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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회귀자의 그라운드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8.2.20

100명 중 단 한 명의 승자만이 인정받는 게임, 유니버셜 그라운드.
범우주적인 스케일로 벌어지는 이 게임에서 승자에게 주어지는 상품은 그들이 싸웠던 땅, 패자의 행성이다.
그 점령 전쟁에서 연패한 지구는 멸망의 위기까지 몰렸다.
최후의 싸움에서 패배의 상황 직전, 리더가 나에게 건넨 것은 회귀 드링크였다.

과거로 돌아가 다시금 유니버셜 그라운드에 참전해라!
이번에야말로 지구의 미래에 승리만을 안겨라!

 
6화
작성일 : 18-02-24 12:41     조회 : 311     추천 : 1     분량 : 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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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었다 진짜….”

 

  수현은 차시트에 몸을 푹 파묻으며 행복하게 중얼거렸다.

 

  아버지는 술이 부족하셨는지 와인 셀러를 뒤적이고 있었다.

 

  “여보, 그만 둬요. 함부로 뒤지면 어떡해요.”

 

  어머니가 아버지를 말리며 앞좌석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가림막 너머의 운전기사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괜찮아, 괜찮아. 원래 이거는 손님들 먹으라고 채워놓은 거야.”

 

  아버지는 와인셀러에서 와인을 한 병 꺼냈다.

 

  “이야…. 대기업 자가용은 다르네. 자동차 와인셀러에 돔 페리뇽이 들어 있어.”

 우리 가족은 리무진을 타고 귀가하는 중이었다. 어머니가 문득 떠오른 의문을 입에 담았다.

 

  “그런데 여보. 리무진이 차 회사 이름이에요?”

 

  아버지는 와인 라벨을 살펴보던 눈을 돌려 대답했다.

 

  “아니. 리무진은 차 종류 이름이야. 운전석이랑 뒷좌석이 이렇게 분리되어 있는 차를 리무진이라고 불러.”

 

  아버지는 운전석과 연결되어 있는 가림막을 톡톡 두드렸다.

 

  가림막 너머에는 운전기사와 비서실장이 앉아 있었고, 두 좌석씩 마주 보도록 되어 있는 뒷좌석엔 우리 네 가족이 앉아 있었다.

 

  여동생 수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이건 무슨 리무진이야?”

 

  “응? 그건….”

 

  “벤츠 마이바흐 풀만 리무진이야.”

 

  고전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내가 입을 열었다.

 

  정식 명칭은 ‘메르세데스 벤츠 S600 마이바흐 풀만 리무진’. 차체만큼이나 이름도 긴 녀석이었다.

 

  여동생이 입을 동그랗게 말았다.

 

  “오올. 제법인데? 이런 건 어떻게 알았대?”

 

  최후의 20인의 그라운더는 언제나 호화로운 대접을 받으며 지냈었다. 프랑스식 식사예절을 익히고 있었던 것도 그 때의 덕이었다.

 하지만 회귀 전의 일을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일. 나는 그냥 멋쩍은 웃음만 흘렸다.

 

  “오빠 좀 이상한데? 차엔 관심도 없더니 어려운 이름을 줄줄 읊어대고, 갑자기 대한건설 사장이 소환하기나 하고….”

 

  수현이 수상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버지도 가세해 입을 열었다.

 

  “그래 정욱아. 말 좀 해봐라. 대한 건설 사장한테 어쩌다가 은인 소리를 듣게 된 거야?”

 

  모두의 눈이 나에게 향했다. 계속 침묵할 수도 없어 입을 열었다.

 

  “기업 비밀이에요. 가족일지라도 발설하면 안 된다고 그래서….”

 

  수현이 입술을 삐죽하게 내밀었다.

 

  “뭐야. 가족 사이에 그런 게 어딨어. 우리 못 믿어?”

 

  난처해 하고 있자니 아버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만 하자, 수현아. 기업 비밀이라면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게 대기업의 생태야. 정욱이 너는 그대로 이 인연을 앞으로도 죽 연결해 가라. 요즘 사회는 인맥이 최고야 다른 거 없어.”

 

  아버지는 그 말을 끝으로 돔 페리뇽을 한 모금 삼키고는 탄식을 내뱉었다.

 

  “그나저나 로마네콩티에 돔페리뇽까지…. 아들 덕에 이런 호사도 다 누려보네.”

 

  어머니도 나를 바라보며 한 마디 거들었다.

 

  “엄마도 아들 덕에 리무진에를 다 타보는구나.”

 

  여동생도 언제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냐는 듯 생긋 웃어보였다.

