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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한다고 말해줘
작가 : 문양
작품등록일 : 2018.5.5

 
Episode 4. . 어디서 본 것 같은 사람.
작성일 : 18-05-13 09:41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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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였다.

 

 -딸랑 딸랑

 

  뒷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카운터 안으로 들어왔다.

 

  “주란 씨, 이거! 어라?”

 

  잠시 나갔다 들어온 손 지호 팀장의 손에 짐이 한 가득이었다.

 

  “아, 팀장님! 소, 손님이 오셔서요.”

 

  손 팀장의 등장에 마치 히어로를 만난 소녀처럼 주란은 빠르게 손 팀장의 뒤로 모습을 감추었다.

 

  살았다!

 

  주란이 한시름 내려놓자 도준은 놓치지 않고 말했다.

 

  “그렇게 숨어도 가려지지 않습니다. 보기 안쓰러우니 앞에 서시죠.”

 

  이 새끼, 한 치도 봐 줄 생각이 없나보다. 점점 굳어지는 주란의 모습에 손 팀장은 들고 있던 짐 몇 개를 주란에게 짊어주며 말했다.

 

  “주란 씨! 이거 3층 보관실에 갖다 놔주세요.”

 

  도준이 손 팀장의 말에 끼어들었다.

 

  “그건 네가...”

 

  “참! 그리고 고생했는데, 휴게실에서 15분 쉬고 와요.”

 

  도준의 말을 깔끔하게 곱씹으며 손 팀장은 주란을 서둘러 돌려보냈다.

 

  만만치 않은 상대라 주란은 내심 걱정되어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손 팀장은 그런 주란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윙크를 날리며 손을 흔들었다.

 

 .

 

  “누가 멋대로 돌려보내래?”

 

  “흐음. 보아하니 내가 없는 사이, 또 무슨 심술을 부린 것 같더라고, 그렇죠, 사장님?”

 

  심술이라기 보다는 해고를 위한 선수라고 할 수 있지.

 

  도준은 이 말을 하고 싶어 입이 간지러웠지만, 배려심 깊은 지호가 알게 되면 분명 '당장 그만 둬.' 라고 할 것이 뻔했다.

 

  그러면 재미없지.

 

  도준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장난스럽게 말하는 지호를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쏘아보았다.

 

  “어휴~ 그렇게 보면, 영훈이가 무서워한다고. 그런데 뭣 때문에 이리 심술을 부리시나?”

 

  영훈이라는 말에 흠칫하던 도준이 말을 가다듬었다.

 

  “서비스가 엉망이야.”

 

  “또?”

 

  “교육이 부족해.”

 

  “또?”

 

  “말이 거슬려.”

 

  “.......”

 

  지호는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다. 갑질이란 이런 것일까? 분명 주란에게도 이런 식으로 정신을 옥죄었으리라.

 

  “아메리카노 한 잔만.”

 

  말없이 서 있는 지호에게 말을 툭 던지고는 도준은 서류 가방을 치우며 앉았다. 도준에게 지호가 곤란한 듯 말했다.

 

  “그런 식으로 나오다가 손해 보면 어쩔거야?”

 

  “그럴 리가?”

 

  도준은 절대 ‘손해’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손 팀장은 포기한 듯 묵묵히 아메리카노를 가져다주었다.

 

 .

 

  한편, 주란은 방금 전의 무거운 공기에서 빠져나와 한결 가벼워졌다. 보관실을 나온 주란이 휴게실에 들어가자 어디선가 몰래 컵라면을 빼돌렸는지 셋이서 사이좋게 먹고 앉아있었다.

 

  주란은 놀려주고 싶어졌는지 입이 근질근질해지자 크흠! 헛기침을 내뱉고 말을 이었다.

 

  “아주 놀고들 있으세요. 팀장님이 분명 비품 정리를 시켰던 걸로 알고 있는데?”

 

  입가의 국물을 쓰윽 닦으며 명일이 말했다.

 

  “야야, 좀 봐 줘라~ 얼마나 배고팠으면 몰래 먹고 앉았냐?”

 

  “난, 치사하게 너 빼고 먹어도 되냐니까, 명일주가 먹어도 된다고 해서 먹었지?”

 

  수진이 호로록 라면을 먹으며 말했다.

