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1  2  3  >>
은기라
시후
개울
마일드
 1  2  3  >>
 
자유연재 > 로맨스
WIND, 너를 부르는 소리
작가 : 파샾
작품등록일 : 2016.9.8

열여덟, 순수했던 우리들의 달콤쌉싸름한 첫 사랑. 순정만화 느낌의 사랑 이야기.

 
05. 너랑 연락하기 싫어.
작성일 : 16-09-14 11:24     조회 : 472     추천 : 1     분량 : 501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지윤의 핸드폰에 푸른빛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메시지가 왔음을 알려주는 불빛을 가만히 보다가 지윤이 화면을 켠다. 자신이 반응을 하지 않음에도 꿋꿋이 계속되고 있는 메시지가 이제는 정말 슬프면서도 화가 난다.

 

 

 3학년 언니랑 사귄다고 했다. 바람둥이.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아무한테나 예쁘다는 말이나 하고. 하필 빠져도 저딴 자식이야. 진짜 바보 같아. 생각으로 만들어내며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있던 자신의 마음을 실연을 당함과 함께 인정해 버렸다. 진짜 왜 하필 저딴 자식한테.

 

 

 『야』

 

 

 푸른 불빛을 만든 메세지는 평소와 똑같이 그저 지윤을 부르고만 있었다. 새로 온 메시지를 한참 보던 지윤은 대화방의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자신의 답은 하나도 없는 채팅방의 말들을 하나하나 다시 읽었다.

 

 

 아무리 읽어도 이준이 자신에게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한 건 아니었다. 어쩌면 그냥 친구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이런 어정쩡함을 지윤은 이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대로 계속 두는 건 다른 사람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너랑 연락하기 싫어』

 

 

 처음으로 보낸 지윤의 답이 화면에 뜨자마자 읽었음을 알려주는 말이 나타난다. 흰색의 ‘읽음’이라 뜨는 말을 보자 지윤은 순간적으로 심장이 얼어버렸다. 채팅방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게 된다.

 

 화면을 보고 있던 지윤은 문득 자기가 지금 연락하기 싫다고 말해 놓고는 뭐라 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이중적인 자신이 또 한 번 싫어진다.

 

 

 이게 뭐라고 진짜. 이제 정말 신경 쓰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폰을 끄려고 하는데 갑자기 손에 든 폰이 요란스레 울리기 시작한다. 화면에 뜨는 알지 못하는 번호가 오히려 누군지를 알려주는 것 같다. 받고 싶으면서도 받고 싶지가 않아 지윤은 진동을 죽이고 화면에 뜬 숫자만 보고 있었다.

 

 

 전화는 세, 네 번 정도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더니 더 이상 울리지 않았다. 이게 끝인 건가. 전화를 받지 않은 건 자신임에도 자꾸만 서러움과 속상함이 치솟아 오르며 눈끝을 뜨겁게 한다. 지윤이 감정을 달래며 전화기를 가만히 보고 있는데 어두운 화면 위로 갑자기 메시지가 떠오른다.

 

 

 『전화 받아』

 

 『받을 때까지 건다』

 

 

 메시지가 연이어 오고서는 다시 요란스레 전화가 울렸다. 정말로 작정을 했는지 이번엔 틈도 없이 전화가 계속됐다. 입술을 깨물고 아까부터 폰만 보던 지윤이 결심을 한 듯 전화기를 꽉 잡고 독서실 밖으로 나왔다.

 

 

 "........"

 

 「왜 싫은데.」

 

 "........"

 

 「...왜 싫은데, 그냥 내가 싫어?」

 

 

 전화기를 통해 낮게 흐르는 목소리에 지윤은 심장이 다시 쿵하고 내려앉았다. 어, 너 싫어. 짜증나. 마음속으로는 흐르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려고만 하면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 목에서 걸려버린다.

 

 

 「..지윤아. 한 번만 묻는다. 나 싫어?」

 

 

 지윤의 계속된 침묵을 무시하고 이준이 다시 물어왔다. 어- 라고 대답하면 미련도 없이 전화를 끊어버릴 것 같은 무심한 목소리에 지윤은 괜스레 눈물이 나려했다. 뭐야 진짜 짜증나. 왜 이렇게 좋아하게 된 건지도 모르는데 이미 이준을 좋아하고 있는 스스로가 한심했다.

