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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막내 후궁의 자립기
작가 : 오렌지사파이어
작품등록일 : 2018.5.2

[성장물]/[육아물]/[로코물]/[동안 여주]/[순진 여주]

여자의 결혼 적령기는 과연 언제일까.


평민들은 대충 2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 결혼하지만 귀족은 어린 나이에 미리 약혼을 해두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왕족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레나테 공주의 나이가 이제 열넷이니 파네스 제국 황제 폐하의 후궁으로 가도록 하라는 국왕 전하의 명이십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벌써 결혼하는 건 이른 거 아닐까. 올해 갓 14살이 된 레나테는 시종의 전언을 듣고 멍하니 생각했다.


원래 연재했던 막내 후궁의 자립기 리메이크작입니다. 표지는 레이에린 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1장
작성일 : 18-05-02 19:30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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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후가 없는 지금 후궁의 최고 결정권자는 선대 황제의 부인이었던 황태후다. 황급히 황태후가 머무는 모란 궁에 전갈을 넣은 아르토리우스는 1시간 뒤 비비안과 함께 모란 궁에서 비비안의 생모인 황태후 소피아와 함께 차를 마실 수 있었다.

 

 “하여간, 도장 찍으면서도 언제 눈치챌까 싶었는데 정말 할 말이 없구나. 그렇게 매사에 주의를 기울이라 충고했건만.”

 

 향기 좋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소피아의 시선에 아르토리우스는 억울하긴 했지만 할 말이 없었기에 묵묵히 자기 몫의 과자만 우물거렸다. 선대 황제의 두 번째 황후였던 소피아는 아르토리우스의 생모인 첫 번째 황후 애너벨이 죽고 나서 새로 간택되어 들어왔기에 아르토리우스의 생모도 아니었고 어머니와 아들보다는 터울이 큰 남매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그래도 소피아는 아르토리우스를 친아들처럼 생각하며 키워주었고 비비안이 태어나고도 그와 차별한 적이 없었다. 아르토리우스 역시 그런 소피아를 친어머니처럼 여기고 자랐기에 그녀가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그런 짓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곤란해지지 않는 건 아니다.

 

 “어마마마께서는 전부 알고 계셨던 겁니까?”

 “후궁 일은 나와 사이먼에게 전담시켰으니 내가 모르면 누가 알겠니.”

 “그럼 제게 말씀이라도 해주셨으면 좋았지 않습니까!”

 “한 번 뜨거운 맛을 보아야 할 것 같아서 그랬다. 세상에 어느 황제가 후궁을 들이는데 대면식도 안 해, 어떤 여자인지 자료도 보지를 않아, 뭐하자는 거니? 난 비비안보다 네가 더 걱정이야. 그러다가 이상한 여자한테 발목 잡힐까봐.”

 

 소피아의 지적에 아르토리우스는 대꾸를 포기하고 차만 들이켰다. 아직 40세밖에 되지 않은 소피아였지만 어지간한 신하들이나 정치인들보다 그녀가 더 기도 셌고 언변도 뛰어났다. 애초에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도 신분상으로 아래인 그들보단 법도상 웃어른에 틀린 말을 하지를 않는 소피아를 상대하는 게 더욱 어려운 건 당연했지만.

 

 “그래서 그 어린아이가 후궁에 들어오는 걸 허락하셨습니까? 제 대외적 체면은 뭘로 만드시려고요?”

 “아무리 바쁘다지만 보지도 않고 남에게 넘기면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야지. 너는 큰 그림도 볼 줄 알고 일도 잘 처리하긴 하지만 사소한 건 그냥 넘어가기도 하잖니. 아무리 나와 사이먼에게 맡긴다 해도 결국 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총 책임은 네가 지게 된단다. 5년 전 네가 즉위했을 때부터 그렇게 얘기했잖아.”

 

 소피아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의붓아들은 정치적 감각이나 사람을 쓰는 방법, 정세를 읽는 안목 등은 뛰어나건만 후궁 문제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려 하지 않았다. 제 친아들인 비비안 역시 한창 나이치고 여자에 관심이 없긴 했지만 비비안은 곧 있으면 열일곱이고 아르토리우스는 스물여섯이다. 급하기로 따지면 이쪽이 더 급하다.

 

 “···아무리 말씀하셔도 제가 후궁의 여자들에게 후사를 볼 일은 없을 겁니다. 애초에 제가 후궁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거야 알고 있지. 하지만 후궁의 여자들 중에서 정말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황후로 올려도 좋지 않겠니? 백 년 전이라면 모를까, 이젠 연애결혼도 흠이 아니고 재혼도 어렵지 않잖아.”

 

 소피아의 말대로, 백 년 전의 시대보다 지금은 결혼과 이혼, 재혼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다. 제국법에도 여인의 재혼은 합법이 되어 있고, 재혼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예전에 비해 너그러워졌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예전에 비해서 너그럽다는 것이지 좋게 보지는 않는다. 당장 아르토리우스의 아버지인 선대 황제의 후궁들 중에서도 재혼한 후궁은 서넛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친정으로 돌아가야 했으므로.

