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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한다고 말해줘
작가 : 문양
작품등록일 : 2018.5.5

 
Episode 2. 사고라고 생각합시다.
작성일 : 18-05-06 16:46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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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하아~”

 

  수진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끝나는 시간은 2시이건만 시계의 분침은 벌써 20분을 넘어섰다. 답답함을 참지 못한 수진이 걱정을 토해냈다.

 

  “정말이지! 팀장님, 애인한테 연락이라도 온 건가? 왜 이렇게 안 돌아오는 거지? 오늘 교육 끝나는 대로 교수님 뵈러 가야되는데.”

 

  불안한 듯 엄지손가락을 깨물며, 수진이 중얼거렸다.

 

  “중요한 약속인가 봐?”

 

  “곧 대학원 준비를 하거든. 하아~ 대학원생은 사람도 아니라는데, 영양사 쪽은 석사를 따야 그나마 길이 열린다니, 별 수 없지.”

 

  시계의 초침소리에 맞춰, 수진은 휴대폰 화면을 깜빡이는 것을 반복했다. 여느 대학생이라면, 많이 고민하는 문제 중에 하나이리라, 하지만 ‘대학원 준비’라는 말을 듣고는 살짝 시무룩해지는 주란이었다.

 

  “그러고 보니, 주란이 너는 심리학과라고 했나?”

 

  “아, 응. 맞긴 한데, ‘미술치료학과’라고해서 심리학 쪽에서 세분화된 학과야.”

 

  “오오~ 재밌어 보이는 학과인데?”

 

  - 딸랑 딸랑.

 

  수진의 관심을 기다렸다는 듯이 교육실 문이 급하게 열렸다.

 

  “여러분! 제가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지요?”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 손 지호팀장은 서둘러 빔 프로젝트 앞에 섰다. 교육실 공기가 싸해 머리를 긁적이는 팀장에게 한 교육생이 불평 섞인 말투로 질문했다.

 

  “팀장님, 교육시간 끝나고, 벌써 20분이나 오버됐는데요.”

 

  그의 말에 시계를 확인한 손 지호 팀장은 거듭 사과하며 내일 일정을 말해주었다.

 

  “기다리게 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잠깐 통화하러 간 것이 이렇게 오래 잡아먹을 줄이야... 오늘은 들어가서 푹 쉬시고 내일은 같은 시간, 이 장소에서 보도록 합시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육생들은 서둘러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건 수진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약속만 없었어도 집에 같이 가는 건데, 다음에 보자!”

 

  “신경 많이 쓰는 타입이구나? 얼른 가봐, 내일 봐!”

 

  발을 때지 못하며, 에코백을 부여잡고 있는 수진을 보며 쿡쿡 웃는 주란이었다. 멀어지는 수진을 뒤로하고 주란도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찰나였다.

 

  “교육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돌아오려고 했는데, 20분이나 지났네요.”

 

  손 팀장이 어느 새 주란의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아~ 중요한 통화였나 봐요. 그러면 늦을 수 도 있죠.”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참! 주란 씨, 특이한 학과에 다니시던데, 다음에 시간되면 학과에 대해 알려줘요.”

 

  손 지호 팀장은 쑥스러워하는 주란의 어께를 톡톡 두드리며, 교육실을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나가고 조용해진 교육실 안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나간 그의 말에 주란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제 막 신설된 학과라 생소할 텐데, 미술치료에 대해 관심이 많은가? 점점 그의 말에 대한 궁금증이 구름처럼 몰려왔다. 호기심 많은 그녀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데도 말이다.

 

 -딸랑, 딸랑

 

  “아, 깜짝이야!”

 

  곰곰이 생각에 잠겼던 주란은 갑작스런 누군가의 등장에 화들짝 놀랐다. 상대방도 그녀의 소리에 살짝 놀란 모양이었으나, 이내 칼 같이 냉정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많이 본 듯한 느낌의 그를 주란은 가만히 쳐다볼 수박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완벽함 때문이었다.

 

  누가 봐도 눈길을 끄는 긴 다리에 잘 빠진 허리와 넓은 어깨.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수려한 남성미의 얼굴.

 

  단정한 검은 머리와 눈에 쏙 들어오는 눈썹, 적당히 올라간 눈꼬리, 높은 콧대.

 

  TV연예인이라도 본 것 마냥 주란은 감상에 젖어있었다.

 

  “초면에 사람 뚫어지게 처다 보는 거, 실례 아닙니까?”

 

  그의 입에서 다소 날카로운 말이 나왔다. 외모와 다르게 말투가 꽤나 거만하게 들렸다.

 

  “초면이라뇨! 아닌데요?”

 

  “뭐라고요?”

 

  도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황당한 듯 째려봤다.

 

  “아, 아니, 많이 본 듯한 얼굴이라. 그냥.. 그렇다구요.”

 

  발끈한 주란이었지만, 강압적이게 나오는 그의 말에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한 번 본 사람의 얼굴은 잊어버리지 않는, 특기 아닌 특기가 있던 주란이었기에 그는 틀림없이 어디선가 본 적이 있으리라.

 

  “하아.. 그 쪽이 날, 본 적이 있다고요?”

 

  “네. 아마도요.”

