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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락의 끝에서
작가 : 아름다운뿌리
작품등록일 : 2018.2.18

너에게 죽고 나서 무저갱에 떨어졌다.
무저갱은 아무 것도 없는 암흑.
암흑 그 자체.
그런데 이 감옥 같은 곳에 널 좋아하는 남자들은 널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무저갱까지 날 찾으러 왔구나.
이 곳은 죄를 저지른 신들이 떨어지는 감옥.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에 너의 그 사람들은 날 찾으러 왔군.
난 여태 널 위해 살았지만 날 말고도 널 지켜줄 사람은 여전히 많고 넌 여전히 위험하구나.
내 모든 삶은 너를 위해 살았는데 널 지켜줄 사람은 나 말고도 이미 많아.
그래서 말인데.
난 이제 널 위한 삶이 아닌 내 삶을 한번 살아보려고.

 
식시귀(5)
작성일 : 18-06-03 01:08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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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락의 끝에서

 #8화 _ 식시귀(5)

 

 

 -월야가-

 

 난 오빠를 만나러 월야가로 향했고 월야선배에게 오라버니를 만나러 왔다 전했다.

 

 “만나러 왔습니다.”

 “확신을 하고 온 눈치군.”

 

 확신.

 확신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그날 이후로 갑자기 행방불명이 된 오빠.

 어디에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판도라의 정보망 안에서 숨을 수 있는 곳.

 그 곳은 월야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판도라 간부가 마음먹고 나서지 않는 한 월야가에 말단 간부가 들어올 수 있을 리가 없지.

 판도라 간부들도 함부로 들어오지도 못하는 곳.

 판도라의 모든 정보망에서 숨을 수 있다면 그건 오직 월야가와 판도라의 봉인 된 방 밖에 없어.

 

 월야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며 나에게 낮게 말했다.

 

 “여긴 없다…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역시 예상한 결과다.

 숨어버린 오빠의 행방을 월야 선배가 다 감추고 있었어.

 

 “그는 구울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는 널 공격할 수도, 잡아먹을 수도 있다.”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네가 알던 오라버니와 많이 다를 것이다.”

 “그래도 만날 텐 가?”

 

 마치 오빠가 달라진 걸 인정하라는, 받아들이라는 말들.

 그는 오빠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계속 인식 시키려 했다.

 

 

 난 이미 오빠의 존재를 받아들였어.

 

 “네, 모습이 어떻게 변하던 그는 저의 소중한 오라버니입니다. 절대 변하지 않을 사실이고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단호한 나의 결정에 월야 선배는 입을 열지 않았다.

 아니, 입을 열지 못했다라고 표현 하는 게 맞겠지.

 너무나도 무덤덤하게 당당하게 그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나를 보고 잠깐 놀란 듯 눈이 커졌다.

 내가 이렇게 담담할 줄은 몰랐던 거겠지?

 그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거겠지?

 

 

 몇 분 지나지 않아 그가 입을 열려는 그 순간 문이 열리고 모든 문제의 근원인 내가 애타게 찾는 그가 들어왔다.

 

 “.....”

 

 오랜만에 보는 그의 얼굴은 전보다 말라 보였고 그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굶은 건가?

 

 오빠…

 나 없을 때라도 좀 먹지 그랬어…

 말라버린 그의 몸이 날 더 애타게 한다.

 

 “오라버니. 많이 수척하였습니다. 몸은 괜찮으신 겁니까?”

 

 제발 나만 챙기지 좀 말고 자신의 몸 좀 챙겨.

 이제 나는 그만 챙기고 오빠의 몸부터 챙기라는 말이야.

 오빠가 나를 걱정하듯 나도 오빠를 걱정하잖아.

 오빠가 힘들면 내가 너무 아프잖아.

 

 “나는 구울이다.여동생이건 죽마고우건 언젠가 잡아 먹을 수 있다.”

 

 날 밀어내려고 하는 말들.

 자신의 존재가 나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이고 위험해서 밀어내려 보이는데 오빠의 눈에서는 오빠가 외롭다는 것이 훤히 보여.

 

 “그 정도는 다 각오 하고 있습니다. 전 전생까지 합치면 40년이 넘게 살아온 사람입니다. 오빠가 수인이든 식시귀든 저에게 오라버니의 가치가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리고 먹히는 정도의 각오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라버니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미 각오한 일이니 ‘구울’이라는 것 만으로 절 밀어내려 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발 밀어내지 말아줘.

 오빠는 지금 나를 밀어내 버리면

 나까지 오빠 편을 들지 않으면

 오빠의 편은 아무도 없단 말이야.

 

 난 그 느낌 알아.

