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능력치는 세계최강입니다.
#4화 _ 저승의 유일한 여제
W_ 아름다운뿌리
거즘 보름이 걸려 오게 된 저승에서부터는 아빠와 나의 갈 길이 나뉘었다.
난 창조주를 만나기 위해서 황궁에 들어가야 했지만 아빠는 그냥 영혼이라 황궁에는 들어갈 수 없어 황궁 밖에 머물기로 했다.
“아빠…”
“누구세요?”
마치 날 모르는 사람인 양 쳐다보는 아빠.
그런 아빠의 시선이 경계 가득한 아빠의 시선과 행동이 나에게 박힌다.
날 불안하게 보는 아빠의 손을 잡았다.
“아빠… 내가 창조주를 만나서 아빠 다시 살 수 있게 말해볼게. 애원할 게. 그러니 아빠도 반드시 살아.”
“전 결혼도 안 했는데….”
“가지.”
결국 보다 못한 백야가 날 이끌었다.
*
*
그와 같이 도착한 곳은 전통 가옥이 돋보이는 곳.
그가 도착하자마자 사용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백야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오셨습니까 가주님.”
“귀한 분이다 방을 내어주고 모셔라.”
“네, 알겠습니다.”
백야의 말 하나에 난 시녀에게 끌려 어느 방으로 도착하게 됐고 강제적으로 씻어졌다.
“아- 왜 멋대로 날 씻기는 건데?!”
“그럼 나를 썼어야지.”
“너 어째 점점 말이 짧아진다?”
“기분 탓.”
초반에 나를 군주라 부르며 깍듯이 대했던 륜도 점점 나의 신경을 긁기 시작하고 난 이 모든 게 짜증이나 벌떡 일어났다.
“안되겠어. 난 나가야겠어.”
“어디로?”
“어디든.”
“온 방에 ‘저 비쌉니다.’라며 어필 하고 있는 물건들 안 보여? 창조주 만나러 왔다가 저 물건 중 하나 깨고 내가 여기에서 하녀로 일 할 수도 있어.”
“하녀라- 잘 어울려.”
퍽-
나의 신경을 박박 긁는 륜의 말에 난 결국 참지 못하고 륜을 발로 쳤고 륜은 내 발차기에 꽤나 고통스러워했다.
난 그런 고통에 잠긴 륜을 뒤로 하고 탈출하려 문을 열었고 문을 열자 보이는 건 손에 무언 가를 들고 내 방 앞에 길게 줄 서있는 사용인들이었다.
“…….”
“급히 준비하느라 준비가 늦었습니다. 이제 저희에게 맡기시죠.”
“네…?”
나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는 듯이 방에 사용인들이 들이닥쳤고 난 인형이라도 된 듯
사용인들이 이끄는 대로 강제적으로 꾸며졌다.
“끝났습니다.”
“후우- 진짜 끝난 거 맞죠?”
“네, 끝나셨습니다.”
“하아-”
너무 기나긴 여정에 지쳐 한숨을 쉴 때 어딘 가에서 박수소리가 들려 보니 륜이었다.
짝짝짝짝짝짝-
마치 감탄하기라도 한 듯 한 표정
“저승의 화장 술 위대해.”
잔뜩 꾸민 나를 보며 화장 술이 위대하다 감탄하는 륜
난 그런 륜의 발을 또 한번 쳤다.
퍽-
“으윽-!!”
륜이 내 발차기에 고통스러워 할 때 백야가 방으로 들어왔다.
*
*
“해서, 창조주를 만나게 해 달라했더니 절 당신의 집으로 데려와 잔뜩 꾸민 이유 좀 물어보죠?”
짜증 섞인 물음에 백야도 짜증이 날 법 했지만 백야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차를 마시며 말했다.
“그대가 창조주를 만난다고 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존재인지 아시는 건가”
“그럼 황궁에는 왜 안 들어가는데??!”
“그것도 마찬가지 일세.”
“…….”
뎅-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처럼 멍했다.