 

 “그렇다 해도 황제와 연이 있던 여인과 재혼하려는 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함부로 손을 대서 혼삿길 막을 일 있습니까?”

 “처녀만 밝히는 찌질한 남자 따윈 사절하라 하고 싶지만 아직 드물지는 않으니 문제구나. 그래도 이왕 좋은 여자들이 그렇게 모여 있으니 가끔 몰래 가서 보고 오기라도 하렴. 마법 아이템은 모셔두라고 만든 게 아니니 말이지.”

 “그만두세요, 어마마마. 소아성애자로도 모자라서 훔쳐보기범이라니, 들키기라도 하면 황실 권위 떨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형님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을 거라고요.”

 

 내내 쇼트브레드를 먹으며 가만히 있던 비비안의 지적에 아르토리우스는 주먹에 힘이 들어가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이제는 동생이 은근히 이걸 즐기는 게 아닌가 의심까지 들었다.

 

 “그래, 그러니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혹시 들키면 나는 모르는 거다?”

 “어마마마!”

 

 아르토리우스가 밖에는 안 들릴 정도의 크기로 소리를 지르자 소피아는 우아하게 차를 다 비우고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이제 놀릴 만큼 놀렸으니 진지한 이야기를 할 차례다.

 

 “뭐, 농담은 이 정도로 해두도록 하고, 그 어린 공주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비비안, 네가 직접 보았다고 했지? 어떤 아이였니?”

 “화장이랑 드레스로 가려놓긴 했지만 엄청 마르고 못 먹고 자란 느낌이었어요. 말만 14살이지 발육 상태는 아마 10살보다 못할걸요.”

 “저런, 본국에서 대우가 엉망이라고 보고가 있긴 했지만 생각한 것보다 더하구나. 어린 아이를 그렇게 키우다니, 한 나라의 왕족들이라고 하기엔 너무 소인배들이야. 그냥 통과시키길 잘했어.”

 

 비비안의 말에 소피아가 얼굴을 찌푸렸다. 혹시 레나테의 상황을 보고 후궁으로 데려오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데려온 걸까, 아르토리우스가 물어보려고 했지만 비비안이 약간 더 빨랐다.

 

 “그치만 표정이나 말투 보면 심성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성교육은 받아야겠지만.”

 

 뭐든 하겠다면서 애도 낳을 수 있게 노력한다는 말을 했다는 걸 들은 비비안은 혀를 찼다. 애가 어떻게 생기는지는 알고서 한 말일까.

 

 “흐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아직 어린아이구나. 그래도 교육을 잘 받는다면 잘 자랄 것 같은데, 아르토리우스가 아니라 비비안 신부로 짝지어줄까?”

 “차라리 그렇게 해주십시오. 저와는 12살 차이지만 비비안과는 겨우 3살 차이 아닙니까.”

 “멋대로 제 혼삿길 정하지 마세요, 형님. 그런 어린애랑 결혼하면 저라고 해도 범죄에요.”

 

 반색하는 아르토리우스를 비비안이 째려보았다. 소피아는 농담으로 한 말인 듯 그냥 웃고는 다음으로 넘어갔다.

 

 “그럼 나이를 이유로 후궁을 거절하는 건 가능이야 하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문제가 복잡해지겠구나. 에드나 왕국에는 레나테 공주 외에 결혼이 가능한 여자 왕족이 없어. 비앙카 공주가 18살이었지만 알다시피 아르토리우스가 후궁에 관심이 없다는 게 알려져서 다들 후궁에 유력한 왕족을 보내는 걸 기피하게 되었잖니? 그래서 당장 약혼을 시켜버리고 레나테 공주를 보내온 게지. 물론 이쪽에서 강하게 나간다면야 결혼도 아니고 약혼이니 파혼은 가능하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얻을 이득이 있을까?”

 

 소피아의 물음에 아르토리우스도 비비안도 고개를 저었다. 에드나 왕국은 애초에 소국이라 나올 것도 없다. 정복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정복해도 얻는 게 없어 지금껏 명맥을 이어온 왕국 아닌가.

 

 그리고 레나테를 돌려보낸다고 하면 자리가 남으니 또 그 후궁을 고르느라 복잡해진다.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데 후궁 문제로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 아르토리우스로선 피하고 싶은 사태다.

 

 “그럼 그냥 후궁에 남기는 건 어때요? 어차피 후궁 예산낭비야 다른 궁도 똑같잖아요.”

 

 비비안이 낸 의견에 아르토리우스가 얼굴을 찌푸렸다. 어차피 그가 후궁에 걸음하지 않는 이상 후궁 유지비는 예산낭비에 가까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아직 어린 소녀인 레나테를 후궁에 두는 건 인간으로서 양심에 찔렸다.

