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환상
작가 : 아리본
작품등록일 : 2018.6.8

6개월 전 일어난 이상 세계 현상.
그 이후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World 6-1 차가운 심장의 기사
작성일 : 18-06-17 11:50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428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얼음과 불이 격돌한다.

 “포우…”

  창연의 입에서는 한기 서린 김이 새어나온다. 그와 격돌하는 포우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포우는 그에게 주먹을 지르고, 창연은 그에게서 떨어져 창을 날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우는 끝까지 창연에게 달라붙어 주먹과 발차기를 날렸고, 어떻게든 거리를 벌려야한다 생각한 창연은 창을 발밑에 내리꽂으며, 강제로 깨뜨려버렸다.

  그 여파로 그의 얼음 창은 산산조각 났고, 날카로운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읏…”

  창연의 의도는 성공적이었고, 찰거머리 같은 포우와 떨어질 수 있었다.

 ‘접근하면 이 몸이 위험해… 이 몸은 창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육탄전을 사용하는 포우가 한 수 위다.’

  창연은 현재 자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했다. 그가 파악한대로 창을 휘두르고, 던지는 그보다 육탄전으로 주먹과 발차기만을 날리는 포우가 훨씬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포우는 금방이라도 그에게 달려들 것 같이 보였지만, 잠시 숨을 고르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창연은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곳은 공원이었지만, 엄연히 그와 자신에게는 ‘전장’과도 같았기 때문이었다. 적이 눈앞에 있는데도, 다른 생각을 한다는 건 ‘자살 행위’와 다를 것 없었다.

  순간 창연은 자신을 깔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포우는 그런 위인은 아닐 것이라 판단했다. 그랬다면 이상 세계 현상으로부터 모두를 구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잠시 생각을 마친 포우는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양 손을 들어 항복을 선언했다. 그 순간 창연의 얼어붙은 심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끝? 항복이라고? 항복?!’

  얼어붙은 감정이 깨지려 하고 있다. 냉철했던 그는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갈 것이었다.

  결국 창연은 이를 바득 갈며 포우를 향해 얼음창 세 개를 던졌다.

  항복 따윈 없다. 이 난투의 끝에는 둘 중 하나의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창연은 그런 위험한 각오를 수없이 되뇌며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었다.

  포우가 죽던, 창연이 죽던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 죽음에 몸을 던진 기사,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상이자, 바람이었다.

  그가 던진 창은 포우를 향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 날카롭고 위협적인 투명한 얼음 창이 빠른 속도로 날아왔지만, 포우는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을 집중하여 다리에 불꽃을 휘감았다.

  즉시 오른발을 허공에 휘둘러 세 개의 불덩어리를 생성했고, 그것은 창연의 얼음 창 세 개에 닿아 소멸시키며 수증기를 일으켰다.

  수증기는 이내 넓게 세력을 확장하여 창연의 몸을 숨겨주었다. 포우는 보이지 않는 그를 향해 깊숙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이내 급격하게 팽창하는 얼음에 갇혀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

  이것은 두 수 앞을 내다본 창연의 계략이었다. 그가 던진 세 개의 창은 미끼 겸 맞으면 이득인 떡밥이었다. 그는 붉게 타오르는 포우가 ‘불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전투 중 알게 되었고, 불을 발사하는 것을 노리고 던진 것이었다.

  고맙게도 포우는 그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주었다. 손에서 던질 것이라 생각했고, 발로 차서 생성한 건 조금 의외였지만, 어쨌든 불만 발사해주면 상관없던 것이었다.

  창연은 얼음창을 생성하며 얼어붙은 그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차가운 얼음 속에서도 타오르는 붉은 몸, 얼어붙었음에도 계속해서 빛나는 붉은 두 눈. 투명한 창끝을 그에게 가리키면서도 지지 않는 맑은 눈이었다.

