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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 장미의 제국
작가 : 임다온
작품등록일 : 2016.8.21

나를 불러온 건 당신들인데.
나를 버리는 것 또한 당신들인가.......

어느 날, 평범한 현실에서 제국으로 오게 된 하랑.
이상한 세계에 떨어진 것도 황당한데, 게다가 자신을 신이라 하며 천 년 동안 피지 않았던 붉은 장미를 피우라고 한다!

오직 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아름다운 황제 샤를과 오직 신만을 지켰던 매혹적인 기사 칼. 그리고 신이 되고자 하는 소녀 하랑.

그들 앞에 펼쳐질 가혹한 운명과 세 남녀의 애틋한 로맨스 판타지.

 
20. 뱀파이어 헌터들(1)
작성일 : 16-09-13 21:11     조회 : 558     추천 : 1     분량 : 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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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계의 신이예요.”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 덕분에 주변에는 조용한 정적이 깔렸다.

 멱살을 잡은 손은 느슨해짐과 동시에 뿜어져 나온 파오의 숨이 그 정적을 깼다.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신? 네가 신이라고? 내가 살아오면서 들은 얘기 중에 제일 웃긴다.”

 

 비웃음이 가득 섞인 말에도 하랑의 표정은 한결같이 차분하고 평온했다.

 

 “정말이에요. 내가 이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서 온 신이라고 그랬다니까요.”

 “누가?”

 “뱀파이어들이.......”

 “웃기고 있네. 너 그놈들한테 무슨 세뇌라도 당한 거 아냐?”

 “맞아요. 아무리 그래도 신이라니. 책에서 읽었을 때 온 몸이 붉다고 했는데 그쪽은 전혀 아니잖아요. 하하.”

 

 헤시온도 믿지 않았다.

 

 “그래도 파오, 파룬의 이름은 안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

 

 이어지는 헤시온의 예리한 말에 파오는 눈썹을 삐죽 올리자 하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꿈속에서 봤다고 말했잖아요. 파룬과 함께 있는 걸.......”

 “너너너, 입 안 닫아? 그 이름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정신병자 놀이라면 작작해.”

 “왜 못 믿는거예요! 나는, 나는 진짜........”

 “신이라고? 하. 어이가 없어서. 내가 널 못 믿는 이유 지금부터 설명할 테니 잘 들어. 첫째, 나는 신을 실제로 본 적이 있어. 너같이 덜 떨어진 외모는 절대 아냐. 둘째, 설령 네가 신이라고 해도, 나는 신 따위 절대 안 믿어.”

 

 믿지 않는다는 그 말에 분노가 실려 있었고 하랑의 바라보는 눈에는 살기마저 감돌아 그녀는 더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자, 파오 진정하고 앉아. 그러니까...... 당신 이름이 뭐라고 그랬죠?”

 “문하랑. 그냥 하랑이라고 부르면 돼요.”

 “하랑씨도 방금 깨어나서 정신이 없을 거니까 좀 앉아서 쉬어요.”

 

 헤시온의 중재에 하랑은 조심스럽게 앉았고 파오는 쳇하고 혀를 차며 그녀에게서 멀리 떨어져 앉았다.

 또다시 찾아온 침묵은 더욱 깊고 적막했다.

 눈이 소복히 쌓인 곳에 장작의 불이 아닌 램프 같은 것이 온기를 주고 있었다.

 두 사람 다 들키면 안 되는 입장이니 함부로 연기를 내 위치를 알리는 짓은 하지 않는 것이었다.

 유심히 그들을 보던 하랑은 그들이 입고 있는 푸른 색 제복의 어깨에 하얀 장미 모양이 그려진 것을 보았다.

 하얀 장미.

 어디에서 봤는데.

 무언가 기억날 듯 말 듯 했다.

 끝내 생각이 나지 않아 고개를 휘저으며 무겁게 내려않은 적막을 깨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저기요. 헤시온 콕스씨라고 했죠? 여기에서 같이 캠핑하자고 온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만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편하게 헤시온이라고 부르세요. 파오가 당신을 여기에 데려온 건 다름이 아니라 일라이의 소재파악 때문이에요.”

 “일라이. 맞아, 도대체 일라이를 왜 찾는 거예요?”

