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

 “이렇게 알몸으로 밖에 내버려 둘 거요? 교도들이 보면 무어라 하겠소.”

 최대한 화를 억누르며, 진운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파팍!

 창이 열리고 무언가가 날아들어 진운의 얼굴을 뒤덮었다. 진운의 옷가지였다.

 “당분간은 들어 올 생각도 하지 마!”

 “너무한 것 아니오? 이러는 건 우리 종인이에게도 좋지 않소이다.”

 반종인(潘宗寅)

 반해란과 진운, 두 사람 사이에서 일 년 반 전에 태어난 아들의 이름이었다.

 아직 젖먹이인 아들을 들먹이자 잠시 흔들린 반해란이었지만, 여전히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부인……!”

 진운의 답답한 음성만이 조용히 퍼져 나갔다.

 

 한참을 물끄러미 닫힌 창만 바라보던 진운은 그대로 돌아서서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시작했다.

 성질 같아선 크게 한바탕하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다.

 지난 사 년 동안 숱한 영약을 복용해 진운의 내공은 이 갑자에 달할 정도로 늘어난 상태였다.

 내공만으로 따진다면 신교 내에서 팔십대 고수 안에 들 정도였다.

 신교의 교도가 오천을 조금 넘는 정도이니, 이는 엄청나게 강한 것이다.

 하지만 그 강한 내공으로도 반해란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딱 한 번, 진운은 내공이 늘어남과 함께 짙어진 마성을 이기지 못하고 반해란에게 대든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떡이 되도록 두들겨 맞았다.

 아들을 얻고서도 반해란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이다.

 그날 이후 진운은 절대 반해란에게 반항하지 않았다. 해 봤자 자신의 몸만 아프고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후우…….”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어느새 옷을 다 입은 진운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싸늘한 밤바람이 그를 스쳐 지나쳤다.

 

 ***

 

 “뭐? 마종비고(魔宗秘庫)를 개방해 달라?”

 자신의 품안에서 재롱을 부리고 있는 손자를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던 교주가 화들짝 놀라며 반해란을 바라보았다.

 “예, 아버지.”

 반해란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냐?”

 “부마가 무공을 익히고 싶어 해요. 영약 덕분에 얻은 내공을 쓸 줄 모르니 답답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반해란의 말에 교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냐? 내가 듣기론 그게 아니라…….”

 “아빠!”

 반해란의 신경질적인 외침이 교주의 말을 가로챘다.

 저도 모르게 움찔한 교주가 자신을 지그시 노려보는 딸의 모습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도 잘 알겠지만 마종비고는…….”

 “내놔요, 천마패(天魔牌).”

 “안 된다니까.”

 “달라니까요.”

 “어허…….”

 막무가내였다.

 마종비고는 신교의 천년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절학들이 잠자고 있는 곳이었다.

 교주인 자신과 사궁의 궁주들, 그리고 그 후계자가 아니라면 절대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신교의 중지(重地)였다.

 그런 곳을 개방하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말 길게 하기 싫어요. 그냥 내놔요, 아빠.”

 반해란은 표독스러운 눈으로 교주를 노려보며 말했다.

 ‘혼인을 하면 좀 나아질까 했더니 전혀 변하지 않았구만……. 지루해진 게지, 사위가 조금 늙어 보이니 지루해 진 게야. 그러니 내 그리 반대를 했건만……. 그래도 사 년이면 꽤나 오래 버틴 셈인가? 쯧쯔!’

 교주는 속으로 혀를 찼다.

 “내놔요.”

 반해란이 최후통첩을 내리듯 짧게 말했다. 많은 것이 담겨 있는 반해란의 목소리에 교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잠시 기다려라. 내 가져오마.”

 몸을 일으킨 교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마(魔)자가 새겨진 손바닥만 한 크기의 붉은 목패(木牌)를 들고 나왔다.

 “천마목패? 최소한 천마동패 정도는 주셔야 하는 것 아니에요?”

 교주의 손에 들린 목패를 본 반해란이 투덜거렸다.

 천마패.

 신교의 중지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통행증으로 가장 하위의 것이 나무로 만들어진 목패, 가장 상위의 것이 교주만이 지닐 수 있다는 천마금패(天魔金牌)이다.

 최하위의 것이긴 했지만 천마목패만으로도 마종비고 정도는 충분히 오갈 수 있었다.

