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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만희탐정사무소
작가 : 강귤
작품등록일 : 2016.8.22

사설탐정 심만희!
그의 완벽한 두뇌로 선배의 의문에 죽음을 파헤친다!!!
온갖 수수께끼 투성이인 사건!
곧 그가 해결한다!!

 
(월화)만희탐정사무소 7회
작성일 : 16-09-12 19:31     조회 : 502     추천 : 0     분량 : 8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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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⑤

 

 

 주스가 담긴 컵은 내미는 만수를 보며 만희가 씨익 웃는다. 컵을 건네받은 만희는 벌컥벌컥 주스를 한 번에 다 마셔버린다.

 

 "캬~ 시원하네!"

 "그래서... 결국엔 원점이네?"

 

 코를 후비면서 만희가 대답한다.

 

 "쉽게 풀릴 거였으면 여기에 안 있죠~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나이스가 하늘에서 보고 있을 거야. 거기서는 웃고 지낼 수 있게 네가 좀 도와줘."

 

 만수의 말에 만희가 고개를 끄덕인다. 만희의 컵을 가지고 다시 주스를 따르던 만수는 뭔가 생각이 난 듯 허공에 시선을 두더니 바로 만희를 쳐다보면서 말을 한다.

 "아! 선생이라고 했지? 수학선생."

 "네."

 "학생문화원에서 학원 선생님들 교육이 있던데."

 

 만희는 흠칫 만수를 쳐다본다.

 

 "얼마 전에 그곳을 지나가다가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걸 봤어."

 "학원선생들도 교육을 받나요?"

 

 의아해하는 만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만수는 만희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간다.

 

 "어디가게요?"

 "학생문화원."

 

 열쇠 집을 운영하는 만수는 만희를 데리고 가게 경트럭을 이용해 학생문화원으로 향한다.

 10분 후 도착한 학생문화원 정문 앞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만희는 인상을 쓰면서 현수막을 쳐다본다.

 

 "서귀포시 학원협회 주관? 그런 것도 있었나?"

 

 만수는 희안해 하는 표정에 만희를 보며 말을 한다.

 

 "선생을 찾는 거라면 꼭 교사가 아니어도 되잖아."

 "그거야 그렇죠. 학원 선생은 생각도 안 해봤지만... 참석을 해봐야겠네요."

 

 말을 하는 만희의 얼굴엔 비장함으로 가득 했다. 만희와 만수는 다시 경트럭을 타고 학생문화원을 빠져 나온다.

 집으로 간 만희는 침대에 걸터앉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학원선생...?"

 

 휴대폰으로 접속한 인터넷 창에 서귀포시 학원협회를 검색해본다. 여러 인터넷 창이 뜨면서 그에 딸린 기사까지 있는 걸 확인한 만희는 바로 은이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어! 이거 하나만 알아봐줘."

 "뭔데요, 사장님?"

 "서귀포시 학원협회에 가입한 선생들이 몇 명인지만 알아봐."

 

 은이에게 부탁을 하고 침대에 드러누운 만희는 이마를 긁적이면서 은이의 답을 기다린다. 이불을 뒤척이며 가만히 있지를 못하던 만희는 몇 분 후 울리는 휴대폰 진동소리에 모든 행동을 멈춘다. 휴대폰 화면에 뜬 메시지 확인 창을 누른 만희는 침을 꿀꺽 삼키며 은이의 답을 확인한다.

 

 "이렇게나 많아?"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한숨을 내쉬며 만희는 머리를 긁적이기 시작한다.

 다음날, 편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밖으로 나온 만희는 차를 타고 경찰서로 향한다. 철향이 준 분노를 가득담은 얼굴엔 만희의 비장함이 숨어있다. 경찰서에 도착을 한 만희는 차문을 쿵! 쎄게 닫고 씩씩거리는 발걸음으로 강력1반을 찾는다.

 

 "야! 방철향!!!"

 

 문을 열자마자 만희는 크게 외친다. 하지만 강력1반엔 철향뿐만 아니라 만희를 맞이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다들 어디 갔지?"

 

 의아해하던 만희는 순간 움찔한다.

 

 "씨...! 교육!!!"

 

 만희는 재빠르게 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선 학생문화원으로 향한다. 경찰서와 20분 거리지만 만희는 급한 마음을 액셀로 담은 듯 10분 만에 도착을 한다. 대강 주차를 하고 학생문화원으로 들어간 만희는 굳게 닫힌 대강당 문을 천천히 열고선 안으로 들어간다. 예상보다 많지 않은 인원에 조금 놀란 만희는 그나마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다가가 빈자리에 앉는다.