 

  “난 미쉐린 등재된 레스토랑에 가는 게 처음이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오빠!”

 

  가족들의 미소에 뿌듯함이 내 가슴을 가득 메웠다.

 

 

  *

 

 

  이틀 뒤, 난 이사를 하고 있었다.

 

  [정욱 군, 이제 같이 일해야 하는데 회사 부근으로 이사 오는 게 낫지 않겠어요? 집이랑 운송업체는 내가 다 알아놨으니까 짐만 싸요. 아, 가구도 다 사놨으니까 컴퓨터 같은 개인물품만 챙겨오면 될 거에요.]

 

  어제 있었던 김권태 사장의 통화 내용이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흔쾌히 승낙했다.

 마침 가족들을 안심시킬 연막이 하나 필요했던 참이니까.

 

  유니버설 그라운드가 개최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직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 시간에 훈련이나 정보 수집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본선까지는 비공개 진행인데 대외적으로 백수로 있을 수는 없지. 무엇보다 부모님이 속상해 하실 테니까.’

 

  그래서 이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여 내가 이사 들어가는 곳은 ‘아트뷰 오피스텔’. 덕수궁과 서울시청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대한 건설 본사에서 300미터 거리에 있는 최고급 오피스텔이었다.

 

  “자동차 입구는 이쪽에 있습니다. 거주자 앞으로 두 곳씩 주차지역이 할당되니까 주차 자리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비서실장, 최태훈이 리무진을 운전하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차장의 길을 외웠다.

 

  “일단은 제 주차 구역에 차를 대겠습니다. 리무진은 특수 차량이라 다른 곳에는 대기가 힘들거든요.”

 

  “아, 비서실장님도 이 곳에 사세요?”

 

  “태훈 씨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회사 밖에서까지 존칭을 들을 이유는 없습니다. 정욱 씨는 사장님의 손님이니까요.”

 

  태훈은 능숙하게 핸들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예, 저도 이 곳에 살고 있습니다. 직책이 직책이다보니 사장님이 방을 구해다 주셨습니다. 일개 사원 월급으로는 여기서 살기 힘들죠.”

 

  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월세만 백 단위인데 일반 사원은 이 곳에 들어올 엄두도 못 내겠지.

 

  리무진을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자, 미리 대기시켜뒀던 태훈의 부하직원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태훈이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차에 있는 짐들 다 406호로 옮겨. 가구 배치는 다 끝내놨지?”

 

  “예, 실장님!”

 

  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으로 명령을 내렸다.

 

  직원들이 짐을 들고 모두 올라간 뒤, 나와 태훈도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4층에는 6개의 호실이 있었고, 그 중 내 거처는 406호였다.

 

  406호는 길쭉한 형태의 구조였다. 입구 부근에 부엌이 있었고, 가벽으로 거실과 연결되어 있었다. 다이닝리빙룸 구조였다. 거실의 안 쪽 문은 침실 겸 서재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집의 백미, 그것은 바로 거실과 침실에서 밖으로 연결된 테라스였다.

 

  307호의 천장을 바닥으로 둔 테라스에는 작은 정원과 바베큐 도구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직원들에게 컴퓨터와 옷가지 놓을 위치만 간단히 지시하고 테라스로 나왔다. 건장한 청년 여섯 명이 서 있기에는 아무래도 좁았기 때문이었다.

 

  “여, 또 보네요.”

 

  낯익은 얼굴이 나를 반겼다. 대한 건설의 홍보부장이자 김권태 사장의 아들, 김휘였다.

 

  “아…. 김휘씨. 또 보네요. 혹시 여기 사시나요?”

 

  “예. 누나도 여기 살아요. 전 1층, 누나는 꼭대기 층. 성격 차이죠.”

 

  김휘는 손에 캔맥주를 들고 있었다. 국산 캔맥주였다. 약간 의아한 눈으로 그걸 바라봤다.

 

  “한 모금 드려요?”

 

  김휘가 장난스레 나에게 맥주를 내밀었다. 나는 웃으며 손을 저어 보였다.

 

  “아뇨, 그냥 조금 의외라서요. 와인은 로마네콩티를 드시면서 맥주는 국산 캔맥주라니. 매치가 안 되서요.”

 

  “어차피 맥주는 다 서민 음료인데 굳이 싼 거 비싼 거 찾을 이유 없죠. 별 거 아닌 거에서까지 비싼 거 고집하는 놈들은 다 허세꾼이에요.”

 

  김휘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로마네콩티도 그렇게 자주 못 먹어요. 오히려 그 날이 스페셜했던 거지.”

