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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시간을 죽이는 남자
작가 : 암영
작품등록일 : 2018.11.1

살인을 하면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남자와 여형사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

 
15화 -그의 이야기대로-
작성일 : 18-11-01 11:10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6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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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화의 다음 날 출근하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벼웠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경찰을 모욕하는 편지를 보낸 그 놈의 뭐 씹은 표정을 보면서 보고서를 써 내려갈 날이니까. 그녀는 실실 웃으며 지하철에 탔다.

 

 “야, 저기 저 사람...”

 

 그리고는 실수를 깨달았다.

 

 “어? 저 여자 어제 뉴스에 나온 그 경찰 아니야?”

 

 너무 흥에 젖어 깜빡했다. 자신이 어제 텔레비전에 얼굴을 비췄고, 온 나라에 그녀가 싸우는 영상이 퍼졌다는 걸. 고로 차라리 택시를 타고 가야 했다는 것.

 

 “저기...혹시 그 진철원 잡은 경찰이세요?”

 

 거짓말을 할까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에게 질문한 여성은 이미 거의 확신한 상태였으니까.

 

 “아...그...네.”

 

 여성이 흥분하더니 입에서 온갖 속사포를 쏴대기 시작했다. 연화는 기겁했고, 적당히 대충 대답하다가 다음 역에서 바로 내렸다. 최대한 얼굴을 가리며, 그녀는 역 위로 올라와 택시를 잡았다.

 

 물론 택시 안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저 기사 한 명이니 다행이었다.

 

 ***

 

 “아...안녕하세요...”

 

 택시기사의 질문공세에 진이 빠진 연화가 터덜터덜 경찰서 안으로 들어왔다.

 

 “너는 얼굴이 왜 그렇게 초췌하냐. 술도 안 먹었으면서.”

 

 “그...제가 어제 얼굴이 팔렸다는 걸 까먹고 오늘 대놓고 지하철에 탔거든요.”

 

 김성호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너는 어떤 때는 참 똑똑한데 왜 그런 거에는 한없이 멍청하냐? 알다가도 모르겠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취조실 이미 들어간 거죠?”

 

 “보면 모르겠냐. 다들 구경하고 있는 중이지.”

 

 그가 엄지로 취조실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찰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애초에 취조실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는 창문이니 별 문제는 없었지만 그렇게 모여 있으니 괴상한 모양새인건 변함이 없었다.

 

 “팀장님은요?”

 

 “저 무리에 끼어서 보고 싶진 않다. 그래도 뭐라 하는지는 다 듣고 있거든.”

 

 그가 한쪽 귀에 꽂힌 무선 이어폰을 오른손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는 아직 쌓여있는 종이 더미를 뒤지더니 하나를 더 꺼내 연화에게 던져주었다.

 

 “너도 들어봐. 아주 가관이다. 이걸 빌미로 감형받으려고 하지나 말았으면 좋겠군.”

 

 연화는 이어폰의 전원을 켜고 오른쪽 귀에 꽂았다.

 

 “쉽게쉽게좀 가자 어? 자꾸 헛소리 하면서 시간 낭비시키지 마.”

 

 “헛소리가 아닙니다.”

 

 “진짜 돌겠네. 그러면 나보고 네가 지금껏 몇 번이나 잡혔고, 그때마다 시간을 되돌려서 빠져나갔다라는 얘기를 믿으라는 거냐? 이딴 식으로 헛소리 해봤자 뭐 나오는 거 없다.”

 

 “글쎄, 거짓말은 아닌데 말이죠. 아니면 제 칼을 차서 날린 여자분한테 물어보세요.”

 

 연화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게 무슨...헛소리야.’

 

 김성호가 혀를 찼다.

 

 “괜찮으면 네가 들어가 봐. 말려들면 그냥 나오고. 안 들어가도 상관은 없다.”

 

 “...들어가 볼게요.”

 

 내키지 않았지만, 연화는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확실하게 이야기를 나눠 봐야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오, 자주 보네 우리.”

 

 “우리가 처음 만난 건 어제 오후인데.”

 

 “에이, 그렇게 말하지 말고. 아가씨도 어차피 밖에서 다 듣고 있었을 거 아니야?”

 

 “야 임마, 이 사람이 네 친구냐? 말투 똑바로 안 고쳐?”

