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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락의 끝에서
작가 : 아름다운뿌리
작품등록일 : 2018.2.18

너에게 죽고 나서 무저갱에 떨어졌다.
무저갱은 아무 것도 없는 암흑.
암흑 그 자체.
그런데 이 감옥 같은 곳에 널 좋아하는 남자들은 널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무저갱까지 날 찾으러 왔구나.
이 곳은 죄를 저지른 신들이 떨어지는 감옥.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에 너의 그 사람들은 날 찾으러 왔군.
난 여태 널 위해 살았지만 날 말고도 널 지켜줄 사람은 여전히 많고 넌 여전히 위험하구나.
내 모든 삶은 너를 위해 살았는데 널 지켜줄 사람은 나 말고도 이미 많아.
그래서 말인데.
난 이제 널 위한 삶이 아닌 내 삶을 한번 살아보려고.

 
식시귀(8)
작성일 : 18-06-10 21:24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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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락의 끝에서

 #11화 _ 식시귀(8)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사람들의 죽음을 관장하고 힘과 미의 여신인 아주 예쁜 여신이 있었어요.

 그녀는 신들도 반할 만한 아주 예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답니다.

 그런 여신에게 홀린 남신들이 대부분 여신을 사랑하게 된 남신들은

 서로 여신을 차지하기 위해 크나 큰 전쟁을 해야만 했답니다.

 막대한 피해와 피를 보고 우두머리 자리를 차지하게 된 남신은 여신에게 고백을 했지만 여신

 

 “죄송합니다.”

 

 라는 말로 남신을 거절을 했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창조주는 여신을 현세로 떨어트리는 벌을 내렸고

 여신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현세에서 인간과 같이 지내야만 했죠.

 시간이 흘러 그녀는 현세에서 인간과 사랑에 빠져버렸고

 그 사실을 안 남신들은 그녀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도록

 여신의 주변에 있는 남자들이 여신을 사랑하게 되는 저주를 내렸고

 그녀의 신계의 기억을 지워버렸습니다.

 그런 남신들의 저주 덕에 그녀의 삶은 유난히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가 많았고 항상 고통과 시련이 따라왔습니다.

 훗날 이 일은 인간세계에 전해져 ‘루그의 저주’로 불렸고 ‘모리안의 죄’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둔탁한 소리가 나게 읽던 동화책을 덮는 남자.

 그의 길쭉 길쭉한 선은 그의 외모를 말해주고 있었고

 그의 하얀 밸발과 하얀 눈이 그의 위치를 나타내고 있었다.

 동화책을 덮은 그는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여자를 보고 이내 자신의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

 

 여자는 쓰다듬는 그의 손에는 그녀의 향기, 그녀의 재취, 그녀의 느낌, 그녀의 기분 등 그녀를 대변하는 여러가지 것들이 고스란이 전해져 왔고 소중히 소중히 쓰다듬는 그의 손은 여느 때보다 조심하고 소중했다.

 

 “그대가 좋아하던 동화다. 기억 하는가…?”

 

 어느새 그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있다.

 

 “그대는 이 동화를 읽고서 여신이 너무 불쌍하다 울기도 했지. 난 울고있는 그대를 괜찮다며 위로도 해줬지. 그 상황을 그대 오라버니가 보고 내가 울린 줄 알고 또 화도 내곤 했었지. 내가 이 이상은 위험하다 했지 않은가…그대는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그 능력으로 어찌 자신의 앞날을 점치지 못 했는가… 이 상황을 점 쳤다면 이재현을 조금 더 밀어냈어야지 어찌하여 감당하지 못할 슬픔들을 받아들이려고 했는가.”

 

 뚝 하니 떨어지는 눈물.

 나즈막이 입을 열던 그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서양식 방에 위화감이 들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 그의 모습.

 그 위화감이 그는 이 곳 사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는 이내 눈을 떠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아 그녀를 그대로 내려보았고 그의 얼굴은 그녀와 점점 가까워져 자고 있는 그녀의 입술을 몰래 훔쳤다.

 

 

 “그대가 원하면 난 무엇이든 하겠네. 원한다면 이재현의 역할도 내가 하지. 그대가 원망해도 지금 그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겐 끝 없는 죽음 같네. 그렇기에 그대의 감정은 내가 가져가는 것이야. 그대가 감정을 되찾고 싶다면 이재현을 아니, 식시귀를 해결하고 나에게 다시 오면 그때 주기로 하지. 이번에야 말로 당신을 지키지. 나의 의무는 이다연. 그대를 지키는 것이니까.”

