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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1. 광주국제파 (1)
작성일 : 18-11-01 23:15     조회 : 519     추천 : 0     분량 : 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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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여자도 출장 아가씨 느낌이죠?”

 

 태순이 열어놓은 유리창으로 찬바람이 들어왔다. 나는 태순이 말한 여자를 눈으로 쫓았다. 딱 달라붙으면서도 가슴은 깊게 파인 옷을 입고 있는 여자는 태순의 말대로 화류계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높은 하이힐을 신은 여자의 발에서는 또각또각 소리가 천천히 이어졌다. 이윽고 여자는 허름한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딱 봐도 이동주가 부른 거 같은데.”

 

 태순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의뢰인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나는 창문을 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저거, 저거. 성욕을 아예 참질 못하네. 위험하니까 비행기 탈 때까지 얌전히 지내라고 했는데. 무슨 매일 밤마다 아가씨들을 저렇게 부른데요? 화류계랑 그쪽 애들이랑 얼마나 가까운지 뻔히 알면서도. 지금 나 여기 숨어있다 광고하는 꼴이잖아요.”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말이었다. 나는 창 밖에 연기를 내뱉었다.

 

 “대표님. 차에서 담배 좀 피우지 마세요.”

 

 태순이 투덜거렸다. 나는 한숨을 쉬며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창문을 닫았다.

 

 “어. 그렇다고 피우던 걸 던지실 필요는 없었는데....”

 

 “조용히 하고 뒤에 봐봐.”

 

 조수석 사이드 미러를 턱으로 가리키자, 태순의 시선이 허겁지겁 따라갔다. 거울 속에는 검은색 가죽 자켓을 입은 남자 서넛이 빌라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살이 올라온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꽉 끼는 옷을 입고 있는 그들은 누가봐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조금 더 이쪽을 향해 걸어오자, 남자들의 정체가 확실해졌다. 팔목까지 뒤덮인 문신이며, 방망이를 들고 있는 두 명까지. 누가봐도 깡패였다.

 

 무리의 맨앞에서 걷고 있는 이는 누가봐도 대장이었다. 남자는 양손을 주머니 넣고, 건들건들 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그러던 남자의 시선은 빌라 앞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우리에게 다달았다. 남자의 옆으로 길게 찢어진 눈이 나를 휘감았다. 위험해보이는군. 나는 침을 삼켰다. 내가 계속 쳐다보고 있자, 남자는 인상을 찡그리며 내 얼굴을 향해 침을 뱉었다. 남자의 침자국이 차 앞 유리창에 선명하게 남았다. 남자는 나를 향해 무어라 중얼거리고는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쟤네예요? 와 큰일 났다. 눈빛이 죽이러 가는 눈빛이던데.”

 

 바짝 쫄았는지, 태순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이동주한텐 내가 문자 넣을 테니까 너는 경찰에 전화해.”

 

 ‘나타났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윗층 빈방으로 도망가세요.'

 메시지가 무사히 전송된 것을 확인하고 나는 차문을 열었다.

 

 “네. 여기가 금평구 금평2동.... 어. 대표님 어디가세요?”

 어딜 가긴. 우리 의뢰인을 지키러가지. 나는 조수석에서 내려 빌라 안으로 뛰어들었다.

 

 

 

  ▣

 

 

 

 이동주가 우리 사무실에 찾아온 것은 삼일 전이었다. 땅딸한 키에, 뭉툭한 코. 넓적한 얼굴에 두툼한 입술. 호감이 가지 않는 얼굴 위엔 웃음이 뒤덮고 있었다. 이동주의 눈이 나를 앞에 두고 사무실 구석구석을 훔쳤다.

 

 “무슨 일을 맡기고 싶은 겁니까?

 

 작은 사무실을 찬찬히 뜯어보고 있던 이동주의 눈이 드디어 나에게로 향했다.

 

 "우리 집 좀 감시해줘요."

 

 "네?"

 

 이동주의 말을 못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나온 본론에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내 반응에 이동주는 귀찮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일주일. 일주일만 우리 집 앞에서 이상한 애들 오나 안 오나 감시해줘요.”

 

 “일주일만 말입니까?”

 

 일주일 동안만 자기 집 앞을 지켜야 하는 일이 있나? 흥신소를 운영하면서 여러 의뢰를 받아봤지만, 무슨 상황인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일주일 뒤에 해외로 뜰 거니까. 그때까지만 집 앞 좀 지켜달라고요.”

 

 동주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그 순간 이 일이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혹시 범죄와 관련된 겁니까? 저희는 이것저것 일을 하긴 해도 범죄행위에 가담하진 않습니다.”

 

 동주가 코웃음을 쳤다.

 

 “하루에 삼십씩. 일주일 다 채우면 삼백.”

 

 동주의 여유 있어 보이는 미소는 우리 사무실의 사정은 아주 잘 알고 있다는 눈치였다. 과연. 오자마자 사무실 구석구석 살펴서 얻은 정보가 그거였나?

 

 “돈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무슨 상황이고, 누구에게 쫓기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쇼.”