 “내 권한으로는 목패 이상을 줄 수 없다. 동패 이상은 궁주들의 동의가 있어야 돼.”

 “정말요?”

 “싫으면 없었던 일로 하자꾸나.”

 교주가 들고 있던 목패를 다시 소매 속으로 넣으려는 순간, 반해란이 빠른 손놀림으로 그것을 낚아챘다.

 “고마워요, 아빠.”

 그리고 그대로 돌아서서 멀어지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교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쩔그렁!

 진운의 발밑에 무언가 날아들었다. 고개를 내리자 마자가 새겨진 붉은 목패가 보였다.

 “이게……?”

 “마종비고의 출입허가증.”

 “마종비고?”

 진운은 고개를 들어 반해란을 쳐다보았다. 반해란은 무심한 표정으로 진운에게 고개를 까딱이며 말을 이었다.

 “딱 반년만 폐관수련하고 와.”

 “그게 무슨 소리요?”

 “이 갑자나 내공이 있으면 뭐해? 쓸 줄을 모르는데. 그러니까 정력도 계속 감퇴되는 거야. 무슨 소린지 알겠지?”

 “내가 무공을……?”

 “마종비고에 비급들이 많으니까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서 익혀 봐. 대신, 반년 이상은 안 기다린다. 명심해 둬.”

 반해란의 말에 진운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전, 무당에서 지내던 시절부터 무공을 익히기를 꿈꿔 왔던 진운이었다.

 그동안 수없이 복용했던 영약들 덕분에 체질이 개선되어 이 갑자에 가까운 내공도 얻은 마당이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반해란이 자신이 없는 동안 독수공방(獨守空房)할 수 있을 런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지난 사 년 동안 반해란의 끊임없는 정욕(情慾)에 녹초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알게 모르게 깊은 정이 든 진운이었다.

 둘 사이에 얻은 아들까지 있으니 그 정은 더욱 깊다 하겠다.

 “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진운에게 반해란은 퉁명스레 질문을 던졌다. 진운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오. 그럼 내일부터 폐관에 들어가면 되겠소?”

 “그래.”

 “그럼 오늘 밤은…….”

 빠르게 반해란에게 다가간 진운이 그녀를 덥썩 품에 안아 일으켰다.

 “뭐야? 이거 안 놔!”

 품속에서 반해란이 저항했지만 진운은 아랑곳하지 않고 침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절대 잊지 못할 밤으로 만들어 주리다.”

 

 다음 날 아침.

 “잊지 못하긴 개뿔! 당장 꺼져!”

 반해란의 날카로운 외침이 주위를 뒤흔들었다.

 

 ***

 

 쿠구구…….

 거대한 바위로 만들어진 마종비고의 문이 저절로 닫혔다. 단 한 줄기의 빛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걸음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천장에 박혀 있는 야명주(夜明珠) 탓이었다.

 진운은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마종비고.

 신교의 모든 절학을 한데 모아 두었다는 신교의 중지. 천년의 역사를 품은 공간이 진운을 받아들였다.

 진운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입구를 지나, 길게 이어진 복도를 따라 걷던 진운은 얼마지 않아 넓은 공간에 도착했다.

 그가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호리병 모양으로 나누어진 두 개의 넓은 공간.

 진운은 먼저 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섯 개의 커다란 기둥이 지탱하고 있는 왼쪽의 공간은 낡은 서책의 냄새로 가득했다.

 얼핏 보기에도 수천, 아니, 수만 권은 넘어 보이는 서책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종이로 된 것 만이 아니라 목간(木簡)도 심심찮게 보였다. 천 년에 이른다는 신교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의 양이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자 서책이 꽂혀 있는 책장마다 작은 팻말이 걸려 있었다.

 심법(心法), 신법(身法), 권법(拳法), 지법(指法) 등…….

 무공의 종류를 구분해 놓은 팻말이었다.

 팻말을 쭈욱 읽던 진운은 우선 심법의 팻말이 걸린 곳으로 향했다. 책장에 빼곡히 꽂혀 있는 서책들을 훑어보던 진운의 눈길이 한쪽 구석에서 멎었다.

 진운은 손을 뻗어 자신의 눈길을 잡은 서책을 꺼내 들었다.

 수라환혼심공(修羅還魂心功).