 

 "너 뭐야?"

 

 옆에서 들려오는 철향에 목소리에 만희가 성난 얼굴을 드민다.

 

 "너 이 자식..."

 

 교육 중이라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 만희는 얼굴에 오만상 가득한 표정으로 철향을 노려본다.

 

 "용케 잘 찾아왔다?"

 

 철향의 말에 만희가 콧방귀를 뀌며 대답한다.

 

 "어이가 없네~ 이 사기꾼 새끼."

 

 철향은 썩은 미소를 날리며 만희의 말을 무시한다. 한창 진행 중이던 교육은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끝이 났고 꼬르륵 소리가 나는 배를 잡고 만희는 자리를 빠져 나온다. 뒤따라 나온 철향은 만희의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건다.

 

 "배고프면 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이나 먹는 게 어때?"

 

 코를 찡그리며 만희는 유유히 옆을 지나가는 철형을 노려본다. 그때 철향이 한 여자를 붙잡으며 말을 건다.

 

 "이주현씨?"

 

 철향의 말에 돌아서는 여자를 보며 만희와 철향 둘 다 한순간 심장이 멎어버리는 느낌을 받는다.

 

 

 ⑥

 

 

 "이주현, 이주현, 이주현."

 

 몇 번이고 되뇌여봐도 철향과 함께 가버린 이주현이라는 여자가 눈에 아른거리는 만희이다. 잠시 철향의 얼굴을 확인했었을 때에 넋 놓고 주현의 가슴에 시선을 고정한 철향의 얼굴도 떠오른다. 말을 더듬거리던 철향의 모습은 굳이 묻지 않아도 왜 그랬는지 만희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만희는 달랐다. 분명 만희 또한 잠깐 가슴에 시선이 갔던 건 사실이지만 그녀의 얼굴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동그란 안경을 쓰고 그리 예쁘지 않은 얼굴이지만 시원시원 쭉쭉 뻗은 키와 코 밑에 점까지. 만희는 이주현이란 사람을 보고선 한동안 아니, 지금까지 자기를 괴롭히고 있는 여자를 떠올렸다.

 

 "하... 정희... ..."

 

 얼굴에 조금씩 있는 여드름까지 닮은 것 같아 만희는 순간 전여자친구인 정희인 줄 알았던 것이다. 닮아도 어쩜 그렇게 닮았는지 요즈음 여자의 가슴에 환장 하고 있던 만희에게 주현의 가슴은 그냥 가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계속해서 만희의 머릿속엔 주현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결국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고 만희는 비상 깜박이를 켜 옆으로 차를 정차시킨다.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만희는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선 깊은 한숨과 함께 하얀 담배연기를 허공에 날려 보낸다. 휘날리던 연기는 서서히 옅어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고 만희는 다시 연기를 내보내며 같은 상황을 연속해서 반복하게 한다.

 

 '좀 사라져 주라. 연기처럼... ...'

 

 어느새 필터만 남은 담배를 보며 만희는 얼굴을 찡그리면서 불똥을 튕긴다.

 

 "에이 씨!"

 

 다시 차에 탑승한 만희는 급하게 핸들을 꺾고 신서귀포로 향한다.

 땡볕 무더위도 만희를 지치게 만들지 못했다. 한 시간이 지나도록 경찰서 앞에 서있던 만희는 철향의 차가 들어오자 그제서야 뺨을 타고 내려오는 땀줄기를 닦아낸다.

 

 "봤어?!"

 

 웬일인지 철향의 얼굴에는 화사한 미소와 함께 하이톤에 목소리로 만희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됐고, 그 여자가 용의자 맞지?"

 "밥 먹는데 와~ 밥이 목구녕으로 안 넘어가... 와... 대박!"

 

 찌든 더위를 이제야 느끼는지 만희는 찡그린 얼굴로 다시 말을 한다.

 

 "됐고, 그 여자가 용의자 맞냐고."

 "남방이 막 터지려고 그래! 단추들이 막 화가 났어. 와~ 나 진짜 그런 애가 우리나라에 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대박!"

