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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락의 끝에서
작가 : 아름다운뿌리
작품등록일 : 2018.2.18

너에게 죽고 나서 무저갱에 떨어졌다.
무저갱은 아무 것도 없는 암흑.
암흑 그 자체.
그런데 이 감옥 같은 곳에 널 좋아하는 남자들은 널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무저갱까지 날 찾으러 왔구나.
이 곳은 죄를 저지른 신들이 떨어지는 감옥.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에 너의 그 사람들은 날 찾으러 왔군.
난 여태 널 위해 살았지만 날 말고도 널 지켜줄 사람은 여전히 많고 넌 여전히 위험하구나.
내 모든 삶은 너를 위해 살았는데 널 지켜줄 사람은 나 말고도 이미 많아.
그래서 말인데.
난 이제 널 위한 삶이 아닌 내 삶을 한번 살아보려고.

 
식시귀(4)
작성일 : 18-06-03 00:44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4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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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락의 끝에서.

 #7화 _ 식시귀(4)

 W_아름다운뿌리

 

 “약혼은 미루겠다.”

 

 여자가 말한 답을 피하는 남자.

 화제를 바꾸기 위해서 인지 아니면, 자신만 생각하기 바쁜 것인지 알 수 없는 눈빛.

 

 “당치도 않습니다. 죄인과의 약혼이라뇨. 황녀의 신분으로서, 저승을 적으로 돌리려 한 죄인입니다. 약혼을 물려주세요.”

 

 화려한 외모애 반해 어둡고 칙칙한 감옥에 갇혀있는 그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안에 있는 그녀란 존재는 감옥에서 있어서 매우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대가 사신이란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하물며 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는 것도 변하지 않는다.”

 “백야, 당신의 얼굴은 항상 백하님을 생각나게 합니다. 올곧은 눈. 항상 앞만 바라보고 있는 그 눈.지금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겁니까?”

 “이만 가지.”

 

 

 간절한 그녀의 의문의 눈빛에 돌아온 건 외면.

 그는 나가는 그 순간에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고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빛도 닿지 않는 그 곳에 멍하니 앉아있는 여자.

 한참이나 멍하니 있다 곧 여자는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내뱉은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감옥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고 그 감옥은 곧 그녀의 독 무대가 되었다.

 

 어찌나 이질적인지.

 감옥 안에 있는 것 만으로도 모순이 가득한 그녀가 노래를 부르니 그 감옥 자체가 모순 덩어리가 된 것 같았다.

 

 {가여워라 서러워라 상처투성이 바보 외톨이 나야 나}

 {눈에 물이 나 맘에 불이나 운다 운다 운다}

 {마음이 울적해서 운다 새까맣게 속상해서 울고 분다}

 {울다보면 내 가슴이 거울에 비칠 것만 같아서 소리 없이 운다 운다 분다.}

 {바람이 위로하듯 분다 더러워라 버거워라 바람 투성이 나쁜 못난이 너야 너}

 {자꾸 열이 나 맘에 불이 나 운다 운다 운다}

 

 자신의 심경을 노래로 승화 시키려는 듯 그녀의

 노래는 감옥을 처절하게 울렸고 달빛을 타고 올라고 달에 닿은 노래는 잔잔히 빛나고 있던 달도 울렸다.

 모든 생물이 쥐 죽은 듯 조용해진 그 시간 감옥과 달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고 눈물에 젖은 밤은 흘러가고 만 있었다.

 

 *

 *

 

 날 혼내는 듯이 내 눈을 너무나도 따갑게 찌르는 햇빛

 

 “아- 자비도 없어라-”

 

 아주 오랜만에 본 햇빛은 평소처럼 그리 따뜻한 존재가 아니었고 날 바라보는 눈빛도 따뜻한 눈빛들이 전혀 아니었다.

 

 “소아님께서 데리고 다니던 두 존재는 현세로 보냈습니다. 그들은 먼저 도착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부디, 소아님도 몸 조심 하시길.”