 

 그 말을 끝으로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녀의 옆엔 동화책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그 동화책이 그가 다녀갔다는 증거가 됐다.

 또 계속 자고 있었던 그녀의 눈에 한줄기의 눈물이 흘렀다.

 *

 *

 

 “……”

 “…….”

 

 뼈가 아릴 정도로 시린 가을의 밤바람은 어느새 옷깃을 통과해 특유의 시림을 몸 깁숙이 전해주고 흑발과 백발의 남녀 한 쌍은 머리를 흩날리며 가만히 서로를 응시하며 서있었다.

 

 “기다렸어.”

 

 오라버니를 죽이지 않는 것은 방관.

 사신으로서 직무 포기.

 사신으로서 혼백을 방관 하는 것.

 

 “망설임 없이 전력으로 베는 것이 좋을 거야. 괜히 숨 붙어 있으면 미련만 남으니까.”

 “판도라에서 계속 임무를 해온 너라면 분명 실패하지 않고 한번에 보낼 수 있을 거야.”

 “…….”

 “다연님, 액귀를 벨 때 절대 망설이시면 안됩니다.”

 “아직도 너의 칼 끝에는 망설임이 있구나.”

 

 스승님.

 전 당신에게 배운 이 기술로 저의 유일한 핏줄인 오라버니를 벱니다.

 아버지, 어머니

 당신들에게 물려받은 능력으로 당신들의 핏줄인 저의 오라버니를 벱니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던 그녀의 눈은 시린 밤바람 때문이었는지 유난히 시리게 빛났고 곧 그녀의 한쪽 눈은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흑색에서 빛나는 금색으로 변했고 또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에는 커다란 낫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가 낫을 살짝 흔들자 낫이 방울이 달린 장 검으로 변했다.

 

 딸랑-

 그녀의 초개.

 한번 들으면 산 사람이 없다는 그 초개.

 그녀는 그걸 자신의 오라버니에게 쓰고 있다.

 

 “장하다 이소아.”

 

 웃는다.

 날 보고 웃어준다.

 난 당신을 죽이려고 하는데

 당신은 나를 보고 웃어주는 구나.

 

 “전에 보이던 망설임은 이제 보이지가 않는 구나.”

 

 마지막까지 오빠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구나.

 난 동생으로서 당신을 베는 건데 당신은 오빠인 당신을 죽이려는 나를 위해 오빠로서 웃어주며 조언하는 구나.

 그녀의 시린 눈과 함께 그녀의 낫도 달빛을 받아 시리도록 반짝였고

 

 그녀는 자신의 겸도로 이재현을 공격했다.

 

 “으윽-!”

 

 소아의 공격을 전혀 피할 생각이 없었던 이재현은 다가오는 소아의 공격을 그대로 받았고 그가 서있던 곳엔 그의 피가 고이기 시작했다.

 연신 기침을 해대며 피를 토하는 이재현.

 그 와중에 자신의 심장을 뚫고 있는 검을 자신의 심장으로 받으면서 소아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런 이재현을 보고 소아는 아무런 표정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어느새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워진 그와 그녀의 거리에서 그는 고통을 참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저번엔…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전할 수… 있겠네…정계에‥서 내가 죽은 건… 절‥대 네 탓이… 아니야.”

 

 그는 지금 끊어져 갈 듯한 숨으로 자신의 동생인 이소아에게 말하고 있다.

 또 이렇게 아픔을 줘서 또 이렇게 의지할 곳이 사라져서 미안해.

 정계에서는 내가 마지막 남은 너의 가족이었는데 미안해

 

 그리고…

 이제 혼자 울지마…

 

 결국 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웃으며 몸에 힘이 빠졌으며 영혼이 빠져나간 그의 육체는 그대로 사라졌다.

 

 

 “죄송합니다 오라버니.”

 

 

 난 괜찮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이번에도 혼자 남아버린 네가 나는 걱정이구나.

 예나 지금이나 너를 지켜주지 못하는 오라비라 미안하다.

 울지마라 누가 뭐라해도 넌 내 동생이자 자랑스런 이가의 황녀다.

