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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한다고 말해줘
작가 : 문양
작품등록일 : 2018.5.5

 
Episode 7. 신경 쓰이는 그(1)
작성일 : 18-05-16 23:49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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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각 또각 또각!

 

  에나멜 구두 소리가 가게 복도를 따라 급하게 울렸다.

 

  -딸랑 딸랑

 

  급하게 준비한 듯, 정돈되지 않은 머리칼에 땀방울을 날리며 주란이 서둘러 뒷문을 열고, 출퇴근 입력기에 지문을 찍었다.

 

  -삑. 출근입니다. 지각입니다.

 

  그러나 출퇴근 입력기의 전자음은 매정한 단어를 내뱉었다.

 

  “주.란.씨!”

 

  “히익!”

 

  팔짱을 낀 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손 팀장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주란의 이름을 딱딱 끊어 불렀다. 그도 그런 것이, 오늘부로 벌써 세 번씩이나 지각했기 때문이었다.

 

  “팀장님! 죄송해요!”

 

  주란이 두 손바닥을 맞부딪치며 말했다.

 

  “휴우~ 알고 있네요. 제가 왜 이렇게 언지를 주는지 알죠? 걱정돼서 그래요.”

 

  손 팀장이 한 숨을 쉬며 이어 말했다.

 

  “주란 씨 첫날부터 며칠 동안은 일찍 잘 나왔는데... 뭐, 무슨 일이야 다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부지런해지도록 노력해봅시다.”

 

  “네, 노력하겠습니다!”

 

  주란이 힘차게 답했다.

 

  며칠동안 주영이가 또 아파서 엄마와 교대로 간호를 하는 바람에 늦게 되었지만, 다행이 오늘은 활기를 되찾아 건강했다.

 

 .

 

  “그나저나, 문제가 한 둘이 아니네요. 첫 오픈 이후로 별 성과를 얻어내지 못하니 원...”

 

  손 팀장은 커피머신 전원을 누르며 말했다.

 

  “어제도 매출이... 별로였죠?”

 

  손 팀장의 말에 주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런 식으로 가면 100프로 망하는 길이니까, 회의가 있을 때, 어떻게든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죠.”

 

  손 지호 팀장의 어두운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첫 오픈을 시작한지 5일 째. 물론, 가게가 자리 잡히기 위해서는 아무리 빨리 계획을 잡아도 6개월은 있어봐야 쇼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못 넘길 정도면 문제가 심각했다.

 

  이것은 ‘내가 사장도 아닌데?’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하루 바삐 가게 인식을 높이고 홍보에 나서야 될까 말까인 경우였다.

 

  오픈 시작부터 손님 접대도 제대로 못하고, 청소만 하는 어린 양들을 손 지호 팀장은 가만히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 직원 한 사람만 있어도 운영 될 것 같다며 진혁이 벌써 한 수를 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도 돈을 벌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할 각오로 온 것일 텐데, 이렇게 허무하게 보람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게 할 수는 없었다.

 

  오늘은 기필코 강경하게 회의를 주장하여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리라!

 

  그렇게 생각한 손 지호였다.

 

 .

 

  “휘유~! 마대질 한번하기 엄청 힘드네!”

 

  카페 홀과 놀이 시설 정리를 마치고 돌아오는 명일이 무거운 몸을 질질 끌며 말했다.

 

  “오빠, 청소기도 만만치 않아요.”

 

  은영이 한 술 더 떠 얘기했다.

 

  “야, 내 앞에서 힘들다고 하지마라~? 너넨 마대랑 청소기만 밀면 거의 끝나지? 난 그것도 모라자서 화장실 청소까지 시켰다?”

 

  수진이 두 사람의 말에 볼을 한껏 부풀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진이 기분, 오졌쥬?”

 

  명일이 마대를 원래 자리에 놓으며 장난스럽게 답하고는 다시 말했다.

 

  “그렇게 시키고만 간 직원은 어디 갔냐?”

 

  “내가 알간?”

 

  “어? 저 알아요! 저번에 보니까, 휴게실에서 휴대폰 잡고 놀고 있던데요?”

 

  이제 막 생각났는지 은영이 말하자, 수진이 잡고 있던 테이블 행주를 탁자 위에 패대기쳤다.

 

  “근데, 원래 직원 언니랑 같이 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네 말이 그 말이야, 어? 대충해서 끝낼게 아닌데, 그 때 딱 하루하고 안하잖아. 아~ 나만 해서 괜히 짜증나.”

 

  수진이 다 닦은 테이블과 의자를 정돈하며 말했다.

 

 -딸랑 딸랑

 

  “오~ 다들 모여 있네? 오늘은 좀 빨리 끝났나보다?”

 

  카페 오픈을 마친 주란이 홀로 나왔다.

 

  “난 아직. 마감 청소도 제대로 안 해놔서 화장실 청소해야 돼.”

 

  퉁명스럽게 말한 수진이 큰 쓰레기 봉지를 앞치마 주머니에서 꺼내고는 명일이 빨아 온 마대 하나를 들고 터벅터벅 화장실로 향했다.

 

  “수진이, 무슨 일 있어?”

 

  평소 같지 않은 수진의 모습에 주란이 어리둥절하며 물었다.

 

  “첫 시작 때, 그 말 많은 직원 있잖아요.”

