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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한다고 말해줘
작가 : 문양
작품등록일 : 2018.5.5

 
Episode 8. 신경 쓰이는 그(2).
작성일 : 18-05-20 14:09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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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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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부터 ‘회의’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던 지호의 의견에 따라, 진혁은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냈다.

 

  파티룸에 들어온 진혁은 현재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은지 대수롭지 않게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정식 오픈을 한지 일주일이 되가는데, 그렇다 할 성과가 없네?”

 

  “병원에서도 홍보를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병원이야 뭐, 아버지가 잘 하시지 않을까? 그런데 손 팀장. 오랜만에 셋이 모였는데 말 놓고 편하게 얘기할까?”

 

  현 회의에 상관없는 말을 늘어놓으며 진혁이 말했다. 아주 여유로운 듯이 말하는 말투가 지호는 못마땅했다. 직원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한 진혁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호는 진혁의 시선을 피하며 도준에게로 옮겼다.

 

  도준은 그저 묵묵히 일주일 간 벌어드린 매출과 손님의 성향 등이 타이핑된 서류를 계속 보고 있었다.

 

  “도준이는 아직 말할 타이밍이 아닌가 봐.”

 

  진혁은 지호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다.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 현재 상태로는 직원 한 명만 있어도 괜찮다고.”

 

  “그럼 초반부터 아르바이트생들을 많이 뽑은 이유가 뭡니까?”

 

  지호의 언성이 살짝 높아졌다.

 

  “글쎄~ 혹시라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 뽑았다고 해야 하려나?”

 

  진혁이 지호를 삐딱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하아, 참자.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어금니 꽉 깨물고 벼르고 있는 지호가 재밌어 보였는지 진혁은 한껏 비웃고 있었다.

 

  “그런 말은 손 팀장에게는 자제해.”

 

  아무 말이 없던 도준이 진혁에게 화살을 날렸다.

 

  한 소리 들은 진혁이 코웃음 치며 어께를 으쓱였다. 도준이 여유로운 진혁의 행동에 주의를 주며 다시 말을 꺼냈다.

 

  “손 팀장이 관리하는 애들이잖아. 그렇게 얘기하면 손 팀장이 뭐가 되겠어? 임원이면 임원답게 가자, 진혁아.”

 

  “......”

 

  도준의 옳은 말은 늘 그렇듯 진혁의 심기를 건드렸다. 잠시 정적이 흐른 회의 상황에서 진혁이 애써 웃어 보이며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진짜 진지하게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해 볼까?”

 

  “일단, 지속적인 홍보 효과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호가 서둘러 말했다.

 

  “병원에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는 별 효과가 없었어요. 서류를 보시면 알겠지만, 다들 그 지인의 지인들이 따라 온 것뿐이라 서비스만 나갔지, 따로 거둬드린 수익이 없습니다.”

 

  “그 말은 동감하는데, 아버지는 홍보하는데 비용을 투자하고 싶어 하지 않아서, 따로 홍보를 요구하는 거면 시간이 소요돼.”

 

  도준이 한 숨을 쉬며 말했다.

 

  도준은 정식 오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가게를 살펴보았기에, 다녀가는 사람들은 모두 병원 직원들의 가족이나 그 지인들뿐이었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사업은 위가 아닌 바닥을 보게 될 날이 머지않을 거란 생각에 기타의 홍보를 제안해 본 도준이었으나,

 

  ‘홍보라면 병원에서도 충분해. 더는 다른 말 필요 없어!’

 

  철저하게 묵살 당했다.

 

  홍보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가게를 알리는 것이라면, 무료로 홍보하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sns? 블로그?

 

  하아, 미치겠다. 여기서 대체 누가 한단 말인가.

 

  난 그런 시스템에 관심이 없는데.

 

  “홍보비용을 들이지 않고 알리는 거라면, 나한테 맡기는 게 어때?”

 

  진혁이 녀석, 드디어 사업 할 마음이 생긴 건가?

 

  “흠, 그런데 난 솔직히 이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면, 가게가 자리 잡히기 전까지는 아르바이트생을 그만 두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분명히 내가 지호 앞에서 하지 말라는 얘기를 또 꺼내시겠다?

 

  도준이 미간에 힘이 들어간 채 진혁을 노려보았다.