 근 오십 년 이래로 대성한 자가 없다던 신교의 십대마공 중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심공이었다.

 마음에 들었다.

 피식 미소를 지은 진운이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서책을 둘러보는데 또 다른 서책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혈옥파천지(血玉破天指).

 패도적인 느낌이 드는 이름이었다.

 “마음에 드는군. 우선은 이 정도로 해 볼까?”

 진운이 나직이 중얼거리며 반대쪽으로 향했다.

 반대편은 직경 십 장 정도의 둥근 공간이었다. 진운은 두 권의 서책을 든 채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원형 공간의 끝에는 돌로 만들어진 세 개의 문이 있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문을 열자 벽곡단과 건량이 가득 든 항아리가 보였다. 폐관수련을 위한 식량을 보관해 둔 곳간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의 보관을 위해서 조치해 둔 것인지, 싸늘한 한기가 방 안에서 느껴졌다.

 한쪽 구석에는 맑은 물이 고여 있었고, 벽 쪽에 놓인 항아리 안에는 과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십 년이 넘게 폐관수련을 해도 굶지 않을 정도의 양이었다.

 곳간을 나온 진운은 바로 옆의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옷가지들이 가득한 방이었다.

 “폐관수련을 하면서도 옷차림은 항상 단정해야 한다는 건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은 진운이 다시 옆의 문을 열었다.

 그제야 폐관수련을 위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삼 장, 길이 이십 장 정도의 네모난 공간이었다.

 천장에는 진운의 머리만 한 야명주가 두 개 박혀 있었다. 벽은 특수한 가공을 한 것인지, 새카만 것이 무척이나 단단해 보였다.

 주먹을 말아 쥔 진운이 슬쩍 벽을 두드려 보았다.

 쾅!

 이 갑자의 내공을 지니고 있는 진운의 주먹에도 커다란 소리만 날 뿐,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다녀간 누군가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한쪽 벽의 일부에 커다란 충격으로 깊이 파인 자국이 있었던 것이다.

 진운은 파인 자국을 가만히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반년 안에, 더 뚜렷한 흔적을 남겨 주지.”

 

 ***

 

 후우웅!

 낮은 진동음과 함께 진운의 식지(食指)에 붉은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진운의 손이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막 손목까지 붉어진 순간, 진운의 손에서 빛살 같은 빠르기로 붉은 기운이 뻗어나갔다.

 콰쾅!

 붉은 기운은 그대로 벽에 부딪치며 커다란 폭음을 토해 냈다.

 “겨우 이 정도인가……?”

 진운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의 식지에서 뻗어 나온 기운에 부딪친 벽의 일부에는, 성인의 머리통만한 크기에 손가락 한 마디 깊이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혈옥파천지의 위력이었다.

 일반적인 지법의 경우,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혈도를 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혈옥파천지는 무지막지한 내공을 손가락을 통해 발출함으로써 상대를 완전히 파쇄(破碎)해 버리는 패도적인 무공이다.

 제대로 익히기만 한다면 웬만한 장법보다 훨씬 위력이 큰 것이었다.

 사실 진운은 그 점이 마음에 들어 혈옥파천지를 익히기로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혈옥파천지에 매달린 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고작 오성의 성취밖에는 이루지 못했다.

 수라환혼심공 덕에 그동안 복용했던 영약들의 기운을 완전히 수습해 내공이 크게 늘었음에도 성취는 더디기만 했다.

 심법의 문제는 아니었다.

 신교의 십대마공 중의 하나인 수라환혼심공은, 신교에서 만들어진 어떤 마공에도 대치되지 않는 완벽한 조화를 자랑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혈옥파천지도 예외는 아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거지?”

 진운은 벽에 난 구멍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혈옥파천지의 비급에 적힌 내용은 이미 진운의 머릿속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보아도 위력을 높이는 방법은 쓰여 있지 않았다.

 비급에는 그저 내공을 손끝으로 발출하는 기본적이 요령만이 쓰여 있을 뿐, 그 외에는 간략하게 성취의 정도에 대한 것만이 쓰여 있었다.

 그것도 파자(破字)로 쓰여 있는 것을 진운이 간신히 해독한 것이었다.

 “젠장! 비급을 남길 거였으면 좀 더 쉽고 자세하게 써둘 순 없는 거냐?”

 진운이 투덜거리며 돌아섰다.

 그때였다.