 무엇을 해도 달라지는 게 없는

 무엇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

 그 외로움

 오빠까지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나 만이라도 오빠 편을 들 수 있게 해줘.

 들 수 있게 허락 해줘 오빠.

 

 

 “하지만 나 때문에 네가…”

 

 그게 뭐가 어때서?

 오빠가 여태 나 때문에 받아왔던 시선들도 있잖아.

 내가 견디는 건 겨우 한순간이야.

 오빠가 견뎌왔던 시간은 나보다 더 긴 시간 일테고

 내가 오빠한테 받았던 사랑을 갚을 수 있게 도와줘.

 

 “저승에서 일 때문인 겁니까? 덕분에 건강히 나왔습니다. 사람 관계라는 건 누구나 트러블이 있고 싸울 수도 있습니다.저와는 그저 잠시 싸웠다 그렇게 생각해주세요.”

 “…… 차라리 날 죽여.”

 

 자신을 죽여 달라 청하는 그.

 

 진짜 그 말 만은 하지 않기를 바랬는데…

 

 너무 많이 지쳐 보인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그와 칼을 마주하고 그를 베어버릴 수 있을까?

 

 “그런 소리 말아주세요.”

 

 

 하지 마.

 절대 하지 마.

 그런 소리 하지 마.

 난 아직 오빠를 버릴 수 없어.

 오빠가 날 지킨 만큼 이제 내가 오빠를 지킬 차례인 거잖아.

 제발 나한테 지킬 수 있는 권리를 줘.

 조금만 더 버텨줘.

 금방 지나갈 시간이잖아 제발 오빠…

 

 “보통 칼로는 죽일 수가 없어. 상구에가 아닌 걸로는…”

 “그러면 제가 오라버니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아니, 난 이미 한번 죽은 몸이니 너의 겸도로 벨 수 있어.”

 “…….”

 

 아니야.

 죽일 수 없어.

 내 겸도는 오빠에게 겨눠지지 않아.

 

 “난 그저 네가 혼자인 게 싫어서 또 혼자서만 울 수 있는 게 싫어서 이렇게라도 되살아난 건데. 내 존재가 오히려 너에게 위험하다면 차라리 내가 사라져주겠어.”

 

 전혀 위험하지 않아.

 

 “위험하지 않아요.”

 “이제는 그만 쉬고 싶어. 판도라나 마피아들 근처에 있는 식시귀들은 내가 사라지면 자연스레 잠잠해질 거야.”

 

 포기한 듯한 오빠.

 사라진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하지 마….

 오빠가 사라지면 나는?

 나는 어떻게 살아가?

 난 오빠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해?

 오빠까지 사라지면 난 여기서 어떻게 살아?

 

 “…….”

 

 할 수 없다.

 이제야 만난 오라버니를 베라니.

 내 손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

 

 “지금 나에게 약점은 ‘너’야”

 “즉, 내가 아니면 아무도 오라버니를 죽일 수 없다는 뜻인가요?”

 “맞아”

 

 그는 내가 죽여주길 바라고 있다.

 나 밖에 그를 죽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나에게 죽고 싶다고 말했다.

 

 

 “오라버니, 전...”

 “네가 사신으로서 계속 해왔던 일이야. 눈 감고 날 베어서 승천 시키면 돼.”

 “제발..”

 

 아-

 오빠

 그 입으로 내 심장을 후벼파는 도려내는 말을 내뱉지 말아줘.

 너무 아파.

 너무 아프단 말이야.

 

 말이 승천이지 겸도로 지금의 오빠를 베면

 오빠의 영혼은 사라져.

 이미 이치에 어긋난 존재라 오빠의 존재는 사라진다고.

 영혼이라도 저승에 잡아 둘 수 있으면 내가 이렇게 고민 안했지.

 하지만.

 오빠의 모든 존재가 사라진다고…

 결국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중력에 못 이겨 떨어진 눈물은 내 마음처럼 산산조각이 났고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 보였다.

 

 “네가 날 죽일 수 있을 때 난 다시 나타날게.”

 

 라는 말을 끝으로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흔적과 같이 전해지던 따스함도 가져가버렸다.

 여전히 흐르고 있는 눈물은 멈출 지 몰랐고 며칠 내내 잠도 못 자고 고민만 하던 몸은 눈물이 시작점이 되어 열병과 같이 날 불안하게 만들었다.

 

 “윽-”

 

 식은 땀과 함께 짧은 단말마를 내뱉으면 쓰러지던 내 몸을 월야 선배가 받아 기댈 수 있게 해주었고 식은땀으로 축축한 이마와 머리를 쓰다듬음과 동시에 밀렸던 잠이 확 쏟아져 그대로 눈을 감아 현실을 부정하듯 며칠 내내 난 눈을 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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