 “일라이는 저희가 바티칸에서 잘 알고 지내던 아이예요. 파오와 저랑도 각별한 사이인데. 그런 그녀가 눈앞에서 납치되는 바람에 북 대륙까지 찾아오게 된 것이고요. 저희는 일라이를 구하기 위해 왔어요.”

 “그러면 왜 좀 더 빨리 찾지 않으셨어요?”

 

 헤시온의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면 흔쾌히 협력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뾰족하게 날은 세운 하랑의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그가 안경테를 집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 그건 상부의 명령이 떨어져야 저희가 움직일 수 있기에.......”

 “일라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요?”

 “네? 그건 아닌데요?”

 “그런데 왜 상부의 명령이 떨어졌나요?

 “네?”

 “상부의 명령이 떨어졌기에 움직여서 여길 오신 거잖아요. 단순히 친분 때문이라면 명령 없이 오셨겠죠.”

 “저, 저기........”

 

 하랑의 말에 헤시온의 말문이 막혔다.

 뱀파이어 헌터 협회에서 나름 엘리트에 속하는 헤시온이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해 더듬거리는 모습을 파오는 처음 보았다.

 자신에게도 당당하게 말해오던 진녹색 머리의 소년은 온데간데없었다.

 제법인데, 저 여자.

 묘한 장미향을 풍기는 것도 그렇고.

 정신에 이상이 있는 것만 빼면 뱀파이어가 좋아할 만도 하네.

 

 “인간. 네 말대로 우리는 단순히 친분 때문에 이곳에 온 게 아니야. 순전히 임무로써지.”

 표정을 굳힌 파오가 느릿하게 일어나며 다가왔다.

 빌어먹을 상부의 명령.

 일라이가 눈앞에서 뱀파이어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직접 보았던 파오는 협회로 달려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북 대륙에 가겠다고 했지만 당연하게 거절당했다.

 사람들이 뱀파이어에게 납치되는 일은 민간인은 출입 금지인 대륙의 경계인 게하임 숲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그때마다 헌터들이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꽤 많은 이들이 그곳에 함부로 발을 들였지만 왜 하필 일라이가 그곳에 들어왔는지 파오와 헤시온은 알 수 없었다.

 바티칸에서 얌전히 청소하는 시녀일 뿐인 일라이가 말이다.

 그러니 협회 측에서 구할만한 가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사라진 지 일주일 후 협회에서 명령이 내려왔다.

 ‘바티칸의 시녀 구출’

 교황이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파오는 헌터 협회 전체를 뒤흔드는 교황의 권력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그때 알 수 있었다.

 당시의 기억에 파오의 미간이 슬며시 구겨졌다.

 

 “어쨌든 임무로써 그녀를 구해야 하니, 너의 협력이 필요해.”

 

 거만하게 하랑을 내려다보며 말하는 파오를 보니 의구심이 생겼다.

 

 “알겠어요. 협력, 하긴 할 건데.......”

 “그래.”

 “나를 납치한 당신들이 헌터라는 것을 어떻게 믿죠? 애초에 일라이를 구한다는 것도 어떻게 믿나요?”

 “뭐라고?”

 

 하랑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저 낯선 자들이고 신변의 위협을 가한 이들이었다.

 

 “그냥 돌려보내 주세요.”

 “허! 우리는 뭘 믿고 널 돌려보내냐? 이 장소를 까발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비밀은 지킬 테니까.......”

 “뱀파이어랑 붙어먹는 인간을 어떻게 믿어?”

 

 거슬리는 향기.

 짜증스럽게 자꾸 대치하는 상황을 만드는 하랑 때문에 날카로워진 파오는 생각하던 것을 무심코 입 밖으로 내뱉었다.

 

 “바, 방금 뭐라고 했어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놀라는 하랑의 반응에도 아랑곳없이 이미 풀어진 그의 입은 멋대로 튀어나오는 말을 주체할 줄을 몰랐다.

 

 “내가 틀린 말 했냐. 북 대륙에 노예로 끌려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너도 별의 별 짓 다 했겠지. 듣자하니 뱀파이어들 중 인간을 노래개로 쓰는 놈도 있다던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꽤 각별하게 대하는 뱀파이어가 있으니 마법이 걸린 후드도 두르고 있었던 거고. 그러지 않고서야 인간의 몸에 저런 옷을 왜 두르게 하겠어?”

 “야, 파오!”

 “맞아.......”

 “봐! 맞대잖아. 내가 마구간에서 이 책 줍기 전에 널 안고 가는 뱀파이어를 봤다니까. 부서질세라 소중히 여기던 걸 똑똑히 봤다고.”