 

 동주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동주의 민낯에는 지독한 욕심이 서려있었다. 동주는 그렇게 한참동안 나를 살폈다. 내 발끝에서부터 머리카락까지 구석구석. 그러고 나서야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일 잘하고 약간 이상한 놈이라는 소문이 사실인가보네. .... 뭐 좋지."

 

 동주는 짧은 다리를 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광주 국제파라고, 저기 광주에 유명한 조폭이 있거든. 그놈들이 도박으로 돈을 벌어. 불법 토토, 바카라, 사다리 다 하고 있고, 하우스도 몇 개 운영하고 있고. 우리 흥신소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해요? 완전 나쁜 놈들이지? 나를 죽이려고 하는 놈들이 바로 그놈들이야.”

 

 동주가 웃음을 지었다. 동주는 자신의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카드를 섞는 시늉을 했다.

 

 “내가 걔네한테 벌을 내렸지. 기술을 써서 오십 정도 자르고 왔어.”

 

 “오십.... 오천만원이요?”

 

 "오천만원이면 오천이지. 오십은 오십억이고."

 

 "오십억!?"

 

 옆에 있던 태순이 소리쳤다. 나는 태순을 노려봤다. 태순은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지금 그쪽에선 나 잡으려고 아주 난리일 거야. 맘 같아선 당장이라도 해외로 뜨고 싶은데. 돈도 잘 세탁해야하고 이것저것 정리해야할 것도 있고. 그래서 일주일인 거야.”

 

 말을 마친 동주는 담배를 꺼내들었다.

 

 “여기 금연인데....”

 

 동주는 태수의 웅얼거림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래서? 일할 거야 말거야?”

 

 어디까지가 진짜지? 나는 동주의 눈을 살폈다. 동주는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냐는 듯한 눈빛이었다.

 

 “...하겠습니다. 보수는 대신 사백. 선 지급 이백, 완료 후 이백으로요.”

 

 동주는 코웃음을 쳤다.

 

 "뭐, 그 정도는 더 줄 수 있지. 대신에 받은 만큼 일 잘해야 돼."

 

 "물론이죠.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께서 이 일주일 동안 제 말에 따라주셔야 하고, 제가 지정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셔야 합니다."

 

 동주가 인상을 썼다. 나는 그것을 보고 더욱 단호하게 말했다.

 

 "싫다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동주와의 눈씨름이 한동안 이어졌다.

 

 "그래, 맘대로 하슈."

 

 동주는 담배를 재떨이에 거칠게 문질렀다.

 

 

 

  ▣

 

 

 

 “어이.”

 

 4층에서 내려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부술 것처럼 노려보고 있던 남자 넷은, 이번엔 나를 부술 듯이 쳐다봤다. 그 눈빛들을 마주하니 방금 전까지 갖고 있던 자신감이 후회로 변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동주가 다른 층의 방으로 옮길 때까지 시간을 벌어줘야 했기 때문이다.

 

 “어이? 뭐냐, 너는?”

 

 방망이를 들고 있던 남자 하나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피라미랑만 엮여봤자 시간을 많이 끌 수 없었다. 나는 가장 안쪽에 있는 사람을 도발했다.

 

 “아니, 형씨 말고, 저기 안에 눈매 안 좋은 형씨.”

 

 “형씨? 이 새끼가 돌았나. ”

 

 나는 방망이를 들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아니. 저 눈매 나쁜 형씨가 아까 우리 차 앞 범퍼에 침을 뱉고 갔다니까?”

 

 “어따. 이거 완전 정신 나갔네. 형님, 죽여놔도 괜찮겠습니까?”

 

 안에 있던 남자는 천천히 걸어 나왔다. 고도비만이 의심되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선 덩치가 작았지만, 키는 제법 컸다. 백팔십 센티인 나보다도 머리하나는 더 클 정도였다. 남자의 찢어진 눈은 더욱 매섭게 나를 노려봤다.

 

 “넌 뭐냐? 동주 따까리냐?”

 

 남자가 내 어깨를 밀치며 물었다. 살짝 밀친 것이었지만, 남자의 다부진 힘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함부로 건들지 마세요. 경찰 불렀습니다.”

 

 남자는 피식 웃었다. 그 순간 남자의 몸이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나는 이질감을 눈으로 느끼자마자 몸을 잔뜩 밑으로 숙였다. 내 머리 위에서 둔탁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자가 주먹을 휘두른 것이었다.

 

 내 관자놀이를 정확하게 노리고 들어온 주먹은, 내가 고개를 숙이자 오른편에 있던 철제 우체통을 맞췄다. 주먹사이로 나와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죽일 듯이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흡사 짐승과 다를 것이 없었다. 남자의 주먹이 빗나가자마자 뒤에 있던 남자들도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됐다. 이대로 동주가 도망갈 때까지 네 명을 몰고 도망 다니면 되는 것이다. 나는 빌라의 출입문을 향해 달렸다. .... 나는 빌라의 출입문을 차마 열 수 없었다. 문 바깥에는 남자의 부하로 보이는 자 세 명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태순의 모습을 보고 이내 포기했다. 태순은 남자들 뒤에서 코피를 흘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작가의 말
 

 평화로운 소설입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tessty 18-11-02 00:50
 
재밌네요. 다음화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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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 18-11-08 23:10
 
감사합니다~ 많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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