 

 신난 철향의 모습에 만희는 짜증만 더해간다. 이마를 긁적이며 잔뜩 찌푸린 만희를 아랑곳 하지 않고 철향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둘레는 잘 모르겠다만... 확실해! 무조건 H컵이야. 하... 둘레가 몇 일까?"

 "75겠지 멍청아!"

 

 계속 딴 얘기를 해대는 철향이 짜증났는지 심술 맞은 표정으로 만희가 크게 대답한다.

 

 "75 넘어가면 그게 말이 되냐?! 몸도 뚱뚱하지도 않던데!"

 "그...렇지? 응...그래. 육덕...진거라고 해야하...나?"

 

 갑작스레 자신의 말에 대답을 하는 만희를 보고 철향은 조금 당황해 한다.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린 모습에 철향을 보면서 만희가 다시 묻는다.

 

 "용의자지? 그 여자."

 

 만희의 말에 집 나갔던 정신이 들어온 철향은 눈썹을 만지면서 만희를 벤치로 안내한다. 벤치에 앉은 철향은 옆에 앉은 만희에게 대답을 한다.

 

 "용의자야. 이번엔 사실이다."

 

 만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철향을 바라본다. 철향도 고개를 돌리고선 만희의 눈을 쳐다보며 말을 한다.

 

 "나대지 마라. 괜히 조사에 찬물 끼얹지나 말고."

 "알아서 잘 할 거니깐 너무 겁먹진 마."

 

 만희와 철향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서로 쳐다보며 무언의 시비를 계속해서 벌인다. 한참을 눈싸움 하던 둘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로 인해 벤치에서 일어선다. 철향은 강력1반으로 향했고 만희는 잰걸음으로 렌트한 차량에 탑승을 한다. 시동을 걸고 와이퍼를 켠 만희는 은이에게 전화를 걸면서 경찰서를 빠져 나간다.

 

 "여보세요~"

 

 기쁜 말투에 만희가 잠시 움찔한다.

 

 "왜 이렇게 목소리가 밝아? 택배라도 받았나?"

 "사장님, 서울로 언제 올라와요?"

 "그건 왜?"

 "왜긴~ 일이 생겼으니깐 이런 말을 하지요."

 "그거 좀 딜레이 시켜봐. 아무래도 좀 걸릴 것 같으니깐."

 "네?! 아니, 그거... 제가 얼마나 발품 뛰어서 얻은 일인데...!"

 "그 얘긴 나중에 하고! 그 주원호란 사람 여자 친구 있잖아. 그 여자에 대해 뭐든지 좋으니깐 다시한번 캐내봐."

 "네? 아, 사장님! 근데..."

 

 은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만희는 통화를 끊어버린다. 몇 번이고 울려대는 휴대폰을 쳐다보지도 않은 만희는 집에 도착해서야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다. 전부 은이에게서 걸려온 전화였고 만희가 전화를 안 받아서인지 은이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 한통도 확인을 한다.

 

 [이주현. 나이 26세. 170cm. 53kg. 산남여고, 백록대 수학과 졸업. 신례리 거주. 현재 서귀수학학원 선생으로 생활하고 있음. 사건이 일어나고 가장먼저 지목된 용의자였지만 수사과정에서 알리바이가 성립이 되어 용의 선상에서 제외 됨.]

 

 은이의 놀라운 정보력에 만희는 감탄을 안 할 수가 없다.

 

 "얘는 도대체 뭔데 몸무게까지 아는 거야? 나중에 한번 물어나 봐야겠다."

 

 만희는 휴대폰으로 길도우미 앱을 열고 서귀수학학원을 검색해 본다.

 

 "어라? 가깝네?"

 

 집에서 차량으로 대략 10분 거리에 서귀수학학원이 있는 걸 확인 한 만희는 바로 이주현이란 여자를 만나기 위해 출발한다.

 시청 골목으로 들어선 만희는 오래 된 건물 1층에 분식집을 보며 눈이 커진다.

 

 “오! 모닥치기! 여기 아직도 장사 하네?”

 

 스쳐 지나갔지만 이미 만희의 눈으로 촬영을 한 모닥치기가 계속 떠오른다. 삶은 계란 두 개와 길고 둥근 어묵, 전, 만두, 소면, 당면, 순대, 김밥, 찰진 떡, 김말이, 야채, 고구마튀김이 들어간 게 조합이 너무 이상하지만 어쩜 그리 맛이 있는지, 만희는 결국 오늘 저녁은 모닥치기로 해결하기로 결정한다. 분식집을 근처에 차를 세우고 바로 뒤에 있는 건물로 들어간 만희는 힘없는 할아버지가 끙끙대듯 계단을 힘겹게 오른다.