 똑, 똑!

 무언가 작은 소리가 귓가를 자극해 왔다.

 진운은 가만히 선 채 귀를 기울였다. 굳게 닫힌 문 근처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순간 진운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힘의 집중.

 작은 물방울도 오랜 세월동안 한곳을 두드리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확신은 없었다.

 혈혼파천지는 무언가를 꿰뚫기 위함이 아니라 완전히 부수기 위한 지법, 내공을 한 점으로 집중한다면 그저 깊은 구멍을 뚫기만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회전력을 더한다면?’

 가능성이 있었다.

 남은 것은 실제로 해 보면 되는 일.

 진운은 천천히 벽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우우웅!

 내공을 끌어 올리자 조금 전과 같이 손이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한 점으로 기운을 모은다…….’

 진운이 나직하게 중얼거리며 붉은 기운을 식지 끝으로 끌어 모았다.

 붉게 변한 손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반면 식지는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검붉게 변해 버렸다. 한 점에 모인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진운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여기서 회전력을!’

 진운은 한 줄기의 기운을 따로 끌어내 식지 끝에 모인 붉은 기운을 자극했다.

 식지 끝을 중심으로 모여든 붉은 기운이 서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손끝으로 전해지는 압력도 더욱 강해졌다.

 손끝이 눈에 띌 정도로 크게 흔들렸다.

 진운은 까드득 이를 악물고 왼손을 들어 흔들리는 오른 손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회전력이 극대화된 순간, 진운은 그대로 붉은 기운을 정면으로 발출했다.

 콰콰콰―!

 순간 허공을 찢어발기는 날카로운 파공성이 터져 나왔다.

 콰콰쾅!

 이어 귀가 아플 정도로 커다란 폭음과 함께 연무장 전체가 크게 뒤흔들렸다.

 “큭……!”

 진운의 입에서 나직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혈옥파천지의 기운을 발출했던 오른손이 망가진 탓이었다.

 직접적으로 기운을 발출한 식지를 중심으로 피부가 벗겨지고, 근육이 뒤틀려 피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진운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눈앞에 펼쳐진 결과물이 너무도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투두둑!

 부서진 돌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진운의 혈옥파천지가 만들어 놓은 결과물은 조금 전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진운의 상체가 들어가고도 남음직한 커다란 구멍에 한 자가 넘는 깊이…….

 “정답…… 이었군.”

 가만히 중얼거린 진운이 오른손의 지혈을 위해 빠르게 혈도를 점했다.

 칠성의 성취.

 위력으로 보아 혈옥파천지가 칠성의 성취에 이른 것이 틀림없었다. 진운은 망가진 오른손에서 고통을 느끼면서도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진운이 폐관에 들어간 지 여덟 달이 지난 어느 날의 일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제 23 화 2016 / 7 / 15 398 0 5687   
22 제 22 화 2016 / 7 / 15 327 0 5101   
21 제 21 화 2016 / 7 / 15 312 0 5894   
20 제 20 화 2016 / 7 / 15 324 0 5534   
19 제 19 화 2016 / 7 / 15 297 0 6066   
18 제 18 화 2016 / 7 / 15 323 0 7420   
17 제 17 화 2016 / 7 / 15 338 0 6131   
16 제 16 화 2016 / 7 / 15 310 0 6032   
15 제 15 화 2016 / 7 / 12 308 0 5847   
14 제 14 화 2016 / 7 / 12 338 0 5328   
13 제 13 화 2016 / 7 / 12 379 0 5478   
12 제 12 화 2016 / 7 / 12 330 0 5902   
11 제 11 화 2016 / 7 / 12 352 0 5270   
10 제 10 화 2016 / 7 / 8 389 0 5454   
9 제 9 화 2016 / 7 / 8 314 0 7289   
8 제 8 화 2016 / 7 / 8 361 0 6601   
7 제 7 화 2016 / 7 / 8 403 0 8902   
6 제 6 화 2016 / 7 / 8 373 0 5841   
5 제 5 화 2016 / 7 / 8 311 0 5871   
4 제 4 화 2016 / 7 / 8 310 0 7843   
3 제 3 화 2016 / 7 / 8 340 0 5364   
2 제 2 화 2016 / 7 / 8 314 0 4964   
1 제 1 화 2016 / 7 / 8 505 0 492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무결도왕
천성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