 

 “글쎄, 친구라고 하기는 그렇지만...몇 번 마주친 사이죠.”

 

 “그게 무슨 헛소리야? 정신병자인 척 해도 소용없어.”

 

 연화가 냉랭하게 받아치자 진철원은 히죽 웃었다. 마치 진짜로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소름끼쳤다. 하지만 고작 그런 얕은 수에 흔들리는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연화는 강력 사건을 맡지 않았을 것이다.

 

 “왜 그래, 아가씨? 이미 나한테 한번 죽어봤으면서.”

 

 “......”

 

 쿵, 하고 연화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이 남자가 도대체 어떻게 그 꿈을 아는 것일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냥 자신의 정신병 진단을 받기 위해 연기하는 것이다.

 

 “멍청아, 네 눈에는 이 사람이 죽은 걸로 보이냐?”

 

 옆의 형사가 단단한 메모 받침으로 그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아, 내가 그 아기를 때려죽이는 것도 봤고.”

 

 “......뭐?”

 

 “내가 그 또라이 코트남한테 쥐어터지는 것도 봤지 아마? 아, 그리고 전에 칼 휘두른 사람이 나야, 아가씨. 그때 이후로 경찰하고는 그냥 몸싸움을 안 하기로 했지.”

 

 연화의 속이 다시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말도 안 된다. 절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꾼 꿈을 알고 있다니,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 그래야만 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개소리 하지 마. 네 말은 네가 하는 말을 내가 알고 있다는 걸 전제로 하지. 그리고 난 그런 게 기억나지 않거든. 겁을 줘서 날 어떻게 해보려는 건 때려 치워. 그때의 수작은 안 통하니까.”

 

 “전에 그 중학생 꼬마가 자살한 건 잘 통한 것 같던데?”

 

 “이 개자식아, 입 작작 안 털어?”

 

 옆의 경관이 못 참겠는지 다시 한번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철원은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러더니 그는 몸을 살짝 뒤로 젖혔다.

 

 “뭐, 인정하지 않겠다면 좋아.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어차피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할 거거든.”

 

 연화는 못 참고 나가버렸다.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말려들었다는 것에 대한 분함보다는 혼란과 공포감이 훨씬 크게 다가왔다.

 

 “신경 쓰지 마라. 내가 나중에 들어가지 뭐. 애초에 말이 되냐? 네가 쟤한테 죽었으면 넌 지금 귀신이라는 건데, 지금 내 눈에는 네가 참 잘 보이거든. 저 미친놈이 진짜 시간을 돌리면, 왜 지금 저렇게 얻어터지고 있겠냐? 대놓고 지가 시간을 돌린다고 내뱉는 건 또 어떻고?”

 

 “...네. 죄송합니다. 주세현 학생 이야기 때문에 잠시 흔들렸어요.”

 

 “됐다. 저 또라이가 뭐라고 하긴 넌 최선을 다했고 저놈을 잡은 거야. 그 애는 안타깝지만 또 다른 사람은 죽지 않는다. 이제 이 사건은 종결이야. 끝났다고.”

 

 김성호가 그녀의 등을 툭툭 치며 격려했다. 연화는 기분 나쁜 감을 떨어낼 수 없었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설령 그녀가 시간을 거슬렸다고 한들, 오직 하나만은 분명했다: 그녀와 경찰들은 승리했다.

 

 ***

 

 퇴근하자 정신적 피로감이 몰려들었다. 워낙에 사악한 범죄이고 이슈화 되었다 보니 사건 처리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현우의 차에 올라탔다. 특별히 반차를 내었다나.

 

 “많이 힘들었나보네.”

 

 “그냥 조금 피곤한 정도. 생각보다 처리해야할 일이 많았어. 취조도 별로 수확이 없어서 허탈감 때문에 더 피곤한 것 같아. 아 그리고 그 인간이 내 팔 찌른 사람이 맞아.”

 

 “그래. 집에 가서 조금 쉰 다음에 외출하자고. 예약은 일곱 시 반이니까 한 시간 조금 넘게는 쉴 수 있어.”

 

 “정말 그런 것까지 예상하다니 대단하다...할 말이 없네.”

 

 “뭐 몇 달간 잡히지 않은 살인범을 감방에 처넣기 직전인 우리 영웅 경찰만 하겠어?”