 

 “이잉, 이긍.”

 

 건물 꼭대기 층인 5층에 도착한 만희의 온 몸은 농구 한 게임을 치른 듯 땀으로 샤워를 한 상태이다. 심호흡을 두 번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간 학원 안은 에어컨 바람으로 아주 시원하다. 덕분에 땀은 금방 말라버렸고 언제 더웠냐는 듯 찝찝한 느낌도 사라진다. 만희는 교실들을 두리번거리며 여자를 찾기 시작한다.

 

 “누구세요?”

 

 죄 지은 사람처럼 몸이 움찔 거린 만희는 순간의 당황을 가라앉히고 뒤를 돌아선다. 흰 남방에 청치마를 입은 여선생은 다소곳이 두 손을 모은 상태에서 만희를 쳐다본다.

 

 “정희...?”

 “네?”

 

 순간 만희의 입에서 자동적으로 나온 말에 주현이 몹시 당황한다. 만희 또한 당황한 모습으로 두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한다.

 

 “아...아닙니다. 헛나온 말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만희의 행동과 말에 주현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만희에게 다시 묻는다.

 

 “그런데, 누구세요? 아까 학생문화원에서도 잠깐 뵌 것 같은데... ...”

 ‘기억하고 있군.’

 

 긴가민가해 하는 표정에 만희 자신도 모르게 양 볼이 씰룩 거린다.

 

 “근데 어쩐 일이시죠?”

 “아...!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경찰...이세요? 아까 그 경찰분과 얘기 끝났는데.”

 

 이마 폭이 약간 좁아지는 게 아무래도 주현이 기분 나빠하는 거 같아 만희가 어쩔 줄 몰라 한다. 아무 말 없이 귓불만 긁적이며 서있는 만희를 보며 주현이 먼저 말을 건다.

 

 “하실 말씀 있으시면 이따가 일 끝나고 하시죠.”

 

 주현의 말에 만희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주현의 똘망똘망한 눈과 마주친다. 안경에 가려 슬픈 눈이라 감히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마음에 드는 게 낯이 익고 그 익은 낯은 만희에게 너무나도 편안함을 주었다.

 

 “저녁 7시에 끝나니깐 그 때쯤에 보죠. 그나저나 어디서 보는 게 좋을...”

 “요 앞 분식집요.”

 “...까요...? 분식집요?”

 

 만희의 얼굴이 점점 노래진다. 그러면서 혼이 빠져 나간 사람처럼 헛웃음을 보인다.

 

 “그래요. 떡볶이나 먹으면서 말하죠 뭐.”

 

 나름 신선한 장소라 생각이 드는지 주현은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하였고 만희의 웃음은 헛웃음에서 진심이 담긴 웃음으로 바뀐다.

 

 “하! 네. 그럼 시간 맞춰서 다시 오겠습니다.”

 “네. 저도 끝나고 바로 갈게요.”

 

 약속을 잡은 만희는 고개를 깍듯이 숙이며 인사를 한다. 만희의 행동에 주현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똑같은 행동을 하며 만희에게 인사를 한다. 고개를 든 만희는 주현이 인사를 하자 또 인사를 건넸고, 주현 또한 다시 인사를 한다. 서로 계속 인사만 주고받다 결국 둘은 학원복도를 웃음바다로 만들고 만다.

 

 “하하! 정말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정중하게 인사를 건넨 만희는 문을 열고 나가 5층 계단을 뚜벅뚜벅 내려간다.

 주현과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까지 날씨에 변화가 무척 심했다. 강한 햇살이 온 세상을 비추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더니 다시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다가 다시 소나기가 지나갔다. 혹시 모를 날씨변화에 우산을 가지고 온 만희를 쳐다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주현이 묻는다.

 

 "비가 왔었나 봐요?"

 

 만희가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대답한다.

 

 "네. 보시다시피."

 

 입술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이던 주현이 먼저 분식집 안으로 들어간다. 뒤이어 만희도 들어간다. 자리에 앉은 둘은 모닥치기를 주문한 후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시선을 피하고 있다. 그러다 주문한 모닥치기가 나오자 만희가 먼저 주현에게 말을 건다.

 

 "떡볶이 좋아하나 모르겠네요. 드세요."

 "좋아해요."