나 설마 잘못 걸린 거 아냐?
나 괜히 얘 따라온 거 아냐?
“걱정 마시게 창조주는 꼭 만나게 해줄테니.”
“네, 당연히 만나게 해주셔야죠. 절 창조주께 데려다 놓지 않으면 그대는 후사를 영원히 못 보게 될 테니까.”
푸흡-
“젠장-”
나의 말이 커다란 충격이었는지 백야는 먹던 차를 뿜었고 난 그가 뱉은 차를 얼굴로 받아냈다.
백야는 미안하다며 자신의 옷깃으로 나의 얼굴을 닦아주려 했고 난 그런 그를 막았다.
“됐습니다. 그럼 난 당신이 준비를 다 해줄 거라 믿고 여기서 편히 지낼게.”
“그러하라고 데려온 곳이다.”
“만약 저에게 반했다거나 날 빡치게 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나랑 결혼하자 이런 말 안 나오게 해주세요.”
나의 마지막 말에 표정변화가 없던 백야의 표정이 구겨졌다.
오-
저 남자도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거구나!
“그대는 제발 이 곳에 얌전히 있어라. 괜히 나 돌아다니다가 다른 사신들의 낫에 베이지 말고.”
“그럼 백야도 어서 후손을 낳을 궁리만 하세요. 그 후손 곧 저에 의해 없어질테니까.”
“기운을 차린 것 같으니 난 이만 가지.”
“가라, 감정없는 하얀 정신병자야!!”
방을 나가는 백야의 뒷 모습에서 까지 난 백야를 욕했고 백야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갔다.
난 그가 나가자마자 귀에 걸린 귀걸이와 머리 장식을 다 빼버리고 올려져 있는 머리도 신경질적으로 다 풀어버리고 바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아- 어지러워…”
이상하게 이 방에 들어오고 나서 부터 계속 정신이 혼미하고 어지럽단 말이야…
나의 어지럼증에 륜은 참지 못한 건지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었고 나 혼자만 남았다.
참을 수 어지럼증에 난 결국 구토증세까지 보여서 강제로 잠을 청했다.
*
*
소아가 자고 있는 방문 앞에 도착한 백야.
백야는 문 앞에 있는 시녀에게 소아의 상태를 물었다.
“황녀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조부께는 절대 알리지 말아라.”
“네, 알겠습니다.”
조부께는 절대 알리지 말라는 백야의 눈에서 차가운 싸늘함이 맴돌았다.
조부에게 알리지 말라는 것을 강조한 백야는 시녀를 물러가라 했다.
문 앞을 지키는 건 시녀가 아니어도 호위가 있었기에 최소한의 인원만 남겼다.
“이만 물러가라.”
“네.”
시녀가 물러가자 아무도 없는 방 안을 들어가는 백야.
백야는 자고 있는 소아의 침대에 걸터앉았고 헝클어진 소아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말했다.
“륜을 소환했다 해서 기억이 돌아온 지 알았지만 그것도 아니었군. 나 그대의 운명을 읽었다. 어쩌면 창조주의 실수가 아닐 수도 있겠군. 난 그대가 제발 저승으로 돌아오길 바라네. 그렇기에 내가 그대의 기억을 지우는 것이야. 그대는 저승의 황녀이자 나의 약혼녀, 그리고 그대가 이 저승을 이끌어갈 유일한 여제다. 이번에는 조부께서 그대를 절대 해치지 않게 할 것이다. 나의 조부가 저지른 죄는 내가 다시 되돌리도록 하지. 이번 윤회에서는 내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그대를 지켜주겠네.”
어느새 울었는지 눈썹이 젖어있는 소아의 입에 백야는 도둑키스를 하고 사라졌다.
마지막에 결계를 치는 것을 잊지 않으며.
방금 백야의 말이 소아에게는 인생을 바꿀만한 커다란 이야기였지만
소아가 이 이야기를 알게 되는 건 아주 멀고도 먼 미래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