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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녀님은 다이어트 중
작가 : 민유OL
작품등록일 : 2018.11.1
공녀님은 다이어트 중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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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콕 박힌 배반의 가시를 끌어안고,
피와 살을 깎는 혼신의 노력 끝에 다이어트에 성공한 난
끝내 미(美)와 복수를 손에 거머쥔다.

하지만 결국 내게 남은 건 허무함뿐.

‘됐다… 이제 모두 끝났어. 이제 완전히 잊어버리자.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 거야.’

모든 걸 잊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축배를 고대하며 집으로 향하던 길.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와 함께 1년여 만에 영접하는 치느님과의 만남이 무산되고 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초고도비만 공작 영애, 실비아가 되어있었다.

“넌 내게 절망감을 줬어!!!”

그리고 맞닥뜨린 시끄러운 존재의 부탁.

[복수해줘.]

마지못해 승낙했지만, 난 이번 삶만큼은 기필코 행복해질 거야!
단, 그전에 살부터 빼자…
낯선 세계에서 다시 시작된 눈물의 다이어트와 새로이 쌓아가는 인연들.

과연 나는 새로 부여된 삶에 행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2 1장. 복수 끝에 (2)
작성일 : 18-11-01 21:58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4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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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결전의 그날, 각별히 신경 써 준비한 무대 위에서 나는 한편에 희극을 보았다.

 

  야릇한 분위기가 감도는 캠핑카 내에서 그보다도 더욱 끈적이는 눈길로 내게 점점 밀착해오는 최도빈과 나 사이에 그의 뜨거운 입김이 가득 차올랐을 무렵 캠핑카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윤채원이 들어왔다.

 

  내가 친 거미줄에 꼼짝없이 걸려든 윤채원의 얼굴은 내겐 절정에 준하는 감명을 주었다.

 

  머리카락을 제 손으로 쥐어 뜯을 듯 헝클어뜨리며 악에 받쳐 고래고래 소리지르다 내게 달려드는 광기 서린 눈빛이 섬뜩하다기보다는 묘한 흥분을 안겨주었다.

 

  내뻗어진 윤채원의 손은 내게 닿기도 전에 최도빈에게 우악스럽게 잡혀 바닥으로 내쳐졌다.

 

  비명을 지르며 따지는 여자와 여자에 미쳐있는 어리석은 남자.

 

  두 사람의 대화와 행동들은 한편의 아침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흥미로웠다.

 

  결국 충격과 절망, 배신감에 휩싸여 울며불며 발광하던 윤채원은 비틀비틀거리다 다리에 힘이 빠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나는 그런 그녀를 위하는 척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사랑은 움직이라고 있는 거야. 그러니 받아들여야지? 안 그래?”

 

  “너, 너! 누구야?!”

 

  나를 확 밀치고 삿대질을 해대는 윤채원은 버벅거리며 당황한 낯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였다.

 

  바로 나를 떠올리지 못하는 모양새가 아무래도 윤채원이 내게만 여우짓을 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덕분에 티끌만큼이라도 남아있었을지 모르는 죄책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나는 힘없이 최도빈의 품 속에 쓰러지듯 안겨 가녀린 척 몸을 떨었다.

 

  이에 화가 극에 달한 최도빈이 윤채원을 사납게 다그치며 이별을 고했다.

 

  윤채원은 나를 가리키며 속고 있는 거라는 둥, 불여시라는 둥 힐난을 하며 말렸지만 최도빈은 오히려 분개하며 나를 더욱 감싸고선 윤채원을 매몰차게 쫓아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미안하다고 갖은 애교를 피우며 나밖에 없다는 달달한 말을 흘리는 최도빈을 말없이 지켜보던 나는 자애롭게 웃어 보였다.

 

  “괜찮아. 네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충분히 느끼고 있으니까.”

 

  내 말에 최도빈은 마치 천사라도 본 것처럼 흐물흐물해 졌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냉장고 속에 오래 방치된 미라 당근처럼 심장이 쪼그라드는 감각을 느끼다 구원이라도 받은 기분인지 만면에 안도의 기운이 가득 퍼졌다.