 

  나는 김휘를 따라 시선을 돌려 테라스 아래를 내려다봤다. 오피스텔의 정문에 구성된 녹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뭐, 어쨋든. 이제부터 서로 이웃이니 잘 지내봅시다. 가끔 치킨이나 같이 뜯자구요.”

 

  털털한 것이 꽤나 마음에 드는 남자였다.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방에서 태훈이 나왔다.

 

  “정욱씨. 배치 다 끝났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홍보부장님.”

 

  김휘는 고개를 끄덕이고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입주 선물로 냉장고에 맥주 가득 채워놨으니 맛있게 먹어요. 인터폰에 101호 입력하면 저한테 연결되니까 잊지 말구요. 그럼 전 이만.”

 

  그는 자리를 떠났다. 태훈은 한참을 사라진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태훈씨, 왜 그래요?”

 

  내 물음에 태훈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눈빛엔 염려와 의아함이 묻어 있었다.

 

 

  *

 

 

  이튿날, 옷장에 누군가 사놓은 고급 양복을 입고 대한 건설의 로비를 찾았다.

 

  “아, 정욱씨. 일찍 오셨군요.”

 

  이젠 익숙한 얼굴의 비서실장, 최태훈이 나를 맞았다.

 

  나도 웃는 낯으로 그를 반겼다.

 

  “출근 첫날부터 늦을 순 없죠.”

 

  “그럼 일단 올라가시죠.”

 

  최태훈의 뒤를 따라 업무용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도착한 곳은 5층의 전략부 회의실이었다.

 

  “잠시 여기에 계시면 전략부장님이 와서 업무를 설명해주실 겁니다.”

 

  전략부장이라…. 김권태 사장의 맏딸이었던가? 아니,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잠시만요, 비서실장님. 업무라뇨? 제가 전략부에서 일을 하게 되는 건가요?”

 

  “예. 사장님 지시입니다.”

 

  난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김권태 사장 지시라구요?”

 

  태훈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잠시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김권태 사장‘님’. 지시죠.”

 

  태훈은 유달리 ‘님’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하지만 난 이미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를 뒤지고 있었다.

 

  “지금 김권태 사장 뭐하고 있는지 혹시 아세요?”

 

  “…사장님께서는 아마 골프장에 계실 겁니다.”

 연락처에서 김권태의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태훈이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설마 지금 사장님한테 전화거시는 겁니까?”

 

  어이가 없다는 듯 태훈은 짧은 웃음을 토해냈다.

 

  “사장님은 대주주 분들을 상대로 접대골프를 치고 계십니다. 전화에 낼 시간은 없을 겁니다.”

 

  “아뇨. 시간을 낼 거에요.”

 

  그게 권속이니까.

 

  [여보세요 정욱군? 어떤 일로 전화하셨나요?]

 

  전화기 너머에서 김권태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예, 접니다 사장님. 업무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하려구요. 제가 전략부에서 일하는 건가요?”

 

  [정확히는 전략부, 영업부, 홍보부, 모든 부서들을 한 달씩 순환 근무하게 될 거에요. 그게 전체적인 경영 업무를 보는데 도움이 되니까요.]

 

  모든 부서 순환 근무라…. 한 가지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혹시 후계자 수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가요?”

 

  [역시 정욱 군은 머리 회전이 빠르군요.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저희 회사를 이끌어 가야죠.]

 

  “아뇨, 됐습니다. 그런 쪽엔 관심 없어요.”

 

  회사 경영 같은 것에는 관심도 재능도 없다. 나에게 필요한 건 그저 대한 건설의 직원이라는 간판과 돈, 정보력 뿐이다.

 

  “그보다 사장님. 특수연구부 같은 부서 하나만 만들어서 기술 연구랑 정보 수집에 빠삭한 애들 좀 저한테 붙여주세요.”

 

  [음…. 아쉽지만 정욱 군이 관심이 없다면 어쩔 수 없죠. 원하는데로 해줄게요. …그래도 후계자가 되려면 그쪽에서 경험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미적지근하게 말을 잇는 김권태 사장.

 

  안 되겠다. 여기서 강하게 나가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 문제로 귀찮게 하겠구나.

 나는 얼굴에 썼던 가면을 벗어던졌다.

 

  “이봐요, 김권태 사장. 내 말을 이해 못 하겠어? 나한테 필요한 건 회사가 아니라 돈과 정보력뿐이라고. 후계자니 경영이니 그딴 거엔 관심 없어. 그건 당신이 하든 당신 자식들이하든 알아서 해. 그리고 내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만 제깍제깍 챙겨. 이런 일로 귀찮게 하지 말고.”

 

  그 대화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태훈은 입을 떡 벌리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 말
 

 6화도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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