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마일드
묘재
담화공
피카대장
에드찬
서경
사열
사열
담화공
사열
풍령인
임준후
건드리고고
박재영
     
 
작가연재 > 현대물
더 기븐(The Given)
작가 : 풍령인
작품등록일 : 2016.7.7
더 기븐(The Given)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풍령인 작가의 더 기븐은 꽤 오래 묵은 작품이다.
작가가 영국 유학시절 축구에 눈을 뜨게 되면서 적게 된 이 이야기는
당시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했던 “축구이야기”라는 소설과
같은 시기 같이 주목받았던 소설이며,
이제야 그 첫 번째 이야기가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둥근 공 하나, 꿈을 향한 열정으로 잔디장을
누빈 젊은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

 
7 화
작성일 : 16-07-07 15:18     조회 : 671     추천 : 0     분량 : 438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태엽은 지후에게 공을 건네고 반대편으로 들어가 센터링을 기다리는 것처럼 페이크를 펼쳤다.

 그 때 지후는 공을 잡고 태엽의 반대편으로 갔으니 더 믿음직스러운 페이크. 그 순간 태엽은 지후를 향해 폭발적인 가속을 더했다.

 그 순간 지후는 오른발을 디뎠고 다른 수비수는 태엽의 뒤를 좇아 뒤늦게 패스 루트를 차단하려 했다.

 만시지탄이라. 이미 늦은 때였다.

 공은 부드럽게 태엽에게 연결됐고 지후는 그대로 앞으로 달렸다.

 100m를 12초에 끊는 윤지후.

 공을 잡고, 발을 디디고, 각도를 잡아서, 찰 준비가 끝난 그 순간에는 이미 4m 이상 앞으로 나간 때였다.

 패스 각은 충분하다. 차고 넘쳤다.

 공은 사람보다 빠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늦게 출발한 공은 미리 지후의 앞에 도달해 있었다.

 남은 것은 가벼운 드리블로 골대로 다가가는 것.

 앞에 남은 것은 단 한 명의 최종 수비수.

 10m…….

 8m…….

 ‘제칠까? 아니면 다시 패스?’

 그 짧은 거리만큼이나 생각할 시간도 짧았다. 판단이 서지 않았다면 본능에 맡기는 수밖에.

 속도는 늦추지 않았다. 누군가 한 명이 피하지 않으면 자칫 둘 다 크게 부상당하는 순간.

 지후는 공을 옆으로 밀었다. 그리고 반대로 몸을 뺐다.

 공을 포기한 것일까?

 아니다. 승부욕에 불타는 그가 포기할 리 없다.

 그러면 왜?

 그를 아는 이라면 그렇게 반문할 것이다. 왜 반대로 달리지?

 답은 간단하다.

 스스로를 믿었다.

 달리는 속력으로 인해 한 발자국이 다 가기 전에 수비수를 넘은 지후. 남은 것은 공을 되찾는 것뿐이다.

 인간이 사물을 인지하고 그 반응을 보이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0.5초 이내. 하지만 미리 인지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지후가 믿은 것은 바로 이것.

 그는 공이 어디로 갈지 알고 바로 몸을 바꿨고 수비수는 공을 보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이미 지후는 그를 다시 한 번 제쳤다.

 남은 것은 키퍼 한 명.

 키퍼는 이미 그가 한 번 수비수를 넘었을 때부터 달려 나오고 있었다. 제치기에는 거리가 너무 좁다. 자칫 하다가는 키퍼 차징.

 다 된 밥에 재도 질은 재를 뿌리는 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칩샷?

 아니야. 너무 가깝다. 점프하면 잡을 거야. 키퍼 키가 185cm는 되어 보이는데…….

 더 짧은 순간 몇 가지가 떠오르고 사라졌다. 그리고 결정한 것은 하나였다.

 힘이 풀린 듯 다리를 접었다. 오른쪽 무릎이 땅에 닿는 그 순간, 왼발에 힘을 주었다.

 정강이부터 허벅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근육이 부지식간에 부풀었다.

 힘은 충분하다. 남은 것은 내리 누르는 것.

 그리고 찼다.

 “……!”