 

 “다른 후궁들이 걱정된다면 선포라도 하는 게 어때요? 그 꼬마가 성인이 되기 전까진 손 안 댈 거라고요.”

 “그렇게 말하면 마치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대겠다는 걸로 들리지 않느냐.”

 “키워서 잡아먹는다니, 조금 위험한 취향이 아닐까 싶구나, 아르토리우스.”

 “지금 그건 비비안 의견 아닙니까! 굳이 위험하다 할 것이라면 비비안에게 말하십시오.”

 “비비안은 3살 차이지만 너는 12살 차이 아니니. 위험해 보이는 건 네 쪽이 훨씬 더하지.”

 “됐습니다. 애초에 성인이 되든 안 되든 전 11후궁에게 손을 댈 생각 없습니다. 당장 제 이미지가 소아성애자로 추락하고 있는데 그걸 현실로 만들 일 있습니까?”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아르토리우스를 바라보며 소피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 새 내내 그를 놀려먹던 여유로운 모습은 어디 가고 그를 걱정스럽게 보는 새어머니가 되어 있었다.

 

 “휴우... 정말이지, 넌 대체 어떤 여자가 취향인 거니? 후궁들이 그렇게 제각각 매력이 있는데 눈 한 번 안 돌리고, 그렇다고 시녀한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설마...”

 “남색도 아니고 중년 여성이나 할머니 취향도 아니고 소아성애자도 아닙니다!”

 “그럼 애초에 누굴 만나기 싫니? 그럼 비비안이 황태제가 되어야 하나?”

 “그건 좋은 생각이지만 딱히 여자를 만나기 싫은 건 아닙니다. 저도 남자고 아름다운 여성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 것치곤 여자 소문이 없는 게 신경쓰이는데 말이지. 조금이라도 관심 가는 여자는 없든?”

 “그런 여자는...”

 

 아르토리우스의 머릿속에 잠깐 한 소녀가 스치고 지나갔다.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하얀 꽃을 손에 쥐고 예쁘게 웃고 있던, 뺨 아래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넘겨주려다 망설인 순간 그의 앞에서 사라진 요정 같은 소녀가.

 

 “···제가 조금 관심을 갖는다고 바로 사랑이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애초에 황후라는 자리는 사랑만으로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말을 돌리는 아르토리우스를 비비안과 소피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보았다. 비비안의 눈매는 아르토리우스와 마찬가지로 선대 황제를 닮았지만 황제를 보는 표정은 모자가 꼭 닮아 있었다.

 

 ‘말 돌리는 거 아니니, 저거?’

 ‘말 돌리는 거 맞아요, 어마마마.’

 

 모자간에 짧은 눈빛이 오갔다. 당장 써먹기엔 이르지만 그래도 놔두면 꽤 괜찮아질 소재가 지금 생겼다. 당분간 잘 관찰해야 할 테니 소피아도 비비안도 지금은 그냥 넘어가주기로 했다.

 

 “그래. 사랑만으로 정할 순 없지.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황후의 자질이 있어 그 자리에 오르면 그만큼 좋은 건 없어. 그러니 잘 생각해보렴, 아르토리우스. 11후궁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이것 또한 네게 장기적인 과제란다.”

 

 소피아가 어른다운 충고를 하며 매끄럽게 넘어갔다. 아르토리우스도 굳이 말꼬리를 잡지 않아준 것에 안심했다. 물론 그걸로 끝나리라 믿을 정도로 순진하진 않았지만.

 

 “그리고 11후궁 말이다만, 나이와 외모, 발육상태나 정신연령을 전부 고려하면 후궁에서 그리 분란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구나. 우선 모레 후궁에서 후궁들이 전부 모이는 만찬이 있을 예정이니 그때 상태를 보고 결정하도록 하자꾸나.”

 “만찬식에서 문제가 안 생길 수 있을까요? 지금 후궁 두 파로 나뉘어서 사이도 안 좋잖아요.”

 

 비비안이 얼굴을 찌푸렸다. 후궁 사정에 대해 알고 있는 그로서는 레나테가 조금 걱정되었다. 그 어린 아이가 여자들의 기싸움에서 제대로 버틸 수나 있을까.

 

 “다행히 서로 기싸움만 벌일 뿐이지 독이나 그런 걸 쓰고 있지는 않잖니. 무리해서 일을 벌일 정도로 그 아이가 위협적이지도 않을 거고. 하지만 어느 정도는 잘 지낼 필요가 있겠지.”

 

 소피아는 남아 있는 쇼트브레드를 한 움큼 집었다. 다 가져가는 걸 보고 비비안이 안 보이게 아쉬워했지만 슬프게도 모자의 취향은 똑같았고 소피아는 항상 남은 건 먼저 집는 사람이 임자라고 믿는 사람이었다.

 

 “기다려보렴. 답답하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직접 손을 대지 않고 기다리는 게 답을 발견하는 길이 될 수도 있으니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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