 

 말과 동시에 바닥으로 하랑이 찾던 책이 툭 떨어지며 반동으로 펼쳐졌다.

 파오가 가져간 것이었다.

 칼이 찾으러 갔던 그 책이 여기 있었다.

 흰 종이에 쓰여진 글씨의 까만색이 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칼은 항상 나를 그렇게 대해주고 있었구나.

 파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하랑의 시선이 땅에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에게 파오의 시선이 갔다.

 작은 어깨는 축 처진 채 미동이 없었다.

 

 “그 책에 알 수 없는 글로 적혀 읽을 수도 없던데 뭘 그리 보고 있......”

 

 그녀의 행동에 주절주절 말이 늘어났다.

 그리고 멈춰버린 어깨에 손을 뻗었다.

 하랑이 마주오던 그의 손목을 잡으며 제게로 끌어당기자 방심하고 있던 파오가 무릎이 꺾이며 주저앉았다.

 놀란 것도 잠시, 그녀가 다른 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았다.

 촉촉하게 빛나는 눈동자가 바로 앞에 왔다.

 가까워진 거리만큼 장미향이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노무 자식아!”

 

 목을 짤짤 흔들며 그녀가 말했다.

 

 “듣자 듣자 하니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

 “뭐, 뭐라고?”

 “어릴 때는 그렇게 귀엽더니 어떻게 이렇게 못된 말만 하는 애가 되었냐? 응? 너 진짜 누나한테 정신 교육 좀 받아야겠다!”

 “누누누누누, 누가 누나야? 내가 너보다 나이 더 많거든?”

 “몇 살인데?”

 “열여덟 살이요.”

 

 답은 파오가 아닌 헤시온의 입에서 나왔다.

 파오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보자 헤시온의 입에 미소가 걸려있었다.

 ‘넌 좀 당해봐야 돼’ 하는 미소였다.

 

 “아, 아냐!”

 “아니긴, 임마! 그리고 누나한테 아냐가 뭐야, 아냐가.‘아닙니다, 누님’ 이래야지. 어쩐지 얼굴이 딱 어리게 보이더라! 낭랑 십팔 세! 근데 넌 방랑 십팔 세인 것 같아.”

 “너, 너 이중인격이야? 왜 이렇게 캐릭터가 달라? 아까까지 존댓말 쓰며 벌벌 떨더니.”

 “어린 거 알면서도 내가 존대해줬었는데, 너 하는 짓이 영 가관이어서 이제부터는 반말로 하려고. 불만 있어?”

 “미친........”

 “욕도 쓰지 마! 그리고 나한테 존댓말 하랬지?”

 

 하랑이 그의 머리를 손으로 쳤다.

 파오가 그녀를 노려보자 하랑이 내리깔며 무섭게 보고 있었다.

 ‘어디서 감히.’ 라는 눈빛.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운 이 상황에서 반격할 것도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하랑은 꿈속에서 파룬의 뒤에 숨어 작은 목소리로 재잘거리던 파오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런 아이가 자라서 욕하고 남에게 상처 주는 말, 함부로 뱉는 걸 알면 파룬도, 붉은 신도 몹시 싫어하겠지.

 그러니 넌 내가 교육한다.

 쨍쨍하게 눈을 빛내며 바라보는 그녀의 앞에서 참 아이러니하게도 파오는 무력해지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느껴본 적이 있는 기분.

 

 “앞으로 그 녀석 교육 잘 부탁드립니다, 누님.”

 “저 자식이!”

 

 헤시온 녀석이 옆에서 천연덕스럽게 ‘누님’이라는 단어까지 붙이며 파오를 약 올리고 있었다.

 

 “오냐.”

 

 인질에서 한순간에 이곳을 정리한 누님으로 변한 하랑은 호탕한 웃음이 깊은 산의 적막을 언제 그랬냐는 듯 걷어내 버렸다.

 

 

 ***

 

 

 세차게 타오르는 불꽃은 칼의 손짓에서 구현된 비바람에 금세 사그라들었다.

 재가 되어 형체가 사라진 마구간과는 다르게 그의 외관은 지나치게 멀쩡해 보였다.

 밖에서 지켜보던 기사단장이 그에게 안부를 여쭈었다.

 

 “어찌 그곳에서 나오십니까? 폭발이 있었는데 괜찮으십니까?”

