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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인간들의 이야기 4
작성일 : 18-06-18 18:41     조회 : 318     추천 : 0     분량 : 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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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뭡니까, 의원님?”

  “아, 이거 말인가?”

  보고드릴 게 있어 의원님의 사무실에 올라와 있는데 의원님이 무엇인가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으셨다. 무엇을 그렇게 뚫어져라 보시는지 궁금해 질문을 했고 내 질문에 의원님은 내가 가리킨 자신의 손에 들린 물건을 살짝 위로 올리며 되물으셨다. 가벼운 긍정의 표현과 함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의원님은 마치 부모님에게 100점짜리 시험지를 자랑하는 아이 같은 맑고 순수한 웃음을 지으시며 대답했다.

  “이번 정책이 입에 오르내리고 한 달 안에 시행하자는 회의가 끝나고 난 직후부터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만들어낸 발명품이자 제품일세.”

  “제품이라면 파실 거라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지.”

  “기능이 무엇입니까?”

  “자네 혹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나?”

  뜬금없는 질문에 난 잠깐 당황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키우지 않습니다.”

  “음... 그런가.”

  “왜 물으시는지...”

  “아, 다른 건 아니고 이 제품이 그것과 관련이 있거든. 이렇게... 반려동물이 있다고 쳐보자.” 라고 말씀하시며 자신의 손으로 강아지의 머리를 흉내 내셨다. 그리곤 그 고리 같은 제품을 흉내를 통해 보자면 목 쪽에 걸으셨다.

  “이렇게 목에 걸어주고 나면 동물이 울거나 짖었을 때 이 제품에서 기계음으로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려주는 거지.”

  “네? 설마요.”

  “실제로 이걸 만들어낸 사람이 반려동물을 키워서 고안하고 있었고 부품과 돈만 필요했던 찰나에 내가 부탁한 거고 그 사람이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직접 실험까지 한 거야. 아직까진 대략적인 감정 설명이 한계지만 현재 세세한 감정이랑 말까지 전달이 가능한 제품이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하더군. 이건 그 제품을 내기 전에 낼 일종의 실험작이지. 사람들의 반응을 봐야하기도 하니깐.”

  그리곤 손을 푸시며 손목에 걸린 그 고리를 떼어냈다. 자신의 책상 위에 그것을 올려두시며 내게 다시 말을 하시기 시작했다.

  “자네가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하나 공짜로 주려고 했던 것인데 말이지. 아쉽게 됐군.”

  그러시며 내게 차를 끓여달라고 부탁하시기에 이런 부탁이 있을 때마다 쓰이던 장비들을 찾으러 사무실 구석으로 향했다. 의원님은 정리정돈을 잘 하시는 편은 아니지만 벚꽃이 진 길바닥만큼 흩뿌려 두시지도 않는다. 큰 물건이나 중요한 물건, 자주 사용하시는 물건은 늘 같은 자리에 두시고 나머지는 눈에 잘 보이는 곳이나 잘 안 보이는 곳에 두신다. 즉 지금 찾고 있는 포트나 음식 재료들, 노트북이나 텔레비전 같은 것들은 늘 그 자리에 있고 서류나 편지 같은 종이류나 개인적으로 소중하신 물품들은 책상 위나 책상에 부가적으로 붙어있는 서랍 안에 두신다. 손쉽게 포트와 재료를 찾아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가볍게 끓이면서 잠깐 의자에 앉아있었다. 핸드폰은 충전 중이라 내 사무실에 있고 텔레비전을 켜기엔 분위기 상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냥 끓고 있는 물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 물이 끓는다. 표면에 기포들이 여기저기 피어나 터지기를 반복하고 있고 이따금 표면 전체가 흔들린다. 그것을 쭉 생각 없이 지켜보고 있어서 그런가? 내 발 밑까지 흔들리고 있는 느낌이... 들면 안 된다. 정신이 확 깨서 의원님 쪽을 바라봤다. 의원님이 뒤편에 있는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보며 답지 않으시게 입을 헤 벌리고 있으시다. 땅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지진일까, 그냥 일어난 균열일까, 작은 싱크홀일까? 하면서 의원님의 옆으로 가 밖을 바라봤다. 나 또한 그와 마찬가지로 입을 헤 벌리게 되었다. 우리 둘의 시선이 꽂혀있는 곳엔 이 도시의 평소 풍경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붉게 물들고 뭉개진 것들이 깔려있는데 그게 사람의 시체임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멀리에 그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지진도, 균열도, 싱크홀도 아닌 동물원에서나 봤을 법한 덩치가 크고 무거운 동물들이었다. 무차별적으로 거리와 사람을 말 그대로 부수고 다니고 있는 것을 정신 놓고 보기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현실을 깨닫자 머리가 식었다. 저들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 여기를 벗어나는 게 최우선이다. 의원님의 팔을 붙잡고 흔들어 의식을 이쪽 세상으로 돌려놨다.

  “일단 여길 나가죠,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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