 

  진혁이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다음 말을 이었다.

 

  “진정해. 노려보기 전에 사람 말 좀 끝까지 들어봐. 가게가 한산해서 할 일도 없을 텐데, 요즘 젊은 사람들 힘 좀 써 보자는 얘기지.”

 

  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거면 따로 비용을 주지 않아도 해결될 일이었다.

 

  잠시 생각하던 도준이 말했다.

 

  “나름 괜찮은 방법이네. 그럼 지호도 동의하나?”

 

  “아, 응...”

 

  무엇보다 자신이 메모를 지우고 진혁에게 있어 위협적인 존재를 불러들였으니, 적당히 풀어주다가 자를 샘인 것이 분명했다.

 

  진혁이 뭔가 꾸미고 있는 것을 지호 스스로는 잘 알고 있지만, 도준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고, 또 이걸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에 지호는 답답했는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이번 건은 내가 말 하도록 할게. 너무 풀어줬나 아침부터 노닥거리고 있더라고?”

 

  진혁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가는 진혁을 지호가 슬쩍 올려보자, 진혁은 나갈 때까지 지호를 보고 있었는지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당황한 지호의 눈이 작게 흔들렸다.

 

  그런 지호를 보고 진혁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파티룸 밖으로 나갔다.

 

 .

 

  “무슨 일 있어?”

 

  방금 전까지 괜찮았던 지호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도준이 걱정되었는지 넌지시 물었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상하게 긴장을 했나? 하하.”

 

  어색함이 느껴지는 지호의 말에 도준이 살짝 짜증을 내며 말했다.

 

  “하아, 진혁이 의견이 싫었어? 왜 이렇게 미적지근해?”

 

  “싫은 게 아니야. 그냥...”

 

  -띠리리 띠리리 띠리리리리

 

  파티룸 안에 벨소리가 크게 울렸다. 도준의 전화였다.

 

  -집

 

  발신자 표시는 다른 아닌 집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전화가 왔었다.

 

  도준이 얘기 도중 미안했는지 지호의 어께를 툭툭 치고는 전화를 받으러 서둘러 나갔다.

 

  -딸랑 딸랑

 

  방금 전 회의가 끝난 파티룸 안에서 지호는 테이블 위의 서류를 보곤 낮게 중얼거렸다.

 

  “이번에도 무사히 잘 해결 돼야할 텐데...”

 

 

 .

 .

 .

 

 

 

 “그러니까, 이번 홍보만 잘 되면, 급여 인상까지 생각해 보시겠다는 말씀이세요?!”

 

  진혁의 말에 놀란 명일이 두 눈을 동그랗게 키우며 반응했다.

 

  “젊은 혈기를 청소에만 쓰기에는 아깝잖아요? 많이 홍보해서 저희 가게 위상을 높여주면 사람도 많이 오고, 일거리도 늘고, 가게 수입도 올라가고, 급여도 인상되고, 일석이조로는 부족할 정도네요.”

 

  “네에...”

 

  주란이 힘없이 답했다.

 

  몇 시간 전까지는 그렇게 부려먹던 사람이 이렇게 잘 대해주는 게 주란은 썩 미덥지 못했다. 이번에도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았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인데, 홍보만 되면 급여 인상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뭔가 거림직한 느낌에 주란이 되물었다.

 

  “그럼, 홍보가 잘 안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저런, 주란 씨는 상당히 부정적이네요.”

 

  진혁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주란을 보며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되는 것을 먼저 생각하다니. 자신이 없다면 어쩔 수 없죠, 뭐.”

 

  “상무님!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홍보하겠습니다!”

 

  명일이 빠르게 두 사람의 말에 끼어들며 말했다.

 

  “좋아요. 명일 씨는 성공할 수 있겠네요. 그럼 모두 잘 되길 빕니다.”

 

 .

 

  차진혁 상무의 웃음은 언제나 비웃는 것처럼 보였다. 주란은 되돌아가는 상무의 뒷모습을 탐탁지 않게 바라보았다.

 

  “휴우~ 여기엔 치명적인 결점이 있는 것 같아.”

 

  방금 전, 헤벌쭉했던 명일이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와 심각하게 말을 이었다.