 공은 포물선을 그리지 않았다. 거의 직각에 가깝게 올랐다.

 고개를 들었다. 뛰려고도 했다. 하지만 늦은 때였다.

 키퍼의 두 손이 허무하게 허공을 움켜쥐었다.

 툭!

 내려오는 공에 가볍게 머리를 댔다.

 통! 통!

 스르르르…….

 공은 골라인을 넘었다.

 윤지후, 골인.

 

 

 

 “히히, 이 녀석 잘 하죠?”

 태엽이 자기 실력이라도 되는 양, 지후의 실력을 자랑했다. 지후는 그게 조금 부끄러웠지만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어, 오냐. 네 말대로 축구부 수준은 넘었던데?”

 한 아저씨가 이온음료를 마시며 가볍게 말했다. 마치 시장에서 생선 보고 품평하는 듯한 느낌.

 지후의 눈썹이 꿈틀했다.

 “삼촌! 무슨 축구부 수준이에요! 지금 당장 프로로 뛰어도 될 텐데!”

 태엽의 말에 이상혁은 피식거리며 말했다.

 “그래, 근력 좋고 순발력 좋고 다 좋더라. 그런데 플레이를 혼자 밖에 못 하던데. 그나마 호흡 맞추는 건 너 혼자뿐이고. 진짜 프로라면 우리 정도의 실력에서는 본인이 맞춰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얜 아니잖아. 아, 이름이 지후라고 했나?”

 “…….”

 이상혁의 말에 지후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했을 때에는 굳이 호흡을 맞출 필요가 없었다. 그냥 뚫고, 제치고, 넘겨버리면 골키퍼와 1대1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여기서는 달랐다. 한 명을 제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옆에서 달려왔다. 처음 겪는 경험에 실수까지 나왔을 정도다.

 물론 호흡이 안 맞는 경우도 있어 수월하게 뚫기도 했다. 그 때에는 늘 골로 연결됐지만.

 지후의 복잡한 표정을 보는 이상혁은 다른 생각에 잠겼다.

 ‘이 녀석, 천부적인 골잡이야. 게다가 플레이 메이커의 기질도 가지고 있어. 수비 조율 능력을 봐야 알겠지만……. 이거 무슨 외계인이라도 만났나? 뭐 이리 잘 해?’

 일부러 까는 말만 가득했지만 그가 한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고수라면 하수를 품어 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지. 손발 맞지 않는 팀 가지고 축구를 하라니. 차라리 크로스 바 챌린지를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이상혁은 지후가 자만할까 봐 이리 말한 것이다.

 “그래도……. 너라면 우리나라, 아니 세계를 뒤흔들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상혁의 말에 지후가 고개를 들었다.

 “태엽이랑 친구라고 했으니까 나이도 같겠지? 그 나이에 그 정도 키, 순발력, 지구력, 근력, 순간 가속, 유연성, 탄력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 아직 완전히 몸이 자란 것은 아니겠지. 중 1이라면 더 그렇고. 그러니까 네 몸은 무궁한 잠재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지금부터 어떻게 훈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길게 서두를 꺼낸 이상혁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준비해 두었던 명함을 꺼냈다.

 “축구에 인생을 걸어보고 싶으면 연락해라. 내가 너를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해 주마.”

 이상혁이 건넨 명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SUWON REDWINGS

 Youth. HEAD HUNTER.

 이상혁

 Lee Sang Hyeok

 

 

 2002. 8. 14.

 대한민국, 경기도

 

 

 만지작……. 만지작…….

 지후의 손에서 작은 직사각형의 종이가 이리 저리 움직였다.

 바로 오늘 아침에 이상혁이 그에게 건넨 명함.

 그동안 제법 만졌는지 끝이 많이 구부러져 있었다.

 ‘어찌해야 하나…….’

 축구 선수를 하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 축구를 즐길 수 있을까? 내가 축구를 좋아 하나?

 스스로에게 되물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축구를 즐겨 한 것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잘 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런 사람이 축구 선수라니.

 [축구에 인생을 걸어보고 싶으면 연락해라. 내가 너를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해 주마.]

 이상혁의 말 대로다. 축구 선수가 된다는 것은 이것에 인생을 건다는 의미다.