 

 

 깨닫자마자 실연을 당하는 게 어딨어. 여자친구도 있다면서 나쁜 놈. 괜히 나한테 관심 있는 것처럼 굴어서 사람 기대하게 만들기나 하고. 티내지도 못할 만큼 혼자 설레고 들떠 했던 자신이 너무 바보 같다는 생각에 정말로 눈물이 날 만큼 짜증이 난다. 소리 내지 못하던 마음들은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결국 눈물이 되어버렸다.

 

 

 “...진짜 짜증나..”

 

 

 지윤이 마음에 쌓인 감정을 소리로 만들어 풀면서 작게 훌쩍 거렸다.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울음소리에 이준이 크게 한숨을 쉬고는, 기다려- 짧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기다리라고 하면 누가 얌전히 기다릴 줄 알고. 이미 지윤은 마음이 잔뜩 헝클어져 있는 상태였다. 전화를 끊고는 요란스러울 만큼 빠르게 짐을 정리해 쿵쿵거리며 급하게 독서실 계단을 내려갔다.

 

 

 지윤이 이럴 거라는 걸 예상을 해 급하게 달려온 건지 아니면 근처에 있었던 건지 모르지만 화가 난 마음 그대로 바지런을 떨었는데도 지윤이 일층에 도착했을 땐, 바이크의 시동이 꺼지는 소리와 함께 헬멧을 벗는 이준이 보였다.

 

 

 내려오던 지윤이 계단을 얼마 남기지 않고 가만히 서서 이준을 째려보다 급하게 남은 걸음을 옮겼다. 피해 갈 것임이 너무 분명히 보이는 태도에 이준이 문을 가로막으며 선다. 그런 이준을 투명인간처럼 여기며 지윤은 아무 말 없이 조그만 틈을 찾아 이쪽저쪽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이 계속 했다.

 

 

 이리로 저리로 막던 이준이 짜증 섞인 한숨을 쉬고는 지윤의 어깨를 꽉 잡았다. 강한 힘에서 벗어나려 움직이는 지윤과 막으려는 이준이 한동안 힘겨루기를 하다, 결국 지윤이 손으로 이준을 확 밀면서 짜증 섞인 울음을 뱉어냈다.

 

 

 "..너 여자친구 있다며!“

 

 "누가 그래."

 

 "나만 빼고 다 알더라. 나쁜 새끼.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나한테."

 

 "내가 너한테 뭘 했는데."

 

 

 좀 기가 찬 것 같은 이준의 말에 지윤은 더 서러워졌다. 이준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저 답장이 없어도 꼬박꼬박 메시지를 보내고 만나면 아는 척을 하고 어쩌다 좀 챙겨주고. 따지고 보면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니까.

 

 

 반박할 수 없는 말에 지윤은 다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진짜 다 내 착각인 것 같잖아. 진짜 짜증나. 지윤이 민망함과 서러움에 자신을 막고 서 있는 몸을 다시 팍 밀어내려 손에 힘을 줬지만 이준이 이번엔 예상을 했는지 오히려 지윤을 확 잡아당겼다.

 

 

 이렇게까지 키 차이가 많이 난다고는 생각 안했는데 남자는 확실히 달랐다. 끌려간 대로 자신이 폭 들어갈 만큼 넓은 품에 안기자 지윤은 무언가 알 수 없는 안도감이 들며 울음이 더 커졌다. 자꾸만 나오는 눈물을 이준이 힘을 줘 안으며 달래주자 결국 지윤은 크게 목 놓아 울어 버렸다.

 

 

 그 울음소리에 이준도 안도감이 섞인 한숨을 크게 쉰다. 계속 울고 있는 지윤을 진정시키듯 토닥이며 등을 쓸어내린다.

 

 

 "없어. 여자친구 따위 없어."