 

  “아, 이름이 고소혜 씨였나?”

 

  “네, 근데 일만 시키고는 자기는 숨어서 놀고 있거든요.”

 

  은영이 새초롬하게 말했다.

 

  “대박! 그럼 그걸 말 안하고 있었다는 거야? 처음에 분명,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동등하게 생각하며 운영할 거라고 했는데?”

 

  “에이~ 그렇게 생각하면 끝도 없지. 아직은 말하는 게 너무 이르다~ 좀만 더 상황을 보고, 그 때 수진이랑 같이 결정하자.”

 

  살짝 발끈한 주란의 말에 명일이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그렇게 노닥거릴 여유가 있나 봐요?”

 

  가게 입구 쪽에서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놀란 세 사람은 동시에 입구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아직 신발을 벗지 않은 진혁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묵묵히 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이 이전의 얘기는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명일이 서둘러 마중 나오자, 은영과 주란도 따라 인사했다.

 

  “일하기가 아~주, 편하죠? 아~ 아니구나. 힘 드려나?”

 

  진혁은 늘 그렇듯 자상한 표정으로 비꼬듯이 말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신발을 명일에게 보여주었다. 브랜드가 상당한 구두였다. 무슨 의도로 보여주는지 잠깐 생각하는 순간을 노치지 않고, 진혁이 혀를 차며 말했다.

 

  “아직 배울게 많네요. 제 신발을 손님들 신발장에 두면, 체면이 안서잖아요? 그럼 한 쪽으로 옮겨드려야겠죠?”

 

  워낙 뻔뻔하게 전달해 주는 느낌에 명일은 당황했으나, 진혁 특유의 눈초리에 이내 능청스럽게 받아치며 신발을 받았다.

 

  “아~ 아, 하하. 네, 그렇죠! 그럼요! 제가 갖다 놓겠습니다!”

 

  “좋은 마음가짐이네요. 성공 할 수 있겠어, 명일 씨는. 그럼 나머지 두 사람도 행운을 빕니다. 그럼.”

 

  진혁은 그렇게 기약 없는 말을 내뱉고는 파티룸 안으로 들어갔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여기서 비롯된 말일까? 솔직히 명일 오빠와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아 보이는데, 단지 집안의 돈이 많아 사장이 되었다는 이유로 부려먹질 않나, 그것도 모자라 무시하는 저 말투까지, 주란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앞으로가 막막했다.

 

  한 마디로 재수 없다.

 

  마지막에 행운을 빈다는 것은 분명 자신을 겨냥하며 한 말일 것이다. 주란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상무라는 놈이 들어간 파티룸을 슬쩍 쳐다보았다.

 

  투명한 파티룸 문 안 쪽에는 차진혁 상무와 손 지호 팀장 옆으로 차도준 전무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오픈 첫 날부터 가게 동향을 살피기 위해 매일같이 출석 도장을 찍은 그는 가끔씩 일찍 출근하는 주란과 종종 마주쳤다. 처음에는 그저 갑질만 하는 사장인줄 알았는데, 자신의 간절함을 듣고 이해할 줄 아는 그런 사람다운 면모가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주란은 차도준 전무를 지금껏 봐 온 결과, 그가 표정이 변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서비스직이니 만큼 표정관리를 하는 걸까?

 

  도준의 모습이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까? 주란은 왜 인지 모르게 그가 신경 쓰였다.

 

  “진짜, 전무님은 표정 변화가 일도 없네요?”

 

  멍하니 파티룸을 바라보는 주란을 따라, 물끄러미 안을 본 은영이 별 생각 없이 말을 던졌다. 자신의 생각을 들킨 것 같아 주란은 흠칫하고는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헛기침을 했다.

 

  “크흠, 그,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언니, 저건 눈치 없는 저도 안다구요! 그나저나 사장님들께 잘 보이려면 파악을 해야 하는데, 일단 차 상무님은 물 건너 간 것 같구. 손 팀장님은 우리 편이구. 남은 건 차 전무님인데, 속을 모르겠다니까요?”

 

  은영이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하는 말에 주란은 소름이 돋아 말했다.

 

  “너, 그렇게 하라고 누가 알려 줬어?”

 

  “네? 명일 오빠가 눈치 키우는 법 알려줬거든요. 이렇게 하면 저도 눈치 고단수가 될 수 있다고 하던데요?”

 

  두 사람, 티격태격한 사이여도 어쩌면 서로 잘 맞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알려줬다고 혼자서 조사하고 있었던 거야? 저 사람들을? 내 팔뚝 봐봐. 소름 돋았어.”

 

  “언니~ 그러지 말고, 저 칭찬 좀 해주세요~ 제가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장단 맞추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아요?”

 

  은영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하자, 주란이 진지한 눈빛으로 은영의 어께에 손을 턱 내려놓으며 말했다.

 

  “응! 그 노력, 내가 인정할게.”

 

 

  “이제 그만들 일, 하세요. 네에?!”

 

  그 때, 차진혁 상무의 신발을 한 쪽으로 치워 놓고 돌아온 명일이 상사처럼 익살스럽게 흉내 내며 말을 걸어왔다. '뭐야~' 라는 눈빛으로 두 사람은 명일을 쳐다보았다.

 

  명일의 양 손에는 테이블 행주 3개와 세정제 두 개가 들려있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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