 

 “하하...직전은 조금 그렇지. 만약 두번 항소하면 재판이 끝나는 것만 해도 꽤 오래 걸리니까.”

 

 연화가 살짝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더 이상 그 놈의 얼굴도 보기 싫었다. 어차피 여론의 분노가 너무 강해서 감형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 굳이 대법원까지 가야 할까.

 

 “억울한 재판을 막기 위한 조치니 따를 수밖에 없지.”

 

 “참 공정하네.”

 

 “그다지 공정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런 법이 없었다면 내가 먼저 가서 반 정도 죽여 놨을 텐데. 그건 다음 천천히 살아 있는 상태로 매장해 버렸을 걸.”

 

 “우와, 잔인해.”

 

 “그런 인간쓰레기에 대한 벌 치고는 매우 자비롭다고 생각하는데.”

 

 “살벌해라.”

 

 그녀가 쿡쿡 웃었다. 물론 그의 말은 적어도 반은 진담일 것이다. 일반인이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지만, 이런 절대악에 가까운 인간들은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우니까.

 

 그렇게 잡담으로 취조실에서의 일을 잊으려 애쓰며, 그들은 집으로 향했다.

 

 ***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엄마와 현우와 함께 보낸 시간은 즐거웠다. 우울했던 기분이 금방 가실 정도로. 어쩌면 신경안정제 덕분에 부정적인 감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든 걸지도 모르겠다.

 

 “그럼 간다. 잘 쉬고.”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현우를 보내고 나서 그녀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최근에는 계속 그가 그녀의 집을 방문했으니, 슬슬 그녀가 그의 집으로 찾아가야 될 때다. 그의 가족의 과한 관심이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

 

 “하아, 또 그 생각나네.”

 

 주위가 조용하자 다시 그녀의 생각은 진철원에 대한 것으로 흘러갔다. 도대체 어떻게 그녀의 꿈들을 알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정확히 4시 44분에 일어났을 때 꾼 것들만. 그녀도 순간적으로 진짜로 그가 시간을 돌렸다고 믿을 뻔 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너무 구멍이 많았다.

 

 ‘지금은 시간을 돌리지 않고 있다. 나한테 쓸데없이 비밀을 다 털어놓고 있고. 애초에 그럼 내가 기억하는게 말이 안 돼. 시간이 돌아가면 내가 어떻게 그걸 기억해?’

 

 정말이지, 잠시라도 속아넘어갈 뻔했다는게 부끄러울 정도다. 그녀는 기지개를 켜며 멍하니 전등을 바라보았다. 이 사건이 끝나고 재판도 끝나면 그녀는 무엇을 할까? 하도 끔찍한 사건을 맡아서 그런지 지금은 일반적인 범죄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때가 되면 또 어마무시한 양의 일이 생기겠지...”

 

 그녀가 독백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

 

 다행히 재판의 시작까지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서 대중을 진정시키고 싶었던 윗선이 살짝 압력을 넣어 재판을 앞당긴 것이 거의 확실했지만, 연화는 개의치 않았다. 의도가 어쨌든 나쁜 일은 아니었으니까.

 

 “살다살다 법정에 증인으로 서다니. 별 일이 다 벌어지는구나.”

 

 그렇다. 꿈과는 달리 지금 연화는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막았던 아동 살인미수 건에 대하여 그녀의 증언이 필요하단다. 사실 그건 핑계고 그냥 국민영웅이 된 그녀와 김성호가 검사의 편이란 것을 알리고 싶은 거겠지만.

 

 ‘별로 필요도 없을 텐데. 집 한번 뒤지니까 정말 어떻게 안 잡혔나 싶을 정도로 증거품이 줄줄 흘러나왔으니 뭐...증인이고 나발이고 빼도박도 못할 테지.’

 

 재판 내용은 모두가 생각했던 대로였다. 신나게 증거물과 증언을 쏟아내는 검사 앞에서 변호사는 거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고, 그저 마지막에 취조실에서 나온 진술을 토대로 정신병에 의한 참작을 요청했을 뿐이었다.

 

 ‘불쌍해라. 딱 봐도 저 남자 옆에 서있기도 싫은 것 같은데.’

 

 하긴, 저 재수 없는 변호사가 어디 진철원 같은 쓰레기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국선 변호사가 되었겠는가. 힘없는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되었겠지.