 그러면 내가 여기에 인생을 걸 만한 무언가가 있는가?

 확신할 수 없었다.

 “에휴……. 이러다가 그 아저씨도 나 잊어버리는 거 아닌 가 몰라.”

 명함을 받은 이후 태엽은 매일 같이 ‘할 거야?’, ‘연락은 해 봤냐?’ 라고 물어왔다. 그게 벌써 거의 일주일 가까이 된 것 같다.

 “아, 몰라. TV나 봐야지.”

 낮에 시켜먹고 식은 피자를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이리 저리 프로그램을 돌렸지만 마음에 드는 건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아씨, 뭐 이따위야. 죄다 본 방송이고 하는 건 무지하게 재미없네.”

 인상을 찌푸리며 컴퓨터나 할까 했지만 위로 끝까지 올리면 뭐가 나오는지 보자, 하는 마음에 채널을 무작정 위로 돌렸다.

 치이이…….

 수신불량과 잡음이 나오고 간혹 흔들리는 화면으로 위성방송이 잡혔다. 그래도 제법 깨끗한 것이 이 아파트에 누군가가 위성 방송을 달고 있나 보다.

 “볼 것도 없네. 그냥 꺼……? 어?”

 위로 무작정 돌리던 지후의 손을 딱 멈추게 한 화면.

 화면 속에서는 흑갈색 피부의 사내가 골을 넣고 삼바 춤을 추고 있었다.

 선명하지도, 깔끔하지도 않은 화면이지만 분명한 것은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어떻게 알지?

 나는 영화 말고 외국인을 본 적이 없는데? 내가 아는 저 사람은 뭐야?

 지후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네, 이 장면을 보십시오. 완벽하지 않습니까? 부욜이 커트한 공이 그대로 싸냐에게 이어졌어요. 그리고 좌우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싸냐의 드리블링.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바로 이 킬 패스! 이 킬 패스가 지금의 골을 만든 거예요!]

 해설자로 보이는 사람이 흥분하여 말했다.

 [제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이네요. 로베르팅요 선수라고 했던가요? 지금만 봐도 자질이 보통이 아닌데요?]

 [브라질 출신 선수로 본명은 로버트, 우리식으로 하면 로베르투 입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축구황제 로베르투 선수와 겹치기 때문에 작은 로베르투인 로베르팅요라고 지었다고 하는군요. 일종의 예명 같은 겁니다.]

 [하하, 예명이라. 재밌는데요? 축구 선수에게도 예명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브라질 선수들의 경우에는 이름이 길어 예명을 짓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선수의 경우에는 로베르투 선수와 이름이 같아 지은 경우라고 볼 수도 있고 또한…….]

 지후의 귀로 해설자의 얘기가 들려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환하게 웃는 미소, 진정으로 축구를 즐기는 이의 모습이었다.

 ‘부럽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화 2016 / 7 / 15 435 0 7993   
19 19 화 2016 / 7 / 15 523 0 5069   
18 18 화 2016 / 7 / 15 458 0 5012   
17 17 화 2016 / 7 / 15 436 0 8166   
16 16 화 2016 / 7 / 15 445 0 5167   
15 15 화 2016 / 7 / 12 511 0 4102   
14 14 화 2016 / 7 / 12 637 0 7196   
13 13 화 2016 / 7 / 12 553 0 4181   
12 12 화 2016 / 7 / 12 493 0 5030   
11 11 화 2016 / 7 / 12 669 0 10343   
10 10 화 2016 / 7 / 7 590 0 3168   
9 9 화 2016 / 7 / 7 782 0 5527   
8 8 화 2016 / 7 / 7 640 0 4403   
7 7 화 2016 / 7 / 7 672 0 4386   
6 6 화 2016 / 7 / 7 539 0 4334   
5 5 화 2016 / 7 / 7 574 0 4666   
4 4 화 2016 / 7 / 7 524 0 5078   
3 3 화 2016 / 7 / 7 505 0 3685   
2 2 화 2016 / 7 / 7 519 0 4677   
1 1 화 2016 / 7 / 7 729 0 451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삼국지 디버스
풍령인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