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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만의 마법보좌관
작가 : 도토리x
작품등록일 : 2016.8.31

초등학생 때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중학생 때는 친가에서 버림을 받고
고등학생 때는 국가에게도 버림을 받았다.

그런 나에게 세상을 지킬 마법사라고 말하고 나의 마법보좌관이 되겠다는 소녀가 나타난다.

 
Chapter 1 - 마법사
작성일 : 16-09-10 01:30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7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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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이걸 쓸 수밖에."

 

 그렇다. 그들은 인내심에 한계가 온 건지 사방으로 뿌연 가루를 뿌리더니 옆에 있던 한 사람, 두 사람 쓰려지더니 나와 단호를 제외한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혼수상태에 빠져버렸다. 신기한 건 마법사인 우리들은 아프지도 않고 멀쩡히 서있다는 점이다.

 단호는 이렇게 된 거 앞으로 나서서 그들의 정체를 캐물었고, 그들은 마력 다루는 마법사들을 모조리 없애는 게 일이라고 답했다.

 

 "우리가 순순히 당할 거 같아?"

 

 미기는 단호의 말을 들은 채도 안 하고 주머니에서 검은콩을 꺼내들었다. 보란 듯이 우리에게 콩 구경을 해준 뒤 무너진 학교 쪽에다 콩을 휙 하고 던지더니 땅 흔들림과 함께 무너진 학교에서 불쑥 튀어나온 교복 차림을 한 거대한 좀비.

 

 "아옳옳옳!"

 

 거대해서 놀랐지만, 남자 교복과 여자 교복을 적절히 잘 섞어 입은 좀비의 모습에 또 놀랐다.

 아... 성가시다. 난 뭘 기대했던 것일까. 혹시라도 상대가 불 속성이기를 기대한 걸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나와 단호는 서로 협동해서 물리치기로 작전을 짜고 서로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한다. 작전은 이러하다. 내가 소금물을 뿌리고 난 뒤, 단호의 전기 마법을 극대화해 적을 없앤다. 소금물인 이유는 별거 없었다. 소금물이 전기와 더 잘 통하기 때문이다.

 

 "살 아쿠아(sāl ăqua)![소금물]"

 

 좀비 방향 쪽으로 오른팔을 내밀며 괴상한 주문을 외쳤고, 손바닥에서 소금물 한줄기가 발산되었다. 다행히 소금물은 정통으로 맞았다. 하지만 문제는 단호는 아직도 전기를 끌어모으느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

 

 "하하하하! 마법사 맞아? 정말 꼴사나워~"

 

 그녀의 말대로였다. 마법사치고는 허접한 마법과 소소한 마법인데도 오래 걸리는 준비 시간. 만화로 보나 영화로 보나 마법사치고는 허접하다는 이미지는 충분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했다. 우리들이 이 학교의 유일한 마법사라는 이유가 제일 컸지만, 나한테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몇 달전, 마법 세계에서 평화롭게 나와 단호가 마법 연습을 하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요괴들이 도시로 쳐들어왔었다. 단호야 속성이 전기라 구조가 올 때까지 잘 버텼지만 나는 물 속성이라 그러질 못 했다. 눈앞에 요괴들이 몰려와 위기의 순간에 나를 대신해 목숨을 바쳐 지켜준 군인 마법사가 있었다. 그는 후회는 없다는 듯 웃으면서 나에게 나 대신 사람들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한 뒤 숨졌다.

 

 군인들과 경찰들의 활약으로 사건이 끝나자 나는 펑펑 울었다. 나를 살려준 군인에게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너무 미안해서 어떻게든 사죄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죄책감 때문에 몸과 마음이 처참하게 무너져 나갈 때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로 어찌어찌 정신을 차리고 무사히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그의 유언겸 부탁을 지켜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를 희생한 군인 마법사를 위해서 마음을 먹었는데 상대가 강하다고 도망칠 수는 더더욱 없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아쿠아(ăqua)![물]"

 

 좀비에게 강화된 물 마법을 퍼부었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다. 역시 물 속성이 약한 건 어쩔 수 없나...

 

 "영현, 비켜!"

 

 단호가 전기를 충분히 모았는지 내 앞에 나타나 "라이트닝 볼트!"라는 멋진 주문을 외치자 벼락을 일으켰다. 거대한 폭발 소리와 함께 연기가 뭉게뭉게 생겼고, 단호는 과도한 마력 소비에 지쳤는지 바로 주저앉았다. 우리의 예상대로 좀비는 새까맣게 타버려 재가 되어버렸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아직 남은 미기와 하다리를 상대할 기운조차도 없다는 거다.

 나는 단호보다는 마법을 많이 쓸 수 있기에 조금은 나은 처지이기는 하지만, 속성의 차이라는 게 존재해서 전세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왜 그래? 물 마법사, 너는 덤비지도 않을 건가?"