 

 

 달래며 건네는 이준의 말에 지윤이 여전히 울음을 그치지 않은 채로 고개를 바짝 든다.

 

 

 “..진짜?”

 

 

 코끝까지 빨개진 지윤이 귀여운지 이준이 낮게 웃으며 코를 잡아 살짝 흔든다.

 

 

 “진짜. 정말 아무도 없었어.”

 

 

 다시 한 번 답을 확인해 주는 말에 이번엔 다른 의미로 지윤이 입을 삐죽삐죽거리며 흐잉- 하며 울기 시작했다. 이건 예상치 못한 울음인지 이준도, 야, 없다는데 왜 또 우는데- 하며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그럼 그 언니는 뭔데?"

 

 

 진정이 좀 됐는지 지윤이 눈가에 남아 있는 눈물을 지워주는 이준을 보며 묻는다. 여전히 마음이 다 놓이지 않는 게 보여선지 이준이 픽 가볍게 웃는다.

 

 

 “언니? 누구?”

 

 “저번에 너랑 같이 가던.”

 

 "아, 가게 형 여자친구. 같은 학교니깐 형이 부탁해서 몇 번 데려다 준 거야."

 

 “..그럼, 진짜 여자친구 없어?”

 

 

 이젠 제법 믿음이 실린 목소리로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는 지윤을 이준이 큰 표정 없이 가만히 본다. 그러다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스런 웃음을 짓는다.

 

 

 "뭐, 확실히 어제까진 없었지."

 

 

 빙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말을 마친 이준이 손을 앞으로 내민다. 지윤이 쑥스러움에 살짝 고개를 숙여 웃기만 하자 이준이 피식 소리가 들리게끔 웃고는, 아래에서 머뭇머뭇거리는 손을 꽉 잡아 올렸다.

 

 

 "진짜 예뻐가지고."

 

 

 잡힌 손의 두근거림과 얼굴로 몰려드는 부끄럼에 지윤은 계속해서 웃고만 있었다.

 

 

 ***

 

 

 설레게 웃고만 있던 지윤이 시간을 확인하고는 조금 아쉬운 목소리로 집에 가야한다고 말을 했다. 멀지 않아 걸어가겠다는 말에도 이준은 굳이굳이 데려다 주겠다 우겼다. 지윤이 계속 아니라 말을 하자 이준이 씩 웃고는 허리를 잡아 들어 뒤에 태운다.

 

 

 바이크에 타면 바짝 끌어안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지윤은 어색함에 겉옷만 살짝 잡게 된다. 지윤의 그런 마음이 보이는 것처럼 헬맷 사이로 이준의 눈이 장난스럽게 빛났다. 시동을 걸어 모터를 울리면서 이준은 일부러 앞바퀴 축을 뒤로 기울게 한다.

 

 

 “엄마야-!”

 

 

 깜짝 놀란 지윤이 이준의 허리를 확 끌어안았다.

 

 

 “그렇게 잡아야 한다고-.”

 

 

 중요한 걸 알려준다는 듯 돌아보며 말을 하고는 그대로 속도를 높였다. 지윤이 알려준 아파트는 정말로 독서실과 얼마 멀지 않아 엔진에 열이 다 오르기도 전에 바이크가 멈췄다. 금세 도착한 공동현관 앞에서 이준이 시동을 끄곤 뒤로 돈다. 조금 높은 바이크 구조 때문에 지윤이 혼자 내리기가 어려운 것 같단 생각에 잡으라 손을 내민다.

 

 

 “고마워. 데려다 줘서.”

 

 

 도움을 받아 살짝 콩 떨어지듯 내린 지윤이 인사를 건네는데 이준의 시선이 얼굴보다 조금 아래로 가 있었다. 지윤이 따라 눈을 내리자 시선을 눈치 챈 이준이 빙글빙글 웃으며 말을 꺼낸다.

 

 

 "쏭지, 너 얼굴만 예쁜 줄 알았는데-"

 

 

 신체구조상 꽉 끌어안으면 닿을 수밖에 없는 곳을 다시 눈짓하며 이준이 능글맞게 웃었다.

 

 

 “이 변태!!”

