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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굿나잇 파트너
작가 : 나비야
작품등록일 : 2018.6.11

“누워.”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시운이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털었다. “둘이서 누워도 충분할 만큼, 침대도 가장 큰 거로 바꿨으니까.” 그 남자, 자꾸만 나를 침대로 끌어들이려 한다! [navi_yaa@naver.com]

 
<4> 고백 아니고 제안
작성일 : 18-06-15 15:42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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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고백 아니고 제안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런 기사가 퍼졌는지.

 

  정확하게 따져보자면, 친구의 남자를 빼앗은 건 자신이 아닌 소윤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내가 소윤이 남자친구를 빼앗았다는 기사가 난 거냐고!’

 

  로연은 잔뜩 흥분한 채 기사를 읽어내려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소윤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의 이름은 재헌이 아니었다.

 

  애초에 실시간 검색어에는 재헌의 이름조차 없었다. 소윤의 남자친구라면, 분명 재헌이어야 하건만.

 

  로연의 시선이 집요하게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내려갔다.

 

  「최소윤과 열애설이 난 채시운 이사장은……」

 

  낯설지만 마냥 낯설지 않은 이름이 떡하니 기사에 올라와 있었다. 로연은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쪽이 왜 소윤이 애인으로 나와요?”

 “아닙니다, 애인.”

 “여기 열애설이 있는데? 떡하니 사진까지 찍혔구만.”

 

  그냥 열애설만 떴으면 당연히 루머라고 생각할 텐데,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사진까지 실려 있었다. 연인 사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인 듯한 사진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서로 끌어안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었으니까.

 

 “연예인 기사가 모두 진실은 아니란 거, 정작 연예인인 난로연 씨가 모르지는 않을 테고. 열애설 난 건 사실이지만, 애인 사이는 아닙니다.”

 

  시운은 딱 잘라 대답했다.

 

 ‘뭐라고? 열애설은 사실?’

 

  이건 뭐…… ‘술은 마셨는데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야 물론, 연예인과 관련된 기사 중에 잘못된 사실이 많은 건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남자와 소윤의 열애설이 괜한 기사라는 소리인가?

 

  아니, 애초에 이 남자와 소윤은 어떤 접점이 있길래 이런 기사가 난 것일까.

 

  로연은 설명을 바라는 눈으로 시운을 응시했다.

 

 “열애설이 난 건 사실입니다. 오늘 점심 무렵에 터졌고, 덕분에 실시간 검색어에는 최소윤 씨 말고 내 이름까지 올라가 있죠.”

 “그래서요.”

 “일단은 화제성이 필요했습니다. 당신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려면.”

 

  아직까진 그가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로연은 잠자코 이어지는 말을 듣고 있었다.

 

 “우리 병원에서, 이번에 소아전문병동을 설립한 건 알고 있습니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최소윤 씨가 기부금으로 소아전문병동 건립에 도움을 줬고, 그 답례로 어제 소아전문병동 오픈식에 초대했습니다.”

 

  지금 그게 이번 일과 무슨 상관이라는 건지.

 

  당장에라도 묻고 싶었으나, 로연은 끈기있게 기다렸다.

 

 “열애설 기사에 있는 모습은 그때 찍힌 사진입니다.”

 “그러니까, 둘이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는 거예요?”

 “어제 처음 봤는데, 무슨 사이랄 게 있겠습니까.”

 “…근데 그 열애설이랑 난 무슨 관계죠? 왜 내가 소윤이한테서 당신을 빼앗았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건데……!”

 

  생각하자니 더욱 열이 받았다. 로연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 기사 역시 오보입니다.”

 “당연히 오보겠지! 왜 내가 이딴 말도 안 되는 루머에 시달려야 하는 거죠? 왜 일을 이딴 식으로……!”

 “해명할 겁니다. 아, 벌써 해명기사 올라왔네요.”

 

  이번에는 시운이 핸드폰을 꺼내 로연에게 내밀어주었다. 로연은 사나운 눈매로 기사를 읽어나갔다.