 

 분하지만 소용이 없다는 걸 알자 그저 가만히 서서 이만 갈았다.

 

 "히다리, 그쯤 해둬. 물 속성이 뭘 하겠어?"

 

 그렇다. 불, 물, 전기, 대지, 바람, 빛, 어둠이라는 7가지 속성들 중에서 제일 약한 물 속성인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다른 판타지 세계에서는 물 속성도 나름 좋은 취급이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많이 달랐다.

 

 "젠장..."

 

 처음에는 물 속성이라는 게 인정하기 싫었다. 7가지 중에서 활용도도 위력도 제일 낮은 물 속성. 그나마 쓸만한 구석이라면 저번에 있던 화재 진압 정도나 식수(食水) 만들기가 끝이다. 약한 걸 떠나서 화려하지 않아서 싫기도 했고, 나중에는 속성 하나 때문에 피해 보는 일이 생길까 염려했지만 결국엔 이런 꼴을 당하게 되니 참으로 최악인 상황이다.

 절망을 하며 누군가의 지원을 바라고 있을 때 때마침 나의 보좌관 벨이 일본도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괜찮으세요?"

 

 벨은 나와 단호의 손을 잡더니 회복 마법으로 우리들의 기운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여자 히다리는 벨의 등장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주문을 중얼중얼 거리며 시전하더니 그녀 주위로 수 백 개의 불덩어리(파이어볼)을 형성해냈다. 벨은 가소로운지 살짝 웃더니 검 한번 휘둘렀고, 히다리가 형성해낸 불덩어리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히다리는 열받은 건지 누워 있는 사람들에게 발로 밟아 화풀이하더니 미기가 나서서 말렸다.

 

 "오늘은 이만 물러가지. 다음에 만나면 죽는 걸로 알아두라고."

 

 흔히 악당들의 명대사인, 오늘은 이만 물러가지를 난발하고 순간이동 비슷한 마법으로 도망쳐버린 미기와 히다리. 벨은 적을 놓친 거에 굉장히 아쉬워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서는 검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자, 그럼 가실까요?"

 "어디로? 우리 집?"

 "아뇨, 사람들이 없는 아~주 조용한 곳으로요."

 

 그녀는 카드를 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크기는 일반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였으나, 색깔은 유난히 새까만 검은색인 게 좀 마음에 걸렸다.

 

 "마법진!"

 

 짧고 굵은 주문을 읊조리고 카드를 땅에다 꽃더니 운동장 전체만 한 마법진이 생겼다. 벨은 우리들에게 눈을 잠깐 감으라는 부탁했다. 부탁대로 눈을 잠깐 감았다가 떠보니 나도 모르게 이상한 곳으로 와버렸다. 구름은 기체인데도 불구하고 온통 구름으로 된 땅 그리고 그 위에 수없이도 많이 세워진 고층건물들.

 

 "어째서 사람이 우리들 말고는 없는 거야?"

 

 도시라고 부르기엔 뭔가 허전한 감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청소로봇들만 있고, 사람 같은 건 코빼기도 보이질 않았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간판에는 제2의 지구라고 쓰여있다는 거다.

 

 "제2의 지구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믿기는 어려우시겠지만,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 두 분에게 할 얘기가 있습니다. 들어주시겠습니까?"

 "네. 모든 걸 알려주세요."

 

 벨은 어제처럼 단호에게 자기 이름을 먼저 소개했고, 내게 말했던 것처럼 지금 이 세상에는 악령들이 있다고 알린다. 단호는 내 메모장에서 읽은 내용과 일치해서 놀란 건지 나를 보면서 사실이냐고만 묻는다. 복수도 할 겸 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사실이라니... 말도 안 돼."

 

 충격받은 단호의 표정이 나름대로 볼만했다.

 

 "단호 님, 도와주실 거죠?"

 "네... 뭐, 목숨도 구해주셨는데 거절할 수가 없죠."

 

 단호의 말을 듣은 벨은 뜬금없이 무릎을 꿇더니 우리들에게 부탁했다.

 

 "알다시피 두 분의 실력은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자존심이 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두 분의 마법을 가르치게 해주세요."

 "뭐, 뭐?"

 "싫은가요?"

 "아니, 그게 아니라..."

 

 속으로는 너무 좋은데 겉으로는 적당한 척 티 내기가 영 어렵다. 혹시 내가 벨의 기분은 상하게 했나 또 속으로 걱정했지만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윤기 있는 벨의 머리가 눈에 확 들어오자 이럴 때야말로 이 기술을 시전할 때인가 싶어서 벨에게 슬금슬금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무 좋아서 그래."

