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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지에서 온 신부
작가 : 그림달
작품등록일 : 2018.4.11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사랑만 고집하는 남자,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나를 전혀 믿지 못하는 남자, 모든 것을 줄 수 있지만 자신의 야심을 더 사랑하는 남자… 사랑은 고립된 오지처럼 외롭다.
로맨스는 보다 완벽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 당신의 선택이 사랑을 부른다.

 
1 무도회에의 초대
작성일 : 18-04-11 14:01     조회 : 226     추천 : 1     분량 :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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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아무도 믿지 못할 일이었지만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난 3년의 전적이 있었기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녀는 간단히 목례하고 가던 길을 갔다.

 

 군인처럼 각이 딱 잡힌 그 동작을 돌이켜 세우려 루시우스는 인생 중 가장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했다. ‘나는 남자다, 나는 남자다’를 속으로 백번정도 뇌이고 수십 번의 심호흡 끝에 마침에 그는 모기만한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저기….”

 

 이미 발걸음이 빠른 한나의 모습은 언덕 아래로 접어들면서 머리꼬랑지만 달랑거리고 있었다. 아, 그는 정말 소심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성격이 정말 원망스럽기만 했다. 오늘의 기회를 놓친다면 그는 평생 이 순간을 후회하며 살 것 같다는 절박감이 들었다.

 

 “한나 프랭클린!”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한나가 멈칫하더니 뒤돌아 봤다. 커다란 초록 눈이 놀란 사슴처럼 확대되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걸 뻔히 아는데 한나는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확인했다.

 

 “나?”

 

 순간 루시우스는 땅이 흔들리며 다리가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 그는 쓰러지지 않으려 용을 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녀는 다가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서서 물어왔다. 그로서는 정말 다행스런 일이었다. 18년 인생을 통틀어 이처럼 긴장된 적이 없었다. 5살 무렵 치렀던 최초의 기사등급심사도 이보다 떨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손바닥은 땀이 흥건했고 목소리가 콱 막혀 큼큼, 쥐어짜듯 소리를 내어야 했다. 이 세상에 모든 신이시여! 제발 도우시길!

 

 “이번 졸업 무도회에서 나의 파트너가 되어 주십시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두 사람은 아무런 말없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 마치 영원 같이 느껴졌다. 이윽고 한나의 눈이 깜박였다.

 

 “미안해요. 너무 빨라서 듣지 못했어요. 제대로 다시 말해줄래요?”

 

 루시우스는 일단 거절의 말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한 번 입을 떼기가 어려웠지 루시우스는 열 번이고 천 번이고 다시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남자였다. 최대한 침착하게, 산을 오르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수십 번 연습했던 말을 꺼냈다.

 엄숙한 기사 서임식의 한 장면처럼 심장에 손을 올리고 한 쪽 무릎까지 꿇은 그의 금발머리에 아침 햇살이 찬란하게 반사했다.

 

 “한나 프랭클린. 메두사 가문의 차남 루시우스 테아 메두사 감히 레이디께 졸업 무도회의 동행을 요청합니다. 부디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한 여름 숲을 닮은 그의 초록 눈은 오롯이 한나만을 담고 있었다.

 

 - 뭐지? 뭘까? 이 장엄하고도 황당한 급 프로포즈는!

 

 정말이지 그녀의 생각 밖 해프닝이었다.

 한나의 단련된 강철 멘탈에 순간적으로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은, 아카데미 최고의 인기남 루시우스가 마부의 손녀이자 이름도 없는 어느 시골마을 농민의 딸 한나 프랭클린에게 무려 졸업파티의 파트너제안을 해 왔다는 것이지- 모두들 그의 파트너는 공작가의 막내 에쉬먼영애로 알고 있었다.

 

 무릇 졸업파티라 함은 귀족자제들에게는 성인식과 동시에 결혼시장에서의 데뷔무대였고 관직에 출사하지 않은 한나와 같은 평민들은 졸업무도회 자체를 참석하지 않는다. 무도회 드레스 자체가 엄청난 지출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 때는 그런 차별을 없애려 아카데미 측에서 평민들에게 무도회 정장을 대여하기도 했지만 착용하는 평민이 오히려 빈축을 사는 등 부작용이 심하여 있는 집 자식들 말고는 평민들은 아예 얼씬도 하지 않는 모임이었다.

 

 아니, 그 보다 3년 내내 모른 척 했으면서 왜 이제 와서 그녀에게 그런 엄청난 제안을 하고 있는 건지 한나는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장난이라기엔 루시우스의 표정이 지나치게 진지했고, 사실 명성에 비해 그의 사생활이 매우 깔끔하다는 것은 한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루시우스는 지금 진심이라는 의미였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풀릴지 잘 몰라도 눈치꾼 한나는 지금 대답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록 졸업하면 모두가 각자의 갈 길을 가는 법이라지만 단 한 번 루시우스의 손을 잡음으로 무서운 사교계 누군가의 시기 질투에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일주일만 견디면 졸업이었고 비싼 무도복을 감당할 자신도 없었다.

 

 아마 이 후에 서로 만날 일은 다시없을 것이다. 그는 어떻게든 잘 견뎌낼 것이고… 한나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했다.

 

 “미안해요. 루시우스 테아 메두사 기사. 못 들은 걸로 할게요.”

 

 여지조차 없는 거절이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려 산을 내려가 버렸다. 어찌나 빠른지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루시우스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녀의 흔적조차 없었다. 다만 그녀 특유의 은은한 사이프러스 꽃향기만이 공기 중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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