  잠시 그의 수정 같은 눈에 감탄하며 공격할 생각을 잊어버렸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포우를 얼려버린 얼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포우는 태양처럼 불타오르며, 알에서 깨는 불사조처럼 얼음을 깨부수며 뛰어올랐다. 뜨겁게 빛나는 눈빛과 함께 창연을 향해 금방이라도 불을 머금은 주먹을 내지르려 했다.

  창연은 뒤늦게 창을 바로잡으며 냉정함을 되찾았다. 금방이라도 날카로운 창끝을 그의 심장에 찌를 각오가 되어 있었고,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창끝을 겨눴다.

 

 

  지금까지의 일이 있기까지는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혜성 시를 떠들썩하게 했던 의식 불명 사건은 좋게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인해 해방기 소지자 중 일부가 ‘또 하나의 마석’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창연도 예외는 아니었다. 생명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그 물건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관심을 보였고, 그랬기에 그는 바람에 실려 온 목소리가 알려준 정보에 집착했다.

  고속의 비밀을 알려준 건 바로 그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터무니없는 정보에 어이가 없었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고혹적인 목소리는 그로 하여금 정보상과 반갑지 않은 만남을 이루게 만들었다.

  목소리는 ‘카디건 소녀’로 하여금 보라색 불꽃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이게 뭐냐 묻는 창연에게 카디건 소녀는 ‘그 힘의 일부’라는 말만 남길 뿐이었다.

 “분명 목소리는 그 물건이 행방불명이라 했는데, 힘의 일부? 정보상에 대한 비밀을 넘겨준 것은 이 몸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나?”

 “그건 오빠의 마음이에요. 단지 저희들은 지켜만 볼 뿐이죠.”

  카디건 소녀의 웃음에 창연은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목소리와 카디건 소녀는 그 이후로 그가 묻는 것에 어떠한 대답도 해주지 않았고, 마치 자신을 시험하는 듯한 기분 나쁜 태도에 한기 서린 한숨을 쉬었다.

 ‘지켜만 볼 뿐?’

  창연은 분노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마음을 차갑게 다스렸고, 내정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한 번 쯤은 속아줄까?’

  그들의 의도는 그로써는 알지 못했다. 유일하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그들이 ‘자신의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이다.

  ‘생명의 힘’ 창연에게는 그 무엇보다 필요한 힘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신뢰 가는 정보상을 통해 확실히 그 힘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석연찮은 부분은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그 힘의 일부라면 한 번 정도야 속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창연은 그녀가 건네준 ‘보라색 불꽃’을 지그시 바라보며 길을 걸었다.

  생명의 뜨거움이란 이런 느낌일까, 누군가를 죽일 듯이 뜨겁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았다. 마치 얼어붙은 심장을 녹여주는 따스함. 감정 변화가 크게 없는 창연도 이 느낌에는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그녀를 살릴 수 있을지 모른다. 막연한 망상이었지만, 그에게는 그것만큼 최고의 상상이 없었다.

  그가 골목길을 지나고 있을 즈음이었다. 골목 안에서 들려오는 매캐한 화약 냄새와 땅이 울릴 정도로 크게 들리는 폭발 소리가 그의 걸음을 멈춰 세웠다.

  창연은 별 동요하지 않았지만, 이상한 느낌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라. 이것이 내가 보내는 마지막 전언이다. 그곳에서 무슨 생각을 할지는 네 자유고, 네 선택이다. 어떠한 선택지를 고르던 상관없다. 네 손에 들린 그 힘 또한 어떻게 사용할지는 네 마음이다.”

  무조건적인 선택을 강요한다. 그리고 강요받는다. 인생은 선택이고, 그 역시 무수한 선택지를 넘어 지금 이곳에 있다.

  그리고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란 음산한 분위기에 그 누구도 들어가지 않는 골목길에 있었다. 창연은 망설임 없이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아, 실례합니다. 저, 혹시 경찰 두 분과 은색 머리칼의 학생, 그리고 검은 모자를 쓴 청년을 본 적 있으신지요?”

  골목 안, 경찰 중 한 사람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시영을 비롯한 골목길에 있는 네 사람을 구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창연은 그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저쪽…”

  창연은 곧 모두가 모일 방향을 가리켰다. 곧 경찰은 그에게 감사를 보내며 유마와 경찰들을 그곳으로 이동시켰다.