 

  “정수진, 이름 누가 그렇게 부르래? 그리고 빠지기냐?!”

 

  “오빠가 풀네임 부르지 말라면서요.”

 

  은영이 투덜대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먹게 되면, 분명히 주란언니 소외되는 것 같아서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야! 그럼 먹지 말았어야지. 왜 내 핑곌 대냐?”

 

  명일이 투덜거리는 은영의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쏘아 붙였다.

 

  “그만들 하셔? 먼저 먹은 거지, 내걸 챙기지 않은 건 아니잖아?”

 

  주란이 명일과 은영 사이에서 다시 말을 이었다.

 

  “나도 지금 먹게 보자! 오~ 뭘 좀 아네~ 라면은 역시 이거지!”

 

  중간 사이즈의 큰 컵에 ‘진’이라고 써 붙여진 컵라면을 보고는 주란은 신이나 뜨거운 물을 부었다.

 

  “근데, 갑자기 바리스타 교육 받다가, 왜 올라왔어?”

 

  수진이 궁금했는지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아~ 어떤 진상 손님 땜에.”

 

  주란은 이제 면역이 되었는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반대로 은영은 겁에 질린 듯 몸을 움츠렸다.

 

  “진상 손님요? 버, 벌써 진상 손님이 와요?”

 

  “뭘 어쨌길래? 우린 아직 오픈 준비중이잖아?”

 

  수진이 약간 혼란스러운 듯 말했다.

 

  “몰라~ 암튼, 다행이 손 팀장님 오셔서 난 물건도 올릴 겸, 위로 보내지게 된 거야.”

 

  주란이 다 된 컵라면의 뚜껑을 열며 말했다.

 

  “이야~ 근데 팀장님, 진짜 센스 짱이다. 물건 옮겨달라고 하면서 자리를 피하게 해줬잖아. 멋지네.”

 

  수진이 감상에 젖은 듯 멍해있자 명일이 틀을 깨며 말했다.

 

  “야야, 적당히 해라. 남친도 있는 사람이 그게 뭐냐? 너도 교회 다닌다며. 그렇다면 자고로 여자란 심신을 올바르게, 어? 다른 것에 빠지면 안 된다, 이 말이야.”

 

  “예에~ 어련~하시겠어요~.”

 

  수진이 명일의 재미없는 발언에 시시하게 답했다.

 

  “늬들이 지금은 반응이 이렇지만! 나중엔 분명, 이 오빠의 말을 알게 될 날이 올 거야.”

 

  확실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명일이 왼손을 선서하듯 올렸다가 내렸다.

 

 -달칵!

 

  “풉!”

 

  갑작스럽게 열리는 휴게실 문에 주란이 놀라 먹고 있던 내용물이 목에 걸려 캑캑거렸다.

 

  천천히 열리는 문 앞으로 세련된 정장차림의 한 남성이 휴게실 안에서 풍겨오는 냄새에 손을 휘휘 저으며 들어왔다.

 

  딱 보아도 높은 자리에 위치한 사람처럼 위엄이 있었다. 그런 사람이 휴게실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 4명과 지금 마주하게 된 형국이었다.

 

  4명은 서로를 번갈아 보더니 슬그머니 일어나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먹어도 된다고 허락을 받은 건가요?”

 

  그가 넌지시 물었다.

 

  “아~ 그건 아니고요. 일을 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그만...”

 

  명일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최대한 예를 갖췄다.

 

  “그래요? 저런.. 천천히 드셔도 되는데. 목에 걸렸나 봐요.”

 

  주란이 매운 기침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그가 걱정하듯 말했다.

 

  “여기, 다른 손님들도 쓸 수 있도록 하려고 만든 휴게실이었는데, 일단 냄새가 너무 나니까 창문 좀 열어주세요.”

 

  “아, 예!”

 

  그의 말에 명일이 서둘러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손님들 오기 전에 얼른 치워주세요. 컴플레인 들어오면 짜증나니까.”

 

  그 말을 끝으로 이름 모를 남자는 휴게실에서 나갔다.

 

  뭔가 굉장히 친절해 보였는데, 임팩트있는 말을 던지고 나간 것 같은 기분에 다들 조용했다.

 

  침묵을 깨며 수진이 말했다.

 

  “우리 찍힌 거지?”