 

 형은 종신형. 굉장히 이례적인 판결이었지만, 사건 자체가 이례적이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뭐, 알겠습니다.”

 

 진철원은 그것조차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그저 가볍게 웃었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갇혀 살면 곧 저 웃음도 사라질 것이다. 뻔하다. 모두들 감옥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그가 천천히 법정을 빠져나가자 연화도 그를 항해 눈을 돌렸다. 옆에는 남편을 잃은 어린 아기의 어머니가 소리를 죽이며 울고 있었다. 그를 체포했지만, 유족들의 눈물은 여전히 연화를 침울하게 만들었다.

 

 “아아아아아! 으아아앙!”

 

 갑자기 엄마의 품에 안겨 있던 아기가 경기를 일으키듯이 울기 시작했다. 아이의 엄마와 주위 사람들이 모두 화들짝 놀라서 아이가 공포심을 느낀 원인을 찾자, 진철원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떨어져서 걸어.”

 

 연화가 아이 엄마를 자신의 자리 쪽으로 보내고 앞에 나서서 명령했다. 아이는 진철원이 계속 가까워지지 거의 자지러지듯이 울었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조금씩 멀어지고 시작했고 아이의 울음소리도 그에 맞춰 조금씩 줄어들었다.

 

 “말했잖아. 뭐, 어쨌든 11월 19일에 다시 보자고. 새로운 목표가 생겼거든.”

 

 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기며 연화를 지나쳤다. 물론 그의 말은 헛소리였다-오늘은 12월 4일이었으니까.

 

 “입 다물고 똑바로 걸어!”

 

 경찰이 그를 잡아끌며 소리쳤다. 진철원은 호적상 마흔 다섯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마치 젊은이 같은 말투를 썼다. 아니, 가끔은 노인의 말투도 사용했다. 특정 말투를 사용한다기보다, 뒤죽박죽 섞어 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여러모로 이상한 인간이었다.

 

 그리고는 묘하게 불안한 소식이 들려왔다.

 

 ***

 

 “왠지는 모르겠지만 진철원 이 자식이 항소를 안 한댄다. 그냥 감옥에 간대. 오늘 바로 들어갔어.”

 

 김성호도 뒷맛이 찝찝한지 살짝 찌푸린 눈을 하고서는 그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다른 말로 하면 이제 진철원 연쇄살인사건은 완전히 종결된 것이다.

 

 “고로 우리 팀은 이제 해산이다. 다들 수고해줬다. 이제 나보고 더 이상 팀장이라고 안 해도 돼. 뭐, 대신 서장이라고 불러야겠지만.”

 

 아쉽지만, 이제 정들었던 형사들 중 상당수는 원래 근무하던 서로 돌아가야 한다. 물론 연화는 진채환, 한정화 및 다른 형사들 몇몇과 함께 원래부터 김성호의 밑에서 근무했으니 달라질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는 김성호 반장이 아닌 김성호 서장으로 불러야 하겠지만.

 

 그들은 인사를 나누고는 천천히 헤어졌다. 연화도 다른 사람들이 돌아간 이후 얼마 가지 않아 퇴근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 곧 크리스마스네. 올해 엄마랑 현우 선물은 뭘로 하지.’

 

 “어. 눈이네.”

 

 차가운 무언가가 그녀의 머리위로 떨어져서 보니 새하얀 눈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흐뭇하게 웃으며 눈을 바라보고는, 지하철 역으로 뛰어갔다. 분명 그녀가 구해준 꼬마 아이도 이 눈을 보고 있겠지.

 

 그리고 마치 그녀를 축복하기라도 하는 듯이, 하얀 눈은 그칠 줄을 몰랐다.

 

 ***

 

 “으하암. 몇 시야...”

 

 연화가 깨어났을 때는 아직도 어두웠다. 사실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이미 한겨울이니까. 눈이 얼마나 쌓였을까 생각하며, 그녀는 휴대폰을 켰다.

 

 “......”

 

 그녀는 스마트폰을 툭 떨어뜨렸다. 손이 덜덜 떨렸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워 미칠 것 같았다.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냐. 말도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불가능해.’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은 밝은 빛을 내뿜으며 오늘의 날짜와 현재 시각을 알렸다.

 

 11월 19일 목요일, 오전 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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