 

 내 몸을 걱정한다며 나의 오스쿠로 수호자인 륜과 다카스를 멋대로 현세로 보냈다는 주가원.

 그 것은 나의 대한 배려가 아닌 자신이 지금은 나보다 더 우위에 있고 내 처지를 잊지 말라는 처사였다.

 

 “…….”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소아님은 대장급 사신과 같은 대접을 받을 것이며 또 임무를 성공하셨을 때 전과 같은 명예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명예라…”

 

 얼마나 웃긴 단어인가.

 쌓기도 쉬운 만큼 떨어지기도 쉬운 것.

 신과 같은 존재라 칭송 받던 존재가 한순간에 반역자의 반열에 올라 반역자 취급 받는 그들의 믿음.

 그들의 유대란 명예였다.

 

 저승에서 제거해야 할 만한 ′식시귀′가 나의 최측근인 이상 단숨에 난 반역자 대열에 올랐고 또 반역죄에 대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감옥에서 나오는 조건으로 해야 할 일은….

 

 

 “지금부터 식시귀 퇴치 특별 작전을 실행한다.”

 

 그들의 목적은 식시귀를 말살하는 것.

 더불어 내 손으로 직접 식시귀인 ‘이재현’을 처리할 것.

 

 “대장은 이소아. 대장 이소아로 부대를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부대는 이재현을 제외한 오스쿠로의 수호자.

 특수 작전사령 6대 백야. 수색대 8대 신 주찬, 전투 경찰 5대 적원으로 형성된 부대였다.

 난 내 손으로 내 오빠인 이재현을 죽여야 한다.

 

 

 “소아님, 제가 부대 편성을 이렇게 한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알고 있다.

 모르면 이상한 거지.

 

 “시시한 감정 놀이는 접으라는 생각이신 것 같네요. 주가원 총대장님.”

 “허허- 험악한 말이지만, 맞는 말이니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시시한 감정 놀이.

 내가 8살이 되던 해에 그렇게 아끼던 오라버니와 스승님을 ‘임무’라는 단어에 잃고 겨우 만난 오라버니였다.

 그런 오라버니를 내 손으로 직접 죽이라니.

 그리운 감정, 보고픈 감정을 꼬집어 ‘감정놀이’ 라고 표현하고 있다.

 위원회도 위원회지만 이 영혼이 더 하는 것 같다.

 

 오직 한 곳만 바라보는 눈.

 오직 저승만 바라보는 눈.

 

 주가원의 그 올곧은 눈은 항상 융통성 없이 저승을 지켜왔지.

 지금 이런 일에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나에게 이렇게 대하는 면이 그의 융통성을 증명해준다.

 난 그의 눈도, 저승의 눈도 피할 수 없었기에

 또 식시귀의 피해가 판도라에게도, 장의사에게도, 사신에게도 너무 많았기에 난 주가원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임무를 할 때에는 감정을 실어서는 안돼.’

 

 “다녀오겠습니다.”

 

 그 말을 시작으로 잔인한 숨바꼭질 놀이의 막이 올랐다.

 

 

 *

 *

 

 

 

 이젠 너무 익숙해져 나의 집이 되어버린 이곳 ‘판도라’

 오랜만에 만난 얼굴들이 서로 반갑기 그지 없다.

 

 “소아, 얼굴이 많이 상했습니다. 무슨 일 있었던 것입니까”

 

 항상 진한 스킨십으로 다른사람들에게 저지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진한 스킨십으로 말을 걸어오는 스승 야토.

 여기가 내 자리가 아님을 앎에도 불구하고 항상 거부만 해왔던 내 자신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결국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유일한 자리였다.

 내가 이리도 사랑 받는 줄 알았다면 난 이 사람들에게 잘해줘야 했다.

 

 “보스, 또 구울에 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까?”