 

  “아마도.”

 

  “망했네.”

 

  “그런데 누구에요?”

 

  셋 다 혼이 나간 듯 가만히 서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은영이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은영아, 눈칫밥 좀 키워라. 그리고 낸들 알겠냐?”

 

  명일이 먹은 자리를 치우며 툴툴거렸다.

 

  “난 알아.”

 

  겨우 기침을 멈춘 주란이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

 

  “저 사람, 내 면접관이었어. 아마 차진혁 이라고 했나?”

 

  “세상에!”

 

  주란의 말에 수진이 기겁을 했다.

 

  “내가 말했잖아! 여기 퓨어림보, 사장들이 다 차준강 의원 아들들이라고!”

 

  “그럼, 아까 그 남자가 아들인거에요?”

 

  “맞아! 하, 내가 정말, 명일주한테 괜히 동조했어.”

 

  “근데, 나 때는 저 사람이 면접관은 아니었는데..? 아니다, 그래. 내가 뭐라 할 말이 없다.”

 

  수진이 후회하자 명일 또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답했다.

 

  첫판부터 찍히더니 이후 다들 말이 없어졌다.

 

  그런데 차진혁이라는 사람, 분명 면접 볼 때는 기대하지 말라고 겁주더니만, 결국 뽑아주었다. 도대체 무슨 심보인건지...

 

 .

 

  거북한 냄새를 피해 휴게실을 나온 진혁은 거림직한 기분에 걸음을 멈췄다.

 

  목에 걸려 얼굴을 푹 숙인 탓에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분명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자신이 확실하게 뽑는데 제외시킨 여자가 있긴 있었는데, 그 여자와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찰나, 손 지호와 마주쳤다. 표정은 역시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이후로는 마주칠 일이 없었던 둘이었기에 어색함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도준이가 찾던데?”

 

  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가려고 했어.”

 

  진혁이 답했다.

 

  “어디 있다가, 이제 가는 거야?”

 

  진혁은 지호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을 추궁하듯 언제, 어디 있었냐며 말하는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슨 상관이야? 우리가 그렇게 친했던가?”

 

  진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둘 사이에 또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내 지호가 진혁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내가 뭘 잘못 말했나?”

 

  “눈은 왜 피해? 숨기는 거 있어?”

 

  “아니, 없는데?”

 

  “내가, 눈 똑바로 쳐다보고 피하는 녀석들 중에, 속이 검은 녀석들이 꽤 많아서. 지금 몹시 의심가게 한다?”

 

  “하아~ 진혁이 너도 참 피곤하게 산다~ 그렇게 쏘아보는데 피하지 않을 사람이 어딨냐? 싸우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물어본 말이라며 지호가 너스레를 떨었다.

 

  더는 이 녀석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가 더 나약해 지는 느낌이 온 감각을 지배했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 녀석은 변한 것 하나 없었다.

 

  사람은 다 변하기 마련인데...

 

  “그럼, 난 일이 있어서...”

 

  “휴게실. 독점 계약한 것 같더라?”

 

  지호의 말을 끊으며 진혁이 말했다.

 

  “응? 휴게실? 휴게실은 아까 한 사람 쓰게 했는데?”

 

  “한 명이 아니던데? 4명인 것도 모자라, 컵라면까지 끓여 먹더라고. 아주 멋대로 하던걸? 교육 좀 시켜. 모자라 보이니까.”

 

  말도 차암 예쁘게 하네.

 

  진혁의 말에 아랫입술을 잘근 씹으며 웃어 보이는 지호였다.

 

 .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서로를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었다. 얼굴에 반어법적 표현이 역력한 지호의 모습에 진혁은 비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받아쳤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서서히 닫히자, 지호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아직은 주란 씨에 대해 눈치 못 챘나 보네?”

 

  한 달 전, 지호는 진혁의 서류를 정리해 주는 과정에서 한 이력서를 보게 되었다.

 

  우연히 보게된 서류였지만, 읽고서 한 줄기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진혁의 메모를 읽고는 진혁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고야 말았다.

 

  - 윤주란. 미술치료학과 졸업예정자. 위험할 수 있으니 제외필수.

 

  영훈이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좋은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텐데, 어째서 무시한 걸까? 그렇게 차준강 아저씨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녀석이...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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