 

 

 지윤이 볼이 붉어져 탁- 소리가 나게 머리를 때렸는데도 이준은 아프지도 않은지 크게 웃기만 했다. 이준을 때리며 도착해서도 들어가지 않고 조금 시간을 끌던 지윤이 폰을 확인하고는 정말 가기 위해 인사를 했다.

 

 

 조금 걷다 뒤를 돌아 다시 한 번 이준을 보고 또 인사를 한 후 지윤이몸을 돌리는데 뒤에서 이준이 좀 큰 소리로 부른다.

 

 

 "송지윤. 빨간색, 노란색."

 

 

 알 수 없는 선택 후보가 나열되자 지윤이 몸을 돌린 채 눈만 깜빡이며 보기만 한다.

 

 

 "헬맷. 필요할 거 아냐."

 

 "....민트색. 나 파스텔 톤이 제일 좋아."

 

 

 이준의 보충 설명에 조금 고민을 하던 지윤이 후보 외의 제 3의 선택을 했다. 그 답에 이준은 갑자기 또 다시 크게 웃어버린다. 왜 웃는지 알 수가 없어 지윤이 눈썹을 모아 쳐다보자 한참을 바이크에 기댄 채 웃고만 있던 이준이 몸을 일으켜 다가온다.

 

 

 가까이 온 걸 의아하게 보고 있는 지윤의 팔을 잡아 확- 당기곤 이준이 여전히 웃음이 묻어 있는 입술을 그대로 내렸다. 갑작스레 닿았다 떨어진 입술에 지윤이 눈이 엄청나게 커다래지면서, 흐익! 놀란 소리를 내자 이준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다시 얼굴을 내린다.

 

 

 "진짜 예뻐가지고-"

 

 

 다가오는 얼굴에 맞춰 눈이 감기기 시작하던 지윤은 입술이 닿기 직전 속삭인 말에 심장이 와그르 떨린다. 밀착되어 닿는 따뜻함이 심장을 더 거세게 흔들어 지윤은 그저 건네지는 온기를 받으며 이준의 옷자락을 꽈악- 잡기만 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21. 사랑과 전쟁은 한 끗 차이. 2016 / 11 / 21 21 0 7370   
21 20. wind 2016 / 11 / 7 25 1 6612   
20 19. 라이벌 등장? 2016 / 10 / 31 20 1 5546   
19 18. S.민트 2016 / 10 / 31 26 1 5279   
18 17. 빨리, 내일이 됐으면 좋겠다. 2016 / 10 / 30 23 1 6062   
17 16. 야!!!!!!!! 2016 / 10 / 30 27 1 6514   
16 15. 사고 2016 / 10 / 27 31 1 5799   
15 14. 조금씩, 가깝게 2016 / 10 / 26 24 1 6350   
14 13. 좋아한다고, 한이준. 2016 / 10 / 25 27 1 5119   
13 12. 교실에 그만 오면 안 돼? 2016 / 10 / 25 30 1 7379   
12 11. date, date, date. 2016 / 10 / 20 31 1 4786   
11 10. 너 한이준이랑 사귀어? 2016 / 10 / 19 33 1 4757   
10 09. 좋아하는 거 아니야? 2016 / 10 / 18 29 1 7377   
9 08. 이럴 거면 그러지 말걸 2016 / 10 / 16 403 1 5877   
8 07. 아니. 우리 그런 사이 아니야 (1) 2016 / 10 / 12 457 1 5031   
7 06. 비밀연애 2016 / 9 / 27 526 1 3989   
6 05. 너랑 연락하기 싫어. 2016 / 9 / 14 473 1 5012   
5 04. 나쁜 놈 2016 / 9 / 12 556 1 5352   
4 03. 그 언니 누구야? 2016 / 9 / 10 489 1 5030   
3 02. 미친 거 아냐? 2016 / 9 / 10 420 1 6216   
2 01. 또 보자, 예쁜이 2016 / 9 / 8 438 1 5033   
1 00. 프롤로그 – 너와 나의 시간이 만나기 전 2016 / 9 / 8 774 1 379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