 

 내가 저승에 갇혀있는 순간에도 혹시 식시귀의 피해가 속출했을 까 소요에게 물었고 소요는 내 예상과 다르게 너무나도 다행히도 피해가 줄었다 말해줬다.

 

 “민간인 피해나 여러가지로 피해가 줄기는 했는데 그래도 피해는 계속 되나 봐.”

 “그래서 보스가 그들과 접촉해서 하고 싶은 건 그들과의 평화 협정인 것입니까?”

 

 평화협정.

 차라리 저승에서도 식시귀와 평화협정을 맺겠다 했다면 내가 이렇게 힘들 일도 없었을 텐데.

 

 “뭐, 가능하면 최대한 피해 없이 진행 시키고 싶은 마음이지.”

 “알겠습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피해가 막심한 그들 그리고 나의 오빠.

 둘 중에 선택하라니 둘 다 나라를 파는 격이잖아.

 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그 곳을 나왔고 난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걸었다.

 

 

 *

 *

 

 

 “어디로 향하는 것입니까?”

 

 내 발로 직접 판도라 성을 나가려 하자 문 바로 앞에서 불쑥 나타나 날 붙잡는 남자.

 

 “정처 없는 발걸음입니다. 어디로 향해야 할 지도, 어디로 가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륜, 또다른 이름 자카르나 카인. 오빠의 소꿉친구이자 항상 날 지켜주던 수호기사.

 

 그는 어떤 기분일까.

 또 어떤 생각일까

 혹은 나랑 같은 마음일까 궁금했다.

 내가 부정한 마음을 품으면 그는 악마가 되고 자상한 마음을 품으면 천사가 되는 이 세계에서 제일 이질적인 존재.

 이중적인 존재.

 그만큼 내 상태에, 내 마음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남자.

 지금 륜도 나와 같이 많이 힘들까?

 많이 슬플까?

 많이 아플까?

 

 나의 말을 조용히 듣고 서는 뒤에서 가만히 안아주는 카인.

 

 “당신의 노래가 들렸습니다.”

 “…….”

 

 감옥에서 불렀던 노래였을 텐데 륜에게까지 들렸다.

 나와 이어져 있어서 그럴 까?

 내 마음이 많이 티났을 까?

 

 조용,조용히 또 나긋하게 카인의 목소리는 나의 마음에 상처 났을 때 바르는 연고처럼 조심히 가라앉았다.

 

 “아프고, 서러운 말 하지 않겠습니다. 전 항상 당신 편입니다 황녀님.”

 

 오랜만에 듣는 호칭

 이제 잊혀져 가는 그 호칭.

 오늘 따라 그 호칭이 내 뒷 목에, 내 등에, 내 심장에 날카로운 바늘들이 되어 한꺼번에 꽂힌다.

 

 “네, 전 이家의 제 1황녀 이 연 또 판도라 초대, 10대 희망입니다. 제 오라버니는 李家의 제 1황자 이 현 또 이재현, 그는 판도라 직속 독립 암살부대 옴브라의 희망입니다. 그는 확실히 제 오라버니가 맞고 부정하지도, 피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륜, 오라버니의 죽마고우로서 부탁하나 하겠습니다.”

 

 “부탁…이신 겁니까?”

 

 륜은 내게 부탁이냐 재차 확인해 물었고 난 맞다 답했다.

 

 “네, 명령이 아닌 부탁입니다.”

 “……받들겠습니다. ”

 

 내가 그에게 처음 하는 부탁.

 내 호위무사이자 내 오른팔인 그에게는 상당히 많은 명령을 내렸긴 했지만 명령이 아닌 부탁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 진심이 통했으면 한다.

 내가 그에게 처음 하는 부탁이니.

 어느 명령보다 명령보다 이 부탁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륜.

 지금 내가 너에게 하는 부탁이 나를 파멸로 이끄는 부탁이라 해도.

 너 만은 이 부탁 꼭 들어줘.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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