 

 벨은 당황한 내 손을 뿌리치고 나머지 일어서더니 저번처럼 얼굴을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되어버리더니 재빨리 뒷걸음질 쳤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싫다는 의사 표현도 안 하고 도망쳐버린 거였다.

 

 "너... 저 애 좋아하냐?"

 "뭐, 뭐라고?"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쟤 좋아하냐고."

 

 단호의 속마음은 두 눈으로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단호는 지금 평소보다 몇 배로 진지하다.

 

 "네가 보기에는 그래 보여?"

 "응. 엄~청 그래 보여. 지나가는 사람이 봐도 네가 그 애를 짝사랑하는 걸로 보일걸?"

 

 순간적으로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망설였다. 짝사랑이라... 만약 사실이라면 첫사랑이 될 테니 단호에게 말하는 것조차 신중해졌다. 그래도 나한테도 여자를 좋아하는 감정이라는 게 있다는 거에 놀랐지만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랑이라는 감정이 반가웠다.

 

 여태껏 나한테 사랑이라곤 가족에 대한 사랑뿐이었다. 비록 내가 어린 나이에 돌아가셨지만, 부모님께 받은 사랑 덕에 속 썩이지 않고 다녔으니깐...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나이 15살에 세상에 대한 현실을 알게 된 시점에서 나한테도 사랑이라는 게 올까 하고 늘 고민했다. 돈을 많이 못 버는 남자한테는 매력이 없고, 외모가 잘 생기지도 않아도 매력이 없고 등등등 유난히 우리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따지는 게 많아서 사랑이라는 게 꽤나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지금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리고... 어제 벨과의 첫 만남에서 난...

 

 좋아한다는 감정을 표현하기는 어려웠지만, 벨과 만났을 때 많이 대화해보고 싶고 같이 놀고도 싶었고 심지어는 결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혼자서 이게 사랑인가... 하고 고민했을 때 확실했던 건 벨과 쭉 함께 있고 싶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단호에게 고백했다.

 

 "응. 좋아해. 결혼도 하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나머지 평소보다 목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았지만, 흐뭇한 단호의 표정을 보아하니 내 진심이 전해진듯했다.

 

 "그래. 남자가 솔직할 줄도 알아야지. 음~ 그럼 그럼!"

 

 단호의 사랑이 아닌 내 사랑인데도 불구하고 단호는 즐거운 얼굴로 다시금 내게 물었다.

 

 "좋아한다고오?"

 "그렇다고! 아, 한 번이면 됐잖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나 좀 도와주라."

 "그렇게 말해도... 나도 연애 한번 못해봤어."

 "거짓말?"

 

 진심으로 거짓말이냐고 되물었다. 나보다 모든 게 뛰어난 단호가 연애 한 번도 못해볼 리가 절대 없다.

 

 "웃기지 마! 그런 재미없는 농담이 먹힐 거 같아?"

 "그렇게 말해봤자 사실인 걸 어째."

 

 거짓말을 하면 떨리는 목소리가 나오거나, 눈동자의 떨림도 있어야 할 텐데 단호는 평상시처럼 평온했다. 지금 이 녀석은 나에게 진심으로 말하는 거였다. 그것도 평상시처럼 평온해 보이는 얼굴로...

 절망스러웠다. 나보다 뛰어난 놈도 연애를 못해봤다니...

 

 "이젠 끝이다. 조언이라도 필요한 상황에 나 혼자 무슨 수로!"

 

 내 대답에 단호가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째려봤다. 아니, 화냈다는 말이 맞을까?

 

 "실망이다! 연애는 남한테서 도움받는 게 아니라 너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그, 그렇지만... 이대로 머리만 쓰다듬아주면 끝이 안 보인다고."

 "아... 그렇긴 하네."

 

 나한테 큰 소리로 한마디 하던 단호도 내 반박에 어쩔 도리가 없었는지 목소리가 확 죽었다.

 

 "미안하다. 화만 내서."

 "아니야, 네 말이 맞아. 내 사랑인데 남에게 도움만 받을 순 없지. 고맙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걱정이 됐다. 상대는 평범한 여고생이나 예쁜 누님도 아닌 마법보좌관인 벨이다. 점차 나 자신한테 할 수 있을까 하고 되물었지만 확신이 서질 않았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사랑 문제인데 참으로 걱정스러웠다.

 단호는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악수를 내밀었다.

 

 "그래도 힘들면 말해. 친구가 힘들어하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잖아?"

 "다, 단호!"

 

 고마운 나머지 눈물이 찔끔 나왔지만 졸린 척 하품을 하면서 무마했다.

 

 "응!"