 

  하지만 불쌍하게도 눈 앞에 있는 나는 그가 바라는 천사나부랭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친히 지옥으로 끌고 들어갈 복수의 화신이 되어버린 과거의 연인이었다.

 

  구원을 받았다 느낄 때, 더 깊고 참담한 지옥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마음 속에 들뜬 호기심이 차올랐다.

 

  이제 무대에 막을 내리고, 이만 이 지긋지긋한 악연을 끊어낼 시간이다.

 

  나는 최도빈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다 있는 힘껏 풀스윙을 가했다.

 

  홈런이었다.

 

  예고도 없이 옆으로 홱 돌아간 목에서 우두둑거리는 뼈 소리가 들렸다. 순간 사고가 멈춘 듯 멍하니 눈을 끔뻑거리다 이윽고 뺨에서부터 타오르는 화끈한 욱신거림을 느꼈는지 놀란 토끼 눈을 뜨고 나를 보는 최도빈이었다.

 

  “루…루비야?”

 

  “아파?”

 

  “대체 왜…”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멀뚱멀뚱 쳐다보는 최도빈의 눈을 똑똑히 직시하며 나는 손을 올려 엄지 손가락으로 내 심장을 가리켰다.

 

  “참아. 여기가 찢어지는 고통은 그 아픔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괴로우니까.”

 

  “그게 무슨… 아니 다 내가 잘못했어. 이렇게 빌게. 나 정말 너 밖에 없는 거 알잖아. 응? 나 너 없으면 안돼.”

 

  바닥에 기듯이 다가와 자리에서 일어나 흐트러진 옷을 고쳐 입는 내 치마자락을 붙잡는 최도빈을 냉랭하게 내려다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난 너 없어도 돼.”

 

  몹시도 무감각한 내 음성에 최도빈의 얼굴이 충격으로 굳어버렸다. 만족스러운 그 모습에 내 입꼬리가 절로 비릿하게 올라갔다.

 

  “아직도 모르겠니? 내가 누군지?”

 

  내 말에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하는지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제 정말 끝이니까.

 

  “네게 바친 내 7년이라는 시간이 참 부질없었구나.”

 

  “설마...! 비아? 너, 너… 비아, 류비아야?!”

 

  “닥쳐. 그 더러운 입에 내 이름을 올리지마.”

 

  나는 경멸 어린 시선으로 최도빈을 한번 째려본 후 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다. 그러자 혼란으로 뒤죽박죽 한 최도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 거짓말. 네가 정말 옛날에 그… 류비아라고?”

 

  그는 양손으로 머리를 집고선 말도 안 된다며 홀린 듯 중얼거렸다. 눈동자가 요란하게 흔들리는 최도빈의 모습은 무척 불안해 보였다.

 

  나는 말없이 그 모습을 눈이 아닌 가슴에 박아 넣었다.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순간이었기에 똑똑히 기억하고 싶었다.

 

  최도빈이 나락으로 빠지는 저 우스운 모습을.

 

  그때 그들이 날 구경거리로 삼았던 것처럼 한참을 보고 또 보았다.

 

  잠시 후, 혼란과 집착,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로 점철되어 엉망이 된 얼굴로 그가 다시 나의 손을 필사적으로 잡아왔다.

 

  “안돼. 이대로는 못 보내. 한번만 용서해줘. 나 정말 너 없으면 이제 살 수 없어. 내가 잘할게. 평생 너만 보고 살게. 그, 그렇지! 겨, 결혼! 나랑 결혼하는 게 네 소망이라고 했잖아. 꿈이라고! 하자! 우리 결혼하자! 응? 비아야, 제발…”

 

  “……풉, 푸하하하하하.”

 

  애처로운 걸 넘어 한심한 최도빈의 모습에 나는 참았던 웃음을 터트렸다.

 

  기분이 좋아서? 즐거워서? 뿌듯해서? 아니 전부 틀렸다.

 

  단지 나는 화가 났다.

 

  희생뿐인 인생을 살아가던 내가 유일하게 꿈이라는 걸 꿨다는 게 고작 최도빈과의 결혼이라니.