 

  「최소윤의 애인으로 알려졌던 채시운 이사장은 사실 배우 난로연과 교제 중이었다. 오늘도 두 사람은 단란한 데이트를 즐겼으며……」

 

  「최소윤은 난로연의 부탁으로 채시운 이사장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이건 또 뭐예요? 내가 왜 당신과 사귀는 중인데?”

 “그러게 말했잖습니까. 이렇게 될 거라고.”

 “……하.”

 

  시운과 로연의 열애 기사에 오른 사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었다. 그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시운의 병원 앞에서 만났던 장면과 시운이 로연을 차에 태우는 모습까지 단란하게 찍혀 있었다.

 

  우스울 만큼이나 다정한 장면으로 연출된 사진이었다.

 

 “설마,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맞습니다. 기자를 불렀거든요. 병원에서부터 여기까지 계속 쫓아왔을 겁니다.”

 “이봐요, 그렇다고 이런 거짓 기사를 마음대로 만들어내면 어쩌자는 거예요? 나한테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난로연 씨, 당신이 먼저 말하지 않았습니까?”

 

  표정 변화 없이, 그저 여유롭기만 한 시운의 얼굴이 얄미웠다. 아니, 얄미울 뿐이랴. 아주 저 입을 쭉 잡아 뜯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무슨 수를 써도 좋다고.”

 

  로연의 두 눈에 힘이 가득 실렸다.

 

 ‘일주일 안에, 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로 만들어봐요.’

 ‘…….’

 ‘무슨 수를 써도 상관없으니까, 당신의 능력을 증명해보라구요.’

 

  며칠 전 자신이 내뱉었던 말들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무슨 수를 써도 상관없다. 그래, 분명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새삼 말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였다.

 

 ‘그래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갑작스럽게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공개 연애라니. 그것도 아직 제대로 아는 것조차 없는 남자와!

 

  저주니 뭐니 하는 그런 이상한 말만 해대는 남자와!

 

 “미래를 본다는 건 거짓말이었죠?”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있네요, 난로연 씨. 내 말은 믿을 생각도 않더니, 세상에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남자분께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이 남자 했던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었다. 세상에 온기를 느끼는 남자가 어디 있느냐고!

 

  로연은 이마를 짚고 푹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으면, 문득 테이블에 올려둔 핸드폰이 징징 울려댔다.

 

  동시다발적인 울림이었다. 로연의 핸드폰 액정에 뜬 이름은 소속사 대표님이었고, 시운의 것에 뜬 이름은 할아버지였다.

 

  아직 이 상황을 로연 본인조차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라, 소속사 대표님한테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 쫓겨나는 거 아니야?’

 

  지금 그녀가 머무는 소속사는 아역 시절부터 쭉 함께해온 곳이었다. 지금껏 빛을 못 보고 있는 자신을 한없이 품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소속사였다.

 

 “약속하죠, 난로연 씨.”

 

  징징 울리던 진동이 끊겼을 때, 시운의 목소리가 곧장 그 뒤를 이었다.

 

  여전히 당혹감과 황당함에 휩싸여있던 로연이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책임지고 당신을 최고로 만들겠습니다.”

 “…….”

 “내 방식이 당신에게는 다소 격하고 당황스럽다는 거, 이해합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해요?”

 “말했다시피, 당신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화제성이 필요했으니까. 다른 방법이 아예 없었다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내게는 일주일이라는 시간밖에 없었기 때문에 최단기간에 최대의 효과를 낼 방법을 선택한 겁니다.”

 

  말은 아주 청산유수였다. 로연은 두 눈에 가득한 힘을 빼지 않고 시운을 노려봤다.

 

 “처음부터 스타가 되는 사람도 있지만, 거의 모든 스타는 만들어지는 겁니다.”

 “…….”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그럴듯한 화제성을 이끌어내면서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거죠. 적당한 노이즈 마케팅은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지금 이 상황이 바로 노이즈 마케팅이라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시운은 자신을 노려보는 날 선 눈동자를 피하지 않고 마주 봤다.