 

 씨익 웃으며 대답하는 주현을 보며 만희도 같이 빙그레 웃는다.

 

 "그런데 누구시죠?"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잠시만요."

 

 주머니에서 명함지갑을 꺼낸 만희는 자신의 명함을 주현에게 내민다. 그러자 주현이 명함을 받고 뚫어져라 쳐다본다.

 

 "만희탐정사무소... 탐정 심만희?"

 "네. 제가 심만희입니다."

 

 주현은 뭔지 모를 미소를 보이며 만희의 얼굴 쪽으로 자신의 얼굴을 내민다. 쭉 내민 덕분에 남방 단추사이에 틈으로 주현의 커다란 가슴이 살짝 보이지만 만희의 시선은 오로지 주현의 눈을 향해 고정되어 있다.

 

 '정희다... ...'

 

 별 반응이 없는 만희를 보며 씁쓸한 표정으로 자세를 고쳐 앉고 주현이 다시 입을 연다.

 

 "사설탐정이 왜 저한테 볼일이 있는 거죠?"

 "주원호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만희의 말을 듣자마자 주현은 짜증나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왜 또 그 사람 이야기죠?!"

 

 당황한 만희는 이내 차분하게 마음을 잡고 주현의 눈을 다시 쳐다보며 말을 한다.

 

 "주원호란 사람은 죽었습니다. 그리고 조사를 해보니 그 사람에게서 사귀던 여자가 한명 있었는데 그 여자 분이 바로..."

 "네, 저 맞아요."

 

 만희의 말을 끊은 주현이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그리고 제가 당시에 용의선상에 있던 것도 알고, 경찰서까지 가서 조사를 받았었죠. 그리고 전 그 조사 후 용의선상에서 제외가 되었었죠. 가슴이 무척이나 아프고 슬픈 일을 겪은 저에겐 당시 조사받는 과정조차가 가혹 했어요.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조금 괜찮아 지려고 하는 찰라 경찰 한 명이 와서 그 사건에 대해 또 묻더군요. 오늘 점심때에요. 만희씨와 같이 있었던. 왜 내 머릿속에 그 일이 떠오르게 하는 거죠?! 범인을 잡아오세요. 저도 보고 싶어 죽겠네요. 이럴 시간 있으면 탐정님도 빨리 범인이나 잡으시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닥치기를 앞에 두고 주현은 말이 끝났지만 여전히 만희를 보면서 잔뜩 찌푸린 표정을 진다. 만희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주현을 보며 다시 묻는다.

 

 "아까 그 경찰이 뭐라고 말했는지는 몰라도 여러번 물어보게 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범인을 잡으려면 주현씨의 도움이 필요해서 이렇게 찾아 온 겁니다."

 "제가 무슨 도움이 되는데요?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도울게요. 자, 물어보시죠."

 

 두 손을 벌리며 말을 하는 주현을 보며 만희가 묻는다.

 

 "얼마 전에 일어난 묻지 마 살인사건 아십니까?"

 "아니요."

 

 아니라는 말에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인 만희가 헛웃음을 보이며 말을 한다.

 

 "어떻게 모를 수가... 뉴스에도 나오고 서귀포에서 발생한 사건인데 모를리가요... ..."

 "뉴스를 안 봐요 아니, 볼 시간이 없죠."

 "볼 시간이 없다뇨?"

 "아침에 일어나면 빨래를 하고 아침 준비를 하고. 밥을 먹으면 설거지를 하고 집 안 청소를 한 다음에 학원으로 출근하고. 출근 후엔 집에 들어가서 운동하고 씻고 바로 자는데 TV를 볼 시간이 없죠."

 

 주현의 대답에 더더욱 어이가 없어 만희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참 나... 휴대폰으로 손만 까딱하면 보는 게 뉴스구만... 군대에 가면 딱 쳐 맞을 스타일이네 이주현. 이주현 이 년, 뭔가 있긴 있나?'

 

 튀김옷을 입힌 떡을 포크로 찍어서 한입 베어 문 주현은 먹는 순간에도 만희를 보면서 먹는다.

 

 "허... 참."

 

 실없는 표정으로 만희도 튀김 떡을 포크로 팍 찍어서 먹는다. 둘 사이에 묘한 기운이 서로 느껴졌는지 아무 말 없이 모닥치기만 먹고 있다. 만희는 주현을, 주현은 만희의 눈을 서로 쳐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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