 이번 생에서도 너를 만날 수 있었으니 나는 정말 행복한 사내였다.

 이렇게나 커버린 네가 나는 이다지도 사랑스럽구나.

 

 

 이 것이 우리의 결말.

 신에게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당신의 결말.

 인간의 영혼으로 인간이 아닌 육신으로 살았으니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야기.

 스무 살의 아이와 스무 살의 아이의 이야기.

 겨우 달 차이로 나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엮어낸 두 사람의 이야기.

 누구보다 가까웠지만 가까웠기에 남들보다 제일 멀었던 두사람의 이야기가 막이 내렸다.

 

 

 끝이 났다.

 사라졌다.

 형태도

 감정도

 모든 게 사라졌다.

 조용히 사라져야 할 이야기.

 잊혀져야 할 이야기다.

 *

 *

 

 악마가 전해온 소식은 비보.

 곧 악마가 전할 소식도 비보.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악마가 느닷없이 나타나 갑자기 전하는 비보는 모두를 충격에 빠트릴 소식이었으며 모두 한순간에 말을 잃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자신의 수호자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정신 차리고 보스로서 서류 정리를 정신없이 하던 그가. 아니, 사각거리는 소리와 종이 넘어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던 집무실에 악마가 나타남으로서 집무실의 분위기는 ′조용′에서 충격으로 바뀌었고 정신없이 소리 나던 글씨쓰는 소리와 종이 넘어가는 소리는 그의 한마디 말에 바로 멈추고 펜을 떨구는 상황까지 만들고 말았다.

 악마가 전할 말이 좋은 소식이 아닐 줄은 예상했지만 ‘비보’일 줄은 꿈에도 몰랐떤 그들은 놀라움과 충격 또 안타까움 등의 감정 표현을 했다.

 

 “설마, 이 곳을 또 오게 될 줄이야.”

 “어쩔수 없지 시체조차도 없으니까.”

 

 

 이 곳에 묻혀있는 남자는 ‘이재현’이 아닌 ‘이 현’

 설마 10년 후의 세계가 되풀이 될 줄 몰랐던 그들은 심한 유감을 표했지만 정작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가지.”

 

 자신의 양 동생을 두고 먼저 가버린 그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인상만 잔뜩 찌푸리고 몸을 돌리고 가버렸다.

 “륜, 어째서 막지 않은 것입니까? 그 상황을 막을 사람은 당신밖에 없지 않았습니까? 저희는 구울을 죽이라는 임무는 주지 않았습니다. 우리 소아가 그렇게 끔찍한 일을 하는데… 우리 소아가 그렇게 괴로운 일을 혼자 떠안았는데 어째서 말리지 않았던 겁니까?!”

 

 그의 떠남이 야토에게도 충격이었는지 애꿎은 다른 사람에게 화내는 그다.

 

 “부탁하셨습니다.자신과 재현이 싸우게 된다면 자신의 편을 절대 들지 말라고. 누구보다 자신의 오라버니인 이재현을 먼저 생각하라 그리 부탁하셨습니다.”

 “어째서 그런?”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 믿기지 않는 듯 야토의 눈은 흔들렸고 손도 떨렸다.

 

 “소아는 모르고 있습니다. 이재현은 이재현 뿐만이 아닌 리카의 오빠였던 이 현의 마음도 함께 있었다는 걸. 소아를 걱정하는 마음은 이 현도 똑같았다는 것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현이든 이재현이든 자신의 오빠임을..”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슬픔을 승화 할 때 그녀는 여전히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기나긴 꿈이었다.

 난 꿈에서 흐르는 물이 되어.

 구름에서 시냇물 시냇물에서 강물 강물에서 바다로 흐르고 흘러 여러곳을 여행하였다.

 가끔 내 위에 나뭇잎이 올라타 나뭇잎과 같이 여행하기도 했고

 또 가끔 나를 마시려는 동물을 피했고

 또 뒤집어지는 폭풍에 깊은 곳으로 가라앉지 않게 끝까지 정신을 차리고 있기도 했다.

 계속 하고 싶었던 여행이었다.

 아무것에도 구속되지 않고. 아무런 고민 없이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흘러가는 데로 흘러가며 여유를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뤄버린 나는 그 기나긴 꿈에서 깼을 때에는

 나의 꿈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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