 

  단호한 눈길에는 분명한 확신을 담고 있었다.

 

 “당신은 이제 그 첫걸음을 뗀 것뿐입니다.”

 “…….”

 “내가, 당신 앞에 최고로 가는 길을 깔아줄게요.”

 

  최고로 만들어주겠다. 시운의 또렷한 음성은 로연의 마음을 흔들었다.

 

 “당신이 내 제안을 받아들여 주기만 한다면.”

 “…….”

 

  또 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

 

  액정에 뜬 이름은 로연을 동요하게 했다.

 

  정재헌.

 

  그 세 글자는 아직 상처였다.

 

  재헌은 로연에게 있어 가장 빛나는 사람이었다. 그 누구보다 환하게.

 

  그 곁에 있으면 자신 역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활짝 꽃이 피어날 것 같았다.

 

  재헌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이미 훌쩍 떠올라 반짝이는 별이었던 재헌처럼, 저 역시 그의 곁에서 빛나는 별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훨씬 더 빛나는 소윤과 함께하고 있었다.

 

  늘 자신을 빛나게 해준다고 생각했던 그 남자는, 사실 더욱 비참하고 초라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자신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나랑 같이 걸어가면 됩니다.”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던 로연의 눈길이 다시 앞으로 옮겨갔다.

 

 ‘이 남자의 손을 붙잡으면…….’

 

  복수도, 성공도 할 수 있는 걸까.

 

 ‘그 누구보다 반짝일 수 있어?’

 

  그렇다면, 그 손을 잡고 싶었다.

 

  이 남자의 거짓말을 믿고 싶었다.

 

 “좋아요.”

 

  또렷한 눈동자에 뜨거운 열망이 담겼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분홍빛 입술이 긍정의 뜻을 담아낸 순간, 시운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환희를 느꼈다. 시운이 손을 내밀었다.

 

  로연은 제게 내밀어진 손을 빤히 내려다보며 말했다.

 

 “확인할 게 하나 있는데요.”

 “뭡니까.”

 “사귀는 사람 있어요?”

 

  혹시나 이 남자도 양다리가 아닐까. 절로 의심이 들었다.

 

 “예, 있습니다.”

 “…있어요?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사귀는 사람이 있다면서 공개연애를 하겠다는 건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로연이 한바탕 말을 쏘아내려던 찰나, 시운의 입술이 더 빠르게 열렸다.

 

 “난로연 씨, 당신.”

 “…나요?”

 “네, 당신이요. 이제부터 우리, 세상이 다 아는 연인 사이 아닙니까?”

 “아니, 뭐….”

 

  맞는 말이기는 했다.

 

  본인의 의지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미 기사로 다 터져버린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연애합시다, 우리.”

 “…이런 고백은 또 처음이네요.”

 “고백 아니고 제안입니다만.”

 

  아주 냉정할 정도로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단어였다.

 

  고백이 아닌, 제안. 혹은 거래.

 

  그래, 이러는 편이 더 마음 편했다. 고백이라는 애매한 표현보다는, 제안이라는 정확한 단어가 훨씬 확실했으니.

 

  마음을 굳힌 듯, 로연은 제게 내밀어진 시운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래요. 합시다, 연애.”

 

  시운의 눈동자에 불티가 튀었다.

 

  손 전체를 감싸고 있는 이 온기, 이 따스함을 좀 더 만끽하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시운은 로연의 손을 더욱 힘주어 붙잡았다.

 

 “그럼 하루빨리 거래를 시작하죠. 당장 우리 집으로 들어와요.”

 “……같이 살자는 말이에요?!”

 “무슨 문제 있습니까?”

 

  이제 고작 연애를 수락했건만, 이번에는 집으로 들어오란다. 로연은 너무 빠른 전개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추진력도, 성격도 급한 이 남자와의 연애…… 아니, 거래. 정말 괜찮을까.

 

  어쩐지, 로연은 조금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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