 

 커다란 폭발이 두 번이나 있었다.

 아무리 재생이 빠른 뱀파이어라도 폭발 안에 있다면 몸이 산산조각 부서질 정도인데.

 

 “보는 대로.”

 

 그의 말마따나 입고 있는 제복은 어디 하나 흐트러짐조차 없었다.

 불을 끄기 위해 물동이를 나르던 하인들과 기사들이 그를 경외로운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신이 없더라도 그의 힘은 아직 건재했다.

 신과 함께했던 과거엔 얼마나 강했던가.

 다시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칼은 자신이 마구간에 도착했을 때, 그녀가 두고 왔다는 책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이상한 살기와 함께 마구간이 폭발했다.

 막을 구현시키는 것이 조금만 늦었더라도 신체 일부가 날아갔을 것이었다.

 어떤 놈인지.

 범인을 흔적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마구간을 살피는 기사들 사이로 불이 꺼진 잿더미에서 칼은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반짝 빛을 내는 은색의 파편에 그의 살이 닿자 푸쉬쉭 소리를 내며 화상을 만들어 냈다.

 그는 검은 장갑을 구현해 다시 그것을 들어 올렸다.

 

 “이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 은색 물질은, 뱀파이어 헌터들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네. 남 대륙에서 백 년 전부터 출현했고, 뱀파이어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집단입니다.”

 “남 대륙과 북 대륙은 협약을 맺고 있다 들었는데?”

 “네. 하지만 가끔 변종들과 노예 상인들이 북 대륙을 이탈해 인간들을 죽이는 일이 있어, 저들도 나름대로 보호 수단을 갖춘 것입니다. 허나, 이상한 것은 보통 이렇게 먼저 테러성 공격을 하지는 않습니다. 이 일로 협약에.......”

 “문제가 생기겠군.”

 “그, 그렇겠지요.”

 “누군가를 노리고 있나.”

 “누, 누구를........ 설마 백작님을.”

 

 물론 백작의 저택을 공격했으니 그리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굳이 마구간을 폭발시킬 이유가 있을까.

 처음 한 번의 폭발은 혼란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더라도.

 

 “범인은 저택 안까지 침입했고.”

 

 생각하던 칼의 귀에 멀리에서 달려오며 보고를 하는 기사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지하까지 내려가 추적했지만, 눈앞에서 도주했습니다.”

 “뭐? 어떻게 눈앞에서 놓치는가!”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고는 멀리 도망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무언가를 이고 갔다.

 

 “지하에는 뭐가 있었지?”

 

 칼이 보고하는 기사에게 묻자 황급히 무릎을 꿇으려는 그의 행동을 손짓으로 저지했다.

 그에 기사는 딱딱하게 서서 굳은 얼굴로 말을 하였다.

 

 “인간 사료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 범인은 사료를 가져갔다는 것인가.”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 생각엔........”

 “자네의 생각은 필요 없네!”

 

 옆에서 듣고 있던 기사단장이 끼어들며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칼이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기사는 단장과 칼의 눈치를 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제가 선두로 계단을 내려갈 때 분명 두 명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도주할 때 범인은 혼자였습니다.”

 

 처음 한 번의 폭발은 혼란을 주기 위해서였다하더라도.

 

 “범인이 들고 가던 것은 사료가 아닐 것입니다.”

 

 두 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혼란을 주어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하인들에게 전해들은 결과, 인간 노예 한 명이 그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누군가와 함께.

 

 “아마도 노예를 데리고 간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틀렸어.”

 

 가까이서 기사를 뒤에 대동하고 느릿하게 걸어오는 레올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련님!”

 “그 애는 나랑 놀고 있었거든. 숨바꼭질.”

 

 칼을 발견하자 그는 완전히 회복된 팔을 들어 그 앞에 와 고개를 숙였다.

 

 “편히 모시고 싶었으나 소동이 일어나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나오시고.”

 “금방 회복했군.”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덕분에.”

 

 돌려서 말하는 레올의 말에 칼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지나쳐 갔다.

 지금 칼의 머릿속에는 폭발에 놀랐을 하랑의 걱정뿐이었다.

 겁을 집어먹고 울지는 않았을까.

 호기심에 혹시나 밖으로 뛰쳐나왔을까.

 침대 위에 가만히 앉아있던 그녀가 그 모습 그대로 있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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