 

  쓸데없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에 어이없다는 표정과 한숨을 쉬고는 그가 천천히 주란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보아하니 새로 들어온 교육생인 것 같은데, ‘사회란 이런 것이다.’란 경험을 해 보고 싶나보죠? 내일부터 나오고 싶지 않아요?”

 

  “아!”

 

  매섭게 쏘아대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는지, 주란은 도준을 향해 검지를 치켜 올렸다.

 

  “아! 영훈이! 그, 영훈이 삼촌 맞죠?!”

 

  “.......”

 

  완벽한 무시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여자, 얼마 전에 그룹홈에서 잠깐 마주친 적이 있던 사람이었다. 뒤늦게 눈치 챈 도준은 애써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 그룹홈에서 봤던 보조 선생?”

 

  “기억해 주시네요? 그 땐 그렇게 무시하시더니.”

 

  도준이 골치 아픈 듯 이마에 손을 대었다.

 

  “제가 무시했다는 말인가요? 근거는?”

 

  “있죠.”

 

  당연하게 말하는 그녀에게 도준은 살짝 오기가 생겼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후우~ 그만하죠. 이렇게 기어오르는 아르바이트생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럼, 전 이만.”

 

  “아, 잠깐만요, 잠깐만요! 영훈이, 영훈이는 괜찮은가요?”

 

  주란이 걱정 어린 말과 함께 획 돌아선 도준의 팔을 붙잡자, 짜증이 난 도준이 붙잡은 팔을 떼어내려고 했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충분히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이상한 성향의 여자가 들러붙으니, 그의 민감한 심기에 불을 붙인 격이었다.

 

  그러나 도준이 팔을 너무 세게 밀친 탓에 주란은 중심을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앗!”

 

  잘못하면 바닥에 머리가 깨질 수 있는 상황을 파악한 도준은 민첩하게 주란의 팔을 잡아 당겼으나, 결국 딱딱한 바닥에 등을 부딪치게 되는 꼴이 되고야 말았다.

 

  그런 그와는 반대로 주란은 넓고 탄탄한 그의 품에 안전하게 떨어졌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그의 세계에 온 적 없는 따스함이 도준의 입술 위로 살포시 내려앉았다. 말랑한 감촉과 달콤한 체리향이 코끝을 맴 돌았다.

 

  정신을 차린 주란이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 저... 죄송합니다.. 저는.”

 

  “사고에요.”

 

  “네?”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난 도준은 넥타이를 바로 잡고 말했다.

 

  “사고라고요. 그렇게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편이 서로에게 건강할 듯싶군요. 그럼.”

 

  “아, 네에...”

 

  자신과는 다르게 당황하지 않고, 교육실을 떠난 그의 뒷모습을 주란은 멍하니 바라 볼 뿐이었다.

 

 

 .

 .

 .

 

 

 

 

 “하아.. 제길.”

 

  교육실을 나오며 업무실로 가는 도중, 방금 전의 사고로 머릿속이 정말 복잡해진 도준은 작게 중얼거렸다. 애초에 지호를 만나러 온 거였는데, 왜 그 상황에서 이상한 여자랑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응? 도준이 아니야?”

 

  지호는 정리를 끝내고 나오는 모양이었다.

 

  “무슨 일 있었어? 몰골이 말이 아니네.”

 

  “아니, 음.. 그냥, 요즘 힘드네.”

 

  지호는 자연스럽게 음료수 자판기에서 냉커피를 뽑아주었다. 목이 탔던 참이라 도준은 단번에 들이켰다. 손에 쥐어진 커피보다 더 달콤했던 뭔가가 생각나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도준이 너! 열이 나는 것 같은데?!”

 

  갑자기 빨개진 도준의 얼굴을 확인하며 지호가 놀렸다.

 

  “아, 아니야! 그것보다 바리스타 교육 건 말인데, 그냥 너한테 맡겨도 될 것 같아. 경력이나 기질 같은 건 나보다 네가 더 잘 알 것 같아서.”

 

  “흐음~ 그 말하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온 거야?”

 

  “일도 오늘은 금방 끝냈고, 영훈이한테 가는 참에 들렸어.”

 

  “그래?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그럼 네 말대로 잘 봐서 뽑을게. 참! 진혁이도 잠깐 왔었는데, 그 녀셕이 추천해준 여선생은 좀 어때? 영훈이 상태는 호전적이야?”

 

 “후~ 그게...”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아랫입술을 지그시 물고 있던 도준이 이어 말했다.

 

  “매우 위험한 사람이었더라고, 아주.”

 

  다 마신 캔을 쓰레기통에 골인시키며 도준이 일어섰다. 뭔가 생각하는 것 같던 그가 다시 말을 꺼냈다.

 

  “그리고 나중에는 교육실 나갈 때, 사람들 다 나갔는지 확인하고 나와. 상사로서 명령이야.”

 

  “음? 한 사람 막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어쨌든. 꼭 확인해. 참, 그 여자, 이름이 뭐지?”

 

  “주란 씨야. 윤주란. 음? 본거야?”

 

  “윤주란? 크흠, 급해서 먼저 간다.”

 

  지호의 마지막 말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무시하며 도준은 서둘러 빠져나왔다.

 

 .

 

  서둘러 돌아가는 도준을 바라보며, 지호가 작게 중얼거렸다.

 

  “흠.. 뭔 일이 있긴 있었던 것 같은데...?”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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