 

 말이 끝나자 단호와 의리의 악수를 해줬다. 사나이들끼리 서로 우정을 확인하며 의리를 지키자고 다짐할 때였다. 나한테서 도망친 벨이 맛난 간식이 담긴 봉투를 가져오면서 우리들에게 왔다. 아무래도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준 게 부끄러워서 도망친 걸 무마시키려고 먹을거리를 가져온 게 틀림없었다.

 

 "죄송합니다. 과자 공장에 문제가 생겨서요."

 

 딱 봐도 거짓말인 걸 알았지만 믿어주는척했다.

 

 "여러분, 오늘은 이쯤 해두고 내일부터 본격으로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거."

 

 벨은 봉투에 들어왔던 간식과 학교에서 벨이 사용한 검은 카드를 우리들에게 교부했다.

 

 "이건 마법진 카드입니다. 위력은 제가 쓴 것보다 강하지 않으니 조심히 쓰세요."

 

 마법진 카드에 대한 경고 설명이 끝나자 벨은 두 눈은 지그시 감더니 한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곤 아주 천천히 단어들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다이이치노 지큐우니 이도우(第1の地球に移動)."

 

 주문을 외자 말도 안 되게도 우리 주위를 둘러싼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영현 님과 단호 님이 동시에 눈을 감았다가 뜨시면 학교에 도착해있을 겁..."

 "이런... 벌써?"

 "영현아, 단호야!"

 

 놀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싸던 보호막은 사라지더니 선생님과 그 옆에 있던 학생들은 마치 무슨 헛것을 본 마냥 놀란 두 눈을 크게 떴다.

 

 "벨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도착해버렸네."

 "너희들 방금 그건 뭐냐?"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걱정했잖아! 저기 학교에 깔려 죽은 줄 알고! 아무튼 다행이다. 일단 5반 들어라! 학교가 부서진 관계로 당분간 휴교다. 학교가 재건설이 되는 대로 연락할 테니 그리 알아라."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 우리가 있을 때와는 상황이 딴판이었다. 주변 마을 사람들이 신고한 건지 수많은 경찰차와 구급차 그리고 방송국 차량들이 정문을 가로막았다.

 

 "어엉... 우리 아들!"

 

 하지만 그 의미는 곧 사망자가 많다는 의미였다.

 

 "단호, 난 먼저 가본다."

 

 조금 있으면 방송국 사람들이 취재를 하러 올 것이고 나는 그에 맞춰 지겨운 거짓말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굉장히 짜증 나는 상황이 연출될 거 같았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만."

 

 오늘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메모장에 정리를 하면서 후문으로 학교를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다행히도 방송국 사람들은 나를 취재하려 달려들지 않았다. 오히려 눈치 없게 죽은 아들의 시체를 보며 우는 학부모님을 취재하려고 달려들었다.

 

 "당신들 뭐 하는 거야!"

 

 급기야 주변에 있던 선생님들께서 방송국 사람들을 말렸다. 저 사람들도 돈을 벌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야 어쩔 수는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저건 너무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마법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을까?'

 

 그게 내가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사람을 지켜내지 못했지만 다시 살려내서 원래대로 돌려놓으면 모든 게 괜찮을 것이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해도 난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결정을 내렸으니 지체하지 않고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오자마자 교복을 대충 벗어놓고선 수십 권의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으로 향했다.

 

 - 고등학교 수학 1

 - 중학교 수학 3

 - 중학교 과학 2

 - 새로운 마법 배우기

 

 내가 찾던 책이 다행히 있자 안심하고 책장에 꽂혀 있는 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찾던 책 한 권을 뽑았다.

 - 새로운 마법 배우기

 초조했다. 한 시라도 빨리 이번 사건에 죽은 학생과 선생님들을 살리고 싶었다.

 

 책을 들고 소파에 앉아 바로 펼쳤다.

 

 - 1. 점멸 마법...... p.005

 - 2. 비행 마법...... p.010

 - 3. 마법 강화...... p.020

 - 4. 속성화(屬性化)...... p.035

 - 5. 변신 마법...... p.052

 - 6. 기억 조작 마법...... p.072

 - 7. 기억 조작 반사 마법...... p.090

 - 외전. 궁극의 마법사...... p.112

 - 후기. 작가의 말...... p.115

 

 목차를 차례차례 읽어봤지만 사람을 살리는 마법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질 않았다.

 

 '도대체...'

 

 나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는데 결국에는 배반뿐이었다. 문득 책에게 화가 난 나머지 쓰레기통에 집어던지려고 할 때 궁극의 마법사라는 게 궁금해져서 112쪽을 펼쳤다.

 궁극의 마법사, 신에게 수행을 받아 모든 시험을 통과하면 궁극의 마법사가 된다고 간략하게만 쓰여있다.

 

 "꺄아아악!"

 

 궁극의 마법사에 흥미를 가지려고 할 때 밖에서 여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마저 읽던 책은 잠시 두고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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