 

  “일단, 급여 인상에 대한 것에 너무 치우쳐져 있어. 그러다 보니 앞의 얘기를 깜빡할 수 있는데. ‘홍보가 잘 되면’이란 수식어가 붙었잖아? 그 말인 즉.”

 

  “야, 답은 정해져 있다.”

 

  수진이가 양 팔을 꼬며 진지하게 말했다.

 

  “맞아. 주란이 말을 빌려서 반대로 따지면, 우린 이제 끝일 수 있다는 거지.”

 

  “곧, 태풍이 불어오겠군.”

 

  명일의 말을 이어 수진이 비장하게 말을 꺼냈다.

 

  “또또, 시작이네. 탐정놀이 할 때야? 내가 그래서 아까 말했잖아. 분명히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서 물어봤잖아.”

 

  “그런데 얘기를 안 해줬다는 게 함정이죠?”

 

  “그렇지~”

 

  주란의 말에 장난스럽게 말하는 명일의 말을 수진이 또 비장하게 이어 말했다.

 

  “우와~ 명일 오빠, 아깐 그렇게 바보같이 굴더니. 연기한 거였어요? 배우해도 되겠다!”

 

  명일의 말이 명쾌하게 느껴졌는지 은영이가 감탄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은영이는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은영아, 모르고 있었어?”

 

  역시 수진이다. 나이스!

 

  “우린 여기 들어오면서부터 배우였어. 스펙타클함을 기대해.”

 

  그게 아니야!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상무의 얘기를 거절해도, 어차피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어. 그렇다면 난, 되든 안 되든 일단 해 보려고. 그래서 아까 하겠다고 한 거였어. 내가 무턱대고 말하긴 했는데, 너희들 생각은?”

 

  명일이 사뭇 진지해지며 다시 말을 걸어왔다.

 

  명일의 말이 맞다. 지금 어느 쪽을 선택해도 잘려 나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하지만 홍보 효과를 통해 매장에 활기가 생긴다면, 계속 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급여 인상까지 생각해보겠다는 것이 상무의 제안이었다.

 

  차라리 청소만 했으면 좋겠지만, 버틸 때까지는 버텨봐야 지. 어떻게 얻은 일자리인데!

 

  아무래도 다른 두 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한 듯하다.

 

  셋은 천천히 서로를 쳐다보더니, 다들 만장일치로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런데 저희 sns같은거, 해요?”

 

  단결된 네 사람은 은영의 말에 부동의 자세를 취했다.

 

  그렇다.

 

  난 sns를 다른 사람이 도용했던 사건으로 인해 사용이 불가했고, 명일과 수진 또한 안 한지 1년이 넘었다.

 

  남은 희망은 은영이 뿐이었다.

 

  세 명이 은영을 향해 촉촉한 눈망울을 보였다. 은영은 제법 눈칫밥을 키운 모양이었다. 그 의미를 알겠다는 표정으로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저 비공개 유저에요.”

 

  희망의 불빛이 꺼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

 .

 .

 

  점심시간에 맞춰 휴게실로 향한 주란은 머릿속이 퀭한 듯 무척 피곤해 보였다.

 

  홍보도 홍보 나름이지만, 매장에서 팸플릿을 주는 것도 아니고, 따로 돈을 들여 광고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지금으로 따지면 매우 어려운 난이도의 요구였다.

 

  더구나 가장 큰 희망이었던 sns 홍보도 크게 작용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괘, 괜찮아! 지금부터 해도 늦지 않았어! 내가 교회 초등부 자매님들께도 물어볼게!’

 

  그렇게 명일의 말에 다시 한 번 도약을 시도하고자 하였다.

 

 

  “지금은 어때?”

 

  그 때, 복도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괜찮아 졌다면 다행이야.”

 

  무슨 급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도준은 약간의 거친 한 숨을 쉬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계속 한 숨을 쉬었다.

 

  설마, 영훈이 얘기 인가?

 

  평소의 도준과 다른 분위기에 주란은 아침부터 신경 쓰인 그에게 더 묻고 싶어졌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앗!

 

  -쨍그랑!

 

  “!”

 

  순간의 감정에 당황한 주란이 복도에 놓인 장식물을 건드려 결국 깨뜨려버렸다. 그와 동시에 도준과 눈이 마주쳐 버렸다.

 

  그리고 주란의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 하나.

 

  망했다.

 

 
작가의 말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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