 

  그 꿈이 내 스스로를 너무 처량하고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 말을 가족을 모두 잃고 방황하던 그때의 내게 해주었다면, 하다못해 날 버린 그 날 그렇게 모질지만 않았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럼 어리석고 순진했던 나는 널 용서했겠지… 바보같이.

 

  하지만 최도빈이 자신의 세상이라고 여기며 살아가던 순진한 나는 이미 죽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잡고 있는 최도빈의 손을 내치곤 냉정하게 돌아서며 말했다.

 

  “징글징글한 너란 남자를 다시 만나준 거 하나만으로 감사히 여기도록 해.”

 

  내 심장 속에 파고 들었던 마지막 배반의 가시를 뽑아 최도빈의 심장에 무참히 쑤셔 박았다.

 

  그 길로 나는 결전의 장소를 나와 무채색의 밤거리를 걸었다.

 

  이상했다.

 

  모든 게 다 허무하기만 했다.

 

  복수를 끝 맺히면 후련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애증… 그래 애증이었다.

 

  지금에 와 확신할 수 있는 진실된 나의 마음.

 

  나는 그를 한없이 원망하고 증오했지만 한편으로는 사랑했다.

 

  너무나 다른 두 감정은 단지 서로를 등진 채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됐다... 이제 모두 끝났어. 이제 완전히 잊어버리자.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 거야.’

 

  나는 복잡하고도 허한 마음을 한 겨울의 밤공기에 실어 보냈다.

 

  뽀얀 입김에 실린 내 감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흐려져 어느새 사위로 흩어졌다.

 

  그때, 왁자지껄한 소리가 귀청을 울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틀었다.

 

  그곳에는 서로의 술잔을 부딪히며 기름진 치킨을 물어뜯는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치킨?

 

  그 순간, 나는 장롱 위 눈길이 잘 가지 않는 곳에 유일하게 숨겨둔 15장에 닭 모양 치킨 쿠폰을 떠올렸다.

 

  공짜와 다름없는 모두 모은 쿠폰이 너무 아까워 그 쿠폰들만 따로 묶어 숨겨두었던 것이다.

 

  ‘마침 잘 됐어.’

 

  길고 길었던 싸움이 드디어 종결된 오늘을 기념하고자 냉장고 속에 그득하게 준비해놓은 쌉싸래한 맥주에 곁들일 안주로 치킨 쿠폰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이어트는 끝났다. 이제 꾸준한 관리만 있을 뿐.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즐기자.

 

  다시 시작될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마음을 가벼이 비우니 이제야 조금은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제 코 앞까지 다다른 집을 향해 걸어갔다.

 

  하늘도 나에 축배의 시간을 기꺼워해주는 것일까?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에 때마침 파란 불이 들어왔다.

 

  근 2년여 만에 치느님과의 영접을 고대하며 절로 흥얼거려지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횡단보도의 흰색 페인트 부분들만 사뿐사뿐 밟아 나갔다.

 

  빠아앙!

 

  그때였다.

 

  가로등과 간판들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해 비교적 환하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밤이었기에 눈동자 속으로 강렬하게 모여드는 환한 빛에 그만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 보았다.

 

  양 옆으로 달린 두 개의 환한 조명이 맹렬한 속도로 내게 달려오는 모습을.

 

  이윽고 온몸에 전해지는 극심한 충격과 함께 내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심심할 때 접어 날리는 종이비행기처럼 날아오르다 이내 급속히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고통? 두려움? 싸늘함?

 

  내가 이상한 걸까?

 

  이 같은 감정들과 감각들은 지금의 내겐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온 몸이 굳고 싸늘하게 식어가는 와중에도 단 한가지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 내 치킨 쿠폰… 기한 얼마 안 남았는데…’

 

  나는 그렇게 장롱 위에 고이 모셔놓은 치킨 쿠폰을 그리며 짧은 내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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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 18-11-14 19:58
 
아닛! 치킨을 바로 앞에 두고 죽다니ㅠㅠ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던데ㅠㅠ 어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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