  그 중 유마와는 한번 눈이 마주쳤고, 이미 그와 안면이 있는 유마는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당신이 여긴 어떻게?”

  하지만 창연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들은 그렇게 스쳐지나가고, 서로가 갈 길을 향했다.

 

 

  창연이 자주 찾아오는 북쪽 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너무 추운 기후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았기에 몇몇 사람들밖에 모르는 비밀이었다.

  그것은 꼭대기 부근에 자그마한 성채가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먼 옛날로부터 그대로 얼려 보관된 듯, 그윽함을 자랑하는 이상한 성채였다.

  몇몇 고고학자와 궁금한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왔지만, 올라가면 갈수록 추워지며 점점 뼈가 떨리는 기후에 성채의 존재만을 확인했을 뿐, 더 이상의 탐험은 불가능했다.

  창연으로서는 다행스러울 뿐이었다. 이곳은 그가 북쪽 산을 주로 찾아오는 이유 중 하나였고, 아무도 손대지 않는 편이 그에게는 이득이었다.

  창연은 성채 중 가장 큰 성 안으로 들어갔다. ‘얼어붙은 꽃이 장식된 차가운 침대’가 유독 눈에 띄는 공간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무릎을 꿇어 마치 기도하듯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눈을 떴을 땐, 뭔가를 각오한 기사의 눈빛이 되어 있었다.

 “한 번 속아보도록 하지. 생명의 힘…”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6 World 13 무형-4(강혁) 2018 / 8 / 11 249 0 8752   
55 World 13 무형-3(유마) 2018 / 8 / 10 248 0 4574   
54 World 13-2 무형 2018 / 8 / 4 274 0 5408   
53 World 13-1 무형 2018 / 8 / 3 268 0 10136   
52 World 12-4 마법사 2018 / 7 / 28 280 0 4790   
51 World 12-3 마법사 2018 / 7 / 27 268 0 6519   
50 World 12-2 마법사 2018 / 7 / 22 284 0 5662   
49 World 12-1 마법사 2018 / 7 / 20 282 0 2825   
48 World 11-4 심야 식당 2018 / 7 / 15 260 0 6680   
47 World 11-3 심야 식당 2018 / 7 / 14 261 0 6119   
46 World 11-2 심야 식당 2018 / 7 / 13 287 0 10972   
45 World 11-1 심야 식당 2018 / 7 / 8 264 0 6451   
44 World 10-5 Trinity 2018 / 7 / 7 274 0 13607   
43 World 10-4 Trinity 2018 / 7 / 6 252 0 12442   
42 World 10-3 Trinity 2018 / 7 / 1 274 0 8403   
41 World 10-2 Trinity 2018 / 6 / 30 237 0 10650   
40 World 10-1.5 Trinity 2018 / 6 / 29 253 0 13820   
39 World 10-1 Trinity 2018 / 6 / 29 264 0 10804   
38 World 9-4 잠자는 공주 2018 / 6 / 24 268 0 7745   
37 World 9-3 잠자는 공주 2018 / 6 / 23 249 0 11530   
36 World 9-2 잠자는 공주 2018 / 6 / 22 262 0 23208   
35 World 9-1 잠자는 공주 2018 / 6 / 22 292 0 6406   
34 World 8-4 Who is FOW? 2018 / 6 / 19 294 0 9419   
33 World 8-3 Who is FOW? 2018 / 6 / 19 291 0 5891   
32 World 8-2 Who is FOW? 2018 / 6 / 19 260 0 5490   
31 World 8-1 Who is FOW? 2018 / 6 / 19 268 0 6364   
30 World 7-4 오해 2018 / 6 / 18 285 0 5282   
29 World 7-3 오해 2018 / 6 / 18 284 0 5699   
28 World 7-2 오해 2018 / 6 / 18 248 0 11517   
27 World 7-1 오해 2018 / 6 / 18 248 0 11120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